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곡남초등학교(교장 김인명)가 제7회 ‘인천독서교육대상’ 수상 학교로 확정됐다. ‘인천독서교육대상’은 인천시교육청이 학교현장의 독서교육 활성화를 위해 연 1회 실시하는 사업이다. 인천시 5개 교육청(남부, 동부, 서부, 북부, 강화) 소재 초등학교 중에서 각 교육청마다 1개 학교를 선정해 수상한다. ‘인천독서교육대상’에서 북부교육청 학교부문으로 대상에 오른 산곡남초 도서관 ‘해다미 서랑’을 찾아 생동감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1년 내내 펼쳐지는 도서관의 다양한 프로그램
‘도서관’하면 조용한 분위기에서 책 읽는 모습이 그려진다. 하지만 산곡남초 도서관은 책 읽는 것 못지않게 도서관에서 체험할 수 있는 알찬 프로그램이 1년 내내 진행된다. 독서퀴즈대회는 물론, 북아트, 책 속의 보물찾기, 동화엽서 만들기, 책 광고 꾸미기 등 단순히 책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연계된 활동을 통해 독서 효과를 확대하고 있다.
도서관 프로그램 최다 참가자인 박정현(2학년) 학생은 “도서관에 오면 책을 많이 볼 수 있는 것도 좋지만, 우리학교 도서관의 여러 가지 만들기 프로그램은 정말 재미있다”고 자랑한다. 정현이는 ‘도서관 프로그램 참가 소감문 쓰기’에서 우수상을 받았을 정도로 도서관 프로그램 참가에 적극적이다.
인성개발 프로그램도 알차다. ‘독서토론’이나 전문오케스트라 ‘i-신포니에타’와 함께하는 ‘교과서 음악 속으로’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전인교육이 도서관 프로그램에서도 이어진다. 특히 3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진행된 ‘독서토론’은 책을 통해 자존감을 향상하는 특별한 프로그램이었다. 이 프로그램을 위해 직접 연수를 받은 윤혜숙 교사는 “참가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았고 좋은 결과를 얻어, 도서관 프로그램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 프로그램이었다”고 말했다.
각 반마다 돌아가면서 도서관에서 수업도 한다. 이 ‘도서관 수업’은 mind-map으로 단원 정리, NIE를 통한 교과 연계학습 등을 통해 교실에서 도서관으로 이어지는 수업으로 정착되었다.
산곡남초 도서관 프로그램은 교사와 학부모는 물론, 지역 주민들에게도 열려있다. 학부모와 지역주민도 학생들처럼 도서 대출증을 만들어 책을 대여 받거나 도서관 프로그램에 참가한다. 학부모나 교사들을 위한 책 비치에도 소홀하지 않다. 학부모들에게 안내장을 발송해 원하는 책을 신청 받고, 교사들을 위한 서적도 한 켠에 따로 마련해 놓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파주 책 축제’에 학부모와 학생이 함께 참가하기도 했다. 특히 영상시설이 잘 되어 있는 산곡남초 도서관은 학생과 지역주민이 함께 참가하는 영화 상영과 음악감상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주민들과 함께 하는 도서관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학부모, 교직원, 지역인사 등 풍부한 인적자원 활용
‘해다미 서랑’이 지금의 도서관 모양새를 갖춘 것은 지난해 10월. ‘학교 도서관 현대화 사업’으로 쾌적한 공간을 확보한 지 이제 겨우 1년이다. 윤 교사는 “이렇듯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체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교장선생님의 적극적인 지원아래 학부모와 교직원, 그리고 지역 인사들의 참여 덕분”이라고 말했다. 학기 중 20여 회가 진행된 프로그램마다 외부강사를 초빙하려면 경제적인 부담이 만만치 않지만, 많은 부분 학부모와 교사들이 직접 연수를 받아 진행하고,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강사들이 무료로 강의를 진행해 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특히 산곡남초 학부모 도서위원회 활동은 적극적이다. 총 75명의 위원들은 기본적인 도서관 봉사활동은 물론, 월 2회 자체모임을 통해 독서토론과 자녀 독서교육에 관련된 정보를 나눈다. 지난 8월에는 북부교육청 주최 ‘독서지도사 양성’ 프로그램에 참가, 6명의 학부모 도서위원이 30시간의 교육을 마치고 수료했다. 이 과정에 참가했던 학부모 서혜원씨는 “아이들에게 책을 골라주는 것 뿐 아니라 읽은 책을 활용하는 법까지 연계`확대할 수 있게 되었다”며 매우 유익한 프로그램이었다고 말했다.
