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우리가락이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복을 입은 채 두드리는데도 어깨가 들썩여 지는 게 속이 다 후련하다. 늦은 밤 자율학습을 준비하기 전 모인 ‘참소리’ 학생들은 ‘웃다리가락’이라는 곡을 보여줬다. 처음 듣는 가락인데도 생소하지 않고 신이 났다.
선배가 후배에게 11년째 내리교육
‘참소리’의 동아리실은 학교 강당 내 무대 뒤편에 마련되어 있었다. 텅 빈 무대를 앞에 두고 연습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악기에 몰입되어 다소 진지한 모습이다. 전문 강사에게 지도 받았을 법한 소리인데 놀랍게도 선배에게 전수 받았단다. 상쇠인 참소리 회장 최영재(고2)군은 “저도 그렇고 제 옆에 있는 제 동기들도 모두 선배에게 배웠어요”라며 “선배가 후배에게 다시 그 후배가 새로 들어온 후배에게 전수하죠”라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동아리 분위기는 사이좋은 형제처럼 화기애애하다.
이번에 새롭게 ‘참소리’의 멤버가 된 염유종(고1)군은 “학기 초에 선배들이 각 반을 돌아다니면서 동아리 홍보를 하는데 딱 이거다 싶더라고요”라며 동아리 지원 동기를 말한다. 장구를 치는 이두연(고1)군은 “동아리 활동을 하니 학교 선배에게 학교생활에 대한 조언도 듣고 게다가 든든하기 까지하다”라며 웃는다.
연습은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을 이용해 주로 하는데 식사시간 1시간을 쪼개 하는 연습이라 무아지경에 빠질 만큼 열심이다. 옆에 보고만 있어도 덩달아 신이 나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것 같다. 이렇게 신명나게 연주를 해서인지 과거 ‘전국 학생국악 경연대회’에서도 전국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수준급이다. 장구를 맡고 있는 김선교(고2)군은 “이렇게 실컷 두드리고 나면 공부할 때는 다른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참소리’ 멤버 중에는 전교 상위 5%안에 드는 학생도 있을 정도로 공부실력 또한 뛰어나다.
학창시절 동아리 활동, 인생에서 큰 자산
올해로 7년째인 ‘참소리’ 담당교사 원동진 선생님은 대학 때 사물놀이 동아리에서 활동했었는데 동아리에서도 상쇠를 맡았을 정도로 사물놀이에 대해 애착이 남다르다. “예전에는 전국대회도 많고 아이들이 끼를 보여줄 수 있는 행사도 많았는데 점점 그 횟수가 줄어들더니 지금은 학교 축제가 전부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한다. 원동진 선생님은 “학창시절의 동아리 활동은 다른 아이들이 하지 못한 경험을 할 수 있어 그 의미가 크다”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지금 아이들이 다함께 내는 힘찬 북소리는 먼 훗날 성인이 되었을 때 인생을 힘차게 헤쳐 나아갈 수 있는 마음속 활력소로써 그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지현 리포터 xvlh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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