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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로몬의 위증 정국고 한 학생인 이소우가 죽었다. 하지만 그가 왜 죽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도 제대로 모른다. 결국 학교도 언론도 친구도 모르는 이소우 죽음과 관련된 숨은 진실을 밝혀내자는 내용이 드라마의 주요 줄거리다.사건의 시작은 이소우 죽음의 미스터리를 풀어낼 열쇠인 한 장의 고발장에서 시작됐다. 그 고발장은 최우혁(백철민 분)이 죽이는 것을 봤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진실을 밝혀내기는 그리 만만치 않다. 사건 당일 최우혁의 알리바이가 성립되고 심지어는 고발장 내용의 진위마저 의심되고 있기 때문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밝혀내자, 이소우가 왜 죽었는지!’라고 당차게 외치는 서연(김현수 분)의 요구로 정국고 교내 모의재판이 정식으로 열리게 되고 담당 검사, 담당 변호사가 정해져 이소우 죽음에 대한 진실을 하나둘씩 파헤쳐 나가고 있다.한 학생의 죽음과 관련된 진실이 과연 무엇인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특히 어른들은 학생들의 그러한 노력마저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 어쩌면 알고 있는 그 누군가가 있어도 침묵한 채로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점일지도 모른다. 이런 안타까운 상황들이 진짜 진실은 덮어두고 오직 자신들의 이기심만을 위해 행동하고 있는 특정 정치인들의 행태를 떠올리게 하는 등 요즘의 정치적 상황 등과 맞물려 관심을 끌고 있다.일본에서 영화로도 상영되는 등 일본 소설의 원작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드라마로 학생들이 진실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는 과정에서 성장을 하게 되는 기본 틀은 동일하다. 사진 Jtbc <솔로몬의 위증>화면 캡처 2017-01-14
- MBC <불야성> 불야성이란 밤이 없는 성으로 등불이 아주 많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흔히들 한 밤중에 대도시의 높은 빌딩이나 마천루에서 빛나는 수많은 불빛을 이를 때 우리는 흔히들 ‘불야성’ 같다고 말한다. 그런 불야성의 불빛 속에서도 철저하게 우뚝 눈에 띄는 찬란한 불빛이 바로 여 주인공인 서이경(이요원 분)이다.“우와~ 저 불빛 다른 거 보다 훨씬 밝아. 꼭 우리 대표님 같아. 그치?” 하면서 흙수저를 벗어나 높은 곳까지 올라서려는 서이경의 분신과도 같은 세진(유이 분)이 자신의 상사인 이경을 칭하면서 내뱉는 감탄의 말에서도 알 수 있다. 그래서인지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을 향해 달려가는 서이경과 그녀를 닮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세진이라는 두 여인의 찰떡궁합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또한 평범한 드라마의 여주인공들처럼 부자가 되려는 욕망에 사로잡히거나 혹은 오직 복수만을 위해 움직이지 않으면서도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돈 맛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중성을 지니고 있어 흥미롭다.“돈이 가진 그 힘 난 못 버리겠어.” “난 악당이 될 거야. 저 꼭대기에 높이 선 1등이 돼서 세상을 내려다 볼 거야. 더 이상 누명쓰지 않고 누군가의 먹잇감도 되지 않게…” 차분한 어조와 욕망, 분노, 질투 등의 어떠한 감정도 읽어낼 수 없는 무심한 눈빛을 가진 서이경(이요원 분)은 이제 막 현실로 돌아와 더 똑똑해지고 영리해져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서려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드라마 불야성은 다소 느린 차분한 영상과 서이경의 촌철살인과 같은 대사로 현실 어디엔가 존재할 것 같은 드라마틱한 사실 세계로 은근히 빠져들게 만든다.특히 철두철미하게 계산된 서이경의 대사는 앞으로 어떤 복선을 의미하고 있을지 궁금하게 만들면서 한마디라도 결코 허투루 들을 수 없게 한다.하면서 누구에도 결코 도움을 받지 않고 자신의 힘과 의지로 제대로 홀로 서기를 하는 여주인공 이경의 모습이 어딘지 당당하게만 느껴지는 드라마다. 사진 MBC <불야성> 화면 캡처 2016-12-24
