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의 대명사 ‘원주한지’의 장응열 대표

질좋은 한지 생산에 심혈 기울여

한지생산 작업환경 개선 과제로 남아

지역내일 2008-09-24 (수정 2008-09-24 오후 5:57:05)







‘원주한지’ 장응열 대표(53)가 만드는 한지는 그 뛰어난 품질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장 대표가 만드는 원주한지는 원주의 우수한 닥나무 원료를 사용하여 3대째 가업으로 내려오는 한지뜨기 전통기법으로 제작되어 섬유질과 조직이 치밀하다. 종이가 질기고 강한 것은 당연지사다. 이 결과 1985년 한국공업진흥청으로부터 700년을 보관할 수 있다는 품질관리인증을, 2002년 10월에는 국제품질인증을 취득하였다. 

재료를 중국에서 들여와 종이를 풀어서 뜨기만 하는 다른 한지 업체와는 달리 모든 과정을 수작업으로 하고 있다. 국산 닥나무를 직접 삶고 염색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러우면서도 선명하고 다양한 색을 내는 색한지를 만들어 냈다. 물이 빠지는 다른 한지와 달리 물도 빠지지 않는다.
질좋은 한지 개발에 매달린 결과‘한지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장대표지만 그가 감내해야 하는 노동의 강도와 작업조건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닥나무를 쪄서 껍질을 벗기고 다시 겉껍질을 벗겨 잿물에 삶아 표백하고, 이를 3~4시간 나무 방망이로 곤죽이 되도록 두드린 다음 맑은 물에 헹군 후 찬물에 닥풀을 넣고 짓이겨 지통에 넣은 후 발을 지통에 담가 전후좌우 흔들어 종이를 떠낸 후 겹겹이 쌓아 약 하루 동안 물을 빼고 가열한 철판 위에 말리는 공정으로 제작되는 한지생산과정은 말 그대로 중노동이다. 오죽하면 젊은 시절 한지 만들기가 싫어 도망다녔을까?
한지의 전통이 계속 이어지고 더 나아가 확대재생산 되기 위해서는 젊은 피의 수혈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닥나무를 벗기고 휘젓고 퍼내는 등의 힘든 노동 과정의 최소한의 기계화와 허리 구부리고 앉아 세척해야 하는 등의 열악한 시설의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한지 생산 자체가 커다란 고부가 가치산업이 되기에는 시장이 너무 좁고 값싼 중국산 등을 원재료로 하는 한지가 밀려들어오면서 재투자를 할 만한 여력이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 장 대표의 가장 큰 고민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막 대학을 졸업한 딸 장정윤(23)양이 가업을 잇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한미현 리포터 h3peace@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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