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살 때부터 보내야 하나요?
아이들이 교육기관에 처음 입학하는 시기가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예전은 맞벌이 부부를 제외하면 5세에 처음 보내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요즘은 4세 전후로 교육기관에 발을 들여놓는다.
김미진 씨는 30개월 된 아이를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같은 단지 내에 있는 가정보육시설(놀이방)에 보낸다.
김씨는 “아이를 보는 일이 말처럼 쉽지 않다”며 “하루 종일 붙어 있으면서 아이에게 짜증내고 화내는 것보다 잠시 떨어져 각자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 만나는 게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엄마도 쉴 수 있어 좋고 아이도 놀다 오니 심심해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교육적인 자극도 많아 훨씬 똑똑해지는 것 같다”면서 무엇보다 “집에 있을 때보다 하루 일과를 규칙적으로 보낼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가끔 시댁에서 아직 어린 아이를 집에서 보면 되지 굳이 돈을 쓰냐는 핀잔을 듣긴 하지만 김씨는 자신의 선택에 만족한다.
하지만 반대의견도 있다. 이은주 씨는 두 돌 지나서부터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낸 경우다.
“너무 어릴 때 보내서 그런지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굉장히 불안해해요. 잠깐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기만 해도 울고불고 난리가 나고, 벌써 일 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어린이집에 안 가겠다고 고집부릴 때도 많고요. 또 어린 아이들이 어울려 놀다보니 서로 싸워서 얼굴에 상처가 끊이지 않는 것도 굉장한 스트레스에요.”
첫 아이를 너무 일찍 보내 후회한다는 이씨는 둘째는 조금 늦게 보낼 생각이다.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아이가 어릴 때 필요한 건 엄마와의 교감인 것 같아요. 이 시기에는 주 1∼2회 정도 엄마와 함께 문화센터를 다니는 게 좋을 듯해요.”
계속 보낼까 VS 다른 곳으로 옮길까
계속 보낼지 아니면 다른 곳에 보낼지도 단골 고민메뉴다. 여러 가지 따져보고 선택해도 일단 아이를 보내면 예기치 못한 또 다른 불만이 생기기 마련이다. 선택의 폭이 넓은 만큼 만족감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다녔던 곳은 조율기간을 충분히 거친 만큼 갈등요소가 적은 것이 장점이다. 예상치 못한 일이나 실망할 일도 적어 편하다. 아이 역시 아는 친구도 많고 원 생활에 익숙해 적응이 한결 쉽다. 특히 낯선 환경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아이라면 같은 곳을 보내는 게 좋다.
반면 아이가 새로운 것을 좋아하고 흥미를 느낀다면 같은 교육기관을 2년 이상 다니는 것이 오히려 마이너스다.
황승연 씨는 아이를 5세부터 7세까지 3년 동안 같은 유치원을 보낸 경우다.
“아이가 유치원이 지겹다는 말을 때때로 하긴 했어도 큰 문제가 없으니 무난하다고 생각했었죠. 그러다 수업하는 걸 지켜봤는데 깜짝 놀랐어요. 다들 의자에 예쁘게 앉아 있는데 우리 아이만 책상 위에 앉아서 다리를 건들거리며 장난치는 걸 보니 완전히 학교생활 오래 한 고학년 아이 같더군요. 새로운 곳에 대한 긴장감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죠.”
흔들림 없는 엄마의 소신이 중요
가정보육시설(놀이방), 어린이집, 유치원, 영어유치원, 놀이학교 등 모든 교육기관은 다 저마다의 장점과 단점이 있다. 또 교육기관에 대한 일반론은 고려해야 할 중요한 정보지만 전적으로 내 아이에게 적용할 수는 없다.
공세진 씨는 “내성적이던 옆집 아이가 신체활동 위주의 교육기관에 다녀 운동도 잘하게 되고 훨씬 활발해졌다는 얘길 듣고 12시간 이상 밤새 기다렸다가 접수시켰다”고 한다.
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운동신경이 부족하고 겁이 많은 아이를 자꾸 채근한 탓인지 아이가 더 내성적으로 변했다”며 특히 “친구들 사이에서 자신감을 잃고 자꾸만 위축되는 듯해 한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말한다.
김신애 씨 역시 영어유치원에 보내봤지만 기대에 못 미친 경우다.
“영어유치원에 보낸 후 처음에는 좋았어요. 일상생활 속에서 쓰는 영어 일테면 화장실 다녀와도 될까요? 물 좀 주세요? 다시한번 말해주세요 같은 문장을 자연스럽게 쓸 때는 감동 그 자체였죠. 역시 비싸긴 해도 보내길 잘 했다 싶었죠. 하지만 집에서 신경 쓰지 않아서인지 딱 그 수준밖에 안돼요. 더 이상은 발전이 없더라구요.”
이처럼 어떤 곳을 보낼지에 대한 고민에 있어서 절대적인 기준은 내 아이다. 아무리 좋은 교육기관도 내 아이와 맞지 않으면 독이 될 수 있다.
모든 것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다. 내 아이를 정확히 관찰하고 판단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또 결정을 내렸다면 주위의 말에 휘둘리지 말고 소신 있게 밀고 나가야 한다.
