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기획 - 2010학년도 특목고 및 자사고 입시 분석

①특목고 복수지원 금지, 내게 맞는 고교는?

지역내일 2009-04-15
2010학년도 특목고 및 자사고 입시의 핵심은 ‘복수지원 금지’와 ‘외고의 지역제한제 적용’이다. 더불어 경기과학고의 영재학교 전환, 자율형사립고 신설 등이 겹쳐지면서 2010학년도 고교 입시는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해졌다. 단순히 성적에 따라 좋은 학교 합격만을 목표로 한다면 나중에 후회할 가능성이 크다.

외고, 과학고, 국제고, 자사고, 자율고 중 1곳만 지원 가능
지난해까지는 민사고 지원했다가 탈락하면 상산고를 지원하고, 또 탈락하면 경기권 외고, 그리고 서울권 외고 등으로 중복 지원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이런 진로지도가 불가능해진다. 2010학년도부터는 외고, 과학고, 국제고, 자사고, 자율고 중 1곳만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목고나 자사고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자신이 목표로 하는 학교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맞춤식 공부를 하는 것이 좋다.
올바른 진로지도를 위한 핵심은 학생의 적성을 파악하는 것. 일반 인문계고로 진학한다면 입학 후에 문과와 이과를 선택하면 되지만 특목고를 지원할 학생들은 특히 적성을 잘 파악해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학 입학 후에 공부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교과목 중에서 가장 좋아하거나 성적이 높은 과목은 무엇인지, 즐겨 읽는 책은 어떤 분야인지 등을 살펴보면 적성 파악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영통페르마 박종섭 원장은 “만약 자연계 성향이 강한 학생이 외고에 진학하면 수업에 어려움이 따를 가능성이 높다”며 “인문·사회 성향이라면 외고나 국제고, 이공계 성향이라면 과학고와 자사고(문과, 이과 지원 가능), 진로가 뚜렷하지 않다면 자율고, 특기적성이라면 특성화고가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각 고등학교의 특징과 전형
외국어고 VS 국제고 = 외국어고와 국제고는 주요 대학 인문·사회계열 진학이나 해외 유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에게 유리한 고등학교이다.
외고는 경기지역에 9개교(경기, 안양, 과천, 수원, 성남, 외대부속, 동두천, 김포, 고양)를 포함해서 전국에 30개교가 있다. 최근 화려한 명문대 진학률을 앞세워 중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대표적인 고등학교로 자리잡았다. 경기지역 외고의 경우 2010학년도부터 지필고사 중심의 선발 방식을 폐지하고 구술면접과 영어듣기평가 등으로 바꿔 진행할 예정이다.
국제고는 서울국제고, 청심국제고, 인천국제고, 부산국제고 등 4개 학교가 있다. 입학을 하려면 외국어 실력과 함께 내신관리(3% 이내)가 중요한데, 실질반영률이 평균 80% 정도이다. 청심국제고의 경우 입시에서 영어듣기, 독해, 에세이 쓰기를 따로 실시한다.

과학영재학교 VS 과학고 = 과학영재학교와 과학고는 카이스트나 포스텍을 포함한 국내외 주요 대학 이공계열에 진학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알맞은 학교이다. 현재 과학영재학교는 2010학년도부터 영재학교로 전환되는 경기과학영재학교(현 경기과학고)를 포함해서 한국과학영재학교, 서울과학영재학교 등 총 3개교가 있다. 과학고는 경기도에 있는 경기북과학고를 포함해서 전국에 18개교가 있다. 경기도에 과학고 추가 건립과 관련된 얘기가 꾸준하게 있었지만 2010학년도 입시에서는 경기북과학고 외에 추가로 경기도에 과학고가 설립돼 학생을 모집할 확률은 높지 않다.
과학영재학교와 과학고는 비슷해 보이지만 많은 차이점이 있는 학교이다. 지원 자격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과학영재학교는 중학교 1∼3학년 학생이 모두 지원할 수 있지만 과학고는 중학교 3학년 학생만 지원이 가능하다. 또 영재학교는 전국에서 학생을 모집하고, 과학고는 해당 시·도의 중학교를 졸업한 학생만 지원할 수 있다. 이밖에 과학고 학생들의 상당수는 2년만에 조기 졸업을 하지만, 과학영재학교는 일정 학점을 따야 졸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조기 졸업생이 생각보다 적다.
과학영재학교와 과학고는 중복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두 학교를 함께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다. 과학영재학교는 6∼8월경, 과학고는 10∼12월경 전형을 진행된다. 2010학년도 입시에서 경기북과학고는 100명을, 경기과학영재학교는 120명을 모집할 예정이다.

자립형사립고 VS 자율형사립고 = 자립형사립고와 자율형사립고는 계열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지원할 수 있는 학교이다. 이 때문에 외고나 과학고와 달리 진로를 입학 후에 결정해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자립형사립고는 전국에 6개교가 운영되고 있고, 2010학년도에 서울 하나고가 추가되면 7개교가 된다. 이중 민족사관고, 상산고, 해운대고, 현대청운고는 전국 단위로 학생을 선발하지만, 광양제철고(전남), 포항제철고(경북)는 지역 내 학생만 선발한다. 자립형사립고의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명문대 진학률은 수도권 특목고들과도 견줄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의대, 치대, 한의대 진학실적은 외고나 과학고보다 높다는 평가다.
자율형사립고는 학생들의 학교 선택권을 확대한다는 취지에서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새로운 형태의 학교로 올해 30개교, 2010년 30개교, 2011년 40개교 등 모두 100개교를 지정, 신설할 계획이다. 지역 제한(광역 시·도별로만 모집)이 있고 등록금은 일반 고교의 3배 정도로 예상된다. 전형은 비평준화 지역은 학교가 자율적으로 연합고사 성적, 내신 성적 등을 반영해 선발한다. 반해 평준화 지역은 시도교육감이 정하는 바에 따라 서류, 추첨, 면접 등의 방식을 활용하게 된다. 단, 필기고사는 금지된다.
자율형사립고 전환에 뜻을 두었던 경기도 지역의 사립고들은 재정 부담 때문에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과부가 법인 전입금 비율을 특별·광역시의 고교는 등록금 수입의 5% 이상, 도 소재 학교는 3% 이상을 자율형사립고 지정 조건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현재 안산동산고 등이 자율형사립고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5월경에 보다 구체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당선자가 자율형사립고 설립에 대해 회의적이라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미지수다.

이춘우 리포터 phot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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