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만난 사람 - 연극배우 김혜정 씨
내 삶은 무대 위에서 빛난다
두 아이의 어머니이자 배우로 21년을 한결같이
지역내일
2009-02-27
(수정 2009-02-27 오전 9:38:48)
‘아프리카 신드롬’ 공연 중
삶은 곧 연극, 연극이 곧 열정이었던 연극배우 김혜정(49)씨를 만났다. 작은 체구지만 뚜렷한 이목구비에서 풍기는 당당함은 열정으로 버티어 온 그녀의 21년 배우 인생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김혜정, 그녀에게 인생은 곧 한 편의 멋들어진 연극무대가 아니었을까?
극단 시나위 소속 배우이자 한국연극협회 회원인 김씨는 한 남자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어머니이다.
1995년 부산연극제 우수연기상, 2001년 부산연극제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던 연극인 김혜정. 단 한 순간도 연극을 떠날 수 없었던 그녀의 인생에서 두 아이의 출산과 양육 또한 가장 열정적인 삶의 일부였다.
‘문제적 인간 연산’ 공연 중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며 공연 연습해
“그저 무대가 좋았어요”라고 말하는 김씨는 연극인으로 살아가며 행복했던 순간만큼 힘들었던 순간이 많았다.
함께 연극을 하며 만난 남편 박상규(50)씨는 같은 일을 하는 그녀의 가장 가까운 동료이자 인생의 동반자이다. 결혼 전, 평생 함께 연극을 하자는 약속을 지금까지 지키고 있는 김혜정 씨 부부.
그러나 부부 배우가 걸어가야 할 길에는 많은 경제적 어려움이 있었다. 우리나라 현실에서, 그것도 부산 연극무대에서 밥을 먹고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만하다.
그래서 김씨 부부는 초·중·고에서 연극강사 아르바이트을 하며 꿈을 향해 멈추지 않았다.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며 공연 준비를 하기도 했던 김씨는 “가장 힘든 순간은 아이들도 경제문제도 아니라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연기에 대한 한계였죠”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녀는 멈출 수 없었던 연극에 대한 사랑으로 언제나 그 자리에서 다시 연기하고 있었다고 한다.
극단 시나위 가족들과 함께
‘문제적 인간 연산’ 등 수많은 무대에 서며
20여 년 동안 그녀는 참으로 많은 인생을 살아 보았다. 그 중에서도 ‘문제적 인간 연산’ ‘인류최초의 키스’ ‘아프리카 신드롬’은 그녀의 대표작들이다. 그 외에도 영화 ‘태풍’ ‘우리 형’ ‘아는 여자’ ‘밀양’ ‘사랑’ 외 다수에 출연하였고 ‘피아노’(SBS) 등 드라마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또 아시안 게임 등의 축제 행사 요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는 연극인이다. 두 달 가량의 연습과 장기로는 한 달 이상 공연을 하며 배우들과의 호흡에서, 때론 자신의 문제로 힘들 때도 많았지만 그 모든 것이 무대 위에서 연기로써 표현 될 때, 그녀는 행복하다.
요즘 그녀에게는 또 하나의 행복이 있다. 바로 엄마와 같은 길을 가겠다는 딸 라온(17)이 덕분이다. 어릴 때부터 연극하는 엄마 아빠를 이해하고 초등학교 때 이미 출연한 경력이 있는 딸아이가 중 3때부터 본격적으로 연극을 시작하였다.
이 길이 얼마나 힘든지 알지만 얼마나 행복한지도 알기에 김씨는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김씨는 연극에 관심이 있는 분이 있다면 여러 극단에서 매년 준비하는 연극교실에 참여 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학생부터 성인까지 모두 가능하니 자신의 숨겨진 열정을 발견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한다.
서울에서도 작품 활동 권유가 있곤 하지만 가정과 일 모두를 위해 늘 부산에서 활동하는 김씨는 지금도 4월 9·10일 부산문화회관 중강당에서 공연될 ‘대숲에는 말(言)이 산다’의 등장인물 석여령의 삶 속에 빠져 있다.
그녀의 삶은 무대 위에서 언제나 빛난다. 열심히 살면서도 삶이 무엇인지 모르는 우리에게 인생이란 이런 것임을 분명하게 말하는 무대 위 김혜정. 배우라서 어머니라서 여성이라 더 아름다운 그녀, 김혜정의 연극은 언제나 슬프도록 아름답게 계속 될 것이다.
극단 시나위 : (051)554-5244
김부경 리포터 thebluemai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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