박미혜 리포터 choice61@hanmail.net
[미니인터뷰]
북부교육청 독서교육 우수상 최현민(4학년)
“책은 읽고 싶을 때 읽는데, 주로 자기 전이나 주말에 많이 읽는다”는 현민이.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는데, 의외로 역사 관련 지식이 풍부하다. “다양한 책을 읽다보면 책 속의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남게 되고, 그것들이 하나하나 모아지게 되는 것 같다”고. 지난번 모 기관에서 검사한 독서력 측정결과 현민이의 현재 독서력은 중1 수준으로 나왔다. 책을 읽다보면 잠자는 시간을 놓칠 때가 종종 있을 정도로 책 속에 빠진다. 읽고 싶을 때 읽고, 읽을 때는 집중해서 읽는 것이 현민이의 독서법이다.
독서퀴즈대회 우수상 장재규(3학년)
재규의 1일 독서량은 5~6권이다. 위인전, 과학책, 동화책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읽지만 가장 좋아하는 책은 위인전이라고. 재규는 세종대왕을 가장 존경한다. “한글도 만드시고 여러 가지 방면으로 현명하고 지혜로운 분이신 것 같아서 닮고 싶어요.”
재규는 지난 번 북부교육청 독서퀴즈대회에 학교 대표로 나가기도 했다. 3, 4학년 전체가 참가한 교내 대회에서 당당히 우수상을 차지한 결과다. 겨울방학에 재규의 목표 독서량은 하루 10권. 약 500권을 겨울방학 중에 읽어보겠단다.
교통안전 글쓰기대회 최우수 이재복(4학년)
재복이는 다양한 분야에 재능이 있다. 삼성당 주최 독후감대회 입선을 비롯해 교내독서엽서 꾸미기대회 등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7세부터 글쓰기 공부를 시작했다는 재복이는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말한다.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느냐는 질문에 “자기가 읽고 싶은 책을 읽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책을 읽고 난 뒤에 느낌이나 생각을 정리해서 써보는 습관이 글을 잘 쓰는 방법인 것 같다”고 분명하게 말하면서 “말하는 것보다 글로 쓰는 게 더 자신 있다”며 웃는다.
도서관 담당 윤혜숙 교사
4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윤혜숙 교사는 “우리학교 도서관은 떠들썩한 도서관”이라고 말한다. 소란스러운 공간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되는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의 움직임이 활발한 공간이라는 것. 또 “도서관은 문화의 장이어야 하며, 개별적인 공간이 아니라 교과와 연계된 공간이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도서관이 책을 읽거나 자료를 검색하는 곳에서 발전해 학교 안의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활성화 되어야 하며, 독서치료나 독서토론, 만들기 등의 도서관 프로그램을 통해 교과와 연계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윤 교사는 “도서관이 학교 안의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정책적인 지원 뿐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 지역인사가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부모 도서위원 어머니사서들
어머니 사서들은 도서관 활동을 “즐겁고 유익한 활동”이라고 말한다. 4학년과 2학년 학부모인 서혜원씨는 “엄마가 도서관에 있으니 아이들이 방과 후에 도서관에 들르는 것이 일과가 되었다”고 말한다. 덕분에 두 아이 모두 책 읽는 것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었다고.
4학년 학부모 방인숙씨는 “외부강사 초청강연과 파주출판단지 견학 등 개인적으로도 유익한 한 해였고, 도서관 활동을 하면서 아이의 학교생활을 자연스럽게 지켜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4학년과 3학년 학부모인 김현숙씨는 “중간에 한 해 참가하지 못했었는데, 올해 다시 도서관 봉사활동을 시작하고 보니 다시 하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도서관에 오는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모두 내 아이라 생각하면 하나같이 예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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