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를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김다정베이커리 김다정 사장
고3때 제빵 기술 배워 대학교4학년 때 내 이름 건 빵집 냈죠
지역내일
2008-11-14
(수정 2008-11-14 오후 3:20:14)
매년 돌아오는 입시철이면 학생들은 진로에 대해 고민한다. 아직도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고 무작정 대학에 가기 위해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다. 그런 학생들에게 어릴 때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는 사람은 부러움이 대상일 것이다.
유기농 빵집인 김다정 베이커리의 김다정(25) 사장 역시 자신의 진로를 일찍 결정하고, 성실히 한 길을 걸어가는 사람 중 한 명이다. 김 사장은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제빵 기술을 배우기 시작해 대학교 4학년 때 자신의 이름을 건 빵집을 오픈했다.
“어릴 때 홍대 근처 큰 빵집 주위에 살았어요. 그 빵집 앞을 지나면서 빵을 만드는 사람은 무척 행복할 것 같더군요. 맛있는 빵을 만들 수 있고, 사람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더욱 기쁠 것 같았어요. 특히 엄마에게 맛있는 빵을 만들어주고 싶었고요.”
욕심 많은 20대, 빵집 사장 되다
김 사장은 고등학교 3학년 때 제빵 기술을 배우겠다고 결심. 친구들은 대학 입시를 위해 국·영·수 학원을 갔지만, 김 사장은 제빵 학원을 찾았다. 제과 제빵 자격증을 따기 위해 성산동에 위치한 제빵 학원에서 기술을 배웠고 자격증도 땄다. 그렇다고 대학을 가지 않은 것도 아니다. 낮에는 제빵 학원에서 기술을 배우고, 밤에는 대학에서 경영정보학을 공부했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아르바이트로 빵집에서 빵을 판매하는 일을 시작했다. 그때는 새벽 6시에 집을 나가서 자정이 돼야 돌아오는 바쁜 일상을 보냈다. 그러던 중에 빵집 공장에 자리가 났는데, 제빵 자격증도 가지고 있던 그녀에게 공장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실무를 배워나갔다.
대학교 4학년. 아직 배울 것이 많았지만, 김 사장은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빵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유기농 밀가루를 이용해 빵을 만들 수 있는 자신의 가게를 내기로 결정했다. 보통 빵집에서 유기농 밀가루를 사용한다는 것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고 기술적 한계도 가지고 있어서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김 사장은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파티쉐를 영입하고 그들과 함께 유기농 밀가루를 이용한 제빵 기술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일반 밀가루보다 누렇고 거친 유기농 밀가루는 일반 제빵 기술보다 더 높은 수준의 기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빵집은 4학년 2학기에 오픈했는데, 여름방학 때부터 인테리어 준비를 위해 사전 조사를 시작했고 매장에 들이는 장식 하나까지 발품을 팔아가며 직접 구입했어요. 사전조사를 위해 모은 자료만 해도 라면 한 박스 이상 되더라고요.”
이 같은 열정으로 오픈한 ‘김다정 베이커리’. 그녀의 대학 졸업 논문 역시 ‘성공적인 베이커리 창업 전략’이다. 그녀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품 관리, 세무 관리까지 총망라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딸의 성향을 파악해 큰 그림을 그린 어머니
김 사장이 바쁜 걸음으로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곁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중 가장 큰 힘은 김 사장의 어머니. 어머니 남현주씨는 김 사장이 빵을 만들겠다고 말했을 때 딸의 적성에 맞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일이라고 판단해 적극적으로 후원해줬다.
“어릴 때부터 봐왔던 파티쉐가 되겠다고 했을 때, 평생 할 수 있는 일을 찾았구나 싶어 더 안심됐어요. 다정이는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면, 엄마인 나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줘야겠다 싶어서 대학 전공으로 경영학과를 추천했지요.”
남씨는 향후에는 빵집까지 운영할 수 있겠다 생각해 경영학을 권한 것이다. 서울에 있는 유명 대학의 법학과에도 합격했지만, 학원과 가까운 대학의 경영학과를 선택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줬다. 교육 공무원인 남씨는 학벌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고 실리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학문을 배우는 것을 더 중요시했다.
