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송정5일장

“아따 고놈 싱싱한 것이 맛나겄네”

지역내일 2009-06-18 (수정 2009-06-18 오후 2:53:58)


1913년, 광주 최초의 기차역 송정리역이 들어서면서 송정5일장도 덩달아 형성되었다.
지금은 규모가 줄어 10년 전 우시장이 번성할 때만큼은 못하지만 여기저기 구석에 좌판을 늘어놓고 손님을 끄는 장꾼들 소리는 사람냄새 풍겨나는 재래시장의 진풍경을 감상하기에 충분하다. 매월 3,5일이면 장이 서는 날이다.
한참 제철인 죽순, 오디, 매실, 수박, 참외 등 산지에서 바로 수확해 올라온 물건들이 즐비하지만 찾는 이들이 줄어들어 예전만큼 시원치 않는 수입에 상인들은 그저 한숨 소리만 가득하다. 또한 시장 입구부터 늘어놓는 좌판들과 씽씽 달리는 자동차 등 복잡하게 얼킨 도로는 시장이 열리는 날이면 항상 위험에 도사리고 있다. 때문에 ‘시장 안쪽의 넓은 공간을 활용해 질서 있는 재래시장의 이미지를 살리는데 모두가 노력해준다면 재래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상인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았다. 하지만 흥정이 있고 덤이 있는 인심 넉넉한 재래시장을 둘러보는 재미는 쏠쏠할 것이다. 맛 고을 광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송정장 인근의 떡갈비집도 들려보고 눈과 입이 즐겁고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송정5일장에서 시골향수를 느껴보기 바란다.
♠ 최영래(66)할머니는 살아있는 우렁, 다슬기, 말조개를 한 그릇에 5000원씩 팔고 있다. “아직은 몸이 건강해 용돈벌이로 장사를 하고 있어요, 건강에도 좋고 집에 가만히 있는 것 보다는 재미있네요”라고 했다. 
♠ 제철 열매인 오디와 매실을 한 가득 팔고 있는 노영철(가명 70)할아버지는 매실과 오디에 대해 설명했다. “매실과 오디를 설탕에 재워 여름에는 시원하게 겨울에는 따듯하게 해서 차로 마시면 아주 좋아요, 특히 믿거나 말거나지만 오디는 간에 좋다고 합디다. 지금이 제철이니 사다가 담가두시요”라고 장점을 설명했다.
♠ 동곡에 사는 나매임(가명 73)할머니는 20년이 넘도록 이곳에서 장사를 했다. 집에서 재배한 상추, 부추, 메밀, 그리고 죽순과 직접 담근 무우짱아찌 까지 아침에 이 많은 짐 가지고 오기란 쉽지 않아 5000원주고 이곳으로 지나가는 자가용을 타고 왔단다.
♠ 시장 한쪽 구석에는 여러종류의 채소 모종들이 즐비하다. 수박, 고추, 오이, 가지, 토마토, 호박고구마, 적색고구마 등, 신안 태천에 농장을 두고 있는 김 아무개(51)주부는 취미삼아 키우고자 각종 모종을 여러 가지 샀다. 집은 광주인데 남편과 함께 주말이면 태천에 가서 작은 텃밭을 가꾼다. 채소와 나무 가꾸기를 좋아하는 김 씨는 “물을 주고 거름을 주어 정성스럽게 기른 채소를 수확 한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바쁘네요”라고 이번 주말에 농장에 갈 계획이다.
♠ 이 시장에서 9여년이 넘도록 옷가게를 운영하는 여 사장은 잔뜩 화가 났다. 위험이 도사리고 무질서한 송정시장이 발전하려면 ‘구청 관계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일침을 놓는다.
도로주변에는 시장 형성을 막아야 한다. 차들이 씽씽 달리는데 너무 위험하다. 안쪽에 자리한 가게들은 사람 꼴을 보지 못하니 장사를 해 먹을 수가 없단다. ‘안쪽에 넓은 공간으로 모두 이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한복과 이불을 파는 이순자(67)사장은 “10원도 못 팔대 있어요, 정말 죽을맛이요”라고 단호하게 심경을 털어놓는다. 손님이 없는 날이면 졸고 있거나 옆집 구경하기 일쑤, 그렇다고 문을 닫자니 영업하는 사람의 자세가 아니고,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는 이 씨는 품목 선택에 있어서 신중했어야하는데 라고 후회했다. 먹는장사라면 오늘 먹으면 내일 또 사지만 이불이나 베게는 한번사면 1년,2년을 쓰니 죽을 맛이란다.
♠ “재래시장 된장이 명품이요 명품, 최곱니다”라며 엄지손을 내 보이는 야채가게 아주머니는 장사가 되지 않아도 항상 긍정적으로 생활한다고 전했다. 국산 콩으로 만든 된장이라 우리 집 된장맛을 본 사람은 꼭 다시 찾아온다고 자랑했다.
♠ 싱싱한 고등어를 한 가득 펼쳐놓고 “한 마리는 1000원, 6마리는 5000원이요”라고 외치는 가게 주인의 목소리에 오고가는 손님들의 눈길은 그쪽으로 향했다. “아따 고놈 싱싱하고 크다. 감자에 지져먹으면 맛있겠다”고 손님들은 한마디씩 건넨다.
이은정 리포터 lip551004@hanmail.net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