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바꾸면 길이 보인다

넌 특목고냐, 난 특성화고 간다

지역내일 2008-12-01 (수정 2008-12-01 오후 8:34:00)



중학교 3학년인 정태성 군은 올해 실업계에서 특성화고등학교로 전환해 새롭게 개교하는 문화고등학교에 지원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정군이 문화고 진학을 결심한 것은 학교 설명회를 듣고 나서였다.
방송국 PD가 꿈인 정군에게 문화고의 문화컨텐츠학과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에 딱 맞는 학과라 생각됐기 때문. 그러나 특성화고 진학을 꺼려하는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자신의 선택이 옳은지 고민에 빠졌다.
정군이 문화고를 선택한 이유는 자신의 현재 성적이 상위 30% 정도로 인문계고등학교에 진학해도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현실적인 판단도 있었다. 그렇지만 정군의 부모는 ‘앞으로 열심히 하면 얼마든지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정군을 설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군은 성적을 올리는 게 그리 녹록치 않은데다 무엇보다 좋아하는 것을 한다면 공부도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속내다. 문화고에서 문화콘텐츠를 공부한 후 대학에서 같은 계열 학과에 진학해 원하는 공부를 심도 있게 이어가고 싶은 게 정군의 생각이다.

졸업생 87% 취업 성공, 대부분 대기업
‘잘하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는 속담이 말해주듯이 자신의 재능과 끼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어야 삶이 즐겁다.
특성화고에는 재능과 끼로 똘똘 뭉친 학생들이 모인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게임을 만들고, 로봇을 제작하는데 밤새는 줄 모른다.
특성화고는 전국에 걸쳐 130여개가 흩어져있다. IT, 디자인, 비즈니스, 애니메이션, 조리, 도예, 물류 등 분야도 다양하다.
경기도 하남에 있는 애니메이션고는 경쟁률이 이미 특목고 수준에 이르고, 서울 선린인터넷고는 미국 대학 진학률이 특목고와 대등할 정도다. 또 분당의 양영디지털고 로봇제작과 학생들은 세계 로봇경진대회에서 수상하며 명문학과로 떠오르고 있다.
이렇게 명문학교 반열에 오른 특성화고가 점점 늘면서 최근에는 소신 있는 상위권 학생들이 특성화고에 눈을 돌리고 있다.
특성화고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보다 일찍부터 진로를 정하고 산학협력을 통해 해당 분야에 실무를 쌓을 수 있어 취업에 유리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경기도 교육청 김풍환 장학사는 “올해 특성화고 졸업생 중 73%가 대학에 진학했는데 이 가운데 30%가 4년제 대학”이라며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직장을 잡았는데 그중 상당수는 삼성, 메리츠증권 등 대기업이었다”고 설명했다.

대학 진학시 다양한 가산점 부여
특성화고 전환 후 첫 졸업생을 배출하는 양영디지털고에서는 이번에 서울대 전기컴퓨터 공학부 수시 합격생이 나왔다. 또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에서 합격증이 속속 날아오면서 학내 분위기가 점점 고조되고 있다.
이처럼 특성화고 학생들이 수시모집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은 각종 경시대회 수상경력 등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또 특성화고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할 경우 인문계 학생들에 비해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동일계열 가산점에, 특성화·전문계고 학생들을 위해 정원 외 5%를 더 선발하는 전형도 있다.
양영디지털고 김동민 교감은 “분당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전교 10등을 해도 서울의 주요대학으로 ‘in 서울’ 하기 힘들다는 말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며 “이런 현실을 인식하고 현실적인 대안으로 특성화고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강조했다.

IT 국제자격증 무기로 외국 유학 러시
한편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외국 대학에 진학한다는 것은 특목고나 자사고 출신 학생이 아니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러나 최근 특성화고 학생들의 외국 대학 진학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특히 미국 대학의 IT 관련 학과들이 입학 전형과정에서 자격증 소지자를 우대하고 있는데 특성화고 학생들이 자신이 갖고 있는 IT 국제자격증을 무기로 미국 대학 입시경쟁을 뚫고 있다.
선린인터넷고는 최근 2~3년 동안 미국 명문대학에 수십 명을 진학시키면서 웬만한 특목고 못지않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에 다른 특성화고도 벤치마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양영디지털고는 유학반을 개설해 운영 중인데 정규수업 전 1시간을 수학수업으로 배정하고 방과 후엔 4시간 동안 전문 강사가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양영디지털고 김 교감은 “성적 위주로 학생을 선발하는 국내 대학과 달리 외국 대학은 전문화되고 특화된 교육을 받은 학생들을 더 인정하기 때문에 특성화고의 가능성을 유학에서 찾고 있다”며 “우리 학생들이 토플 등 영어실력만 갖춘다면 특목고나 인문계 학생에 비해 훨씬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춘희 리포터 chlee1218@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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