- MBC <역도요정 김복주> “사람이 뭔 죄냐? 사랑이 죄지”, “ 어쭈, 짝사랑 한 번 하더니 시인 되겠다.”“또 오겠냐, 사랑이… 난 그냥 평생 운동만 하다 죽을 것 같다.”오랜만에 보는 상큼한 청춘 로맨스 드라마다. 역도를 전공으로 한 발랄한 명랑 체육소녀 김복주(이성경 분)가 의사 선생님을 짝사랑하면서 가슴앓이를 하고 예쁘기 보이기 위해 머리에 핀을 꽂는 모습은 정말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더군다나 살을 찌워 등급을 높여야 한다는 말을 듣고도 몰래 다이어트를 하면서 몸무게를 줄이는 복주의 모습 역시 아무리 봐도 밉지가 않다.최근에는 아슬아슬 몇 번의 줄타기와 들킬 뻔한 위기를 간신히 넘겼건만 안타깝게도 복주의 이중생활은 룸메이트의 고자질로 결국 끝이 났다. 복주는 짝사랑 하는 의사 선생님과의 아름다운 이별을 위해 첼로 유학을 떠나야 한다고 얼토당토않은 거짓말을 해 버린다.“너 나 좋아했었어?” 하며 준형(남주혁 분)에게 무심한 듯 물어보는 복주를 보면 대학시절 순수한 청춘들의 풋사랑 내음이 나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체육을 전공하는 마음까지 건강하고 어딘지 상큼하게 느껴지는 스무 살 청춘들의 이야기를 보고 있자면 잠시 소녀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이 문득 든다.골치 아픈 정치이야기나 복잡한 세상사가 엉킨 실타래를 풀어나가는 치밀한 구성의 드라마도 좋지만 가끔은 아직 때 묻지 않은 청춘들의 캠퍼스 로맨스를 그리는 느슨한 듯 여유가 느껴지는 드라마도 지친 마음에 충분히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그러나 <역도요정 김복주>의 숨어있는 묘미는 가족 간의 따뜻한 사랑 그리고 인간애를 물씬 풍긴다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딸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해다 바칠 기색으로 딸에 대한 애정을 듬뿍 보여주는 복주 아빠 안길강(김창걸 분)의 따스한 부정(父情)이 훈훈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복주의 절친 조혜정(정난희 분)과 준형의 친구 지일주(조태권 분)의 친구를 향한 우정 역시 잔잔한 웃음과 감동을 주고 있다.사진 MBC <역도요정 김복주> 화면 캡처 2016-12-15
- tvN <도깨비-쓸쓸하고 찬란한 神> 이번에는 도깨비다. 드라마 <도깨비>에서는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순간이동이 가능한 도깨비 김신(공유 분), 생과 사를 결정짓는 저승사자(이동욱 분), 아홉 살 때 조실부모한 도깨비 신부 지은탁(김고은 분), 13대 째 도깨비를 모시고 있는 집안의 4대 독자 유덕화(육성재 분) 등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 초반부터 눈길을 확 사로잡는다.“생사를 가르는 순간이 오면 열심히 빌어. 어느 마음 약한 신이 듣고 있을지 모르니까” 그렇게 해서 도깨비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엄마와 뱃속의 아이. 그 아이가 바로 도깨비 신부 지은탁이다. 귀신을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지녀 도깨비 신부라 불리는 은탁. 그녀는 도깨비 김신과 함께 순간이동으로 서울에서 캐나다로 낭만적인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다시 서울 광화문 한복판으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돌아오기도 하는 등 인상 깊은 장면과 함께 등장한다. 