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축제가 한창인 원주여자중학교(강승진 교장)를 찾아갔다. 활기 넘치고 웃음 많은 여중생들의 발걸음소리가 가볍다. 복도를 따라 유독 만화그림이 많이 걸려 있다. 최근 학생들 사이에 애니메이션이 유행이라고 하더니 원주여자중학교 곳곳에 학생들의 작품이 웃음보따리를 풀게 한다.
11년 전통의 코스프레(만화 캐릭터 퍼포먼스)동아리
원주중학교에는 다양한 동아리가 있다. 그 중에서도 전통을 자랑하는 것이 코스프레다. 코스프레는 만화의 캐릭터를 흉내 내어 캐릭터 옷을 직접 입고 축제를 즐기는 것이다. 코스프레 동아리는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직접 신입생을 선발하고 캐릭터 옷을 만드는 바느질부터 재봉질까지 일일이 선배들이 가르친다.
이요원 교감은 “학생들이 패턴도 없이 직접 옷을 재봉하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 학생들 스스로 창작하는 모습이 그저 기특하기만 하다”고 한다.
올해로 11기 신입생을 선발한 코스프레 동아리는 ‘Emeth’(에메스)란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히브리어로 진리라는 뜻이다. 만화에 진리라는 말이 아이러니컬하게 들리지만 대화를 나누다 보니 진리를 추구하는 학생들의 의도가 느껴졌다.
인기 동아리 ‘에메스’는 현재 12명의 학생이 활동하고 있다. 재료값이 만만치 않지만 자신의 용돈을 모아 재료를 구입해 일일이 손으로 제작한다. 소품 역시 자신들이 디자인해서 만들어 애착도 강하다. 보통 1년이면 4~5벌 정도의 캐릭터 옷을 만들어 축제에 참가한다. 원주에서는 청소년 축제, 장난감 축제 등에 참가하며 서울에서 열리는 코스프레축제에도 참가할 만큼 열정들이 넘친다.
선후배의 유대관계로 학교적응력 높여
코스프레는 제작하는 기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선후배 관계기 돈독하다. 2학년 한지혜 학생은 “캐릭터 옷을 입고 가면을 쓴 채 사람들 앞에 나서 노래하고 춤추는 것이 처음에는 떨렸는데 선배들과 함께 하다 보니 용기가 났다”고 한다.
‘에메스’ 회장인 김규리 학생(3학년)은 “메이크업도 직접 하고 설정에 맞춰 노래, 춤 등을 함께 연습하기 때문에 선후배간에 정도 많이 든다”고 한다. 선배들의 선발기준이 까다로워 인내심과 열정이 있는지, 즉석에서 순발력을 요하는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는지를 보고 선발한다. 그렇게 동아리에 가입이 되면 선후배의 모임이 많아 학교에 적응하기 쉽다. ‘에메스’는 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와 정보를 교환하기도 하며 교류를 나누기 때문에 원주여자중학교의 자랑거리다.
신효재 리포터 hoyjae@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