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안씨 남자 탤런트가 자살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더니 며칠 전에는 여자 톱 탤런트 최씨가 자살하여 수일 째 매스컴에서 야단이다. 경찰은 그녀의 사인을 충동적 자살로 잠정 결론 내렸다. 의도한 계획적 자살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망자에 대하여 사람들은 관대하여 일단 죽고 나면 모든 것을 덮어버리려고 한다. 이를 두고 이러쿵저러쿵 더 말하는 것은 도리에 어긋난다고 한다. 그러는 동안 이러한 사건이 주는 교훈 또한 깨닫지 못해 같은 일이 또다시 반복되는 것은 아닌가?
10년 전쯤 모 재벌그룹 정모 회장이 회사 빌딩의 회장실 창밖으로 투신하여 자살한 사건도 세간의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그 당시에는 그의 자살이 의도한 것이었는지 또는 충동적인 지를 밝히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충동적이라는 표현으로 사건을 더 자세히 설명한 것이 눈에 뜨인다.
사람들은 조금만 힘들어도 “죽겠다”, 또는 “죽고 싶다”라고 말한다. 조금만 성이 나고 화가 나면 죽인다는 소리도 자주 한다.
그렇지만 그런 말을 했다고 실제로 그런 일을 벌이는 경우는 드물다. 평소에 그런 말을 입에 되뇌고 사는 사람일지라도 실제로 그런 일을 벌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히려 내색 하지 않았다가 그런 변을 당하는 경우가 훨씬 많아 보인다. 충동적이기는 자살은 물론 살인도 마찬가지이다.
자살이라는 극단적 행동 사이에는 시차와 함께 중간에 매개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작용해 그들에게는 최악의 사건까지 벌어진 것이 아닌가? 적어도 충동적이라는 것은 며칠씩이나 심사숙고한 후의 행동은 아니다.
알코올은 사람을 충동적으로 변하게 한다. 알코올은 뇌의 신피질을 마취시키는데 이 중 가장 주요한 것이 억제 기능이다. 이로써 사람들은 충동과 감정을 억제시킨다. 그래서 술에 취한 이들이 충동대로 행동하게 되는 것이다. 즉 우울한 사람은 자살 행동을, 분노가 꽉 차 있던 사람은 폭력이나 살인까지 한다. 살인의 약 60%와 자살의 약 40%가 음주와 연관된다고 한다. 음주 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반드시 운전 실수일까? 아니면 충동적 자해나 또는 공격 행동의 결과로 차를 갖다 들이박은 것을 단순한 운전사고로 치부하는 것은 아닐까?
안모씨의 차안에 소주병들이 발견 되고, 최모씨가 사건 전에 소주를 마셨다거나 정 회장이 사건 당일 저녁 포도주를 한 병씩 비웠다는 이야기는 시사 하는 바가 크다. 자살율을 떨어뜨리기 위하여 가장 먼저 할 일이 알코올 남용을 예방하는 교육과 홍보이다.
신정호 강원알콜 상담센터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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