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을 향해 뚫린 대로를 달리다가 왼쪽으로 꺽어 들면 요진보네르카운티 아파트가 보인다. 아파트 입구도 시청대로 마냥 앞으로 뻗어 있다. 시원하게 뚫리는 느낌이다. 대신 오밀조밀 아늑한 맛은 떨어진다. 요진 아파트의 첫인상이다.
그러나 길 따라 서너 바퀴 돌고 나면 하루 운동량이 다 채워질 만큼, 아파트 전체를 휘돌아 길게 뻗어 있는 산책로를 걷고 나면 그 인상이 단박에 걷힌다. ‘이런 길 나도 옆에 끼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만큼 산책로를 따라 심어진 오색 단풍나무들며, 야생초들이며, 꽃들이 정겨웠다. “이곳 산책로를 수년 내에 자연의 숲처럼 가꾸는 것이 목표입니다.” 권경호 아파트 관리소장(43)이 밝힌 계획이다.
아파트를 둘러싼 봉화산과 배부른산은 아파트에 산소를 공급하는 산소탱크이며, 코앞에 있는 시청을 비롯한 각종 문화시설과 생활편의 시설들은 삶을 윤택하게 하는 생활근거지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아파트 산책로. 단풍으로 물든 산책로가 아파트 전체를 둘러싸고 있다.
안전하고 편리한 아파트가 목표
요진 보네르카운티 아파트는 20층 9개동 849세대로 구성되었으며 2004년 12월 입주를 시작한, 만 4년된 아파트다. 적정한 아파트 규모가 되고 입주 시기도 어느 정도 지나서일까? 아파트의 모든 것들이 안정된 느낌이다.
입주자대표회의 노수영 회장(45)은 “만 4년이 지나면서 아파트 겉모습은 물론 주민들도 안정되면서 무실동 주민의 일원으로 확실하게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특히 아파트 단지로는 처음으로 원주시민 서로 돕기 행사인 천사운동 모금을 주관하여 하루만에 210명이 참여하여 1269구좌의 모금에 성공한 일은 자랑으로 남았다.
노 회장은 주민들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엘리베이터와 현관은 물론 외부에도 CC- TV를 100대 이상 설치했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설치할 예정입니다.”
권경호 관리소장도 안전한 시설관리에 무엇보다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시설관리를 담당하는 직원들과 매일 업무 시작 전에 관리소장, 관리과장, 경비반장이 주재하는 회의를 통해 업무개선점과 미비점을 보완하고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파트 곳곳에 놓인 황토벽돌로 만든 쓰레기 및 재활용 분리수거장은 권 소장의 작품이다. 단지 내 조경을 해치지 않고 입주민의 동선까지 고려해 만들어 아파트에 품격을 더했다.
아파트 중앙 광장
다양한 문화강좌 개설로 문화 아파트 가꿔
부녀회 주관으로 지난 8월에 열린 ‘한여름밤의 작은 음악회’는 요진 아파트를 문화가 함께 하는 아파트라는 이미지로 형상화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챔버오케스트라를 초청해 열었던 음악회는 아파트 주민은 물론 지역주민들도 대거 참여하여 성황리에 열렸다.
“예전처럼 분리수거만 열심히 하는 부녀회가 아니라 아파트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보탬이 되는 부녀회가 되고 싶습니다.” 최운자 부녀회장(52)의 바람대로 부녀회는 다양한 문화행사를 준비하고 실행하고 있다. 상설 운영하는 요가와 서예 강좌는 2만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 가능하며 꽃꽂이, 장 담그기, 비즈 공예, 피부 관리법 등의 강좌를 무료로 개설했다. 떡 만들기, 입시설명회 등의 행사도 이미 기획해 놓았다. 전문가를 초빙해 청소년 성교육 및 컴퓨터 중독 예방 강좌도 성황리에 마치는 등 일회성 문화 행사에 그치지 않고 일상적으로 꾸준히 문화활동을 지향하고 있다.
따뜻한 보금자리와 가족와 함께 나누는 밥상, 그리고 오고가는 이웃 간의 따뜻한 웃음 한 조각이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기본적인 요소들일 것이다. 거기에 더해져 발걸음 옮겨 보고픈 나들이길이 지척에 있고, 손만 뻗치면 누릴 수 있는 문화가 있다면야 금상첨화일 것이다.
그날 아파트 중앙 광장에 우뚝 선 조형물을 마주 하면서 요진 보네르카운티 아파트가 주거공간으로서의 아파트에서 더 나아가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아파트의 모범이 되리라는 기대감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한미현 리포터 h4peac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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