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 검색결과 총 31개의 기사가 있습니다.
- 형제자매 유류분 인정의 위헌성 피상속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형제자매에게 법정 상속분의 일정 비율로 유류분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당할까? 그렇지 않다. 헌법재판소는 2024년 4월 25일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를 유류분 권리자에 포함시키는 민법 제1112조 제4호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2020헌가4 등). 헌재는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는 재산형성에 대한 기여나 상속 재산에 대한 기대 등이 거의 인정되지 않으므로 유류분권을 부여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했다. 이에 따라 형제자매가 법정 상속분의 3분의 1을 받도록 규정한 해당 조항은 즉시 효력을 상실하였다. 그리고 헌재는 배우자나 자식이 부모 등에게 오랜 기간 유기 또는 학대하는 패륜행위를 해도 유류분 상실사유를 별도로 규정하지 않은 민법 제1112조 제1호~제3호 관련 ‘입법부작위’에 대해서는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또한 헌재는 피상속인을 생전 부양했거나 재산형성에 기여한 부분을 인정하지 않는 민법 제1118조 관련 ‘입법부작위’에 대해서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현재 유류분 규정에 의하면 피상속인의 재산증식이나 부양에 기여하지 않았어도 배우자나 자식을 비롯한 직계비속은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을 보장받는다.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이들 조항에 대한 개정시한은 2025년 12월 31일까지로 입법자가 관련 규정을 개정할 때까지는 이들 조항의 효력이 유지된다. 한편,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재산의 범위와 관련하여 민법 제1114조 후문과 제1118조(1008조 준용)는 공동상속인이 받을 유류분에 영향을 끼치는 증여의 경우 시기를 불문하고 모두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산입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다수의견(5인의 재판관)은 “거래의 안전보다 유류분 권리자를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며 합헌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나머지 4명의 재판관은 “증여재산 가액은 상속 개시 당시를 기준으로 산정하는데 물가상승률, 부동산 시가상승률 등에 따라 증여 당시보다 훨씬 더 많은 가액의 증여재산을 반환해야 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한다`며 반대의견을 냈다.공증인가 법무법인 누리대표변호사 하만영 2024-05-08
- 인터넷 댓글의 ‘비방목적’ 판단기준 인터넷 뉴스 댓글의 전체가 아닌 일부를 근거로 검찰이 내린 기소유예 처분은 정당할까? 그렇지 않다. A씨는 2023년 3월 검찰로부터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피의사실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 A씨가 2016년 8월경 한 뉴스 기사에 일면식이 없는 전직 리듬체조 선수 ○○○에 대해 “자 비네르 사단의 성적조작 수혜자가...”라는 댓글을 달았는데, ○○○는 자 비네르의 성적조작과 무관함에도 공연히 허위 사실을 적시해 고소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였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2항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거짓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를 처벌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2024년 2월 28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A씨가 기소유예 처분으로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받았다는 이유로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하라는 인용 결정을 하였다(2023헌바739). 헌법재판소는 “정보통신망법상의 ‘사람을 비방할 목적’은 초과주관적 구성요건으로서 사람의 명예에 대한 ‘가해의 의사나 목적을 가진 표현’만이 금지되도록 그 규제범위를 제한한다”며 “수사기관은 댓글 전문을 확인해 범죄 성립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A씨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전문 확인 없이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뉴스 기사의 내용, 댓글 전문, 댓글 게시 당시 관련 댓글 상황을 보면, 제31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종료 후 대표선수들의 귀국 기자회견이 이뤄진 상황에서 ○○○의 인터뷰가 뉴스기사로 게재되자 뉴스기사에는 ○○○을 응원하거나 비판하는 댓글이 논쟁적으로 달려있었고, A씨는 ○○○가 성적조작의 수혜자가 아님을 주장하면서 ○○○를 응원하는 맥락에서 ‘자 비네르 사단의 성적조작의 수혜자가’라는 표현을 일부 사용하게 된 것임을 알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씨에게는 ○○○의 명예에 대한 가해의 의사나 목적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어 ○○○를 비방할 의사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공증인가 법무법인 누리대표변호사 하만영 2024-04-03
