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륜동 성원아파트

따뜻한 이웃들이 사는 아파트

지역내일 2008-10-24 (수정 2008-10-24 오전 10:47:45)

성원 아파트를 찾은 날은 선듯 선듯한 바람 속으로 오전의 따뜻한 햇빛이 내리쬐는 가을의 절정 같은 날이었다. 후문 입구에 들어서자 노상 주차장 여러 칸을 차지한 채 몸을 말리고 있는 빨간 고추가 먼저 반겨 주었다. 가지며 호박들도 한 자리 차지하고 있었다. 파란 하늘 아래 놓인 아파트 풍경들이 한가롭기 그지 없었다.
성원아파트는 주공명륜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파트로 2000년 6월부터 818세대가 입주하기 시작했다. 재건축한 아파트의 숙명 같은 문제가 있다면 예전 좁은 땅에 지어져 고밀도를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주차난으로 모든 주차장이 빽빽해야 하는데 주차장이 텅 비어 있었던 이유가 그날이 평일의 오전이어서가 아니었다. 성원아파트에는 총 677대를 수용할 수 있는, 원주시에서 가장 넓은 주차장이 지하 3층까지 뻗어 있다. 지하에서 현관로비까지 곧바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까지 갖추어서 고밀도 아파트의 단점을 온전히 극복했다. 


종합운동장 넓은 뜰이 우리 아파트 뒤뜰
성원아파트 바로 맞은편에는 종합운동장이 자리 잡고 있다. 각종 체육시설이며 넓은 어린이 놀이터며, 우거진 녹지까지 갖춘 종합운동장이 아파트의 놀이터인 셈이다. 시시때때로 열리는 문화행사는 덤이다. 사방팔방으로 이어진 교통망과 각종 편의시설에, 걸어서 갈 수 있는 재래시장이 있고 원주여고, 원주여중, 대성중, 평원중, 학성중, 북원초등학교까지 아우르는 학교들이 모두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
생활의 모든 부분이 한몫에 해결되다 보니 아파트 주민들이 여간해서는 움직이지 않는다. 세입자 비율도 15% 안팎으로 거주가 안정되어 있다.

화기애애한 주민들, 넘치는 이웃사랑
아파트 곳곳에는 국화가 소담스럽게 피어 가을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여기가 가을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그대로 묻어날 즈음, 따뜻한 성원 아파트 사람들을 만났다.
성원 아파트는 주민들간 화합이 잘되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입주자 대표회의 박귀웅 회장(68)은 “아파트 대표 전임자와 후임자 간 유대가 좋다. 신구 동대표들이 함께 야유회도 다녀오고 중요한 아파트 일은 서로 의논도 하면서 장단점을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회장은 “동대표간 화합이 가장 중요하며 전임에 대한 예우는 당연하다”는 말로 화합의 비결을 자연스럽게 전했다.
성원아파트에는 소문난 부녀회가 있다. 회원들이 모여 독거노인 목욕봉사와 영유아원 봉사를 꾸준히 다니는 건 기본이고, 봄 가을 아파트 바자회를 열어 얻어진 수익금으로는 명륜1동 재가 노인들을 위해 쓴다. 쌀, 연탄, 이불 등 그때 그때 꼭 필요한 물건들을 부녀회원들이 일일이 갖다드리고 있다. 연말이면 소년소녀 가장들을 위한 손길도 잊지 않는다. 원주시 천사운동에도 적극 참여해서 부녀회 이름으로 10구좌를 개설하는가 하면 부녀회 개인들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2달에 1번씩은 아파트 노인분들과 경비, 용역직 등 아파트를 위해 애쓰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밥을 지어 대접하고 있다.
노동과 시간이 들어가는, 어찌보면 고된 일들을 왜 이리 열심히 하는 걸까? 김간순 부녀회장(47)은 “우리 부녀회는 이웃을 돕는 따뜻한 모임이고 싶었다”고 말한다. 전임 부녀회 회장이었던 이현아 부녀회 고문(38)은 “기존 회장들의 생각을 신임회장들이 잘 이어주었다”며 “가끔 힘들기도 하지만 독거노인들이 눈물을 글썽이며 기뻐하는 걸 볼 때마다 힘이 솟는다. 봉사일은 할수록 즐겁다”고 자원봉사의 비결을 전했다. 부녀회의 바람이 있다면 새로운 회원들이 많이 들어오는 것이다. 



아파트 곳곳이 가을 꽃밭
아파트 곳곳을 장식한 가을 꽃들이 그리 정갈할 수가 없다. 전제현 관리소장(62)의 솜씨다. 전 소장은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각종 시설들을 사전에 미리 점검하고 문제점을 시정해서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관리의 중요포인트다.
“동대표와 부녀회 간 화합이 잘 된다”는 말이 전 소장 입에서도 서슴없이 흘러나왔다. 아무래도 아파트의 모습이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을 닮나 보다. 그날 본 성원아파트는 가을날 따뜻하게 내려쬐는 가을 햇볕 같았다.

한미현 리포터 h3peace@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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