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허락을 받고 의뢰인을 만나기로 한 시간이 무척 긴장되고 조심스러웠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봉사를 하는 시간이 너무 고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밝은 미소로 반갑게 맞이하는 75세 김청현 할머니, 그의 표정에서는 어두운 흔적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천사였다.
적지 않는 나이 일흔 다섯, 병마와 싸우며 본인의 몸을 먼저 보호 받아야 하는 자신은 뒤로한 채 혹시 불편한 곳은 없는지 어른들을 살피느라 여념이 없다. 이 시대 진정한 나이팅게일, 전직 보건소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몸에 베인 봉사를 지금까지 해 내고 있는 자랑스러운 이 시대의 어머니다.
외로움, 함께 나눈다면 즐거움이 되겠지요
매주 목요일 오전이면 서구 화정1동 노인종합 복지관 건강증진실을 찾는다. 복지관 간호사를 도와주기 위해서다. 두 손을 마주잡으며 안부를 묻는 인사를 시작으로 방문하는 어른들에게 건네는 한마디 한마디에는 그의 따뜻함이 그대로 묻어있다.
손녀나 막내딸과도 같은 여직원이 어른들을 보살피고 있었다. 그런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 봉사를 자청해 그와 같은 연세의 어른들 건강을 살피고 있다. 일주일에 3일은 양동 독거노인거주지 10여 곳을 방문하여 혈압도 체크해주고 말벗도 되어주는 일을 톡톡히 해 내고 있는 것이다. “처음에 무척 힘들었어요, 마음의 문을 꼭 닫고 있는 소외계층의 어른들에게 다가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죠, 하지만 저도 그분들과 똑 같은 입장이라는 생각으로 가까이 다가가니 제 마음을 알아주더라고요, 지금은 저를 많이 기다려주는 분들이 계셔서 보람을 느끼고 봉사를 하는 것이 즐겁습니다”라며 미소를 짓는다.
그는 나이 들고 병든 사람들에게 외로움이란 짐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 분들을 위해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이 너무 다행이다고 말한다. 그의 얼굴에는 암 투병 생활을 하고 있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밝은 모습이었다.
바쁘게 살아온 시간들, 헛되지 않길 바라며
봉사하는 시간 쪼개어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암 수치도 체크하고 본인을 위한 시간에도 투자한다. 바쁘게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오히려 몸이 무겁고 아프다는 그는 하루 24시간이 늘 부족하다. 복지관에서 하는 노래교실, 기체조, 탁구, 컴퓨터, 국악 등을 배우며 하루하루 즐겁게 사는, 못하는 것이 없는 만능 재주꾼이다.
또한 예비군 훈련장을 방문해 삶과 건강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들을 전해주는 강연도 펼친다. “혈색도 좋고 암수치도 내려가서 몸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며 병원 의사가 어떤 일을 하느냐고 묻드라구요, ‘몸이 열개라도 부족할 정도로 열심히 즐겁게 살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죠, 의사 선생님이 잘 하고 계신다고 칭찬을 하더라구요”(웃음)
건강하게 사는 비결은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즐겁게 사는 것이 비결이라는 그는 몸이 허락하는 한 봉사를 꾸준히 하고 싶다고 한다.
딸에게 늘 미안한 마음 들어
“봉사를 가는 저를 보고 ‘자식 걱정보다는 남들에게 봉사하는 것이 엄마는 더 좋지?’라며 가끔 핀잔을 놓는 딸에게 그저 미안할 뿐이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금은 엄마가 자랑스럽고 존경스럽다는 딸의 격려에 힘이 난다고 했다.
그는 딸, 사위 그리고 손주 둘과 함께 생활 하고 있다. 직장생활을 하는 딸 부부를 대신해 아이들 학원도 알아보고 챙겨서 학교도 보내며 손수 집안일을 말끔히 해낸다.
늘 건강을 염려하는 딸 부부의 말도 그는 이제 듣지 않는다. 본인에게는 더 없이 소중한 두 손과 발이 있기에 남을 위해 봉사하고 남의 아픈 다리를 주물러 줄 수 있어 마냥 행복하다고 말한다. 어려웠던 지난 시절, 배움에 대한 열정이 남달라 늦은 나이에 대학을 졸업했고 인생 선배로써 후배들에게 조언도 빼 놓지 않고 해 주곤 한다.
병마와 싸워야 하는 아픔 앞에서도 결코 무릎을 꿇지 않았던 그였기에 하느님도 그를 버리지 않았다. 적지 않는 나이에도 배움의 열정은 이어져 오늘도 컴퓨터를 배우기 위해 옮기는 발걸음을 가볍기만 하다.