- 용인경전철 주민소송 가능 여부 세금 낭비 논란을 빚었던 용인경전철 사업에 대해 용인시 주민이 이정문 전 용인시장과 한국교통연구원 등을 상대로 주민소송을 통해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까? 있다. 용인경전철은 시행사인 봄바디어사에게 패소해 8500억원, 운영비와 인건비 295억원 등 막대한 자금이 들어갔음에도 하루 이용객은 한국교통연구원 예측에 한참 미치지 못해 용인시는 재정난에 허덕였다. 이에 시민들은 2013년 10월 이 전 시장과 정책보좌관 박모씨 등 전·현직 공무원 등을 상대로 1조 232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주민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위 박씨의 일부 책임만을 인정해 10억원 대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주민소송은 주민감사 청구를 한 경우만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은 잘못되었다고 하면서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에 서울고등법원은 2024년 2월 14일 용인시민 안모씨 등 8명이 용인시를 상대로 낸 주민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했다(2020누50128). 재판부는 “이 전 시장은 한국교통연구원의 과도한 수요예측에 대해 타당성 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고 사업시행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내용이 포함되도록 실시협약안을 맺었고, 이를 검토한 기획예산처장관으로부터 '30년간 90% 운영수입 보장은 축소할 필요가 있다'는 심의결과를 통보받았지만 이를 무시했으며, 거액의 재정 지출을 수반함에도 용인시의회의 사전 의결 절차 등을 준수하지 않았고, 용인경전철 개통 후 실제 탑승인원은 실시협약 예상치의 5~13% 수준에 불과했으며,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원들도 수요 예측 결과를 잘못한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전철 사업으로 인해 용인시에 4293억원의 손해가 발생하였으므로 이 전 시장과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원의 책임비율은 5%로 산정해 214억 6809만원의 손해를 공동으로 배상해야 하고, 한국교통연구원의 책임비율은 1%로 산정해 214억여원 중 42억 9361만원을 이 전 시장과 연구원 등과 함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시했다.공증인가 법무법인 누리대표변호사 하만영 2024-03-06
- 임대인의 실거주 진정성 입증 여부 집주인이 자신이 실제 거주하겠다는 이유로 세입자의 계약 갱신 요구를 거절할 때 실거주 의사를 입증할 의무가 있을까? 있다. A씨는 2019년 1월경 B씨 등에게 서울 서초구에 있는 아파트를 보증금 6억3000만원에 2019년 3월 8일부터 2년간 임대하기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A씨 측은 2020년 12월 17일경 B씨 등에게 “A씨와 배우자, 자녀가 해당 아파트에서 거주할 계획이라 임대차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그러자 B씨 등은 닷새 뒤 A씨에게 계약갱신을 요구했다. 이에 A씨는 이듬해 1월 4일경 “임대차계약 만료 후 본인이 실제 거주할 계획”이라며 갱신 요구를 거절했다. 이후 A씨는 B씨 등을 상대로 아파트의 인도를 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하여 1심과 2심은 “B씨 등은 A씨로부터 임대차 보증금을 반환받음과 동시해 부동산을 인도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민사2부는 A씨가 B씨 등을 상대로 낸 건물 인도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2023년 12월 7일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2다279795). 재판부는 “임대인(임대인의 직계존속·직계비속 포함)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한 증명 책임은 임대인에게 있다”며 “‘실제 거주하려는 의사’의 존재는 임대인이 단순히 그러한 의사를 표명했다고 해서 곧바로 인정될 수는 없지만, 임대인의 의사가 진정하다는 것을 통상적으로 수긍할 수 있을 정도의 사정이 인정된다면 그러한 의사의 존재를 추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그런면서 “이는 임대인의 주거 상황, 임대인이나 그의 가족의 직장이나 학교 등 사회적 환경, 임대인이 실제 거주하려는 의사를 가지게 된 경위, 임대차계약 갱신 요구 거절 전후 임대인의 사정, 임대인의 실제 거주 의사와 배치·모순되는 언동의 유무, 이러한 언동으로 계약갱신에 대해 형성된 임차인의 정당한 신뢰가 훼손될 여지가 있는지 여부, 임대인이 기존 주거지에서 목적 주택으로 이사하기 위한 준비의 유무 및 내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공증인가 법무법인 누리대표변호사 하만영 2024-01-11
