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의약품 분리수거

도대체 어느 약국에서 수거한단 말이야?

지역내일 2009-02-10
화봉동 명현숙(38)씨는 집안에 굴러다니는 약들을 버리기 위해 약국에 갔다 낭패를 봤다. 명 씨는 “언론에서 폐의약품도 분리수거해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근처 약국에 갔더니 안한다고 해요. 그냥 쓰레기봉투에 버리라고 ‘친절하게’ 안내까지 하던걸요”라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폐의약품 생태계 교란

먹고 남은 약들을 처리할 방법이 마땅찮다. 일반 쓰레기봉투에 버리자니 가정에서 버려지는 폐의약품이 하천과 토양을 오염시키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주목을 끈다.
서울을 비롯한 몇 개 도시에서는 폐의약품 수거운동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러나 울산은 아직 계획된 바가 없다. 북구의 한 약국 관계자는 “한 번씩 전국적으로 캠패인을 벌일 때만 수거를 한다”고 말한다.
일반시민들로선 캠패인 기간을 알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폐의약품 위해성에 대해 인식이 부족해 일반쓰레기와 함께 버리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호르몬제는 생태계에서 성을 교란시키고 항생제는 내성균을 자라게 해 사람이 이 균에 감염되면 치료가 힘들 수 있다”며 의약물질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울산, 350여 곳 중 참여 약국 10%

울산시 보건위생과 이수홍 담당은 “폐의약품 수거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처리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수거한 약들도 처리방법을 찾지 못해 약사회관에서 보관 중”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한다.
폐의약품은 소각로에서 처리를 해야 하지만 시 차원에서 할 경우 시민들이 낸 세금으로 집행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이수홍 담당은 “그러나 환경오염이 심각한 폐의약품을 계속 방치할 수는 없다. 올해부터는 시 차원에서 방법을 마련할 예정이다”고 덧붙인다.
폐의약품 수거는 법적 규제사항이 아니다. 울산시 약사회 이성기 상근이사는 “해당 약국의 자발적인 참여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며 약사들의 의식 있는 참여를 독려한다. 또 “약사회 차원에서도 폐의약품 처리에 대한 대책을 세울 방침이다”고 밝힌다.
현재 울산의 360여개 약국 중 현재 참여하는 곳은 30여 곳으로 10%정도에 불과하다. 참여약국 확인하는 길은 해당 약국으로 문의하는 방법밖에 없다.

먹고 남은 한약은

다 소비하지 못한 한약의 처리도 고민이다. 울산시 한의사회 강동원 사무국장은 “한약은 화학물질이 아닌 천연성분이다. 환경오염의 염려가 없으므로 가정에서 바로 버려도 된다”고 말한다. 탕약은 하수구에 바로 부어도 되며 약제는 화분이나 과수원, 밭 등에 거름으로 뿌려도 상관없다는 설명.


인근 부산의 경우 부산진구청과 해운대구청은 약사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역의 모든 약국과 구청 민원실, 주민자치센터, 보건소에 폐의약품수거함을 설치하기로 했다.
폐의약품 수거운동을 실시하고 있는 서울시는 약사회와 함께 각 약국에 불용의약품 수거함을 비치했다. 약국에서는 가정에서 폐의약품을 가져오면 사용 가부를 판단한 뒤 사용 불가능한 의약품을 수거한다. 수거된 폐의약품은 각 구 보건소와 약사회에서 모아 한국환경자원공사가 최종 폐기한다.
한편, 환경부는 폐의약품 수거제를 올 상반기부터 6대 광역시와 도청소재지, 경기도 전 지역으로 전국적으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도움말 : 울산시 보건위생과 이수홍 담당
울산시 약사회 이성기 상근이사
울산시 한의사회 강동원 사무국장
허희정 리포터 summer0509@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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