무엇보다도 이 드라마의 주요한 매력으로 저승사자와 한 집에서 세입자로 동거하는 도깨비라는 설정에 더해 근사하고 세련된 멋쟁이 두 남자의 미묘한 대립관계가 자아내는 오묘한 분위기를 빼놓을 수 없다. 도깨비는 저승사자와 첫 만남에서부터 그의 검은 모자를 보고는 단박에 “매우 상스러운 갓을 썼군”하면서 비아냥거리는 등 둘 사이에는 차분한 듯 보이면서 불꽃이 튀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거를 시작한 후 도깨비는 자신의 의상 코디 모습을 봐달라며 저승사자를 괴롭히기도 하는 등 차분한 세련됨과 코믹스러움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다.이외에도 템포가 있는 흥미로운 대사들도 종종 등장해 이를 따라가는 묘미도 있다.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작가의 상상력과 이에 어울리는 환상적이고 때론 차분한 영상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드라마다. 저주인지 축복인지 가슴에 칼이 꽂힌 채 불멸의 삶을 살고 있는 도깨비와 그의 가슴에 박힌 칼을 뽑을 수 있는 유일한 인간 도깨비 신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tvN의 주말 드라마 <도깨비>가 이제 막 2회를 넘겼다. 1회의 첫 장면부터 강렬하게 다가와 호기심을 이끌어내더니 2회 마지막 장면 역시 다음 회를 애타게 기대하도록 만들며 벌써부터 다음 주말이 기다려진다. 사진 tvN <도깨비> 화면 캡처 2016-12-10
- SBS <푸른 바다의 전설> “아이… 기가 쎄시네. 쎄다 못해 엽기적이셔.”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 나오는 바로 그 기가 쎈 여자는 머나먼 푸른 바다에서 온 인어로 이름은 심청(전지현 분)이다. 일생에 단 한 번의 사랑을 할 수 있고 그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다는 인어들의 전설을 간직한 심청이 드디어 사랑하는 남자 허준재(이민호 분)를 찾아 서울에 나타났다.기본 스토리는 협곡현령 담령이 어부에게 사로잡힌 어린 인어를 빼앗아 바다로 돌려보냈다는 조선시대 설화집 <어유야담>의 기록에 바탕을 둔 이야기다. 흔히들 인어란 먼 외국에나 존재하는 전설 속의 존재로 할리우드의 영화 혹은 얘들 동화책에나 등장한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 우리나라의 설화 속에도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라고 한다.지구상 어딘가에 존재할지 모른다는 그 인어가 사랑하는 인간을 찾아 서울에 등장한다는 설정은 사실 상상조차 못해봤던 이야기다. 그런 인어가 우리나라 대한민국 드라마의 여주인공이 되어 안방에 등장하니 그야말로 드라마의 소재로서는 상당히 참신하다.그래서인지 TV 뉴스만 틀어도 웬만한 드라마나 코미디보다 재미있다는 요즈음,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에 나오는 푸른 바다를 헤엄치는 인어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현실을 잠시 잊고 드라마에 몰입하게 만든다. 더군다나 2016년 서울에 등장한 인어아가씨 심청이라니 어떤 의미에서는 나름 상징적이다.푸른 바다 속에서 조개 핸드백과 선글라스를 끼고 허준재를 찾아 서울로 헤엄치는 인어의 모습은 결연하고 용기 있어 보인다.게다가 결국은 넓디넓은 서울에서 허준재를 찾아내는 것을 보니 전생, 운명, 인연, 윤회 같은 동양철학이 스토리의 큰 줄기를 꿰차면서 인간과 인어의 사랑을 서서히 엮어나가고 있는 듯 보인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서울에 도착해 짝짜기 슬리퍼에 헐렁한 티셔츠를 입은 인어가 인간 세상에 적응하는 심청이의 모습은 별반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게다가 인어가 등장했다는 것만 빼고는 재벌가의 비리, 사기행각, 신데렐라 이야기 등 소위 기존 드라마의 인기를 위한 막장코드가 교묘하게 버무려져 있다는 느낌이 들어 살짝 아쉽다.사진 SBS <푸른 바다의 전설> 화면 캡처 2016-12-01
