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진로선택을 위한 직업의 세계 - ②지휘자

음악의 재창조, 무언의 몸짓, 아름다운 선율의 안내자

지역내일 2008-08-10
지난주 아나운서를 처음으로 소개한 데 이어 이번 주는 지휘자에 대해 알아본다.
흔히 지휘자는 음악의 조율사, 음악의 재단사로 일컬어지는, 합창단이나 오케스트라에서 절대 권력자다. 음악은 지휘자의 역량에 따라 표현되는 차이가 큰데 특히나 오케스트라는 지휘자에 따라 평가가 엇갈리기도 한다. 세계 유명 오케스트라가 저마다 좋은 지휘자를 찾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휘자의 세계를 울산시립교향악단 김종규 부지휘자의 도움으로 파헤쳐보았다.
(중간제목)지휘자가 되기 위한 전공과정
지휘를 시작하는 방향은 우선 합창과 오케스트라가 있다. 지휘자가 되는 가장 빠른 길은 지휘를 전공하는 것이다. 합창지휘는 각 대학교의 음악대학에서 전공이 가능하지만 오케스트라 지휘는 조금 다르다.
우리나라에서 오케스트라 지휘를 전문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곳은 서울대 대학원과 한국예술종합학교, 계명대 대학원 세 곳 뿐으로 선택의 폭이 좁다. 그만큼 한 해에 배출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수도 적다.
합창이든 오케스트라든 음악을 해석하고 자신의 의도한 대로 표현이 되도록 지휘를 한다는 것은 공통적이다. 그러나 합창은 노래하는 법이 주가 되지만 오케스트라는 각 악기의 특색을 일일이 알고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더 까다롭다고 할 수 있다.
(중간제목)지휘자가 갖춰야 할 덕목
일반적으로 100명의 훌륭한 연주자보다 1명의 지휘자가 탄생하는 일이 더 어렵다고들 한다. 지휘자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요건이 그만큼 까다롭다는 얘기다.김종규 부지휘자는 “합창지휘도 마찬가지지만 오케스트라 지휘는 더하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짧게는 20년 길게는 30년이 넘도록 자신의 악기를 공부한 개성이 강한 연주인들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뭔가를 요구하려면 적어도 그들과 같은 정도의 지식은 갖춰줘야 가능하다.”고 말한다.
●음악적 예민성지휘자는 100여명에 이르는 단원들의 소리를 하나씩 구별해 듣는 절대음감과 타고난 음악성을 가지는 것은 기본이다. 작품을 분석하는 명석한 두뇌, 직관력, 감수성은 필수다. 뿐만 아니라 오케스트라의 경우 적어도 몇 가지 악기를 다룰 줄 아는 테크닉과 순발력, 작곡 실력도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다.
김종규 부지휘자는 “이것은 자연적으로 생기는 능력이 아니다. 인내와 노력으로 끊임없이 듣고 생각하는 공부가 병행되어야 한다. 또한 지휘자는 악기의 소리를 듣는 것뿐만 아니라 악보로부터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능력도 길러야 한다”고 강조한다. 언제나 악보를 통해 새로운 작품을 공부하며 자신의 ''머릿속의 귀''를 통해 그 악보가 들려주는 음악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는 뜻.
●인간적 매력
지휘자가 갖추고 있어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은 단원들에게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능력이다. 즉, 최선을 다 하도록 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음악적 능력만으로는 갖출 수 없는 부분으로 단체를 이끄는 지도력과 인간적 포용력, 이해력까지 요구되는 조건이다.
김종규 부지휘자는 “지휘자는 이끄는 사람이기보다 조력자로서의 역할이 더 크다. 그러기위해서는 사람의 심리상태까지도 파악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더불어 몇 시간씩 연습을 해도 단원들 앞에서 지친 모습을 보이지 않을만한 체력과 리허설 도중에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즉흥적인 유머도 지휘자의 보이지 않는 큰 힘이라고 덧붙인다.
허희정 리포터 summer0509@lycos.co.kr

지휘자에 관한 궁금한 몇 가지
-울산시립교향악단 김종규 부지휘자

Q. 지휘자들은 대부분 유학파가 많던데요?
A. 유학을 가는 가장 큰 이유는 음악이 탄생한 나라의 정서와 문물, 사회적 분위기를 익히기 위한 것이다. 그러다보면 음악을 해석하는 배경이 넓어져 지휘 공부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Q. 반드시 지휘를 전공해야 지휘자가 될 수 있나요?
A. 피아니스트 정명훈 씨처럼 음악전공에서 지휘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 각각 장단점이 있겠지만 지휘를 전공하지 않을 경우 자칫 지휘의 기술적인 부분이나 능력에서 부족할 수 있다.
Q. 지휘자가 되고 싶다면 어릴 때 길러야할 부분도 있나요?
A. 당연한 얘기지만 클래식을 자주 접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악기교육은 리듬악기로 시작하자. 왜냐면 음악은 ‘놀이’로 접근해야 거부감이 적다. 또 가능하다면 청소년오케스트라 등의 단체에 가입해 경험을 꾸준히 쌓는 것이 좋다. 그래야 팀원들의 호흡이나 조화를 익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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