하지만 김 사장의 아버지는 적극적으로 기술을 가르쳐야 한다는 어머니의 입장과는 조금 달랐다. 대기업 간부인 아버지는 딸을 고생시키는 게 아닌가 걱정을 하며 언짢아했다. 하지만 지금은 열심히 일하며 자신의 영역을 확보하고 있는 딸을 보면서 대견스러워하며 딸의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일하는 엄마 대신에 다정이는 집안 일도 알아서 하는 착한 딸이었죠. 손끝이 야무져 빵 만드는 일을 잘할 것이라 믿었죠. 또한 사람들도 좋아해서 인간관계도 잘 맺고, 나눠주는 것도 굉장히 좋아해요. 복지관이나 양로원 등에도 빵을 나눠주고 강의도 나가면서 나눔을 몸소 실천하기도 한답니다.”
꾸준히 공부해 최고에 도전한다
김 사장은 건강에 좋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사람들이 먹고 행복해 하는 것을 보고 싶어 빵을 만든다고 말한다. 그래서 비싸더라도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유기농 밀가루 외에도 방사 유정란, 트랜스지방이 없는 콩기름 등 1등급 제품만 사용하고 향료나 방부제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빵집을 오픈하고 초기에는 김 사장의 이 같은 원칙을 몰랐던 재료 공급상들이 팥빵에 들어가는 팥소를 2등급 제품으로 공급해서 전량 폐기하는 일도 있었다. 자신있지 않으면 내놓지 말자는 것이 김 사장의 신념이다.
따라서 김 사장은 자기 계발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제빵 기술은 온도, 시간이 중요하고 파티쉐의 판단에 의해 빵이 완성되기 때문에, 최고 품질의 빵을 만들려면 연습을 반복해야 한다. 현재 제빵 기술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프랑스 제빵학교인 르꼬르동블루와 같은 급의 제빵 학교에 다니고 있다.
최근에는 외국인 교수에게 일주일에 한번씩 신제품 개발을 위한 수업을 듣고 있다. 또한 국내외 최고 권위자인 제과장에게 자문을 받으며 발전을 꾀하고 있다. 정발산점, 백석점의 직원들과 주기적으로 세미나를 갖고, 신제품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기술 발전과 함께 더 나은 빵집 경영을 위해 경영 대학원에 진학해 경영학도 공부하고 있다.
“아직 갈 길이 멀어요. 적성에 맞는 일을 하고 있으니 우선 내가 행복하고, 맛있고 건강에 좋은 음식을 만드니 남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것 같아서 보람도 있어요. 자부심과 열정이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 사장은 끝까지 초심을 유지하며 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유기농을 먹는 사람들은 입맛이 까다로워 재료가 조금 달라져도 알아본다며, 스스로에게 정직하고 최고를 향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영미 리포터 ymnkt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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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빵집인 김다정 베이커리의 김다정(25) 사장 역시 자신의 진로를 일찍 결정하고, 성실히 한 길을 걸어가는 사람 중 한 명이다. 김 사장은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제빵 기술을 배우기 시작해 대학교 4학년 때 자신의 이름을 건 빵집을 오픈했다.
“어릴 때 홍대 근처 큰 빵집 주위에 살았어요. 그 빵집 앞을 지나면서 빵을 만드는 사람은 무척 행복할 것 같더군요. 맛있는 빵을 만들 수 있고, 사람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더욱 기쁠 것 같았어요. 특히 엄마에게 맛있는 빵을 만들어주고 싶었고요.”
욕심 많은 20대, 빵집 사장 되다
김 사장은 고등학교 3학년 때 제빵 기술을 배우겠다고 결심. 친구들은 대학 입시를 위해 국·영·수 학원을 갔지만, 김 사장은 제빵 학원을 찾았다. 제과 제빵 자격증을 따기 위해 성산동에 위치한 제빵 학원에서 기술을 배웠고 자격증도 땄다. 그렇다고 대학을 가지 않은 것도 아니다. 낮에는 제빵 학원에서 기술을 배우고, 밤에는 대학에서 경영정보학을 공부했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아르바이트로 빵집에서 빵을 판매하는 일을 시작했다. 그때는 새벽 6시에 집을 나가서 자정이 돼야 돌아오는 바쁜 일상을 보냈다. 그러던 중에 빵집 공장에 자리가 났는데, 제빵 자격증도 가지고 있던 그녀에게 공장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실무를 배워나갔다.
