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여성정치비전

여성들, 정치에 눈뜨다.

지역내일 2009-03-06 (수정 2009-03-06 오후 11:06:41)


2월 18일 수요일 무실동 원주시청 3층 대회의실.
“아파트는 중요합니다. 의외로 남성분들도 여성 정치인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습니다. 또한 투표율도 높아 놓치면 안 될 곳이죠”
지난 2006년 치러진 지방선거에 대해 분석하고 앞으로 있을 2010년 지방 선거에 대비해 마련된 강연이다. 서울에서 강연을 위해 올라온 관악구 김순미 구의원은 ‘내가 의원이 되기까지’라는 주제로 선거 과정에 있었던 이런저런 에피소드를 전해주었다. 대회의실 안의 34개의 눈은 곧 입시를 앞둔 고3 수험생처럼 반짝인다.

‘여성정치 아카데미’로 잠자던 여성의 정치를 깨우다
원주시청에서는 원주에 거주하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여성정치 아카데미’라는 강좌를 2007년 처음 개설했다. 원주여성들로 하여금 정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 것이다. 이 강좌를 처음 들었던 수강생들이 ‘원주여성정치비전’이라는 동호회를 만들었다. 그게 ‘원주여성정치비전’의 시작이다.
‘원주여성정치비전’은 여성의 정치 참여를 위한 홍보와 여성 후보의 지원 등 여성의 권익과 지위향상을 도모하고 여성 정치 지도자를 발굴해 육성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현재 회원 수는 29명이고 40~60대의 다양한 연령대만큼이나 직업도 다양하다.
매달 세 번째 화요일에 정기 모임을 갖는 ‘원주여성정치비전’은 여성의 정치참여를 이끌고 더 나아가 여성 정치 지도자의 발굴 및 육성을 위해 교육한다. 또한 여성의 권익과 지위향상을 위해 끊임없는 지원 사업을 펼친다. 확대방안에 대한 논의와 초청특강, 친목도모를 위한 등산 및 복지시설 방문 등 다양한 활동도 함께 이루어진다. 지난 1월에도 관설동 원주시립복지원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가졌다.

“정치를 보는 눈이 달라졌어요”
‘원주여성정치비전’의 김정희 부회장은 “실제로 정치에 뜻은 없지만 여성정치 아카데미 수업을 듣고 동호회 활동도 하니 정치를 보는 눈이 많이 달라졌다”며 “정치를 하는 사람의 고충도 이해 할 수도 있고 사회를 좀 더 투명한 눈으로 볼 수 있는 판단력이 생겼다”고 말한다. ‘원주여성정치비전’ 최원선(학성동·42)회원도 “한 달에 한 번 모여서 강연도 듣고 토론도 하는데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예전보다 더 나를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유엔개발이 2007년 발표한 ‘인간개발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남녀 평등지수는 157개국 중 26위이다. 또한 여성의 정치·경제 활동과 정책 결정과정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여성권한척도는 93개국 중 64위로 우리나라의 실질적 여성의 지위는 하위권이다.
여성의원의 비율도 상위 30개국이 30%정도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이번에 처음으로 비례대표 여성 할당제 도입으로 간신히 10%대에 진입했다. 여성의원의 수가 30%인 덴마크나 노르웨이는 삶의 질도 높고 국가 청렴도도 높은 걸 감안하면 여성들의 정치참여는 삶의 질 면에서 중요하다.
평소 영국의 마가렛 대처 수상을 존경한다는 ‘원주여성정치비전’ 김명숙 회장은 “여성들의 정치란 주로 생활정치이기 때문에 유연한 여성의 특징이 섬세하게 작용 할 수 있다”며 “개인의 문제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라 생각하여 여성들도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바란다”며 아직은 소극적인 원주 여성들의 정치참여에 대해 아쉬움을 전한다.
이번에 여성의원들과 처음으로 함께 일해 본 원경묵 시의원은 “실제로 남성의원들이 미처 생각지 못한 사회복지나 여성들을 위한 생활 정책들이 많이 생겼다”며 여성들의 정치참여는 긍정적이라고 말한다.

2010년에는 꼭 여성후보자를 낼 것이란 야무진 계획도
원주시는 강원도 내에서 여성인구가 가장 많고 그와 함께 여성공무원의 비율도 가장 높다. 하지만 원주시 여성 시의원 3명이 모두 비례대표로 당선이 되었을 만큼 여성의원들이 정치하기에는 힘든 여건이고 선출직으로 당선된 여성의원은 전무한 상태여서 원주 여성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과 참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명숙 회장은 원주 시민들에게 “여성 선출직의원이 의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격려를 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앞으로 있을 2010년 지방선거에서 꼭 여성 후보자를 내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밝혔다.

이지현 리포터 1052j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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