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들-박유경

두부 삼대, 가업을 잇는다

삼대째손두부 원천점 박유경 사장

지역내일 2009-05-06
박유경 사장이 두부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은 것은 IMF를 넘기면서였다. 동생들과 함께 가업을 잇고 있는 그녀는 이북에서 두부를 만들던 할아버지부터 연식품조합 초대회장을 지낸 아버지 탓에 어릴 적부터 두부에 대한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었다. 40년 넘게 두부업에 종사한 박 사장의 친정아버지는 끓임솥 제조특허를 냈고 즉석두부기계를 만들어 두부를 생산했다. 아버지의 일에 관여했거나 두부 관련업종에서 일한 적은 없지만, 박유경 씨에겐 ‘두부집안’에서 이어져 내려오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아버지께 감사합니다. ‘가업에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2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를 회상하며 그녀는 다짐하듯 말했다.
‘삼대째 손두부’의 주 메뉴인 해물뚝배기와 해물전골은 브랜드 창업주인 막내동생의 작품이다. 박유경 사장은 “아버지가 바탕을 마련한 위에 동생이 창조성을 발휘했다. 두부요리하면 비지찌개 정도가 고작이던 때에 식상하지 않은 요리를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가게 입구에 수북한 비지는 손님들께 무료 제공된다. 매일 한 포 반이 넘는 콩으로 14판 이상의 두부를 만들어내기에 부수적으로 만들어지는 비지의 양이 엄청나다. “콩물과 비지를 분리할 때 너무 꽉 짜내지 않아서 찌개를 끓여도 맛있다”고 귀띔해준다.
학원사업을 하다 요식업으로 방향을 튼 박유경 사장. 창업을 고려하는 이들이 쉽게 떠올리곤 하는 ‘밥집’에 대한 박 사장의 견해는 “창업하고자 하는 분야의 음식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고 있어야만 한다. 뚜렷한 메인음식이 있다면, 대박집이 된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망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솔직함과 담백함이 느껴지는 그녀는 많은 과정을 거친 후에야 반듯하고 뽀얗게 태어나는 두부와 어딘가 닮았다.

김선경 리포터 escargo@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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