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우리학교 최고 - 방어진고등학교 전수홍 군

10년 공부에 한자 달인 탄생

지역내일 2008-08-10
얼마 전, 울산을 깜짝 놀라게 한 학생이 있다. 방어진고등학교 전수홍 군이 주인공으로 학생으로는 최초로 울산에서 한자사범시험에 합격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자사범시험은 한자 5000자와 대학, 논어, 맹자, 중용 등 고전번역, 한자 관력 업무능력을 측정하는 등 어렵고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전 군은 굴하지 않는 의지로 지난 6월 드디어 ‘한자사범’에 당당히 이름을 내걸었다.
(중간제목)10년을 했더니…
전 군이 한자와 인연을 맺은 건 초등학교 5학년 때다. 그 시작도 별나다. “학교 특기적성시간이었어요. 자기 이름을 한자로 써보라는데 한 글자도 못 쓴 겁니다.” 자신의 이름조차 한자로 쓰지 못한다는데 충격을 받은 전 군은 당장 부모님을 졸라 한자공부를 시작하게 됐다.
그때부터 고등학교 3학년인 지금까지 한 번도 멈춘 적 없이 한자 공부를 한 전 군. 고집이 대단하다. 공부방법도 독학을 택했다. “처음엔 학습지로 시작을 했는데 1급을 따고 나선 자신감도 붙고 혼자 해도 괜찮을 것 같아 독학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어느 정도 한자가 익숙해지니까 글자만 봐도 대략 어떤 뜻인지 음은 어떨지 추측이 가능하더라는 것. 뭐든 10년을 하면 도사가 된다더니 전 군이 바로 그런 셈이다.
하지만 쉽게 얻어지는 건 없는 법. 전 군은 “사실 1급까지는 무난히 자격을 취득했는데 사범코스는 5번이나 떨어졌어요. 문제가 너무 광범위하고 예상하지 못한 부분에서도 많이 출제되더군요. 그래서 이번엔 시험을 두 달 앞두고는 거의 매일 밤을 새다시피 공부를 했는데 운이 좋았죠”라며 조용히 웃는데 그 노력을 생각하니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중간제목)한자교사가 꿈
전 군은 고전문학을 할 때마다 한자가 고맙다. “고전문학의 대부분이 한자를 알아야 이해가 쉬워요. 남들은 어렵다는데 전 고전문학이 제일 만만하다”며 아직 한자공부를 하지 않은 친구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전 군은 “한자는 처음엔 어렵지만 차츰 쉬워지는 글자에요. 공부를 시작할 때는 무조건 외우려고 하면 일찍 포기하게 됩니다. 글자를 손에 익히면 좋아요. 획순에 따라 차근차근 써나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한자 한자 익히게 됩니다”고 말한다.
전 군의 큰 꿈은 한문선생님이다. “요즘은 한자의 중요성이 날이 갈수록 줄어들지만 어차피 우리가 쓰는 말 대부분도 한잡니다. 우리말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한자를 널리 알리고 싶어요”라며 다부진 희망을 말한다.
다른 꿈도 있다. 국제무역사가 바로 그것인데 특히 중국과 무역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싶어 한다.
“무엇을 하든 다 어렵겠지만 뜻을 굽히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다보면 언젠가는 열매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뿐만 아니라 주위의 모든 친구들도 목표를 정하고 앞만 보고 달려가길 바랍니다”고 전하는데 꿈을 이룬 자는 행복하다 했던가. 꿈의 반은 이룬 전수홍 군이 그래서 더 행복해 보인다.
허희정 리포터 summer0509@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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