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 - 광주영화관의 살아있는 전설 ‘광주극장’ 김형수 이사
광주의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곳
2002, 영화진흥위원회 정책 사업에 지원 … 예술영화 전용관으로 탈바꿈
지역내일
2008-09-11
문화수도 광주에는 70년이 훌쩍 넘은 영화관이 있다. 광주의 명물 ‘광주극장’이다. 유구한 광주의 역사와 문화가 공존해 온 영화계의 박물관이다. ‘아직도 광주극장이 있어?’라는 의문에도 불구하고 광주극장은 한 번도 상영을 중단한 적이 없이 묵묵히 광주의 역사를 지켜보고 있다. 현재는 예술영화상영관으로 더 알려진 이곳, 당시 영화를 사랑했던 젊은 층과 지금의 신세대 간의 공감대가 형성돼 소통의 장으로서의 매개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광주의 유일한 단관극장…대형 스크린에 압도되다
1933년 설립. 광주극장은 일제 강점기에 세워져 그 가치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광주의 문화유산이다. 지금은 설립자의 4대손이 운영하고 있지만 개인의 소유이기 전에 이미 광주의 문화재산으로 보존가치는 크다.
디지털 시대로 급변하면서 기존의 영화관들도 언제부턴가 멀티플렉스 관으로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자청했다. 상업성이 다분한 영화관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현실과 타협해야 했다. 하지만 광주극장은 800석이 넘는 관객을 위한 대형스크린을 고집, 추억의 단관극장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 때 영화관의 대명사였던 광주극장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갔다. 광주극장 김형수 이사는 “대형 프랜차이즈 영화관들이 동네밀착형으로 파고들면서 영화마니아들도 시내 상영관 대신 동네상영관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며 “아날로그 방식을 고집하다 보니 자연 사람들의 기억에서 광주극장의 존재가 사라져 가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헐리웃 영화 대신 다양한 영화 상영
광주극장은 2002년 말부터 내부적인 변화를 꾀했다. 광주의 문화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했다. 그래서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주최하는 정책 사업에 지원하게 됐고, 지금까지 예술영화 전용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대중적인 색깔에서 탈피, 주로 비상업·예술·독립 등 다양한 색깔의 영화를 상영함으로써 새로운 관객층을 형성하고 있다. “헐리웃 액션에서 맛볼 수 없는 장르가 대폭 확대되면서 영화를 사랑하는 마니아들의 신·구세대가 자연스럽게 융화돼 새로운 관객층을 형성하게 됐다.”
물론 멀티플렉스 관에 비하면 관객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 하지만 진정한 마니아들 덕분에 광주극장은 장수극장으로 체면을 유지하고 있다. “지역에서 상영하는 시기를 놓쳐 일부러 상영프로를 좇아 광주극장까지 오는 관객이 있을 정도로 광주극장은 전국의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래서 상영 프로 하나를 선택할 때도 언제나 고민이다. “스크린 하나에 어떤 영화를 상영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죠. 예술영화라고 상업성을 전혀 무시할 수는 없잖습니까.”
타 지역의 예술영화전용관과 끊임없는 네트워킹도 중요하다. 좋은 영화를 먼저 광주관객에게 선보이고 싶은 게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의 의무라고 생각한 것.
문화공간으로 이벤트 풍성
광주극장이 광주를 넘어 전국의 명소로 인정받기까지는 광주극장이란 공간도 한몫을 차지했다. 천편일률적인 화려한 세트공간이 아닌 수수하지만 추억이 담겨있고 오직 영화만을 위한 공간으로서 영화 평론가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극장을 무대 삼아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되고 있다. 영화제를 기본으로 감독과의 만남의 시간, 공연과 함께 하는 미니 콘서트 등 영화 상영의 틀을 벗어 문화의 장으로 부각되고 있다. 크고 작은 이벤트를 계기로 이번 광주 비엔날레에서도 광주극장은 문화 전시관으로 선정됐다.
광주를 하나의 문화코드로 해석한 오쿠이 엔위저 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은 정체된 관람문화가 아닌 광주의 살아있는 역사를 십분 활용하겠다는 숨은 의도와 맞아떨어진 것. 김 이사는 “이번 비엔날레를 통해 광주극장이란 공간을 재인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행사 때 상영하는 프로도 지금껏 광주극장에서 해 오던 일의 연장선이기 때문에 이 공간에서 진정한 영화의 맛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의 뿌리를 찾고픈 이들의 통로
김 이사도 영화광이다. 작은 영화지만 대형 스크린과 마주하고 있으면 영화의 매력에 쉽게 빠진단다. 생존하기 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보고 공감할 수 있는 진정한 문화를 전달하고픈 게 그가 극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유다. 역사를 되짚어 볼 수 있는 회고전, 특별전 등 선별의 폭을 넓히는 것이 광주극장의 역사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극장 간판도 대형 포스터 대신 손간판을 고집하고 있다. 상영할 때마다 바뀌는 간판은 아니지만 이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는 광주의 추억과 옛 명성이 끈끈하게 전해진다. 이런 작은 변화를 통해 광주의 뿌리를 찾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통로를 만들어 주고 싶은 게 광주극장 사람들의 속 깊은 애정이다. 경영에 에로점이 많지만 영화를 사랑하고 광주극장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이들에게는 내부적인 고민이 단지 작은 상처에 지나지 않았다. 그저 희희낙락 할 수 있는 자유의 공간으로 성장하길 바랄뿐이다.
