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초기' 검색결과 총 9,846개의 기사가 있습니다.
- 가전사 윤달징크스 ‘혹시 올해도’ 국내 가전업체들이 이달부터 예비부부를 겨냥한 혼수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나, 4년마다 돌아오는 윤달 때문에 매출이 떨어진다는 징크스로 마음을 조이고 있다. 일부 업체는 대규모 이벤트를 준비했다가 실효성이 없을 것이란 일선 판매직원들의 의견에 따라 혼수행사를 취소하고 있다. 가전업체들은 결혼식이 집중되는 3월부터 예비부부를 대상으로 다양한 혜택과 경품을 건 ‘혼수마케팅’에 돌입했다. 하지만 올해는 전통적으로 결혼식을 피한다는 윤달 때문에, 업체들이 고민에 빠졌다. LG전자는 ‘윤달 징크스’를 피하기 위해 예년의 경우 3월부터 시작하던 혼수판촉행사를 지난달 10일부터 일찌감치 시작했다. 윤달 기간(3월 21일부터 4월 18일)을 피해 결혼하려는 고객들을 겨냥한 조치였다. LG전자는 또 그동안 ‘LG전자 춘계혼수판촉’이라고 불러온 명칭도 ‘LG전자 새봄맞이 대잔치’로 변경했다. 아남전자는 최근 예비부부를 위한 ‘음이온TV’와 홈시어터에 대한 판촉행사를 준비했다가 취소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판촉행사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며 “윤달기간 결혼을 피하는 이들이 많아 행사비용조차 회수하기 힘들 것이라고 일선 마케팅 직원들이 의견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가전업체들만 윤달 징크스를 부담스러워하는 것은 아니다. 하이마트의 경우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을 추첨해 고객의 청첩장을 신문광고로 내고 비용을 부담하겠다는 이벤트를 추진중이다. 이 회사는 윤달기간에 결혼하려는 이들이 적다는 점을 감안해 신문 광고게재일을 4월 7일 이후로 늦췄다. 가전업체 관계자는 “윤달기간 예식을 피하려는 것이지 아예 결혼을 않겠다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혼수철 특수는 윤달 이후인 5월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8일부터 5월까지 하우젠 고객을 대상으로 ‘하우젠 웨딩 페스티벌’ 행사를 벌인다. 이 행사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나만의 특별한 프로포즈’를 주제로 글을 올리면 이를 추첨해 드럼세탁기 에어컨 김치냉장고 등 상품을 주는 이벤트다. 내달말까지 벌이는 ‘LG전자 새봄맞이 대잔치’는 300만원이상 구입고객 전원에게 테팔 전기그릴, 락앤락 밀폐용기세트 등을 주는 행사다. 이 회사는 또 이달말까지 300 만원이상 제품구입 고객에게 스크래치 복권 증정, 매주 푸짐한 경품 제공한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행운 플러스 이벤트’라는 이름으로 혼수 판매 이벤트를 벌인다. 이달부터 내달말까지 진행하는 이 행사는 구매금액에 따라 조기기구세트, 화장품 냉장고, 룸에어컨 등 사은품을 준다. 2004-03-04
- 부시와 케리, 강점과 약점 ◆부시=부시 대통령의 강점은 1억 5000만달러의 자금으로 돈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점과 보수진영의 충성심이 공고하다는 것으로 꼽히고 있다. 부시는 최근들어 동성결혼 금지를 위한 헌법개정 제안 등으로 ‘보수여 단결하라’는 메시지를 던지며 케리를 뉴잉글랜드 지방의 못말리는 진보파로 몰아가고 있다. 부시 진영은 또 케리가 걸프전과 주요 무기체계 개편 등에 반대표를 던지는 등 국가안보에 ‘말 따로 행동 따로’의 의정기록을 보여주고 있다며 총공세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이와함께 회심의 쐐기를 박을 수 있는 호재중의 호재로 ‘오사마 빈 라덴’의 체포를 이용 하려는 시도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난 4년간의 집권성적표는 재선을 위태롭게 만들지 모를 취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11월 대선때까지 빈 라덴 체포에 실패하고 이라크가 불안정할 경우, 그리고 일자리 창출이 지지부진하면 민주당원들의 반 부시정서는 똘똘 뭉치는 반면 무소속 표심, 심지어 일부 공화당원들의 이탈까지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케리=케리 후보는 당내 경선 한달 반만에 백악관행 티켓을 따내면서도 이 과정에서 별 상처를 입지 않아 부시와의 맞대결에 일찌감치 전력투구할 수 있다는 강점을 얻었다. 