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클리닉, 골다공증 클리닉, 척추클리닉, 정맥류클리닉 등 각종의 클리닉이 유행하고 있다. 내과, 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신경외과, 정형외과 등 종래의 진료과목들은 내과에서는 약만, 외과에서는 수술만, 신경외과는 신경만, 정형외과는 뼈만 하는 식으로 진료의 범위가 제한되어 있었다. 특히, 최근에는 마취와 수술법이 발달되면서 상태가 심각하지 않은데도 너무 쉽게 수술을 결정하는 경향이 생기게 되었다.
최초의 통증클리닉은 신경외과 전문의인 L. White에 의해 시작되었다. 수술을 통해 환자들을 치료하던 L. White는 수술만으로는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깨닫고, 환자 한명 한명을 중심으로 관련된 여러 과의 전문의들이 모여서 치료방법을 결정하는 통증클리닉을 개설하였던 것이다.
우리는 주변에서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저리고, 발목도 시리고, 발바닥의 감각도 둔해지는 등의 복합적인 증상을 가진 환자를 진단하다가 MRI상 디스크가 발견되면, 이 모든 증상들이 디스크에 의해 생긴 것처럼 생각하고 디스크 수술만 하면 다 나을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사고방식은 고질적인 미제사건들이 생기면 간첩 한명 잡아서 이 모든 사건들을 모두 간첩 한명이 저지른 것으로 몰아붙이던 독재 시절의 사고방식과 거의 동일한 발상이라고 할 수 있다.
통증클리닉에서는 통증을 주된 증상으로 하는 편두통, 긴장성 두통, 후두신경통, 삼차신경통, 목디스크와 허리디스크, 오십견, 동결견, 그리고 관절통 근육통 등 거의 모든 종류의 통증과 안면마비, 말초신경마비 등의 신경질환을 치료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통증클리닉의 가장 큰 특징은 어떤 질병을 다루느냐가 아니라, 환자 중심의 시각에서 통증을 다루고, 특정한 기술이나 수술을 중시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 중심의 시각에서 치료방법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는 한 가지 시술방법을 중심으로 하는 단면적이고 단과 중심의 통증클리닉이 유행하는 것은 통증클리닉이 출발할 당시의 본래의 취지를 역행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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