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의 역사

지역내일 2008-08-09
와인을 더 잘 알고 싶다면 와인의 탄생과 역사적 배경을 알고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번에는 와인의 역사를 공부해 보도록 하자.

와인을 신의 선물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조금 지나치다고 생각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고대 인류에게는 와인만큼 신비스럽고 영험 있는 음료수는 없었다. 성경과 신화에 등장되기 때문에 와인은 우선 그 기원부터 성스럽게 생각되었으며, 알코올음료로서의 매력이 당시 사람들에게 큰 즐거움을 안겨주는 선물이었기 때문이다.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물을 비롯한 모든 음식물이 쉽게 상하고, 이러한 음식물을 섭취함으로써 발생되는 질병으로 인하여 많은 고통을 겪었을 고대인들이다. 우연히 발견된 오래된 포도즙 즉 와인은, 이러한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해주는 신비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 왜냐하면, 와인은 발효과정을 거치는 동안, 포도껍질에 묻어있는 효모(yeast)이외의 미생물이 자랄 수 없기 때문에, 병원균의 침투가 있을 수 없었고, 또 발효 후에는 생성된 알코올로 인하여, 거의 무균 상태에 가까운 위생적인 음료였다. 그 외의 성분으로 비타민, 무기질 등 영양소와 칼로리를 공급하는 식품으로서, 그리고 의약품으로서 활용가치를 충분히 지닌 건강음료였다.
고대 인류의 생활은 부자나 가난한 자나, 별다른 즐거움이 없었다. 게다가 긴 겨울을 지내는 일은 무척이나 어려웠다. 따라서 와인은 사람들의 무료함과 괴로움을 없애주고, 생활의 즐거움을 불어넣어 주는 활력소로 작용하였던 것이다. 당시 대중음료이던 맥주에 비해 고농도의 알코올을 함유하고 있어, 그 효과는 더했을 것이다. 일찍이 플라톤은 신이 인간에게 내려준 선물 중 와인만큼 위대한 가치를 지닌 것은 없다고 했으며, 그를 비롯한 수많은 철학자, 신인, 음악가들이 와인을 이야기하고 노래했다.
오랜 세월동안 와인은 교회에서는 성스러운 의식을 위하여, 그리고 흥취를 일으키는 축제에서, 일반대중의 생활의 동반자로서 희로애락을 같이 해왔다. 현대인에게도 식욕을 돋우고, 소화작용을 돕는 알칼리성인 와인은 건강을 위한 음료일 뿐 아니라, 아름다운 색깔과 조화된 맛과 향기를 지닌 예술품으로서 미적 가치와 함께 격조 높은 술로서 사랑을 받고 있다.

지구상에서 인간이 활동하기 시작한 것은 200만 년 전쯤. 과일과 같은 당을 포함한 식물은 그에 앞서(600만 년 전) 이미 넓게 분포해 있었다. 당을 알코올과 탄산가스로 분해하는 효모와 같은 미생물은 지구 역사와 맞먹는 수억 년 전부터 존재했으니 알코올이 인간의 역사보다 훨씬 길다. 원시인(동굴인간)이 동굴 속 움푹 페인 곳에 숨겨 두었던 포도가 야릇한 맛과 기분 좋아지는 음료로 변했다는 전설과 함께, 포도를 압착하던 도구(BC 3,500년경)등으로 미루어 대략 6,000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와인을 만들어 마신 것으로 추측한다. 와인에 물 섞는 것을 금지하는 고대 바빌론의 ‘함무라비 법전’을 비롯 이집트와 그리스 유적에서도 와인의 근거는 발견된다.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한 디오니소스와 바쿠스는 인류에게 와인 만드는 법을 가르친다. 유럽문명 발전과 사회 안정에 와인이 큰 영향을 미치고 포도나무는 평화와 번영의 상징이 되었다. 클레오파트라가 와인을 기초화장에 이용했다는 그 시대에 미술과 예술의 발달과 더불어 왕과 귀족의 술로 자리 잡았다. 더불어 많은 철학자와 시인, 음악가들이 와인을 칭송하는 시와 노래를 남기며 문명의 꽃을 피웠다. 2천5백 년 전에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는 “알맞은 시간에 적당 양의 와인을 마시면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라고 하였다.

▶로마의 와인 이집트에서 기틀이 닦인 포도재배와 양조기술이 로마를 통해 현재의 와인처럼 발달한다. 와인을 보다 맛있게 즐기기 위해 납잔에 담아 마셨다는 로마인. BC300년경 그리스 시실리를 통해 로마로 전파된 포도경작법이 품종분류, 재배방법, 와인 제조법으로 발전. 나무통에 와인을 저장해 주요 무역 상품으로 유럽에 판매한 로마인들은 정복지마다 포도나무를 심어 와인이 유럽 전역에 퍼지게 하였다.

▶수도원과 중세와인
로마 멸망 후에는 수도원이 포도밭을 담당하였다. 수도원이 번창한 10세기 이후 십자군원정과 함께 와인 산업이 활기를 되찾는다. 십자군이 중동지역 포도묘목을 유럽에 들여오면 수도원에서 재배하여 와인을 생산하였다. 미사용으로 사용한 것 외에도 와인은 수도원의 주된 수입원이 되었다.

▶백년전쟁과 와인
쟌다크가 등장하고 백년을 싸운 뒤 프랑스가 영국을 이기는 백년전쟁. 프랑스 와인의 최고산지인 보르도 지방을 되찾기 위해 일어난 전쟁으로 보르도에는 지금도 영국의 자취가 곳곳에 남아있다.

▶보르도 와인의 등급화
나폴레옹3세가 1855년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보르도 와인의 명성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와인을 등급별로 분류하여 홍보를 시작하였다. 이때 제정된 61개의 그랑크뤼는 전 세계와인 등급체계에 큰 영향을 끼친다. 지금까지 큰 변화 없이 계속 이어져 오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각 나라는 우수한 와인 생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프록세라 창궐
1868년 이후 25년간 프랑스 포도밭 90%를 초토화 시킨 프록세라(진딧물). 근대 와인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다. 신세계 와인과 구세계와인의 구분이 이때부터 이루어졌다. 아이러니 하게도 미국에서 가져간 포도나무에서부터 전염된 이 프록세라사건은 결국 미국의 포도나무로 인해 회복 될 수 있었다.

▶현재
최대 산지인 이태리를 비롯해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칼, 독일, 남아프리카, 미국, 칠레, 아르헨티나, 호주, 뉴질랜드 등과 함께 최근 중국과 일본 등에서도 생산하는 와인은 인류 역사와 함께 끝없이 발전될 것이다.

내일신문 행정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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