특히 ‘부시만 백악관에서 몰아내면 된다’는 반(反)부시 정서를 결집시켜냈다. 민주당원들은 지역, 남녀노소, 인종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케리에 쏠린 민주당원들의 총단합이 레이건에 비해 흔들리는 부시 충성파들의 단결을 압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하지만 케리 후보는 공화당의 무자비한 공격과 언론들의 철저한 검증 등 중대 고비를 눈앞에 두고 있다. 4선으로 24년째 연방상원의원을 지냈기 때문에 갖가지 투표기록이 파헤쳐질 것이고 부시 진영으로부터 일관성 부족, 위선의 정치인으로 공격 받아 ‘신뢰성 의문’을 살 위험을 안고 있다. 또 네가티브 선거전에 휘말려 이런 공세에 제대로 대응치 못하고 정책대안 제시에서 허점을 보인다면 그의 태풍도 일순간 사라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2004-03-04
- 부시, 초반 기선잡기서 밀렸다 워싱턴=한면택 특파원 han5907@aol.com 백악관을 수성하려는 조지 부시 대통령이 연일 맞상대로 확정된 존 케리 후보에게 집중포화를 퍼부으며 기선잡기에 나섰으나 초반승부에선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NN방송과 USA투데이, 갤럽이 지난 5일부터 7일 까지 투표할 의사가 있는 미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해 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케리 후보가 52%대 44%, 8포인트 차이로 부시 대통령을 꺾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랠프 네이더 후보까지 포함하는 3자 가상대결에서도 케리 후보는 50%의 지지율로 부시 대통령(44%)을 6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전체 유권자 지지율에선 5% 안팎을 얻어 민주당표를 잠식할 것으로 예상돼온 네이더 후보는 투표할 의사가 있는 유권자 지지율에선 2%에 그쳐 그의 지지자들이 실제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을 보여주며 대선변수로서의 파괴력이 상당히 줄어들 것임을 예고했다. 부시 대통령과 케리 후보는 모두 자당의 유권자들로부터 95%의 몰표를 받을 것으로 나타나 초반 판세에서 차이는 무소속 유권자들의 지지율로 판가름 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여론조사에서 공화당원들은 95%가 부시에게 표를 던지고 민주당원들도 역시 95%가 케리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을 것이라고 대답했으며 양진영 모두 이탈표는 3%씩에 불과, 당파 에 따라 철저히 단합해 맞서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케리 후보는 그러나 무소속 유권자들의 지지율에서 53%대 38%로 부시대통령을 크게 앞서 초반승부에서 기선을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소속, 무당파 유권자들은 정책과 결과만을 보고 표심을 결정해 투표하는 스윙보터들로서 양당이 뭉쳐있는 선거에선 백악관 주인을 판가름해온 유권자층으로 꼽히고 있다. 스윙보터들이 가장 중요한 잣대로 삼는 정책대결에서 케리 후보는 경제와 헬스케어, 연방 적자 관리, 소셜 시큐리티제도(사회보장연금)등 내치에서 부시보다 나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부시 대통령은 이에비해 테러와의 전쟁, 이라크 정책, 국제관계 등 외치에서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부시대통령은 핵심 경제정책이자 업적으로 내세워온 감세정책에선 이례적으로 케리 후보와 똑같은 지지율을 기록했고 문화전쟁으로 꼽혀온 동성간 결혼 금지에 대해서도 케리 후보의 지지율보다 오차범위내에서 겨우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부시 대통령은 8일 본거지 텍사스주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케리는 애국법, 이라크전쟁 등에 찬성표를 던졌다가 지금은 반대하고 있다”며 “나의 맞상대는 굳건한 신념을 갖고 있지만 그리 오래 가지는 않는다”고 비아냥대며 연일 생각이 자주 바뀌는 정치인(Flip-Flpper)으로 집중 공격하고 있다. 