- 강제추행죄의 폭행·협박의 정도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을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여야 할까? 아니면 '상대방의 신체에 대해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폭행)하거나, 상대방이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협박)할 정도‘이면 족할까? 후자로 보아야 한다. A씨는 2014년 8월 저녁 7시 30분경 자신의 방 안에서 사촌 여동생 B(15세)양을 끌어안아 침대에 쓰러뜨리고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대해 1심 보통군사법원은 A씨에게 유죄를 인정하여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 고등군사법원은 A씨의 물리적 힘의 행사 정도가 저항을 곤란하게 할 정도였다고 단정할 수 없어 강제추행죄의 폭행·협박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성폭력처벌법위반(친족관계에 의한 강제추행)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폭행·협박이 없더라도 위력을 행사한 사실이 있으면 인정되는 아동청소년성보호법상 위계 등 추행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3년 9월 21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친족관계에의한강제추행)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이송했다(2018도13877).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은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일 것이 요구되지 않는다"며 "상대방의 신체에 대해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폭행)하거나 일반적으로 보아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협박)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며 종래 판례 법리(83도399)를 폐기했다. 재판부는 "종래의 판례 법리는 강제추행죄의 범죄구성요건에 부합하지 않고, 강제추행죄의 보호법익인 자유롭고 평등한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부합하지 않는다"며 "강제추행죄에서 '폭행 또는 협박'은 형법상 폭행죄 또는 협박죄에서 정한 '폭행 또는 협박'을 의미하는 것으로 분명히 정의되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공증인가 법무법인 누리대표변호사 하만영 2023-12-06
- 사무실에서 팀장이 방문자와 나눈 대화 녹음 행위 시청 공무원이 팀 사무실에서 팀장과 방문자가 나누는 대화를 녹음하는 행위를 처벌할 수 있을까? 있다. A씨는 2020년 1월부터 7월까지 B시청 C팀에서 일했다. 같은 해 6월 오후 2시경 A씨는 팀 사무실에서 팀장 D씨가 방문자 E씨와 나누는 대화 내용을 자신의 휴대폰으로 녹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D씨와 E씨의 대화는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지 않은 공개된 사무실에서 일과시간 중 이뤄졌고, 가청거리 내에 있는 자신의 자리에서 대화를 자연스럽게 듣다가 녹음했을 뿐"이라며 "녹음한 대화가 통신비밀보호법에서 말하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설령 공개되지 않은 타인간의 대화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D씨의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행위를 적발·신고하기 위해 녹음행위를 한 것이므로, 정당행위로서 그 위법성이 조각된다"고도 했다. 1심과 2심은 "D씨와 E씨 사이의 대화 내용을 보면 E씨가 D씨에게 준 선물의 사용 방법을 설명하는 내용, D씨가 감사를 표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데, D씨는 딸의 결혼 의사 등 가족의 사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며 "대화가 그렇게 비밀스러운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둘의 사생활에 관한 것으로서 통신비밀보호법의 보호대상이 된다"고 판시했다. 그리고 "민원인들이 공무원들이 실제 업무를 보는 사무공간에까지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었다고 보이지 않기 때문에 대화가 이뤄진 장소가 '일반 공중'에 공개된 장소였다고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나아가 1과 2심은 A씨의 행위가 정당행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형사2부도 2023년 9월 27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과 자격정지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3도10284).공증인가 법무법인 누리대표변호사 하만영 2023-11-08
