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이 쨍쨍 내려쬐는 지난 5월 18일 오후 1시 30분, 광주 효광중학교(교장 김선호) 학생 950여명과 교직원, 학부모 50여명은 5·18광주민주화운동 29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광주시내 중심지 구 도청을 향해 한 마음 한 뜻으로 길을 걸었다. 무더운 여름인 듯 착각하기 쉬운 날이였지만 등에 멘 가방 속에는 물과 손수건을 챙겨 넣고, 육교와 횡단보도를 지나, 지하철 계단을 오르내리며 걸었다. 무참히 희생당했던 열사들을 애도하는 마음이 깃들었기에 땀을 흘리면서도 모두가 지치지 않았다. 다시는 우리지역에 이런 아픔이 찾아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옮기는 발걸음은 무겁지 않다.
♠ 1학년 김유성 학생 학부모(46)는 아들과 함께 걷기로 했다. ‘햇볕은 내려쬐지만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 다행이다’고 전한다. “평소 저는 시간을 내어 아들 유성이와 걷는 운동을 하곤 합니다. 때문에 도청까지 걷는데 무리는 가지 않을 것 같은데 끝까지 가봐야지요”라고 말했다.
♠ 유복미(43)학부모는 “다른 학교에서는 보기 드문 이런 행사가 있어 학부모로써 참 좋은 교육을 하는 곳이라 생각해요. 학교측에서 물이나 약품 등 모든 소품을 준비한다고 걱정하지 말라는 교장선생님의 메시지에 죄송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 학부모 황영성(46)씨는 호남의 역사인 ‘5·18광주민주운동’을 기념하기 위한 걷기대회 행사가 꾸준히 이어지는 그런 행사였으면 좋겠다. 학창시절 운동권 학생들의 이모저모를 봐 왔던 시절이었으므로 ‘오늘 이 행사가 마음에 와 닿는다’고 전했다.
♠ 이진숙 교사는 “각 반 학생들은 담임 인솔하에 움직이긴 하지만 도로를 행진하는 것이라 안전사고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경찰차가 동원해 안전을 위해 애써주니 너무 감사하다”며 “의미 있는 행사에 아이들이 즐거워 하니 좋다”고 했다.
♠ 배다연 학생은 5·18 관련 영화 ‘화려한 휴가’를 친구들과 함께 감명 깊게 봤다. “비참하게 살해당한 우리 광주 시민들을 보면서 너무 무섭고 안타까워 울었어요. 다시는 생각하기도 싫은 그런 참사가 일어나서는 안되겠죠?”
♠ 김경수 교사는 “이런 교육 우리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것 같다. 작년에는 희망자에 한해 행사에 참여했지만 올해는 거의 전교생과 교사들이 참여하게 되어 의미가 더 큰 것 같다. 민주화 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고 뜻을 기리기위한 행사가 되도록 계기를 마련해 주신 교장선생님에게 감사의 말씀 전한다”고 했다.
♠ 외모가 출중한 2학년 학생 백지현, 허지연, 문지영, 임유진 4인방은 늘 함께 하는 시간이 많다. 이날 행사도 함께 손잡고 걷는다. 사는 집은 다르지만 친구를 위한 마음은 언제나 같다. 4인방이 떴다하면 시끌벅적, 외모만큼 공부도 열심히 하는 다정한 친구들이란다.
♠ 유승희 지역사회 교육전문가는 “우리 교장선생님은 전교생들을 외부로 움직이는 의미있는 교육을 많이 시도하려 하신다. 각 반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사전 안전교육을 실시했으며 교장선생님을 비롯, 모든 교직원들은 재미있고 가고 싶은 학교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고 전했다.
이은정 리포터 lip551004@hanmail.net
Mini Interview - 광주 효광중학교 김선호 교장
5·18광주민주화운동이 벌써 29주년을 맞이했다. 타 학교에 근무했을 때도 이런 행사를 자주 가졌지만 우리 광주 효광중학교 전교생, 전교직원, 학부모를 대상으로 함께하니 의미가 더 크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고, 인내심과 호연지기, 민주정신을 길러 자주·민주·평화통일을 이룩하는 국민정신과 소명의식을 기른다는 이 취지의 행사가 일회성이 아니라 꾸준히 이어져 많은 분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
김 교장은 “우리 학생들, 학부모 모든 교직원들의 관심과 노력에 고개 숙여 감사하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학생들이 5·18정신을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고 역사 체험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어 6.25 회상 기아 체험활동과 8.15 광복절 기념 국토평화순례 등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창의적 재량활동 시간을 이용해 5·18 역사·문화 등 정신 이어받기 등의 내용으로 수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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