- jtbc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이번에도 불륜이 드라마의 소재다. 이보다 앞서 화제 속에 종영한 KBS 드라마 ‘공항 가는 길’에서도 역시 불륜이 드라마의 큰 축이었다. 불륜이었지만 서로 하자(?)가 있는 배우자 때문에 운명처럼 또 다른 이성에게 자석처럼 끌리는, 그래서 어찌 보면 불륜이 아니라 만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는 것을 강조한 드라마였다면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는 바람의 과정보다는 바람을 피우기 전과 그 후에 던지는 질문 같다.“나답게 산다는 것이 무엇일까요?”라고.일단 드라마는 매우 유쾌하다. 또 등장하는 인물 역시 남자 주인공 도현우(이선균 분)의 친구이자 변호사인 최윤기(김희원 분)만 빼고는 지극히 현실적이다. 최윤기는 한번에 3명의 여자와 동시에 바람을 피우는 만화 같은 설정이지만 알고도 모르는 척, 아니면 결정적인 순간을 위해 발톱을 숨기고 있는 아내 은아라(예지원 분) 때문에 불안하기 짝이 없다. 또 연기자로 새롭게 신고식을 치른 가수 보아는 주연이라 불려도 손색없는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주인공 도현우는 아내 수연(송지효 분)이 바람을 피우는 건지 아닌지 의심하다가 결국 아내가 다른 남자와 호텔에 가는 것을 목격하고,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 당한다. “내가 뭘 잘못했는데, 내가 왜 이혼당해야 하는데?”라고 되묻지만 아내는 “내가 아무리 힘들었어도 그랬으면 안 되는데, 내 잘못을 돌이킬 수 없을 것 같아. 그래서 이혼하고 싶어”라고 한다. 그러면서 이혼하면 정말 ‘나답게’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아내는 “워킹 맘으로 직장 일에 집안일에, 거기에 아이 양육까지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다 잘하고 싶어 슈퍼우먼인 척 살아왔다”고. 남편은 “다들 그렇게 산다고, 나도 힘들다고, 그래서 쓰레기도 버려주고, 아이도 시간나면 어린이 집에 데려다 주지 않았냐고. 그런데 왜?”라고 반문한다.‘나답게’라는 것이 힘든 현실에서 벗어나 다른 곳으로 도망치는 걸까? 아니면 내 책임은 벗어버리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걸까? 각자 자신의 이름을 가진 남자와 여자가 만나 결혼을 하고, 또 아이가 태어나고, 누구답게 살던 그 시절을 지나 이제는 누구 엄마, 누구 아빠가 된 현실에서 과연 진짜 ‘나답게’라는 것이 어떤 모습일까?사진 출처 jtbc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홈페이지 2016-11-26
- SBS <낭만닥터 김사부> 돌담의원이라는 어딘지 수상한 분위기를 풍기는 지방의 한 병원. 그 병원의 외과의사인 낭만닥터 김사부(한석규 분)는 사고로 다친 윤서정(서현진 분)을 수술한 의사 역으로 처음 등장한다. 그 후 그는 현란한 칼솜씨를 드러내며 지방으로 발령 난 강동주의 손목을 자르려고 칼을 들이댄다. “도대체 당신 진짜 정체가 뭡니까?” 하고 물어보는 강동주(유연석 분)에게 가소롭다는 듯이 “닥터 김, 사, 부”라고 대답하는 드라마 낭만닥터의 주인공 김사부(한석규 분). 마치 진짜 김사부가 어딘가에서 살아서 나타난 듯 능청스럽게 연기하는 한석규의 모습을 보면서 오랜만에 드라마에 한 없이 몰입되는 기분이 든다.오직 의사의 본분은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서라도 사람을 살리는 게 가장 큰 목적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괴짜 의사 김사부. 그가 그의 환자를 접하고 수술에 임할 때의 손놀림은 거의 신기에 가깝다.최근 생명의 소중함과 인간에 대한 존엄을 최고의 덕목으로 여겨야 하는 의사들이건만 언제부터인지 출세를 위해서, 부를 위해서 혹은 흙수저에서 금수저로 갈아타기 위해서 의사라는 직업을 택하는 사람들이 여러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곤 한다. 