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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구립 한우리윈드 오케스트라 발달장애인의 자립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온 서초구는 지난 2월, 관내 구립 한우리 문화센터와 함께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통합 오케스트라 창단을 위한 공개 오디션을 실시했다. 15명의 장애인 연주자 모집에 전국에서 34명이 지원,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발달장애인 단원뿐만 아니라 비장애인이 재능기부 형태로 함께 하는 통합 오케스트라단으로 함께 하는 어울림의 가치 실현, 감동과 환상의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전문 오케스트라를 꿈꾸고 있다.“무대에 서는 설렘이 오히려 즐거워요”2월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한우리윈드 오케스트라단은 장애인 연주자 15명과 비장애인 연주자 5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장애인 연주자 15명은 고1부터 2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10명의 정단원과 5명의 예비 단원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들은 매주 서초구립 한우리 문화센터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7월창단 공연과 12월 정기공연을 앞두고 있어 매주 토요일,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악기별로 연습하고 또 모든 악기가 모여서 소리를 맞추는 합주 시간을 갖고 있다. 오케스트라에서 드럼을 맡고 있는 이기훈씨(25세ㆍ자폐성 장애)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드럼을 쳤다고 한다. 처음에는 자폐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음악치료로 시작했는데, 드럼을 치는 순간만큼은 행복했다고 한다. 이기훈씨의 어머니인 김미순씨는 “우리 기훈이는 드럼을 치기 시작하면서 생활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아들이 그 순간만큼은 정말 행복해 했어요. 무엇보다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무언가를 할 수 있고, 또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이 정말 감사했죠” 라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플루트를 맡고 있는 강송강양(18세ㆍ지적장애) 역시 무대에서 플루트를 연주하는 것이 가장 설렌다고 또박또박 힘주어 말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플루트를 연주한 송강양은 집이 경기도 광주로 상당히 먼 거리이지만 오케스트라 연습을 위해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모범단원이다.“먼저 다가가면 소통할 수 있어요”오케스트라단에서 비장애연주자로 참여하고 있는 하태준씨(20세ㆍ한예종)는 오보에를 담당하고 있다. 주변에서는 발달장애인과 함께 하는데 어려움은 없는지, 혹은 발달장애인들이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해 소통하기 힘들지 않은지를 묻는다고 한다. 물론 자신도 오케스트라단에 참여하기 전에는 그런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함께 연주하고 어울리면서 그런 편견이 사라졌다고 한다. “발달장애인 친구들이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 것이 아니라 다가가고 싶고 어울리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적절한 방법을 모를 뿐이에요.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가면 일반 비장애 친구들보다 훨씬 더 가까워질 수 있어요. 무엇보다 악기 연주 자체를 즐기는 모습은 그동안 오직 입시만 목표로 했던 제게 신선한 반전 같은 느낌이었어요”라고 말했다. 오케스트라 지휘와 감독을 맡고 있는 이현주 음악감독(現 아인스바움 챔버, 유니진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역시 발달장애인 연주자들이 함께 연주하면서 달라지는 모습, 행복해 하는 모습, 또 무대에서 멋진 하모니를 만들어내고 스스로 뿌듯해하고 대견해하는 모습을 보면 어느 연주단과 견줄 수 없는 감동을 느낀다고 했다.진정한 사회참여의 장(場)이 되는 것이 최종 목표한우리윈드 오케스트라는 장애와 비장애 통합 오케스트라단이라는 의미를 넘어 보다 높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발달장애인에게 진정한 사회참여의 장(場)이 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많은 기업체나 기관에서 장애인 오케스트라단을 창단하거나 지원하지만 대부분 일시적이거나 혹은 10대에서 20대의 장애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30~40대의 장년층 발달장애인에게는 사회 참여의 기회조차 거의 없다 시피 한 것이 현실이다. 한우리윈드 오케스트라는 지속 가능한 영구적인 오케스트라단으로 유지하고, 또 참여하는 단원에게는 모두 소정의 급여와 활동비를 지급하는 것이다. 현재는 비장애단원과 장애 정단원에게 매달 활동비를 지급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예비 단원까지 모두 정단원이 되어서 정식 근로 계약을 맺고 더 나아가 오케스트라 이름의 발달장애 카페를 오픈해 직업의 기반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2017-05-22
- 1급 장애 극복하고 한남대 겸임교수 된 박경순 박사 1994년 초등학교 2학년 때, 등굣길에서 트럭에 치어 두 다리를 잃고 1급 지체장애인이 되었다. 아홉 살의 그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사고였다. 하루아침에 휠체어와 의족에 의지해야 했다. 주변에서는 조심스럽게 장애인학교에 다닐 것을 권했다. 하지만 그의 부모는 고등학교까지 줄곧 일반학교에 진학시켰다. 그 또한 장애에 굴하지 않고 가족과 친구,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으며 꿋꿋이 학업에 매진했다.강의를 하고 있는 박경순 박사그는 마침내 1급 지체장애를 당당히 극복하고 대학 강단에 섰다. 지난 2월 한남대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한남대 행정학과 겸임교수로 임용된 박경순씨(32, 대전 동구 비룡동)이다. 그는 3월부터 행정학과와 사회복지학과에서 ‘공직특강’ ‘행정학개론’ 등을 강의하고 있다.그는 2005년 한남대 행정학과에 입학한 후 전공과 교직수업을 들으며 교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쉼 없이 노력했다. 모교인 대전동신고에서 교생실습을 했고, 대학 4학년 때는 한국공공행정학회의 논문대회에서 입선하는 등 알찬 대학생활을 보냈다.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대학졸업 때 그는 행정학사 학위증 이외에도 복수전공인 공통사회 학위증, 중등정교사 2급 일반사회/공통사회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장애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과 제도 부족 등에 대해 문제의식을 더 깊이 갖게 된 그는 교사의 꿈을 잠시 접고 좀 더 공부하기 위해 대학원 진학을 선택했다.2009년 3월 한남대 대학원에 입학해 8년 만에 지난달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학원 시절에는 장애인 고용 등을 연구해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했으며, 한남대 공기업정책연구소에서 정부 및 공공기관의 정책연구에 참여하는 등 학업과 연구에 몰두했다.박 교수는 “사람 복이 많은 것 같다. 지도교수님을 비롯해 여러 은사님들과 지인들의 도움과 배려로 이만큼 멀리 올 수 있었다. 이 은혜를 후배들과 제자들, 그리고 지역사회와 나누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그는 2015년부터 ‘마중물장학회’의 일원으로 후배들에게 매년 일정액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에는 ‘마중물장학회’를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발전시켜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업 프로그램들도 기획하고 있다. 또한 대전지역 시민단체와 장애인단체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봉사할 계획이다.그는 학창시절부터 소중한 지인들과 나눈 메일, 손 편지, 메시지 등의 기록을 책으로 제본해 간직하고 있다. 힘들 때마다 그 책을 보며 다시 힘을 얻고 꿈을 꾼다고 말한다.박 교수는 “학생들과 나이 차이가 많지 않아 편안한 선배이자, 친근한 교수가 되고 싶다”며 “행정·정책분야의 전문가로서 책임과 사명을 다하며, 오늘 내가 걷는 발자국이 뒷사람의 이정표가 됐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2017-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