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대리 청심원 길 카페

아이들은 풀내음을, 엄마는 허브차를

지역내일 2008-10-17 (수정 2008-10-17 오후 2:48:41)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어 가고 있다. 가을이 되니 생각도 많아지고 창밖으로 보이는 구름 한 점 없는 높은 하늘은 가을바람과 함께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거창하진 않지만 폼 나게 외출하고 싶은데 생각나는 장소가 딱히 없어 아쉽기만 하다. 하지만 금대리 청심원에 가니 그런 고민이 금세 사라진다. 아이는 체험학습장에 온 것 같고 엄마는 분위기 내며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식물원에서 마시는 차
금대리 유원지 가는 길은 참 정겹다. 시내와 얼마 떨어지지도 않았는데 금세 맘이 편해진다. 황금들판을 지나다 보면 ‘청심원’이라는 카페가 있다. 차를 주문해 놓고 기다리다 보니 식물원이 눈에 띈다. 카페에 온 손님들도 이렇게 큰 식물원이 옆에 있을 줄을 상상이나 했을까.
약 3305m²(약 1000평)의 넓은 공간이 참 아기자기하게도 꾸며져 있다. 차 한잔 들고 작은 개울을 건너고 다리를 건너고 오솔길을 걷다보니 맘이 편안해진다. 대학에서 원예 관련학과를 전공한 윤기숙 대표는 청심원을 한국조경에 바탕을 두었다고 한다. 윤대표는 “한국 사람은 큰 분수나 큰 다리보다는 졸졸 흐르는 시냇물과 돌다리에 더 감동을 받는다. 그게 한국정서다”라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식물원내부에는 항아리와 전통기와를 많이 이용하였고 작은 개울과 오솔길이 주를 이룬다. 귓가에 들려오는 잔잔한 음악은 많은 생각들을 정리해 준다. 놓여있는 꽃을 찬찬히 구경하던 이영주(무실동·51)씨는 “음악을 들으면서 식물들을 바라보니 조급하지 않고 마음도 편안해진다”며 “넓은 매장이라 여유롭다”라고 한다.
독립된 공간으로 꾸며진 곳곳에 숨어있는 테이블은 옆 사람의 대화소리와 나의 대화소리를 신경써야 하는 여느 카페와는 사뭇 다르다. 식물원 안쪽 테이블에 자리잡은 이근정(단구동·36)씨는 “둘째가 5살이라 아직은 챙겨줘야 하는 나이라 엄마들끼리 대화나누기란 쉽지가 않다”며 “여기오니 우선은 아이는 아이들끼리 놀고 카페에서 파는 차도 저렴해서 좋다”라며 웃는다.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이라는 이씨는 동네 이웃들과 함께 왔다. 엄마들이 차를 마시는 동안 아이들이 체험학습도 할 수도 있는데 향기주머니, 나무곤충 만들기, 천연염색, 잔디인형, 도자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고 가격도 3000원에서 1만원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체험학습은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는데 5인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식사도 할 수 있다.

가을과 함께 국화차를
길 카페의 메뉴는 참 다양하다. 커피는 물론이거니와 꽃차나 허브차, 생과일주스와 간단히 요기할 수 있는 토스트도 있다. 멜라민 파동으로 크림종류 먹기가 두려운 요즘에는 꽃차나 허브차가 인기다. ‘꽃피는 차’는 예쁜 포트에 담아 나오는데 봉오리처럼 모여 있던 꽃이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피어올라 마시는 이의 탄성을 자아낸다. 금잔화, 국화, 쟈스민 등의 꽃에 녹차 잎을 곁들여 수작업으로 만든 것이다.
또한 민들레 커피는 색깔과 맛이 커피와 같아 민들레 커피라 하는데 민들레 뿌리를 볶아 만든 것으로 카페인이 없어서 커피를 마시면 잠을 못 이루는 사람이나 임산부에게 특히 좋다. 이와 함께 주문할 수 있는 토스트는 가격도 1200원부터 2000원까지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차 마시며 화초 고를 수 있어
옹기가 참 가격이 소박하다. 그중 야생화 화분은 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청심원의 가격은 직영이라 가능하다. 지금도 야생화 화분은 윤미숙 대표의 남편 심의봉 청심원 사장이 직접 굽는데 여주에서만 15년간 도자기 공장을 운영한 전문가다. 대량생산하는 공장의 물건과는 달리 화분의 모양이 독특해 찾는 이들이 많다.
또한 한편에 자리잡은 허브샵은 허브에 관한 모든 것을 파는데 향기치료를 할 수 있는 아로마 오일부터 아로마 사탕, 양초 등 아기자기한 물건이 매장을 가득 메우고 있어 들여다보고 있으면 동화 속 예쁜 오두막집에 온 것 같다.
윤대표는 “청심원을 시작으로 이곳을 예쁜 화훼마을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청심원을 시민들이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지역명물로 자리매김 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래서인지 오는 사람이 부담 갖지 않고 둘러볼 수 있도록 필요이상의 간섭은 하지 않는다. 오는 이에게 인사정도만 건네고 도움을 필요로 하면 그제야 다가간다. 이런 배려가 오는 이들의 발길을 끊이지 않게 하는 게 아닐까 싶다.

문의: 766-5400
이지현 리포터 xvlh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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