장경선 리포터 sunny08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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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교육기관에 처음 입학하는 시기가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예전은 맞벌이 부부를 제외하면 5세에 처음 보내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요즘은 4세 전후로 교육기관에 발을 들여놓는다.
김미진 씨는 30개월 된 아이를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같은 단지 내에 있는 가정보육시설(놀이방)에 보낸다.
김씨는 “아이를 보는 일이 말처럼 쉽지 않다”며 “하루 종일 붙어 있으면서 아이에게 짜증내고 화내는 것보다 잠시 떨어져 각자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 만나는 게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엄마도 쉴 수 있어 좋고 아이도 놀다 오니 심심해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교육적인 자극도 많아 훨씬 똑똑해지는 것 같다”면서 무엇보다 “집에 있을 때보다 하루 일과를 규칙적으로 보낼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가끔 시댁에서 아직 어린 아이를 집에서 보면 되지 굳이 돈을 쓰냐는 핀잔을 듣긴 하지만 김씨는 자신의 선택에 만족한다.
하지만 반대의견도 있다. 이은주 씨는 두 돌 지나서부터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낸 경우다.
“너무 어릴 때 보내서 그런지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굉장히 불안해해요. 잠깐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기만 해도 울고불고 난리가 나고, 벌써 일 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어린이집에 안 가겠다고 고집부릴 때도 많고요. 또 어린 아이들이 어울려 놀다보니 서로 싸워서 얼굴에 상처가 끊이지 않는 것도 굉장한 스트레스에요.”
첫 아이를 너무 일찍 보내 후회한다는 이씨는 둘째는 조금 늦게 보낼 생각이다.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아이가 어릴 때 필요한 건 엄마와의 교감인 것 같아요. 이 시기에는 주 1∼2회 정도 엄마와 함께 문화센터를 다니는 게 좋을 듯해요.”
계속 보낼까 VS 다른 곳으로 옮길까
계속 보낼지 아니면 다른 곳에 보낼지도 단골 고민메뉴다. 여러 가지 따져보고 선택해도 일단 아이를 보내면 예기치 못한 또 다른 불만이 생기기 마련이다. 선택의 폭이 넓은 만큼 만족감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다녔던 곳은 조율기간을 충분히 거친 만큼 갈등요소가 적은 것이 장점이다. 예상치 못한 일이나 실망할 일도 적어 편하다. 아이 역시 아는 친구도 많고 원 생활에 익숙해 적응이 한결 쉽다. 특히 낯선 환경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아이라면 같은 곳을 보내는 게 좋다.
반면 아이가 새로운 것을 좋아하고 흥미를 느낀다면 같은 교육기관을 2년 이상 다니는 것이 오히려 마이너스다.
황승연 씨는 아이를 5세부터 7세까지 3년 동안 같은 유치원을 보낸 경우다.
“아이가 유치원이 지겹다는 말을 때때로 하긴 했어도 큰 문제가 없으니 무난하다고 생각했었죠. 그러다 수업하는 걸 지켜봤는데 깜짝 놀랐어요. 다들 의자에 예쁘게 앉아 있는데 우리 아이만 책상 위에 앉아서 다리를 건들거리며 장난치는 걸 보니 완전히 학교생활 오래 한 고학년 아이 같더군요. 새로운 곳에 대한 긴장감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죠.”
흔들림 없는 엄마의 소신이 중요
가정보육시설(놀이방), 어린이집, 유치원, 영어유치원, 놀이학교 등 모든 교육기관은 다 저마다의 장점과 단점이 있다. 또 교육기관에 대한 일반론은 고려해야 할 중요한 정보지만 전적으로 내 아이에게 적용할 수는 없다.
공세진 씨는 “내성적이던 옆집 아이가 신체활동 위주의 교육기관에 다녀 운동도 잘하게 되고 훨씬 활발해졌다는 얘길 듣고 12시간 이상 밤새 기다렸다가 접수시켰다”고 한다.
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운동신경이 부족하고 겁이 많은 아이를 자꾸 채근한 탓인지 아이가 더 내성적으로 변했다”며 특히 “친구들 사이에서 자신감을 잃고 자꾸만 위축되는 듯해 한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말한다.
김신애 씨 역시 영어유치원에 보내봤지만 기대에 못 미친 경우다.
“영어유치원에 보낸 후 처음에는 좋았어요. 일상생활 속에서 쓰는 영어 일테면 화장실 다녀와도 될까요? 물 좀 주세요? 다시한번 말해주세요 같은 문장을 자연스럽게 쓸 때는 감동 그 자체였죠. 역시 비싸긴 해도 보내길 잘 했다 싶었죠. 하지만 집에서 신경 쓰지 않아서인지 딱 그 수준밖에 안돼요. 더 이상은 발전이 없더라구요.”
이처럼 어떤 곳을 보낼지에 대한 고민에 있어서 절대적인 기준은 내 아이다. 아무리 좋은 교육기관도 내 아이와 맞지 않으면 독이 될 수 있다.
모든 것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다. 내 아이를 정확히 관찰하고 판단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또 결정을 내렸다면 주위의 말에 휘둘리지 말고 소신 있게 밀고 나가야 한다.
장경선 리포터 sunny08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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