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수원 권선고 김일남 교장

학생의 장점을 살리는 교육해야

지역내일 2005-03-15 (수정 2005-03-16 오전 11:35:16)
“교장과 교사가 한마음으로 주어진 여건을 잘 활용하면 공교육은 정상화될 수 있다.”
30여년 넘게 교육계에 몸담고 있는 김일남(60) 교장이 학교생활을 통해 터득한 소중한 교훈이다. 김 교장의 바램과는 달리 교육현실은 주어진 틀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당장 급식비를 100원 올리는 것도 어렵다.
김 교장은 초등학교에 비해 열악한 고등학교의 급식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성과가 없자 학부모들의 급식 봉사활동을 이끌어냈다.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현실을 접한 학부모들이 이내 급식비용 인상에 동의하여 2200원으로 현실화시켰다.
또 단조로운 디자인과 하나의 색깔로 통일됐던 교복도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 4가지 색깔로 변경하여 학생들의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김 교장은 “교육개혁을 말하면서도 정작 단위 학교와 교장에게는 권한을 주지 않고 통제만 하려고 하는 것이 문제”라며 “단위 학교에 권한이 주어져 책임지고 학교를 운영하게 된다면 학교별로 특성화가 이루어져 공교육이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선고는 자기주도 학습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전제는 학생들의 차이를 인정하고 그 장점을 살려내는 것에서 출발한다. 교육의 기회균등을 보장하는 평등성도 중요하지만 다른 것을 다르게 교육하는 수월성 교육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자기주도 학습으로 인해 똑같은 학생들이 입학했지만 졸업할 때는 전혀 다르다.
실제 2005학년도 대학진학률은 타 학교의 추종을 불허한다. 서울대 10명, 의대 9명, 고려대 27명, 연세대 17명, 한양대 44명, 경희대 58명 등 특목고에 전혀 뒤지지 않는 성적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김 교장은 단위 학교를 벗어나 교육계가 앞장서 중국과의 교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는 중국을 멀리하고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기업활동 못지 않게 교육과 문화적 교류가 중요한데 정부조차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어특성화학교로 국제교류센터의 역할을 하고 있는 권선고는 중국에 분교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간부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교육해야 중국 내에 튼튼한 우군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장은 “법무부의 반대로 분교 설치가 무산됐지만 기필코 한국 졸업장을 주는 분교를 설치할 계획”이라며 “기업에 요구에 맞고 세계화된 21세기를 개척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도 국제교류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수원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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