이은정 리포터 lip5510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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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밝은 미소로 반갑게 맞이하는 75세 김청현 할머니, 그의 표정에서는 어두운 흔적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천사였다.
적지 않는 나이 일흔 다섯, 병마와 싸우며 본인의 몸을 먼저 보호 받아야 하는 자신은 뒤로한 채 혹시 불편한 곳은 없는지 어른들을 살피느라 여념이 없다. 이 시대 진정한 나이팅게일, 전직 보건소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몸에 베인 봉사를 지금까지 해 내고 있는 자랑스러운 이 시대의 어머니다.
외로움, 함께 나눈다면 즐거움이 되겠지요
매주 목요일 오전이면 서구 화정1동 노인종합 복지관 건강증진실을 찾는다. 복지관 간호사를 도와주기 위해서다. 두 손을 마주잡으며 안부를 묻는 인사를 시작으로 방문하는 어른들에게 건네는 한마디 한마디에는 그의 따뜻함이 그대로 묻어있다.
손녀나 막내딸과도 같은 여직원이 어른들을 보살피고 있었다. 그런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 봉사를 자청해 그와 같은 연세의 어른들 건강을 살피고 있다. 일주일에 3일은 양동 독거노인거주지 10여 곳을 방문하여 혈압도 체크해주고 말벗도 되어주는 일을 톡톡히 해 내고 있는 것이다. “처음에 무척 힘들었어요, 마음의 문을 꼭 닫고 있는 소외계층의 어른들에게 다가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죠, 하지만 저도 그분들과 똑 같은 입장이라는 생각으로 가까이 다가가니 제 마음을 알아주더라고요, 지금은 저를 많이 기다려주는 분들이 계셔서 보람을 느끼고 봉사를 하는 것이 즐겁습니다”라며 미소를 짓는다.
그는 나이 들고 병든 사람들에게 외로움이란 짐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 분들을 위해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이 너무 다행이다고 말한다. 그의 얼굴에는 암 투병 생활을 하고 있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밝은 모습이었다.
바쁘게 살아온 시간들, 헛되지 않길 바라며
봉사하는 시간 쪼개어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암 수치도 체크하고 본인을 위한 시간에도 투자한다. 바쁘게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오히려 몸이 무겁고 아프다는 그는 하루 24시간이 늘 부족하다. 복지관에서 하는 노래교실, 기체조, 탁구, 컴퓨터, 국악 등을 배우며 하루하루 즐겁게 사는, 못하는 것이 없는 만능 재주꾼이다.
또한 예비군 훈련장을 방문해 삶과 건강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들을 전해주는 강연도 펼친다. “혈색도 좋고 암수치도 내려가서 몸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며 병원 의사가 어떤 일을 하느냐고 묻드라구요, ‘몸이 열개라도 부족할 정도로 열심히 즐겁게 살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죠, 의사 선생님이 잘 하고 계신다고 칭찬을 하더라구요”(웃음)
건강하게 사는 비결은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즐겁게 사는 것이 비결이라는 그는 몸이 허락하는 한 봉사를 꾸준히 하고 싶다고 한다.
딸에게 늘 미안한 마음 들어
“봉사를 가는 저를 보고 ‘자식 걱정보다는 남들에게 봉사하는 것이 엄마는 더 좋지?’라며 가끔 핀잔을 놓는 딸에게 그저 미안할 뿐이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금은 엄마가 자랑스럽고 존경스럽다는 딸의 격려에 힘이 난다고 했다.
그는 딸, 사위 그리고 손주 둘과 함께 생활 하고 있다. 직장생활을 하는 딸 부부를 대신해 아이들 학원도 알아보고 챙겨서 학교도 보내며 손수 집안일을 말끔히 해낸다.
늘 건강을 염려하는 딸 부부의 말도 그는 이제 듣지 않는다. 본인에게는 더 없이 소중한 두 손과 발이 있기에 남을 위해 봉사하고 남의 아픈 다리를 주물러 줄 수 있어 마냥 행복하다고 말한다. 어려웠던 지난 시절, 배움에 대한 열정이 남달라 늦은 나이에 대학을 졸업했고 인생 선배로써 후배들에게 조언도 빼 놓지 않고 해 주곤 한다.
병마와 싸워야 하는 아픔 앞에서도 결코 무릎을 꿇지 않았던 그였기에 하느님도 그를 버리지 않았다. 적지 않는 나이에도 배움의 열정은 이어져 오늘도 컴퓨터를 배우기 위해 옮기는 발걸음을 가볍기만 하다.
이은정 리포터 lip5510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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