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어떻게 해야 하나?

혹시 우리 아이도? 엄마들은 두렵다!!

지역내일 2008-08-11
안양어린이유괴살해사건, 고양여아납치미수사건, 일산초등생납치미수사건... 말만 들어도 몸서리쳐지는 가운데 아동 대상 성범죄사건에 대한 경각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우리 울산 지역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끔찍한 아동 성폭력 및 유괴사건으로 인해 우리 아이들이 과연 얼마나 안심하고 학교를 다닐 수 있을지 의문이다.
내일신문에서는 우리 지역 성폭력 피해실태와 학부모들의 입장, 또 성폭력 전후 대처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울산지역 지난해 성폭력사건 224건 중 아동 성폭력 52건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아동 성폭력 발생은 지난 5년간 해마다 꾸준히 증가해왔다. 경찰에 신고 돼 형사 입건된 사건을 분류해 보면 전국적으로 2004년 721건, 2005년 738건, 2006년 980건, 2007년 1081건이 발생했다. 2004년과 2007년의 발생건수를 비교하면 360건 늘어나 49.72%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울산지역도 아동 성폭력 사건을 살펴보면 사건 빈도가 높은 편이다. 여성 · 학교피해자 울산 ONE-STOP지원센터에 의하면 전체 성폭력 피해사건 224건 중 성인 125건, 유아 2건, 청소년 45건, 아동 성폭력 사건은 52건으로 나타나 아동피해의 심각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이은주 상담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이행 이후에도 성폭력 범죄는 지속되고 있다”며 “특히 자기보호 능력과 성적 자기결정 능력이 없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하는 성폭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 씨는 “실제 아동 성폭력의 경우에는 모르는 사람보다는 수년간 알고 지낸 사람이나 친족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더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실례로 중학생 오빠가 초등학생 여동생을 수년간 성폭행을 당한 경우와 친부가 여식을 성폭행하는 경우도 많다는 사실이다.
이은주 상담사는 “가장 가까운 가정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게 성범죄”라면서 “엄마들의 자식에 대한 성교육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성범죄에 대한 엄마들의 반응
연일 전국 각지에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가장 불안한 사람은 역시 엄마들. 성범죄에 대한 울산지역 엄마들의 입장을 들어본다.
≠ CCTV를 설치해 주세요초등학교 1학년에 다니는 딸을 둔 최진미(38 화봉동)씨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초등학교 주변이나 동네의 우범지역에 CCTV를 설치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더불어 “학교·경찰 등이 협력해 특히 하교시간에 학교 주변을 집중 순찰하는 등 아이들의 안전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 유치원 때부터 성교육 확실히
명촌동에 사는 김명희(42)씨는 “아들을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속내를 털어놓는다. “내 아들은 설마 저런 짓을 하겠냐 싶겠지만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라며 “성범죄 예방을 위해서는 집안에서는 물론, 유치원 때부터 올바른 성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교육전문강사를 초청해 아이들에게 꾸준히 교육 시키는 것만이 성범죄를 예방하고 줄일 수 있는 방법 일 것 같다는 것이 김 씨의 주장이다.
≠ 범죄자들은 평생 얼굴 못 들고 다니게
한번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평생 사회생활을 못하게 확실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정시영(45 옥동)씨. “성범죄자의 경우,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형량이 대체로 가벼운 편이라 몇 년만 감옥에 있다가 나오면 그만인 것 같다”면서 더 강력한 처벌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 것도 불만이거니와 한번 성범죄를 저지른 전과가 있는 사람은 또다시 범죄를 저지른 경우가 많으니 사회에서 철저히 격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 경찰들을 많이 늘려 주세요
이경진(40 무거동)씨는 “뭐니 뭐니 해도 경찰들의 잦은 순찰이 성범죄를 줄 일 수 있는 가장 빠른 길 같다”고 말한다. “늦은 밤 학교 주변이나 골목길, 공원 등에서 일어나는 성범죄는 동네의 방범대원이나 각 지구대의 경찰들이 부지런하게 움직이면 줄어들 것 같다”는 것이 이 씨의 설명이다. 부모들이 하루 종일 아이들을 따라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고 시민들이 기댈 곳은 그래도 믿음이 가는 경찰 밖에 더 있냐며 일선 경찰들의 더 많은 관심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금은 ‘性교육’ 시대, “Sexulity 체험관으로 오세요”