대학교 4학년. 아직 배울 것이 많았지만, 김 사장은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빵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유기농 밀가루를 이용해 빵을 만들 수 있는 자신의 가게를 내기로 결정했다. 보통 빵집에서 유기농 밀가루를 사용한다는 것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고 기술적 한계도 가지고 있어서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김 사장은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파티쉐를 영입하고 그들과 함께 유기농 밀가루를 이용한 제빵 기술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일반 밀가루보다 누렇고 거친 유기농 밀가루는 일반 제빵 기술보다 더 높은 수준의 기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빵집은 4학년 2학기에 오픈했는데, 여름방학 때부터 인테리어 준비를 위해 사전 조사를 시작했고 매장에 들이는 장식 하나까지 발품을 팔아가며 직접 구입했어요. 사전조사를 위해 모은 자료만 해도 라면 한 박스 이상 되더라고요.”
이 같은 열정으로 오픈한 ‘김다정 베이커리’. 그녀의 대학 졸업 논문 역시 ‘성공적인 베이커리 창업 전략’이다. 그녀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품 관리, 세무 관리까지 총망라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딸의 성향을 파악해 큰 그림을 그린 어머니
김 사장이 바쁜 걸음으로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곁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중 가장 큰 힘은 김 사장의 어머니. 어머니 남현주씨는 김 사장이 빵을 만들겠다고 말했을 때 딸의 적성에 맞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일이라고 판단해 적극적으로 후원해줬다.
“어릴 때부터 봐왔던 파티쉐가 되겠다고 했을 때, 평생 할 수 있는 일을 찾았구나 싶어 더 안심됐어요. 다정이는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면, 엄마인 나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줘야겠다 싶어서 대학 전공으로 경영학과를 추천했지요.”
남씨는 향후에는 빵집까지 운영할 수 있겠다 생각해 경영학을 권한 것이다. 서울에 있는 유명 대학의 법학과에도 합격했지만, 학원과 가까운 대학의 경영학과를 선택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줬다. 교육 공무원인 남씨는 학벌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고 실리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학문을 배우는 것을 더 중요시했다.
하지만 김 사장의 아버지는 적극적으로 기술을 가르쳐야 한다는 어머니의 입장과는 조금 달랐다. 대기업 간부인 아버지는 딸을 고생시키는 게 아닌가 걱정을 하며 언짢아했다. 하지만 지금은 열심히 일하며 자신의 영역을 확보하고 있는 딸을 보면서 대견스러워하며 딸의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일하는 엄마 대신에 다정이는 집안 일도 알아서 하는 착한 딸이었죠. 손끝이 야무져 빵 만드는 일을 잘할 것이라 믿었죠. 또한 사람들도 좋아해서 인간관계도 잘 맺고, 나눠주는 것도 굉장히 좋아해요. 복지관이나 양로원 등에도 빵을 나눠주고 강의도 나가면서 나눔을 몸소 실천하기도 한답니다.”
꾸준히 공부해 최고에 도전한다
김 사장은 건강에 좋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사람들이 먹고 행복해 하는 것을 보고 싶어 빵을 만든다고 말한다. 그래서 비싸더라도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유기농 밀가루 외에도 방사 유정란, 트랜스지방이 없는 콩기름 등 1등급 제품만 사용하고 향료나 방부제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빵집을 오픈하고 초기에는 김 사장의 이 같은 원칙을 몰랐던 재료 공급상들이 팥빵에 들어가는 팥소를 2등급 제품으로 공급해서 전량 폐기하는 일도 있었다. 자신있지 않으면 내놓지 말자는 것이 김 사장의 신념이다.
따라서 김 사장은 자기 계발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제빵 기술은 온도, 시간이 중요하고 파티쉐의 판단에 의해 빵이 완성되기 때문에, 최고 품질의 빵을 만들려면 연습을 반복해야 한다. 현재 제빵 기술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프랑스 제빵학교인 르꼬르동블루와 같은 급의 제빵 학교에 다니고 있다.
최근에는 외국인 교수에게 일주일에 한번씩 신제품 개발을 위한 수업을 듣고 있다. 또한 국내외 최고 권위자인 제과장에게 자문을 받으며 발전을 꾀하고 있다. 정발산점, 백석점의 직원들과 주기적으로 세미나를 갖고, 신제품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기술 발전과 함께 더 나은 빵집 경영을 위해 경영 대학원에 진학해 경영학도 공부하고 있다.
“아직 갈 길이 멀어요. 적성에 맞는 일을 하고 있으니 우선 내가 행복하고, 맛있고 건강에 좋은 음식을 만드니 남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것 같아서 보람도 있어요. 자부심과 열정이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 사장은 끝까지 초심을 유지하며 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유기농을 먹는 사람들은 입맛이 까다로워 재료가 조금 달라져도 알아본다며, 스스로에게 정직하고 최고를 향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영미 리포터 ymnkt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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