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멘토링 체험자 인터뷰 ‘조혜진’

대학생 멘토링 덕분에 선생님 됐어요

지역내일 2008-10-06
‘중간고사가 며칠 안 남았는데 걱정이에요. 선생님, 도와주세요.ㅠ.ㅠ’
한성여고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조혜진 교사에게 날아온 문자다. 조 교사가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에 다니다 지난해 멘토와 멘티로 인연을 맺었던 장안중학교 학생들과 여전히 근황을 주고받는 것이다.
“졸업하자마자 바로 학교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데에는 대학원 다닐 때 참여했던 대학생 멘토링 프로그램이 큰 도움이 됐어요. 면접관들이 이력서에 적힌 멘토링 프로그램에 특별히 관심을 보이며 자세히 물었거든요. 대학생 멘토링 경험은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어요. 게다가 취업에도 도움이 되었으니 저로선 정말 감사할 뿐이죠.”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지만 조 교사의 대학 전공은 경영학이다. 대학 졸업 후 영어선생님이 되고 싶어 교육대학원에서 다시 영어를 전공했다. 교사가 되기 위해 한참을 에둘러 온 셈이다.
조 교사는 체계적인 지도를 받지 못해 진로선택을 놓고 고민했던 자신의 중·고등학교 시절이 아쉽다. 지금도 자신의 멘티들의 진로에 각별히 신경 쓰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맏딸이다 보니 언니 오빠가 있는 친구들이 가장 부러웠어요. 부모님께서도 공부에 대해서는 잔소리를 거의 하지 않으셨기 때문에 비교적 자유롭게 중·고생 시절을 보냈죠. 그러다 보니 대학에 진학할 때까지 학과선택에 대한 정보도,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그때 나에게 멘토가 되어준 사람이 있었다면… 지금 생각하면 그것이 가장 아쉬워요.”
조 교사는 중학교 시절 꽤나 공부를 못했다고 귀띔한다. 그러나 이런 솔직한 고백이 오히려 멘티들에게는 오히려 희망을 주고 있다는 걸 느낀다고.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방법도 학습동기를 부여받는 계기도 저마다 다르지만 획일화된 우리의 교육현실이 아이들의 의욕과 희망을 빼앗고 있는 것 같아 너무 안타까운 조 교사다.
“공부 못하는 아이들에게도 성적은 최대 고민거리예요. 잘해보려고 무던히 노력하지만 방법을 모르거나 학습동기가 약한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런데 멘토링 하면서 가장 놀란 것은 이제 겨우 중학생인 아이들이 아예 공부를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거예요. 지금 조금 공부를 못하더라도 앞으로 얼마든지 잘할 수 있다는 걸 아이들은 믿지 않죠. 이런 아이들에게 멘토링이 꼭 필요하다는 걸 느껴요. 제가 경험한 시행착오가 아이들에게는 희망의 증거가 되기도 하거든요. 대학생 멘토는 인생의 선배로서 또는 안내자로서 선생님과 부모님에게서 얻을 수 없는 특별한 교감이 있거든요”

이춘희 리포터 chlee1218@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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