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덜룩 얄미운 ‘기미’ 대처법

지역내일 2008-08-14
심해지는 기미, 조기치료만이 해법

희고 고운 피부에 난데없이 생긴 기미 때문에 속상한 여성들이 의외로 많다. 특히 햇빛이 강한 여름에는 옅어졌던 기미가 짙어 보이는 데다 자외선 때문에 더 심해질까 외출하기도 두렵다. 발생원인은 많은데 치료는 어렵고 게다가 재발도 잘 되는 피부 불청객 ‘기미’의 대처법을 알아본다.

어떤 사람들이 기미가 잘 생기며, 또 원인은?
출산 예정 여성에게 흔히 발생하고, 유전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연세로마피부과 이호정 원장은 “무엇보다 자외선 노출이 기미의 주요 발병 원인이다. 그 외에 임신, 경구피임약, 내분비이상, 약제, 영양 부족, 위장이나 간장 질환 등이 기미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자외선이 기미 발생에 얼마나 영향을 주나?
피부는 자외선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는 자기 방어 기능이 있다. 햇빛을 받으면 피부가 검어지는 것도 이런 기능 가운데 하나이다.
피부는 자외선을 쬐면 표피 가장 밑에 있는 기저 세포층의 멜라닌 세포(색소 형성 세포)가 자극을 받아 멜라닌 입자 합성이 증가한다. 더불어 피부가 검어 보이고 색소 침착도 진행된다. 이호정 원장에 따르면 “피부가 자외선에 노출되는 시간과 강도가 높을수록 평소보다 멜라닌 입자가 많이 형성된다. 이 과정에서 피부가 검게 타는 것이다. 그러나 멜라닌 색소가 과도하게 많아지면 기미, 주근깨 등 색소성 피부 질환을 일으킨다”고.
한국인과 같은 황인종은 자외선의 자극을 받으면 피부가 붉게 변하는 홍반 현상이 일어난다. 문제는 붉어진 피부가 검게 변한 뒤 서서히 본래 피부색을 찾는 다는 것. 이 과정에서 예민한 피부 부위는 검어진 후 원래대로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 이럴 때 기미가 발생하는 것이다.

표피형, 진피형, 혼합형 기미 등 종류가 다양한 데 육안으로 구분할 수 있는 지 궁금하다. 또 치료법은?
일반적으로 기미의 색이 갈색에 가까우면 표피형, 청회색인 경우 진피형, 회갈색일 때 복합형이다. 단순히 육안만으로는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조직검사나 우드 램프, 특정 촬영 기구 등을 통해 구별 가능하다. 동양인은 대개 복합형에 해당한다. 복합형 기미는 발생 초기에 치료를 시작해야 효과가 좋다.
표피형 기미는 필링, 냉동치료, 레이저 치료, IP 등으로 표피를 얇게 벗기면 일시적인 호전을 보인다. 그러나 기미의 원인이 진피 내에도 존재하므로 이내 다시 올라온다. 치료 시 색소를 만들어내는 멜라닌 세포의 활동을 억제하기 위해 미백 크림 등을 같이 사용하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요즘 기미는 IPL로 치료한다는 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가?
IPL(Intense Pulse Light)은 파장이 강한 빛을 주기적으로 피부에 투과, 기미 등 여러 가지 피부 질환을 치료하는 레이저 기기이다. 종전 레이저가 단일 파장의 빛으로 특정 피부 질환만을 치료하는 반면, IPL은 여러 파장의 빛을 이용해 다양한 피부 질환을 고친다. IPL은 회복이 빠르고 사회생활이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는 것이 장점. 티가 나지 않는 치료를 원하는 경우 적합하지만, 과색소 침착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을 하는 게 좋다. 최근에는 레이저 토닝이 기미 치료에 많이 사용된다. 레이저 토닝은 진피 내의 색소 파괴나 멜라닌 세포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미 치료의 시점은 언제가 좋을까?
특별히 기미 치료가 불가능한 시점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기미가 심한 경우 치료 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
특히 임신 중에는 여성호르몬 때문에 생리적인 기미가 발생하는 경우가 50퍼센트에 이른다. 물론 임신 중 발생한 기미는 출산 이후 자연적으로 사라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저절로 없어지지 않는 경우 고질적인 기미로 남을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적절한 관리나 치료가 필요하다.

기미는 재발이 잘 된다는 데, 재발 시 치료법은?
자외선이나 경구피임약과 같은 기미의 악화 요인을 정확하게 파악,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발했을 때 치료 방법과 일반적인 기미 치료법에 특별히 다른 점은 없다.

재발 방지를 위한 생활 예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 까? 어떤 화장품을 쓰면 좋을 까?
일상에서 노출되는 자외선 차단이 가장 중요하다. 자외선 차단제를 꼭 발라야 한다. 특히 UVA는 진피층까지 침투해 멜라닌 생성을 촉진한다. 더불어 잔주름, 피부 탄력 감소 등 피부 노화와 기미, 주근깨 같은 색소성 질환을 유발한다. 외출에는 모자나 양산을 활용하는 게 좋다. 모자는 챙이 10cm 이상 되어야 얼굴뿐만 아니라 목이나 가슴까지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다. 비타민C, 코직산, 레티노이드 유도체나 글리콜산 등이 포함된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도 기미 예방에 도움이 된다.

도움말. 연세로마피부과 이호정 원장
이희경 리포터 yihk60@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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