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최고<11> 동북중학교 정기음악회

그들만의 아주 특별한 음악회, 우리 모두 즐겨요!

지역내일 2008-12-29 (수정 2008-12-29 오전 9:49:34)

하나의 선율이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기도 하지만 조화로운 화음이 함께 울려 퍼질 때 우리는 진정한 음악의 맛과 멋에 취한다. 여기에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음악이라면 그 음악의 아름다움은 무엇에도 비할 수 없는 소중한 것이 된다. 동북중학교의 정기음악회가 그렇다. 학생들은 물론 선생님들과 학부모가 함께 참여해 만들어내는 음악회이기에 그 소중함과 특별함은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다. 지난 19일 강동구민회관에서 동북인들의 정기음악회가 있었다. 그곳엔 음악 뿐 아니라 학생들의 노력과 교사들의 사랑, 그리고 학부모들의 관심들로 가득 찬 열정이 있었다.




베토벤 바이러스가 이곳에도
동북중학교의 정기음악회는 1992년에 처음 시작됐다. 학생, 교사, 학부모, 나아가 지역민들의 유대관계를 강화하고 지역적 발전 도모는 물론 지역 축제의 장으로 자리잡기 위해 시작된 음악회가 벌써 17회를 맞이한 것이다. 처음엔 독주 발표의 형식에다 이중주, 실내악 정도가 포함되는 작은 음악회로 시작했다. 시작은 형식만 갖춘 작은 음악회였지만 회가 거듭될수록 오케스트라의 규모가 점점 커지기 시작, 음악회의 규모 또한 커지기 시작했다. 2회째는 첼로 합주가 가능해졌고, 3회째는 제법 모양새를 갖춘 오케스트라가 탄생했다. 특별활동부 이윤상 교사(음악 · 46)는 “바이올린이나 첼로, 플루트, 클라리넷 같은 악기는 연주하는 학생들이 많았지만 더블베이스나 금관 악기는 다룰 줄 아는 학생들이 많아 애를 먹었다”며 “직접 가르치기도 하고 연습도 시키면서 지금의 합주반이 탄생하게 됐다”고 말했다. 트럼펫을 맡고 있는 박성우(3년) 군은 “1학년 때 선생님으로부터 트럼펫을 권유받아 배우기 시작했는데, 음악선생님께 3년 동안 공짜로 트럼펫을 배웠다”며 “처음엔 소리내기가 힘들었지만 지금은 웬만한 곡은 연습하면 연주할 수 있는 실력”이라고 말했다.

선생님도 어머니도 모두 음악가
3회째부터는 교사들도 음악회활동에 동참, ‘교사 사물놀이패’가 등장하게 된다. 당시 선생님들의 열의는 대단했다. 4명으로 구성된 교사사물패는 세계적 사물놀이의 대표인 김덕수 사물패의 한명을 모셔 본격적인 레슨과 연습에 몰입했다. 현재 교사사물놀이패는 없어졌지만 학생들이 그 끼와 열정을 물려받아 ‘짝드름’이라는 이름으로 계속되고 있다.
올해 음악회에서 특히 눈길을 끈 출연진은 선생님으로 구성된 6인조 교사그룹사운드였다. 정기음악회 특별출연을 위해 올가을 구성된 6명의 선생님들이 들려주는 럼블피쉬의 ‘I GO’와 누구에게나 익숙한 노래 ‘연’은 선생님들의 또 다른 모습을 보이기에 충분했다. 이윤상 교사는 “학생들의 반응이 너무나도 뜨거운 무대였다”며 “평소 수업시간에서 딱딱한 모습만 보다가 무대 위에서 열정적으로 연주하는 선생님들의 또 다른 모습이 학생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정기음악회에는 동북고등학교의 교사 학부형 혼성합창과 동북중학교 어머니 합창단이 특별한 무대를 꾸며 음악회의 의미가 더 컸다. 18명으로 구성된 동북중학교 어머니 합창단은 어머니회 취미교실로 1주일에 1번씩 전문강사를 모시고 꾸준히 연습해왔다. 이윤상 교사는 “웬만한 열정과 흥미가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어머니들이 자발적으로 합창단을 운영, 연습하고 발표하는 모습에서 학생들도 자랑스러움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1년 노력, 결실 맺는 날
이 외에도 다양한 출연진들이 무대에 올랐다. 실내악, 동북 Male Chorus, 마데카솔(학생 그룹사운드) 등. 연주하는 음악은 다르지만 무대에 오는 학생들의 마음은 모두 한결같았다. 이제까지의 연습을 잘 발휘하자는 마음 말이다. 이들은 학년 초부터 연습에 들어갔다. 일주일에 1~2시간, 음악회가 임박하고는 하루에 1~2시간씩 꾸준히 연습해왔다. 평소엔 여학생들에 비해 소극적이고 자신들의 끼를 감추던 남학생들이었지만 이날만은 달랐다. 그랬기에 연주를 잘 마쳤다는 성취욕 또한 남달랐다. 오케스트라 악장 황승민(3년) 군은 “1년 가까이 꾸준히 연습했는데 음악회에서 한 번 실수하면 1년 전체를 실수한 것 같아 연주 전 부담이 된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무대 위에서의 연주는 너무나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 지역민이 함께 하는 너무나 특별한 동북중학교의 정기음악회. 새로운 모습과 열정으로 똘똘 뭉친 그들을 해마다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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