최근까지는 같은 동네에 성범죄자가 살고 있더라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지만 이제 관할 경찰서에 가면 위험성이 있는 성범죄자의 성명, 나이, 주소 및 실제거주지, 직업 및 직장 소재지, 사진, 청소년 대상 성범죄 경력까지 열람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청소년은 성폭력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만약 피해를 당해도 이를 논리적으로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에 청소년의 성보호를 위한 구체적 교육이 필요한 실정이다.
울산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가치관 함양을 위해 시청각적·참여적 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곳이 울산시청소년성문화센터다.
#자기주도적 체험 공간 ‘눈에 띄네’
청소년 성교육을 좀 더 자연스럽게, 좀 더 친밀하게 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지난 1월 24일 문을 연 울산청소년성문화센터에서는 초 · 중 · 고 Sexulity 체험관 교육과 유아·아동들을 위한 ‘내몸지키기’ 인형극 등 자기주도적 체험학습을 통해 성적인 존재로서의 나를 느끼며 성 평등 의식을 고취시킴으로써 성적주체자로 성장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Sexulity 체험관 교육으로는 자궁방 탐험, 바디-이미지, 임신과 출산, 피임플레이, 또래성폭력, 십대 발언대, 십대연애담, 데이트와 스킨십 등 성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구성됐다. 체험관 교육은 2시간이며 전화예약은 필수.
센터 박성영 간사는 “다양한 시청각적인 비쥬얼 자료와 모형 등을 통해 참여적 체험학습으로 이루어져 아이들 호응이 좋다”며 “건전한 성교육이 성범죄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아 성폭력 예방 코너도
또 청소년성문화센터 내에서 미로형 게임을 진행해 유아를 현혹하는 멘트인 “아저씨 집에 재미있는 게임기 있는데 같이 갈래?” 등과 안전하게 집으로 갈 수 있는 멘트인 “아파트 놀이터에 아무도 없네. 나중에 놀아야지”가 어우러져 스스로 안전한 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과 ‘쉿~ 좋은 비밀과 나쁜 비밀’ 등 1회기 3코너, 6가지 프로그램이 준비 중이다.
이로써 유아에게 적절한 대응과 의사표현을 인지시킴으로 유아 성폭력 예방과 성폭력 상황에 대한 민감성을 키울 수 있는 코너들을 마련하고 있다.
#성범죄는 재범이 ‘문제’
청소년 대상 성폭력범죄는 40% 이상이 우리 주변의 아는 사람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 또한 성범죄는 다른 범죄에 비해 재범률이 높아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예방하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센터 이선영 실장은 “성범죄자의 재범이 제일 문제다.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성범죄자에 대해 관대한 편이라 이런 부분을 악용하는 것도 문제다”며 “무기징역, 사형 등을 통한 보다 강력한 법률 제정이 필요하며 사회적 경각심을 확실히 일깨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청소년성문화센터에서는 인형을 활용한 성교육 지도자 훈련 기초과정을 실시하고 있다. 유아나 어린이, 그리고 장애인 성교육에 관심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기타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T.257-1318로 연락하면 된다.
이경희 · 박은심 · 서경숙 리포터

- 여성부, 아동성폭력전담센터 전국 확대

여성부는 성폭력 피해 아동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을 맡고 있는 아동성폭력전담센터를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성부는 현재 서울과 대구, 광주 등 3곳에서만 운영되고 있는 해바라기아동센터를 내년까지 전국 각 시도에 한곳씩 모두 12곳에 설치하기로 하고, 올해는 우선 수도권 지역에 한 곳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또 지역 차원의 아동안전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전국 180곳에 구성된 여성폭력방지지역협의체를 230여 곳으로 늘려 아동 범죄 예방·홍보 기능을 강화할 방침이다.
박은심 리포터 ionews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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