칼럼

의지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지역내일 2009-05-28
과음하는 사람들과 같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매사에 정신력이나 의지력의 요소를 지나치게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무슨 일에 닥치면 전적으로 이 의지력으로 해결하려는 것을 자주 본다.
살아가는 데에 이 부분의 중요성을 부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의지력을 포함하여 정신력은 때로 육체적 능력보다 결정적이어서 어떤 일의 성패를 가르기도 한다고 하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도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이다. 즉 끝까지 안 되는 것은 결국 안 되는 것이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를 받아들이고 다른 대책을 동원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질병이 바로 그런 것이다.
의지력에 대한 믿음이 워낙 강하여 그 한계를 인식하지 못할 때는 오히려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것만 있으면 세상에 이루지 못 할 일이 없다고 단정해 버리면, 이것 이외에 어떤 합당한 다른 노력을 기울여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는 길을 미리 제한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실패하면 불필요하게 더 큰 좌절감과 열패감을 겪을 수도 있다.
인간이 다른 모든 생명체보다도 훨씬 우월한 존재인 듯이 보이지만 달리 보면 하잘 것 없는 하등 동물이나 심지어는 초목보다도 더 약한 것도 사실이다. 예컨대 생명 의지로 볼 때, 인간이 결단코 다른 동식물보다 강하다고 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인간은 한없이 나약한 존재일 뿐이다. 문제 해결에서 정신력과 의지력에 대한 지나친 과신은 이러한 인간 속성의 진실과 대조된다.
알코올중독의 회복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인간의 중독과 회복에 대한 이해가 결여되었기 때문이다. 중독이란 인간에게서만 발견할 수 있는 인간 고유의 병이다. 따라서 자신을 포함하여 인간 존재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맹목적으로 의지력만으로 대든다고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 날 알코올의 영향만 있으면 어떠한 난관에 부닥쳐도 의지의 한국인이 되어 견뎌냈다. 그렇지만 정작 자신의 삶은 엉망으로 되어버린 수가 많다.
자신에게 닥친 가장 큰 일인 음주 문제에 대해 예전처럼 무작정 의지력으로 대처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문제는 알코올의 힘을 빌지 않고서 대처해야 한다는 것인데 그것이 만만한 일이 아닌 것이다. 의지력이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왜냐 하면 상대가 질병이기 때문이다. 지난날의 경험과 과음으로 뇌의 손상까지 겹친 이 질병을 어찌 의지력만으로 해결하려고 하는가.

강원알콜상담센터 신정호 소장(원주연세대 의대 정신과 교수)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