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18일 오후 7시 중앙동 국진. “지금 장양리에 가면 복사꽃이 예술이지!”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치악산 부곡 저수지는 또 어떻구!” 원주에서 경치가 좋거나 사진이 예쁘게 나오는 곳을 묻자 너도 나도 한마디씩 거들며 추억에 젖는 듯하다. 며칠 전 수리부엉이가 시청에 나타난 얘기며 그 사진을 어떻게 찍었냐는 등 술잔이 오고 가자 왁자지껄 분위기가 한층 무르익어 듣고만 있어도 덩달아 즐겁다.
사진만한 게 없네요
1984년 12월. 원주에서 가장 오래된 원주 사진동호회다. 오랜 역사에 비해 현재 회원은 29명으로 조금은 조촐하지만 이곳을 거쳐 많은 이들이 사진작가로 활동 중일 정도로 원주 포커스 클럽은 사진작가로 성장하는 발판이 되기도 하다. 한 달에 한번 정기모임을 갖고 출사를 간다. 12월에는 회원들이 그간 찍어 놓은 사진으로 전시회를 할 정도로 활동이 왕성하다. 나이도 20대에서 50대로 골고루 지만 그 나잇대 만큼이나 직업도 다양하다.
현재 중앙동에서 국진을 운영하고 있는 최관영(중앙동·54)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사진을 취미로 했었죠”라며 “나이가 들어 낚시도 해 보고 이런 저런 취미생활도 많이 해 보았는데 사진만한 게 없더라고”라고 말한다. 사진이 주는 매력을 말한다. 원주 포커스 클럽에서 15년 동안이나 멤버로 활동한 고참이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사진을 찍는 것 자체가 삶의 활력이 된다며 사진이 주는 매력을 말한다.
잊을 수 없는 순천만
조현화(명륜동·29)씨는 “노을 지는 순천만을 잊을 수 없어요”라며 국진 내부에 걸려있는 사진을 가리키며 말해준다. “동호회가 아니면 혼자 갈 엄두도 못 했을 텐데 동호회 분들 덕분에 잊을 수 없는 장면을 본 거죠”라고 말한다. 2007년 사촌 오빠의 소개로 가입하게 된 조현화씨는 프리랜서로 사진을 찍을 정도로 수준급이다. 정기출사는 매주 셋째 주 주말에 가는데 보통 월례회의 때 회원들이 가고 싶은 장소를 추천받아 출사지를 정한다. 하지만 사진이 좋아 모인 사람들이라 거의 매주 출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원주 포커스 클럽에는 사진을 업으로 하는 사람은 없다. 다들 본업이 있고 순수하게 취미생활로서 사진 동호회 활동을 한다. 그렇다고 우습게 볼 일이 아니다. 포커스 클럽 이정학(장양리·42)대표는 “1장에 2G가 넘는 사진을 인화할 수 있는 우리나라에 몇 안 되는 기계를 가지고 있는 회원도 있다”며 “그 분은 원주에서도 유명한데 시청이니 기독병원이니 폭이 3~4m하는 대형사진 작품은 다 그 분 거다”라고 말한다.
사진을 잘 찍은 법이요? 많이 찍어 봐야 합니다.
임주열(학성동·53)씨는 “같은 장소에서 같은 위치인데도 사진이 다 제각각 이예요”라고 말하며 “개인이 선호하는 사진 스타일은 다 다르지만 많이 찍다보면 좋아하는 장르가 생긴다”고 말한다. “사진도 사람과 같아서 그 사람의 마음이 담겨져 있죠”라며 포커스 클럽 이정학씨는 말한다. “요즘은 디지털 카메라가 많이 보급되어 그 자리에서 찍은 걸 바로바로 확인 할 수 있지만 그래도 필름카메라는 사진을 찍고 현상하기 까지 기다리는 설레임을 주니 그 또한 나름의 매력”이라며 필름카메라의 매력을 말해준다.
작년 전시회가 끝나고 회원들과 정한 올해의 주제는 ‘접사로 본 원주’라고 한다. 이정학 대표는 올해 시청에서 문화발전기금 250만원을 지원 받아 원주포커스클럽의 활동에 박차가 가해 질 것이라며 기뻐한다. 오늘도 원주포커스 클럽 회원들은 올 12월에 치악예술관에서 열릴 전시회를 위해 원주 구석구석을 누비며 그들만의 표정을 담고 있다.
원주 포커스 클럽: http://photowonju.net
이지현 리포터 1052jee@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