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게 펼쳐진 황금물결을 가로질러 원주의 끝자락 부론면에 위치한 부론중학교를 찾았다.
부론중학교는 전교생이 28명이다. 학생 수는 적어도 선생님과 학생들의 사이는 다른 학교들보다 더욱 돈독하다. 특히 부론중학교는 전교생 모두 ‘4-H''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어서 눈길을 끈다. ‘4-H’는 1914년 미국에서 설립된 청소년 민간단체로서 농업구조와 농촌생활 개선을 목적으로 ‘Head’, ‘Heart’, ‘Hand’, ‘Health’ 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들어졌다.
정성 가득 ‘야동’ 동산
황영도 학생부장(48)과 28명의 학생들로 이루어진 동아리 ''4-H''는 학생들이 매일 지나다니는 급식소 앞에 둥글레, 야콘 등 60여종의 야생화 1500포기~2000포기를 심어 ‘야생화 동산’을 만들었다. 황영도 교사의 열의와 아이들의 정성이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진 이 동산을 학생들은 일명 ‘야동’ 이라 부른다. 학생들은 매일 급식소를 오가며 개개인의 손길이 닿은 ‘야동’을 눈으로, 마음으로 즐긴다.
친환경 세제 EM 직접 만들어
쌀뜨물 발효액인 EM 또한 ‘4-H’의 자랑이다. EM은 ‘Effective Micro -oganisms’ 의 머리글자를 딴 약자이다. EM에는 효모, 유산균, 광합성세균, 방선균 등 80의 여종이 미생물이 들어있다. 쌀뜨물과 EM 엑기스를 혼합해 발효시켜 만든 EM은 가정의 주방, 욕실 세척 및 악취를 제거하며 세탁, 미용, 살균 등 자정 능력 회복과 산화방지에 쓰이는 친환경 세제이다.
‘4-H’는 자체적으로 EM을 생산하고 학교 내 급식소 및 화장실에서 사용한다. 또한 각 가정에 공급하여 환경오염을 줄이는 데 앞장서고 있다. 가정에는 무상으로, 교사에게는 1.5L 한 병 당 1천원을 받아 제공하며, EM 수익금은 EM엑기스를 사는데 알뜰하게 사용한다.
이 외에도 남한강변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거나 밭작물 수거 후 밭의 비닐을 제거 하는 일도 한다. 3학년에 재학 중인 이선하 학생은 “활동 후 깨끗해진 주변을 보면 기분이 좋다”며 “4-H 활동은 친구들과의 좋은 추억이 된다”고 말했다.
교감 선생님을 비롯해 모든 교사들도 함께 ‘4-H’ 활동에 적극 참여해 교내 남는 공터를 이용하여 야채를 심었다. 배추, 무, 고구마 등을 직접 심어 생소했던 농사일도 배워 보고 정성껏 기른 채소는 형편이 어려운 친구들과 나누며 마음을 나눈다.
깨끗한 환경을 몸소 실천해가며 친구들과 함께 나눔의 미덕을 쌓아 가는 부론 중학교 학생들은 공부가 우선인 우리 사회에 자연과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의미를 되짚어보게 해준다.
김지현 리포터 kimji2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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