그래서인지 김사부라는 인물은 오랜만에 등장한 제대로 된 멋진 의사처럼 느껴진다.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는 이외에도 다양한 의사들이 등장한다. 환각과 환청에 시달려 발작을 하면서 “도와줘요.. 도와주세요...”라고 애절하게 외치다가 결국은 자신의 손목을 메스로 자해하고 마는 의사 윤서정(서현진 분). ‘미친 고래’라는 별명을 지닌 의사 윤서정으로 분한 서현진은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의학용어를 외쳐가면서 잘나가고 싶은 의사로 나온다. 이외에도 오직 출세를 위해서 출중한 실력을 무기로 의사가 된 강동주(유연석 분). 결국 그도 어쩔 수 없이 없는 자만이 경험하는 있는 자들이 만들어 놓은 높은 장벽에 좌절되고 결국 지방의 돌담의원으로 발령이 난다.이 드라마는 참다운 의사란 결국 실력만으로는 안 되고 또 실력이 없어서는 더욱 안 된다고 전하는 듯하다. 무엇보다도 치열한 외과의사 세계의 이야기를 생명의 소중함이라는 메시지에 담아 전달하려 하고 있어 더 재미있게 느껴진다.사진 SBS <낭만닥터>화면 캡처 2016-11-18
- KBS2 <우리집에 사는 남자> “…고난길씨 가족은 사악한 관계예요. 절대 아름답지가 않아. 사기꾼 주제에 가족인척 하지 말고 돈 챙겨서 도망쳐요. 과거 다 까이지 전에…”“안 팔아요. 딸의 믿음에 보답해야 되지 않겠어요? 그게 가족예요. 가족이란 관계가 아니죠. 그냥 가족이지…”세상에 태어나자마자 버려져 보육원에서 자라난 내성적인 남자 고난길(김영광 분)이 자신보다 나이가 세 살이나 많은 딸 홍나리(수애 분)의 아빠로 등장한다. 항공사 승무원인 나리가 무사히 비행기를 타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늘 엄마한테 SNS를 보냈듯이 나리는 습관처럼 가족이라는 이유로 세 살 어린 자신의 새 아빠에게 무사히 도착했다는 사실을 알린다.그런 딸에게 아빠는 무심히 애정을 담아 “나 반죽해야 돼”라는 문자를 보낸다. 가족이라는 관계는 결코 이해관계나 어떤 목적을 위해 존재하지 않고 그냥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드라마 <우리집에 사는 남자>는 가족이라는 의미에 대해서 대체 가족이란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되는지 재조명하게 만드는 드라마다. 어떤 사연이 있는지 자신보다 세 살 어린 딸을 가진 아빠 고난길의 빚이 10억 이란다. 빚 때문에 아버지가 된 것인지 왜 사기꾼이라고 불리는지 아직은 딸에게 자세한 사연을 이야기 하진 않았지만 향후 새 아빠 고난길의 사정을 알려주는 내막이 밝혀진다면 그때의 나리의 심정은 어떨지 궁금하기만 하다. 어린 시절, 나리를 좋아해서 나리와 결혼할거라는 작은 꿈을 마음속에 지녔던 한 소년. 그가 바로 고난길이다. 그는 나리와 이별한 후에야 자신의 첫사랑의 정체를 깨달게 된다. 보육원을 떠난 후 사채업자의 아들이 되면서 아무렇게나 키워지고 조직원의 일원으로 크게 된 고난길. 하지만 그는 나리가 다른 남자와 사랑을 하고 승무원으로 취직한 뒤 당당히 걸어가는 모습을 늘 바라보고 지켜봤다. 결국 많은 대가를 치르고 홍나리 곁으로 돌아와 그녀를 지켜주기로 약속한다. 가족이니까.친아빠가 물려준 엄청난 빚을 피로 맺은 혈연관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어릴 적 보육원에서 자신에게 애정을 갖고 보살펴 준 나리 엄마에 대한 보답으로 새로운 의미의 가족이라는 인연을 아름답게 그리고 있는 드라마다.사진 KBS2 <우리집에 사는 남자>화면 캡처 2016-11-12
- MBC <쇼핑왕 루이> 황금그룹의 유일한 상속자이자 후계자인 ‘루이(서인국 분)’와 오대산 날다람쥐 고복실(남지현 분)의 소위 서바이벌 로맨스 코미디다. 교통사고로 엇갈린 운명을 걷는 루이와 고복실의 동생 고복남(류의현 분). 이로 인해 우연히 엮이게 된 기억상실 재벌 상속자 루이와 강원도에서 막 상경한 고복실은 오직 살아남기 위해, 아니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알게 모르게 서로의 사랑을 키워나간다.하지만 마치 막장 드라마의 공식처럼 우여곡절 끝에 겨우 기억을 되찾은 루이와 가난한 고복실은 운명의 장난처럼 서로 사랑함에도 다가갈 수 없다. 