- “주거침입 기소유예”처분 헌재 취소 이혼 소송 중인 아내와 이전에 함께 지내던 집에 비밀 번호를 누르고 들어갔다가 주거침입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받은 기소유예 처분을 헌법재판소가 취소할 수 있을까? 그렇다. A씨는 2021년 9월 별거 중의 피해자(아내)가 거주하는 집에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 주거침입을 했다는 피의사실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 A씨는 "피해자의 사실상 평온을 해치지도 않았는데 검사는 자신의 주거침입 피의사실이 인정됨을 전제로 기소유예처분을 함으로써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2021년 12월 헌법소원을 냈다. 헌법재판소는 2023년 9월 26일 주거침입죄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A씨가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 받았다며 낸 헌법소원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했다(2021헌마1602). 헌재는 "A씨는 피해자와 10년 넘는 혼인생활을 유지해 왔고, 해당 주택 매매대금의 상당 부분을 마련했으며, 다른 지역에서 일하면서도 휴일에는 해당 주택에서 생활했다"며 "A씨는 피해자와의 이혼소송이 시작된 다음인 2021년 8월 초경 휴가기간에도 해당 주택에 머물렀는데, A씨가 피해자로부터 주택에 들어오지 말 것을 요청받은 때는 이 사건이 있기 불과 약 2주 전이고 당시 피해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자가 격리를 이유로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또 그 주택에는 여전히 A씨의 짐이 보관돼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당시 A씨가 해당 주택의 공동거주자 지위에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이 사건이 있기 전 피해자가 A씨를 상대로 이혼을 청구했다거나 A씨를 주택에 일방적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는 사정만으로는 A씨와 피해자 사이에 부부관계를 청산하고 A씨가 주택에 더 이상 살지 않기로 하는 명시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그 밖에 A씨가 해당 주택의 공동거주자 지위에서 이탈하였다거나 배제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찾을 수 없어 A씨가 임의로 이 사건 주택에 들어간 행위는 주거침입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공증인가 법무법인 누리대표변호사 하만영 2023-10-11
- 휴대전화 정보추출과 피의자 참여권 보장 휴대전화 등 전자정보 저장매체에서 정보를 추출하면서 피의자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았다면 해당 정보는 물론 이를 기초로 작성된 수사기관의 피의자신문조서 역시 증거능력이 있을까? 없다. A씨는 2021부터 2022년까지 마약과 향정신성의약품을 수수하거나 사용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그런데 경찰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해 A씨의 휴대전화에 담긴 전자정보(문자 기록)를 열람·추출하는 과정에서 A씨와 변호인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은 게 문제가 되었다. 경찰은 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범죄와 관련된 전자정보도 추가로 열람·추출한 것으로 확인 되었다. 이에 대하여 1심은 "A씨 등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아 적법한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해당 전자정보는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고, 해당 전자정보를 기초로 작성된 검찰·경찰 피의자신문조서 등 2차 증거 역시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2심은 별도 사건을 병합해 진행되었다. 2심도 증거 능력과 관련해 대체로 1심과 같이 판단했다. 다만 2021년 5월의 범행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2심은 공범의 증언이 스스로의 기억보다는 수사기관에서 제시된 증거에 기초했는데, 이는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이기 때문에 해당 부분에 대해 증거능력이 없다고 보았다. 결국 공범의 진술 외에는 공소사실에 대해 A 씨의 자백이 유일한 증거로서 보강증거가 없으므로 해당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해 형사소송법에 따라 무죄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의 판단도 원심과 같았다. 대법원 형사2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마약·향정)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0개월과 벌금 1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2023년 7월 27일 확정했다(2023도5700). 따라서 피의자가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피의자나 변호인은 피의자의 휴대전화 등 전자정보 저장매체에서 수사기관이 정보를 추출하는 경우 피의자의 참여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수사 진행 절차에 현명하게 대처하여야 할 것이다공증인가 법무법인 누리 대표변호사 하만영 . 2023-09-06