문의: 062-224-5858
김영희 리포터 beauty02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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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유일한 단관극장…대형 스크린에 압도되다
1933년 설립. 광주극장은 일제 강점기에 세워져 그 가치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광주의 문화유산이다. 지금은 설립자의 4대손이 운영하고 있지만 개인의 소유이기 전에 이미 광주의 문화재산으로 보존가치는 크다.
디지털 시대로 급변하면서 기존의 영화관들도 언제부턴가 멀티플렉스 관으로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자청했다. 상업성이 다분한 영화관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현실과 타협해야 했다. 하지만 광주극장은 800석이 넘는 관객을 위한 대형스크린을 고집, 추억의 단관극장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 때 영화관의 대명사였던 광주극장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갔다. 광주극장 김형수 이사는 “대형 프랜차이즈 영화관들이 동네밀착형으로 파고들면서 영화마니아들도 시내 상영관 대신 동네상영관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며 “아날로그 방식을 고집하다 보니 자연 사람들의 기억에서 광주극장의 존재가 사라져 가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헐리웃 영화 대신 다양한 영화 상영
광주극장은 2002년 말부터 내부적인 변화를 꾀했다. 광주의 문화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했다. 그래서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주최하는 정책 사업에 지원하게 됐고, 지금까지 예술영화 전용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대중적인 색깔에서 탈피, 주로 비상업·예술·독립 등 다양한 색깔의 영화를 상영함으로써 새로운 관객층을 형성하고 있다. “헐리웃 액션에서 맛볼 수 없는 장르가 대폭 확대되면서 영화를 사랑하는 마니아들의 신·구세대가 자연스럽게 융화돼 새로운 관객층을 형성하게 됐다.”
물론 멀티플렉스 관에 비하면 관객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 하지만 진정한 마니아들 덕분에 광주극장은 장수극장으로 체면을 유지하고 있다. “지역에서 상영하는 시기를 놓쳐 일부러 상영프로를 좇아 광주극장까지 오는 관객이 있을 정도로 광주극장은 전국의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래서 상영 프로 하나를 선택할 때도 언제나 고민이다. “스크린 하나에 어떤 영화를 상영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죠. 예술영화라고 상업성을 전혀 무시할 수는 없잖습니까.”
타 지역의 예술영화전용관과 끊임없는 네트워킹도 중요하다. 좋은 영화를 먼저 광주관객에게 선보이고 싶은 게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의 의무라고 생각한 것.
문화공간으로 이벤트 풍성
광주극장이 광주를 넘어 전국의 명소로 인정받기까지는 광주극장이란 공간도 한몫을 차지했다. 천편일률적인 화려한 세트공간이 아닌 수수하지만 추억이 담겨있고 오직 영화만을 위한 공간으로서 영화 평론가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극장을 무대 삼아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되고 있다. 영화제를 기본으로 감독과의 만남의 시간, 공연과 함께 하는 미니 콘서트 등 영화 상영의 틀을 벗어 문화의 장으로 부각되고 있다. 크고 작은 이벤트를 계기로 이번 광주 비엔날레에서도 광주극장은 문화 전시관으로 선정됐다.
광주를 하나의 문화코드로 해석한 오쿠이 엔위저 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은 정체된 관람문화가 아닌 광주의 살아있는 역사를 십분 활용하겠다는 숨은 의도와 맞아떨어진 것. 김 이사는 “이번 비엔날레를 통해 광주극장이란 공간을 재인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행사 때 상영하는 프로도 지금껏 광주극장에서 해 오던 일의 연장선이기 때문에 이 공간에서 진정한 영화의 맛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의 뿌리를 찾고픈 이들의 통로
김 이사도 영화광이다. 작은 영화지만 대형 스크린과 마주하고 있으면 영화의 매력에 쉽게 빠진단다. 생존하기 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보고 공감할 수 있는 진정한 문화를 전달하고픈 게 그가 극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유다. 역사를 되짚어 볼 수 있는 회고전, 특별전 등 선별의 폭을 넓히는 것이 광주극장의 역사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극장 간판도 대형 포스터 대신 손간판을 고집하고 있다. 상영할 때마다 바뀌는 간판은 아니지만 이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는 광주의 추억과 옛 명성이 끈끈하게 전해진다. 이런 작은 변화를 통해 광주의 뿌리를 찾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통로를 만들어 주고 싶은 게 광주극장 사람들의 속 깊은 애정이다. 경영에 에로점이 많지만 영화를 사랑하고 광주극장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이들에게는 내부적인 고민이 단지 작은 상처에 지나지 않았다. 그저 희희낙락 할 수 있는 자유의 공간으로 성장하길 바랄뿐이다.
문의: 062-224-5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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