루이 집안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 서로 떨어지게 된다. 자칫 진부하고 뻔하게 느껴지는 공식에 딱 들어맞는 스토리 전개를 보이다가 드디어 최근에는 루이가 다시 한 번 더 기억을 잃게 되자 소위 점입가경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다. 그래도 드라마가 볼만한 이유는 독특한 캐릭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개성 있는 조연들의 연기가 드라마 시청률에 힘을 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 루이는 남자 쇼핑광에 재벌남 임에도 불구하고 결코 느끼하거나 권위 있지 않고 오히려 귀여운 모습으로 애정이 느껴진다. 물론 그 원인을 따지고 보면 기억상실로 인해 좀 모자란 듯, 아주 어설픈 남자가 되어버린 탓에 그런 느낌이 드는지도 모르겠다.또한 루이와 고복실이 사는 옥탑방 아래에 세 들어 살고 있는 조인성(오대환 분)은 만년 취준생에서 황금그룹 후계자로 복귀한 루이의 수행비서로 변신하면서 의미 있는 웃음거리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돈 앞에서 자신의 욕심만을 챙기던 사기꾼에서 루이와 고복실을 찾으러 강원도로 가는 백마리(임세미 분)차 안에서 생리현상을 참지 못하고 결국 실례를 해버리는 헤픈 남자가 된다. 게다가 집으로 돌아온 후 이불 속에서 커다란 손을 입에 넣으면서 애써 울음을 참는 모습까지 과거의 한 인기 드라마 주인공의 모습을 패러디하기도 했다.막바지 클라이맥스를 향해 가고 있는 드라마 <쇼핑왕 루이>, 이야기의 공식은 이미 정해져 있고 이제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 남은 회 동안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가 궁금하다.사진 MBC <쇼핑왕 루이> 화면 캡처 2016-11-05
- MBC <캐리어를 끄는 여자> 드라마 <캐리어를 끄는 여자>가 인기를 끄는 이유를 찬찬히 살펴봤다. 우선 변호사도 아니면서 변호사보다 더 잘나가는 로펌의 사무장 차금주(최지우 분)가 등장하는 법정드라마다. 차금주가 변호사가 아니라 사무장이라서 오히려 더 설득력이 있고 개연성이 있는 듯하다. 나아가 소위 잘나가는 여변호사 이야기라는 흔한 드라마 소재보다는 변호사가 아닌 여자 사무장이라는 캐릭터라서 더 호소력이 있다.또한 한 사회의 시스템에 도전하는 자와 이를 수호하려는 자들이 불의와 정의의 대변인이 되어 쫓고 쫓기는 소재인 만큼 긴박감이 넘치기 때문이다. 주인공 차금주의 과거 전력과 관련된 예측불허의 미스터리한 내용을 감추고 있는 탓인지 은근히 긴장감도 있다.드라마 <캐리어를 끄는 여자>에서 사무장 차금주는 변호사보다도 오히려 더 변호사답게 그려지고 있다. 살인누명을 스스로 뒤집어쓰려는 피의자를 찾아가 그를 부드럽게 설득해 결국에는 재판에서 승리를 이끌어 낸다.“세상이 이해 못할 거라고 원망하면 그만인가요? 이렇게 도망치는 게 더 비겁한 건 아닐까요?”라고 사무장 차금주는 이야기하면서 피의자를 결국 설득하고 살인누명을 쓰더라도 자신의 성 정체성을 숨기려는 피의자를 재판에서 성소수자라고 커밍아웃하게 만들기도 했다.이제 전체 스토리의 중반을 넘어서면서 차금주와 함복거(주진모 분)의 로맨스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기미도 보인다. 때문에 소위 직진남 함복거의 차금주를 향한 일편단심과 함복거를 흠모하는 박혜주(전혜빈 분)와의 삼각관계도 어떻게 전개될지 흥미진진하다.드라마 <캐리어를 끄는 여자>에는 차금주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나설 때면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인 검정색 캐리어가 반드시 동반자로 등장한다. 피의자를 만나는 접견실 책상 옆에 늘 반듯하게 놓여 있는 그녀의 캐리어의 무게만큼이나 무거운 인생의 무게를 싣고 다니면서 다시 한 번 성공과 재기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차금주의 모습이 어딘지 보기 좋다.사진 MBC <캐리어를 끄는 여자> 화면 캡처 2016-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