이에대해 정치적 이유 때문에 입장을 더 자주 바꾸는 후보로 미 유권자 49%는 케리를 지목한 반면 37%는 부시를 꼽아 부시의 공격이 효과를 볼 수 있으나 자신에게도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더욱이 캠페인 광고에 9·11 테러장면을 이용, 일부 유가족들로부터 비난을 산데 대해 부시는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으나 미 유권자들은 42%가 적절하다고 응답한 반면 54%는 부적절하다고 답변, 역풍을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부시 대통령이 초반 기선잡기에서 밀리고 있는 이유는 민주당 경선분위기가 아직 남아있고 부시 진영의 1차 캠페인광고전이 9·11테러장면을 이용하는 바람에 일부 유가족들로부터 반발을 사는 역풍을 받은데다 부시의 유세가 케리 비난 메시지로 일관해 무당파 표심잡기보다는 민주당 결속만 강화하는 역작용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004-03-09
- 정부측 - "합법 외국인력 충분히 공급 할 것" 고용허가제 도입에 따라 조만간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거 일터를 떠날 것으로 예상되나, 다른 한편 높은 청년실업률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은 3D 업종인 중소제조업에 취업하는 것을 꺼리고 있어 이주 노동자들이 비운 일자리는 쉽사리 채워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한 가운데 정부는 지난 1월 17일 국내 미등록 외국인 근로자(이른바 불법체류자)에 대해 자진출국 시한을 2월말까지 연장하고, 그 이전에 자진출국하는 사람에게는 재입국을 허락할 수 있다는 ''합법화 방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그러자 일부 이주노동자들이 이에 반발, 명동 성당 등지에서 농성을 시작했으며, 현재 각지에서 동참한인원이 800명을 넘어섰다. 정부 관계자들은 고용시장의 혼란을 막고 향후 이주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농성노동자들은 이주노동자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내쫓는 강제추방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출국시한을 겨우 이틀 남겨둔 지금, 양쪽의 입장을 각각 취재해 지상토론의 형식을 빌려 비교해 보았다. 먼저 자진출국 시한을 정하게 된 배경을 설명해 달라. 불법체류자는 전체 외국인력 40만명 가운데 78% 이상인 30만명을 차지할 정도로 그 수가 만만치 않다. 정부는 올 여름부터 고용허가제를 실시, 합법적인 경로를 통해 외국인근로자를 도입하여 고용시장을 안정시키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문제의 진원지가 되고 있는 불법체류자가 먼저 나가 주어야 한다. - 이주노동자들은 고용허가제를 반대하고 있다. 먼저 합법화 조치를 해달라는 것이 그들의 요구다. 그들이 고용허가제의 취지를 잘 못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허가제는 국내 인력을 구하지 못한 기업에게 적정규모의 외국인근로자를 합법적으로 고용하게 해주는 제도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력의 도입·관리를 정부가 직접 담당함으로써 비리의 소지를 원천 차단하려는 것이다. 내국인에게는 고용기회를 보호하고 중소기업의 인력부족 현상을 해결하며,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체계를 구축하여 사업장 이탈을 막으면서 고용주에 의한 인권 침해 소지를 없앨 수 있는 제도이다. - 인권운동사랑방 등 시민단체들은 정부 정책이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문서로 ''재입국 확인서''를 발급할 것을 제안한다. 시민단체들에 대해서는 우리도 할 말이 많다. 우리는 그쪽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려 하는데 그쪽은 정부를 이용만 한다. 예를 들어 시민단체의 요구에 따라 지난 해 초부터 실시하려 했던 강제출국을 지금까지 유예해 왔다. 그렇게 계속 유예시켜주니까 이제는 아예 사면시켜 달라고 한다. - 현재 고용허가제는 사업장 이동의 자유가 없고 주기적으로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등 독소조항이 많다는데. 