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강릉 옥계면 한국여성수련원에서 펼쳐진 ‘제18회 강원여성문예경연대회’에서 이순미(52 단구동)씨가 수필부문에서 장원을 차지했다.
신사임당 얼을 선양하기 위해 개최된 강원여성문예경연대회에서는 강원도 여성 210여명이 시, 수필, 한글서예, 한문서예, 묵화, 동양자수의 6개 부문에서 경연을 벌였다.
원주에서는 수필 부문 장원 이순미씨를 비롯해 시 부문 차상 최영옥씨, 한글서예 부문 장려 정인숙씨, 한문서예 부문 차하 윤미혜씨, 장려 김기초씨가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오월’이란 제목의 수필로 장원을 한 이순미씨는 “이번 경연대회에서 주어진 주제는 의자, 소나무, 오월이었다. 주어진 시간은 두 시간 반. 무얼 제목으로 정할지 고민하다가 한 시간이 훌쩍 지나 버렸다. 시간은 촉박해지고 글은 안 써지고․․․ ‘다시는 정해진 시간과 주제가 있는 대회는 참가하지 말아야지’하며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때 나무에서 새싹 돋는 모습이 꼭 사춘기 남학생의 여드름 같다는 생각이 들며 글의 실마리가 풀렸다”고 했다. ‘오월은 내일을 만들어 가기 위해 꿈을 키우는 스물세 살 내 딸의 시간이다’로 끝나는 이순미 씨의 수필 ‘오월’은 원하는 세계를 위해 한껏 영양분을 빨아 들여 작은 봉우리를 만들어 가는 청년의 시간을 오월에 비유하여 쓴 글이다.
“시간이 촉박해 지면서 ‘욕심 버리고 제출만 하자’는 생각으로 썼기 때문에 처음에는 이름표가 바뀐 줄 알았다”며 예상 밖의 수상 소식에 놀랐다고 했다. “강한 주제를 가진 이야기도 아니고, 주부들이 가질 수 있는 평범하고 작은 생각이다“며 웃었다.
글쓰기는 감정 정화에 더없이 좋은 취미
이순미씨는 “인터넷 댓글에는 감정을 정화하지 않은 직선적인 글들이 많다. ‘나만이라도 정화된 댓글을 써보자. 내 속을 모두 풀어 낼 수 있는 일기라도 제대로 써보자’하는 마음에서 5~6년 전 처음 글쓰기를 시작하였다”고 했다.
이순미씨는 상지영서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수필 강의 수강을 시작으로 글쓰기 공부를 시작하였고 방송통신대학 국문과를 졸업하였다. 늦게 시작한 글쓰기지만 2007년 ‘김유정문예공모전’에서 70년대 시골 사는 엄마의 이야기를 수필로 써 차하를 받기도 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이순미씨는 글쓰기는 누구나 언제든지 시작할 수 있는 작업이라면서 자신의 속을 풀어내는 도구로서의 글쓰기를 “자신의 감정 정화에 더없이 좋은 취미”라고 했다.
“마음 맞는 사람들과 동아리 활동하면서 책 읽고 작은 생활을 담은 글로 따뜻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이순미씨는 현재 독서 토론회, 문학 동호회와 시낭송 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속풀이를 할 수 있는 장이 있어 너무 편안하고 좋다”고 했다.
가족 문집을 만들고 싶어요
일기와 같은 글쓰기가 쌓이면 나중에 가족이나 6남매(1남 5녀)의 이야기를 담은 가족 문집을 만들어 나누어 가지고 싶다고 했다.
어렸을 적에는 공부를 많이 하지 못한 것이 속상했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취미활동하면서 살 수 있게 키워주신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산다는 이순미씨는 여전히 글쓰기 공부에 열심이다. 지난 토요일 박경리 문학 공원의 소설 토지 강의를 마치고 저녁 무렵에 만난 이순미 씨의 눈에는 아직 강의의 감동이 사라지지 않은 듯 보였다.
박미영 리포터 mechom@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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