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기 끝, 중학생 자녀 둔 엄마들의 조건

이런 건 초등학생 때 해둘 걸!

지역내일 2008-08-10
좌충우돌 학년 초를 넘기고 여름방학을 앞둔 이때, 올해 중학생 학부모가 된 엄마들은 여전히 마음이 바쁘다. ‘초등학생 때 학원만 보내지 말고 이것도 좀 시켜둘 걸, 이렇게 여유 없을 줄 알았으면 진작 조금씩 준비해둘 걸’ 하는 후회도 교차된다. 중학생 자녀를 둔 엄마들이 건네는 현실적인 조언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아들이 중학생이 돼 첫 성적표를 받던 날, 채 아무개 씨(40, 서울 서초구 반포동)는 멍해지고 말았다. 당연히 공부 잘한다고 믿었던 아들의 전교 등수는 100등 밖이었다. 특히나 평균을 다 깎아버린 체육과 한문 점수를 보니 ‘초등학생 때부터 꾸준히 해왔다면’하는 후회가 밀려오더라고.
초등학교 성적표에는 점수만 있다. 그러나 중학교 성적표는 다르다. 초등학생 때와 달리 예체능까지 과목별 전체 등수나 등급이 숫자로 표기된다. 반 평균, 반 등수, 전체 평균, 전체 등수까지 죄다 보여주는 성적표도 많다. 그야말로 ‘점수’보다 ‘등수’가 중요한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하는 것이다. 뒤늦게 후회하지 않도록 중학생 자녀를 둔 선배 엄마들이 초등학생 때부터 서서히 준비해두길 조언하는 부분들을 학습, 생활 습관 등에 걸쳐 들어봤다.
(중간제목)부지런히 시작해도 좋은 과목
중학교는 중국어, 일본어 등 제2외국어를 지정해 둔 곳이 많다. 입학 할 중학교에서 제2외국어를 한다면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서서히 해두는 게 도움이 된다. 중1 아들을 둔 유선아 씨(42, 서울 용산구 이촌동)가 후회하는 부분도 바로 중국어. 유씨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주위에서 중국어 공부를 하는 게 대세였는데, 자잘한 사교육비 지출을 막고자 학교 공부에만 신경 썼다. 정작 중학교 입학 후 시작하려니 따로 공부할 시간이 만만치 않다”며 “둘째 아이는 아직 초등학교 저학년이지만 중국어 학습을 천천히 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연미 씨(41, 경기 안양시 평촌동)는 “한자는 하루 몇 자씩만 꾸준히 익혀도 한꺼번에 부담 갖지 않을 과목인 것 같다”며 “꼭 시험 대비가 아니라도 어휘나 작문에 도움이 되니 미리 해두라”고 조언했다.
(중간제목)예체능도 똑같이 100점짜리 과목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특목고를 목표를 공부시키느라 예체능은 저학년 때 끊은 최수정 씨(40, 서울 송파구 가락동). 중학교에 가니 체육도, 미술도 100전짜리 과목이라는 현실에 아차 싶었다. 한 과목이라도 점수가 뚝 떨어지면 평균 점수가 떨어지고, 전체 등수와 내신에도 영향을 미치니 팔방미인일수록 유리했다.
그때부터 박 씨가 초등학생 자녀를 둔 엄마들에게 하는 조언은 ‘배구공을 사주라’는 것.
중간고사에서 배구공 튕기기 실기시험을 보는데, 닥쳐서 연습하니 10개도 힘들어하더라고. 예체능에 많은 시간을 내기 어려운 엄마들은 체육 실기시험일을 코앞에 두고 밤11시부터 체육과외를 시키는 일도 불사한다. 내신을 위한 학교 체육을 가르치는 체육학원을 다니는 아이도 많다.
체육과 음악은 꼭 시험점수가 아니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서도 해두면 좋은 과목이다.
(중간제목)학습 동기 눈뜨게 해야 사춘기 수월
“초등학교 때는 다 90점 넘잖아요. 중학생 되면 자기가 알아서 하는 애들이 성적 잘 나오지, 초등학생 때 학원 많이 다녔어도 공부 못하는 애들 많아요.” 중학교 2학년 이민상 군의 말이다.
박선아 씨(42, 경기 과천시 부림동)는 “시간 관리 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스스로 계획해 실천해야 하는 만큼 진작 전문 컨설팅이라도 받아볼 걸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한다.
사춘기에 겪는 우울함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친구 관계도 좋아야 한다. 친구 관계가 원만한 아이들이 학교생활에도 적극적이며, 소통할 대상을 찾지 못한 아이들은 자칫 게임에 빠지거나 혼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질 수 있다.
최유정 리포터 meet1208@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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