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남 유용하 서예전

“논어 전문과 울산의 山河”

지역내일 2008-11-13
울산미술협회 서예분과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예가 효남 유용하 씨(61)의 두 번째 개인전이 울산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다.
20대 초반부터 40여 년간 서예활동을 해 온 유용하 씨는 올해 회갑을 맞이했다. 1987년 1회 개인전 이후 울산서도회전, 영남서예가회원전, 개운연서회회원전, 울산미술협회전 등 단체전만 해 오다가 20년 만에 갖는 개인전이라 남다른 의미가 있다.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는 그의 작품은 ‘논어 전문과 울산의 산하’라는 주제인 만큼 유교 경전과 울산의 산하를 표현한 글귀들이 대부분이다.

공자사상 고취, 논어 전문 쓰다
유 씨는 유학을 전공(성균관대 유학대학원)한지라 특히 공자사상에 심취해 있다. “인간 됨됨이, 처세, 인간관계 등이 논어에 다 있다”고 말하는 유 씨는 “정신문화가 피폐돼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논어 공부를 권장하기도 했다.
때문에 “공자사상을 고취시키는 데는 논어가 제격”이라 부르짖으면서 논어 전문을 논어학이편제일부터 마지막 이십까지 쓰기 시작했던 것. 그래서 이번 작품의 백미라 할 수 있는 논어 전문은 화선지 반절 454장에 걸쳐 전체 길이 150m나 되는 대작이다.
유 씨는 “전체 작품을 한꺼번에 전시할 수 없다는 게 몹시 아쉽다”면서 “언젠가는 논어 전문을 한꺼번에 전시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울산 산하를 8경으로 표현
유 씨는 울산 태생이다. 어릴 때부터 지금껏 울산을 떠난 적이 없는 그는 울산 예전의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잊지 못한다고 한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모하는 울산이 당연할 수 있지만, 그래도 예전의 울산은 평화롭기 짝이 없었다”고 기억하는 유 씨다. 그래서 그 아름다운 기억을 더듬어 <풍진반세기(최두출 저)=""> 멋지다 내 고장 울산 편에 나오는 울산8경(학성세우, 태화어간, 무룡산조, 백양효종, 삼산낙안, 문수낙조, 염포귀범, 서생모설)을 예서로 표현했다. 내용만큼 글씨 또한 단아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이번에 전시된 50여 작품에서 다양한 서체를 선보이는데, 유 씨는 특별히 울산8경과 같은 예서를 즐겨 쓴다고 한다. ‘자연보호헌장’과 ‘반야심경’, ‘동국전현시’에서도 그 느낌이 잘 나타나 있다.
또 유 씨는 전서의 중요성을 말한다. “서예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전서는 곧 서예의 뿌리”라고 표현하는 그다. 뿌리가 단단해야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듯 전서를 완벽하게 쓰면 다음 단계에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제자들과 함께 전서만 전시한 적도 있다. 전서로는 ‘다복다수’, ‘산고유장’이 눈에 띈다.

울산 향토 문화 발전에 작은 보탬 되고자
그는 이번 서예전을 계획하면서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화두가 ‘울산 향토 문화 발전을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거였다고 한다. 예술문화, 특히 ‘서예’에 대한 열정과 인고 속에서 한바탕 쏟아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그다. 그래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들이기에, 때로는 우주만물의 경외함에 간직하고 싶은 아름다움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충동감에서 나온 소치”라고 전시 동기를 말하기도 했다.

동양사상과 서예에 매료되어 앞만 보고 달려온 40여년 세월 동안 유용하 서예가에게 느껴지는 것은 외유내강 이면에 향토 사랑이라는 아름다움도 있었다.

한편 효남 유용하 서예전는 오는 18일까지 열린다. 문의 : 011-205-8177

이경희 리포터 lkh37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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