- CCTV를 가린 행위와 업무방해죄 여부 회사가 근로자의 동의 없이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면 이를 비닐봉지로 가리면 업무방해죄로 처벌할 수 있을까? 없다. A씨 등은 2015년 11월부터 2016년 1월까지 군산시의 한 자동차 공장에서 회사가 공장 안팎에 설치한 CCTV 51대에 여러 차례 검정 비닐봉지를 씌워 시설관리 업무 등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전국금속노조 소속으로 사측이 사업장에 CCTV를 설치하면서 근로자의 동의를 받지 않자 카메라를 가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 등은 회사가 개인정보보호법과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근로자참여법)을 위반해 CCTV를 설치했으므로 이를 막은 것은 정당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하여 1심과 2심은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각각 벌금 70만 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노동조합 간부 A씨 등 3명에게 벌금 7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2023년 6월 29일 사건을 전주지방법원으로 일부 파기환송하였다(2018도1917). 대법원은 "CCTV 카메라 중 주요 시설물에 설치된 16대와 출입구에 설치된 3대의 경우 다수의 근로 현장과 출퇴근 장면을 찍고 있다"며 "근로자 대부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CCTV의 정식 가동을 강행함으로써 피고인들의 의사에 반해 개인정보가 위법하게 수집되는 상황이 현실화하고 있었던 점,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은 일단 그에 대한 침해가 발생하면 사후적으로 이를 전보하거나 원상회복하는 것이 쉽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이 다른 구제수단을 강구하기 전에 임시조치로서 검정색 비닐봉지를 씌워 촬영을 막은 것은 행위의 동기나 목적, 수단이나 방법 및 법익의 균형성 등에 비추어 그 긴급성과 보충성의 요건도 갖추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면서 형법 제20조에서 정한 정당행위에 해당되어 처벌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공증인가 법무법인 누리대표변호사 하만영 2023-08-09
- 실물 주권이 미발행된 예탁주식은 횡령죄의 객체인가? 주권이 발행되지 않은 채 일괄예탁 제도 등에 의해 예탁된 것으로 취급되는 주식은 횡령죄의 객체 해당할까? 안된다. A씨는 주식명의신탁약정에 따라 피해자 소유의 B사 주식을 A씨 등 명의로 주주명부에 등재해 37만 5933주 상당의 돈을 피해자를 위해 보관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해당 주식이 중소기업 전용 주식거래 시장인 코넥스(KONEX) 상장을 앞둔 상황에서 A씨 등 명의의 증권 계좌에 입고되고 증권예탁결제원에 예탁돼 계좌 간 대체 기재의 방식으로 양도가 가능하게 되자, A씨는 2013년 11월경부터 2014년 2월경까지 주식 중 일부를 매도하고 나머지 주식을 자신의 소유라고 주장하면서 반환을 거부했다. 결국 A씨는 피해자 소유인 주식(40억 2248만여 원 상당)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은 주위적 공소사실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형사1부는 2023년 6월 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예비적 죄명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2884). 대법원은 "상법상 주식은 자본구성의 단위 또는 주주의 지위(주주권)를 의미하고 주주권을 표창하는 유가증권인 주권과는 구분된다. 주권은 유가증권으로서 재물에 해당하므로 횡령죄의 객체가 될 수 있지만 자본의 구성단위 또는 주주권을 의미하는 주식은 재물이 아니므로 횡령죄의 객체가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탁결제원에 예탁돼 계좌 간 대체 기재의 방식에 의해 양도되는 주권은 유가증권으로서 재물에 해당하므로 횡령죄의 객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주권이 발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권불소지 제도, 일괄예탁 제도 등에 근거해 예탁결제원에 예탁된 것으로 취급되어 계좌 간 대체 기재의 방식에 의해 양도되는 주식은 재물이 아니므로 횡령죄의 객체가 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공증인가 법무법인 누리대표변호사 하만영 2023-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