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송이 버섯 재배로 연간 2억 매출 올려

강원도 농어업인 ‘자립경영 부문’ 대상 수상한 심성섭 대표

지역내일 2008-11-26 (수정 2008-11-26 오전 2:13:09)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의 시대가 멀고 먼 옛날이 되고 말았다. 우리나라에서 이제 농업은 다른 나라와의 교역 조건을 흥정하는 자리에서 다른 산업을 위해 희생해주어야 하는 대상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농업은 생명을 영위하게 하는 기초산업이고,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전략산업이다. 시간이 갈수록 먹거리의 중요성을 알아가다 보니 제대로 된 먹거리를 생산해 나와 가족의 입을 채워주는 농민들이 한없이 고마워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농업으로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는, 사위어가는 불꽃을 잡아 일으키는 부채질 같은 소식을 듣기만 해도 성공 스토리를 듣고 싶어 발걸음이 빨라지는 걸 어쩔 수가 없다.

단백질과 미네랄 함량 뛰어난 큰송이 버섯
치악산 큰송이버섯(포토벨라)은 아카리쿠스 속에 속하는 갈색 계통의 변이 종으로 향미가 뛰어나고 육질이 쫄깃해 미국, 캐나다, 유럽 등지에서 인기 있는 버섯이다.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아 현재 원주에서 6농가만이 재배하고 있다.
단백질 함량이 높고 지방 함량은 다른 버섯보다 낮으며 칼슘, 인, 철은 물론 다른 버섯에는 들어있지 않은 아연과 마그네슘까지 함유하는 등 미네랄 함량도 뛰어나 고급 버섯으로 분류되고 있다. 자연산 송이버섯 맛이 나며 육질이 부드러워 생으로 먹어도 비리지 않고 고소한 것이 특징이다.
처음 이 버섯이 도입된 것은 1999년이었다. 처음 1농가로 시작된 큰송이 버섯재배사업은 이후 30 농가까지 확대되었으나 지금 현재는 6 농가만 남았다.
대부분이 실패의 쓴 잔을 마시고 접은 사업으로 연간 2억 이상의 고소득을 올리고 있는 심상섭 대표에게 그 비결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성공과 실패는 백짓장 한 장 차이에 불과 합니다. 버섯을 재배하면서 남 탓을 한 적이 없습니다. 버섯에 대해 제대로 알려고 노력했고 배워서 알게 된 그대로 실천했을 뿐입니다.”
심 대표와 더불어 버섯 재배의 든든한 일꾼인 부인 박옥례씨(51)도 “한 번이라도 더 손이 가면 뭐가 달라도 다르다”며 남달랐던 부지런함을 전했다.
심 대표의 말이 틀리지 않음은 큰송이 버섯의 기술 지도를 담당했던 원주시 농업기술센터 경상현 농촌지도사(47)의 말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버섯은 싹이 트면서 1주일에서 열흘이면 생육기간이 끝나는 작물이어서 2~3 시간 정도의 장해만 입어도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 됩니다. 버섯 재배는 원칙대로, 교과서적으로 해야만 성공할 수 있습니다.” 다른 농작물과는 달리 버섯은 미생물이므로 감염 등의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 문제가 발생하고 나면 이미 손을 쓸 수가 없는 지경이 되기 때문이다.
심성섭 대표와 부인 박옥례씨는 묵묵히, 성실함으로 버섯을 재배해 왔다. 혹 경조사라도 겹치면 밤을 새워서라도 밀린 일을 끝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생육기간이 짧은 버섯이 웃자라 상품 가치가 없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원주의 대표작물로 키우는 것이 꿈
사업에 실패하고 20여 년 전 맨손으로 원주에 온 심 대표는 11년 전부터 느타리 버섯 재배에 도전해 성공했으나 그 후 손 댄 영지버섯 가격이 폭락하면서 또 한 번의 실패를 맛보게 된다. 그러나 큰송이 버섯 사업에 다시 매진했고 두 부부가 이것 아니면 안된다는 심정으로 버섯 재배에 매달렸다. 250평 대지를 임대해 버섯 재배동 한 동으로 시작했던 심 대표는 이제 10개의 버섯동과 땅 3000평의 주인이 되었다.
현재 큰송이 버섯은 원주원예농협과 치악 휴게소, 안흥소사 휴게소 농산물 직판장에서만 판매되며 나머지는 인터넷을 통한 직거래를 통해 구입이 가능하다. (큰송이 버섯을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싶다면 주소창에 www.큰송이.kr을 치면 된다.) 치악산 큰송이 영농조합 6농가에서 수확할 수 있는 물량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제 심 대표는 큰송이 버섯을 원주의 대표적인 특화 농산물로 키워나가고 싶은 꿈이 있다.
큰송이 버섯 재배 당시 버섯의 재배기술을 보급하고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하여 농가에 보급하는 일을 최전선에서 맡아 한 원주시 농업기술센터 최지현 농업기술과장(55)도 큰송이 버섯사업의 미래를 낙관했다. “큰송이 버섯의 시장성은 충분합니다. 처음 큰송이 재배에서 실패를 맛본 농민들의 경우 버섯 재배에 전념하지 않고 다른 농사와 병행했던 것도 실패의 한 요인이었습니다. 버섯 재배 한 길에만 집중했던 점이 심 대표의 성공요인입니다. 버섯 사업 초기에 지원의 선택과 집중이 부족했던 점을 보완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한다면 큰송이 버섯의 특화 사업화는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친환경 재배로 얻은 ‘푸른 강원 마크’
심 대표의 성실함은 ‘푸른 강원마크’ 획득에서도 나타난다. 잔류농약 84 성분에 대한 검사를 거쳐 단 한 가지 성분도 검출되지 않을 때 인증서를 받을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평소에 주변 환경을 청결히 하고 벌레가 꼬이지 않도록 미리미리 대비하는 등 부지런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배우는 일과 몸 놀리는 일, 그 어느 것에도 빠지지 않는 성실함이 있고 버섯 재배의 또 다른 기둥인 부인 박옥례씨와 심 대표의 모자란 부분을 메꿔 주며 동반자로 성장하는 아들 내외까지 옆에 있어 즐거운 그에게서 우리 농업의 장밋빛 미래 한 켠을 보고 온 날이었다.


한미현 리포터 h4peac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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