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교육청 위탁 대안학교 ‘성산효마을학교’

체험학습과 진로탐색을 동시에

지역내일 2008-09-12
중2~고3 대상, 학력인정은 기본 대학진학률도 높아

지난 2007년 인천지역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학업중단자는 2300여 명이다. 중, 고등학교 전체 학생 수가 25만 명인 점을 고려하면 1%에 가까운 수치다. 중고생 100명 중 한 명은 학교를 그만둔다는 얘기다.
학교를 그만두는 이유는 다양하다. 질병이나 사고, 집안사정처럼 피치 못할 경우도 있지만 학교생활 부적응이나 바르지 못한 품행으로 인한 경우가 더욱 많다.
인천시 교육청은 여러 가지 이유로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해 도심형 위탁 대안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도심형 위탁 대안학교
지난 04년 개교한 성산효마을학교(교장 최성규)는 인천시 교육청이 위탁 운영하는 대안학교다. 인천 지역의 대안학교 중에서 시 교육청이 위탁한 곳으로는 유일하다. 또 남동구 간석동에 자리한 도심형 대안학교인 만큼 집에서 등하교를 할 수 있어 기숙형 대안학교에 비해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인천시 교육청의 위탁 대안학교인 만큼 학력과 성적, 출결 등 정규교육과 똑같이 인정받는다. 또 법정 수업일수나 시간, 교과과정 역시 정규학교와 동일하게 운영한다. 다만 국영수 등 기본 교과목 수업 이외에 대안학교 프로그램인 다양한 특기적성 수업의 비중이 높다는 점이 다르다.
중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대상으로 하며, 한 학년 당 1개의 학급을 운영한다. 학급 당 정원은 15명 내외로 총 인원 60명이 정원이다. 학업중단학생 수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적은 정원 탓에 선착순 위탁을 원칙으로 한다.
위탁은 학생 본인이나 학부모, 담임교사나 상담교사가 학교장의 승인을 받아 신청할 수 있다. 2주간의 적응교육과 학부모 및 학생의 상담을 거쳐 매월 초 위탁 여부가 결정된다.
보통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수업하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통해 자체적으로 내신을 처리한다. 단 졸업은 기존에 다녔던 학교에서 하게 되며 졸업장도 기존 학교에서 받게 된다.
재학기간은 경우에 따라 다르다. 남은 학기 동안 계속 대안학교에서 공부할 수도 있으며, 일정 기간이 지나 원래 다니던 학교로 돌아갈 수도 있다. 본인 희망과 성산효마을학교 교사의 추천에 따라 결정된다.

효(孝)를 통한 생활지도
성산효마을학교 교육의 가장 큰 중심은 효(孝) 사상이다. 모든 교육과정은 효를 밑바탕으로 한다.
권순학 교감은 “효사상은 전통 민족정신으로 우리가 계승하고 회복해야 할 정신적인 가치”라며 “효를 바탕으로 학교생활 속 예절과 타인에 대한 배려, 일상생활지도를 중점적으로 실시한다”고 말한다.
한편 성산효마을학교에는‘써든 미팅 프로그램(Sudden meeting program)’이라는 특별한 교육이 있다.
흡연이나 욕설, 도난사고 같은 공통의 중대한 문제가 발생한 경우 수업을 비롯한 모든 활동을 중단한 채 전 교사와 학생 모두가 한 자리에 모여 일어난 사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토론을 통해 서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합의사항을 이끌어내고 문제해결방법을 찾아낸 후에야 다시 수업을 재개한다. 아이들은 스스로 정한 규칙과 약속인 만큼 같은 문제가 또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 깊게 노력하게 된다.

다양한 체험학습으로 진로탐색 도와
성산효마을학교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체험학습을 실시한다는 점이다.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 스스로의 적성이나 흥미를 발견하고 나아가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예체능 과목의 경우 틀에 박힌 수업에서 벗어나 다양한 활동들로 수업이 이뤄진다.
미술과목은 생활미술, 점핑클레이, 선물포장 등으로 세분화하며 음악은 클래식 기타, 드럼, 풍물, 전자 키보드, 음악치료 등의 수업을 진행한다. 체육 역시 볼링, 택견, 배드민턴, 당구 등 다양한 영역의 수업을 진행한다.
이외에도 암벽등반, 래프팅, 요트 등 평소 접하기 어려운 활동을 지역 내 자원과 연계해 저비용으로 실시하기도 하며, 작가와의 만남이나 공개강의에도 적극적으로 참석한다.
다양한 체험활동으로 인한 가시적인 성과도 많다. 제과제빵이나 미용, 보석가공 등 수업을 들은 후 일부 학생은 관련 자격증을 따거나 다른 기관과 연계해 지속적으로 교육을 받기도 한다. 또 다양한 신체활동이나 레포츠활동을 접하면서 흥미와 적성을 찾은 학생은 사회체육학과나 레크리에이션학과 등 관련 학과로 대학에 진학하기도 했다.
장경선 리포터 sunny08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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