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맛 ‘장터 옛 빵집’

쫄깃쫄깃 찐빵 먹고 옛 추억 새록새록

지역내일 2008-08-10
위치 : 온양읍 남창리 남창장 입구(버스정류소 앞)
영업시간 : 오전 9시~오후 9시
메뉴 : 찐빵, 고기만두, 김치만두, 술떡, 도너츠
문의 : 238-0831

예전 간식거리라 하면 먼저 찐빵을 떠올리게 된다. 먹을 거 없던 시절 어머니가 찐빵을 쪄주시면 서로 먹으려고 형제끼리 다투다가도 나눠먹고, 또 교복 입은 남녀 학생들은 찐빵을 시켜놓고 차마 손을 대지 못하고 고개만 숙이던 아련한 추억들...그래서 우리는 고향 같은 음식을 찾아 헤매는지도 모른다.
그야말로 옛 추억에 젖을 수 있는 빵집이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남창장 입구에 있는 ‘장터 옛 빵집’이 그 주인공. 2대째 이어오는 이집의 팥 향기는 전국 매스컴을 타며 전통 찐빵의 진수를 보여준다.

질척한 반죽, 말랑거리는 찐빵
“한 번 먹어본 전국 각처 사람들은 택배로 주문을 해요. 우리 찐빵이 이렇게 소문이 날 줄 몰랐어요.”
부모가 하던 업을 이어받아 정답게 꾸려나가는 황희섭(34) · 김순식(34) 부부다. 다른 일도 많을 텐데 부부가 함께 이 일을 하게 된 것은 “우리 집만의 맛을 계속 이어나가면서 고객들에게 옛 추억을 선사하는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한다.
우선 밀가루 반죽을 할 때 질게 하는 게 이집만의 특징이다. “반죽을 되게 하면 빵이 금방 굳어질 수 있지만, 약간 질게 하면 빵이 훨씬 부드럽고 쫄깃해진다”며 반죽하는 황 씨의 손놀림이 무척 빠르다. 그리고 찐빵은 팥 맛이 또 관건이다. 황 씨는 팥을 두어 시간 삶다가 설탕과 함께 다른 첨가물을 넣어 졸이는데, 이때 팥은 그리 달지도 않으면서 깊은 맛을 낸다.
여기에 동글동글 앙증맞은 만두가 또 새로운 맛을 보탠다. 만두 모양이 동그란 것은 워낙 바쁘다보니 모양내고 할 시간에 만두 하나 더 만들어야 고객들의 지루함을 달랠 수 있다고.
만두피는 얇으면서 구수한 맛을 내는데, 단호박을 쪄서 으깨어 반죽할 때 밀가루와 함께 넣기 때문이란다. 만두 속에 고기, 두부, 당면, 양배추가 들어가면 고기만두, 여기에다 다진 김치를 넣으면 김치만두가 된다. 고기만두는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맛이 나고 김치만두는 짜지도 않으면서 칼칼한 맛을 보여준다. 모양새가 작고 동글하니 입에 넣기가 바쁘다.
또 하나 기분 좋게 하는 옛 추억의 그림자가 있으니 바로 술빵이다. 술빵 반죽에는 또 쑥이 들어가 이 계절에 맞는 미각을 보인다. 아내 김 씨도 넓적하게 반죽하며 콩과 완두를 얹는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아무리 바빠도 전국 택배 주문이나 유치원, 학교, 단체모임 등 단체주문도 기꺼이 받아 친절하게 배달하는 부부 모습이 정겹기만 하다.
이경희 리포터 lkh37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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