우리가 실시하는 고용허가제가 다른 나라의 그것에 비해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도 함께 보아 주었으면 한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외국인근로자들은 산재보험과 최저임금 적용을 받을 뿐 아니라, 노동 3권을 부여받아 국내 근로자와 법적으로 동등한 대우를 받게 된다. 이에 비해 상당 수 국가들에서는 외국인근로자들에게 노조가입을 시켜주지 않는다. - 이주노동자 고용을 1년씩 재계약하여 총 3년에 기한을 정한 것이나, 4년 이상 불법체류자를 강제 귀국시키는 조치는 전근대적인 발상이 아닌가. 외국인 근로자의 정주화 방안은 시민단체의 주장처럼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국가의 이민정책 등 큰 틀을 건드리는 문제이기 때문에 성급한 결론을 내릴 수가 없고, 국민적 이해와 동의가 필요한 일이다. 외국인들이 정주할 경우 한국 사회가 부담할 비용을 생각해보자. 결혼문제에서 복지, 교육, 의료 등에 이르기까지 간접 비 용이 엄청나게 늘어난다. 그것은 우리 국민이 앞으로 항구적으로 지게 될 부담이 될 수도 있다. - 먼저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를 내보내고 합법 이주자를 들여오겠다는데, 자칫하면 외국인력이 넘치는 결과가 예상되지 않는가. 정부가 볼 때 우리경제 규모에 비추어 수용가능한 외국인력이 현재와 같은 40만명 안팎이 적정 수준이다. 연간 들어오는 외국인의 수는 3월중이면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 생각된다. 대만의 경우 우리와 같은 조치를 취해서 12만명의 불법체류자를 2만명까지 줄였다. 외국인력이 일종의 공급과잉 상태로 유지되면 시장에서 사업주들이 합법 노동자를 쓸 수밖에 없게 되는 효과가 있다. - 예정되는 단속 일정과 이로 인한 직접적인 효과는. 관계부처가 합동하여 3월 3일부터 13일까지 대대적으로 단속한다. 이번에는 제조업도 대상이다. 불법체류자들이 자진출국하기 싫어하는 핵심적인 이유의 하나가 나가면 다시 돌아올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가능하면 이들에게 일부 고용보장을 해줄 수도 있다. - 지금까지 자진출국한 사람과 남은 사람은 얼마로 추정하는가. 지난 해 11월 17일 단속 이후 자진출국한 사람이 1만여명, 단속해서 강제출국한 사람이 4000여명 가량이다. 대략 10~12만명이 불법체류자로 남아있는 것으로 안다. 노동부 외국인고용대책과 김선태·백만호 기자 / kst@naeil.com 2004-02-27
- 현대건설 - 가족까지 동참해서 회사 살렸다 한국경제가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외환위기 당시보다 심각한 내수위기가 진행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기업과 가계는 허리띠를 바짝 죄는 상황이다. 이러한 속에서 협력적 노사관계를 강화함으로써 이전보다 나은 경영 환경을 구현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몇몇 대기업 노사는 임금·단체협약에 생산성 향상을 명문화하는가 하면, 노동조합이 앞장서 작업장 혁신에 참여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노동자가 주주로 참여하여 경영권 안정과 매출 신장을 동시에 성취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협력적 노사관계를 실현하는 기업들을 찾아가 보았다. 과거의 명예를 회복하고자 노사가 합심한 지 오래다. 현대건설은 지난날 현대그룹의 모태이자 우리 경제의 고속성장을 이끌어 온 상징적 존재로 인식되어 왔다. 경부고속도로는 현대건설이 맨손으로 일궈낸 근대화를 상징하며, 한국경제의 대동맥으로 지금도 기능하고 있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는 이러한 현대건설의 명성을 하루아침에 허물어 버렸다. 방만한 확장과 무리한 계열사 지원에 시달리던 현대그룹이 이 기간에 걷잡을 수 없는 위기로 치달았고, 거액의 해외공사 부실채권이 누적되고 있던 현대건설도 그룹에서 분리되는 등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되었다. 마침내 2000년 들어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결의하면서 회사의 경영권도 채권단의 수중으로 넘어갔다. 회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노사 모두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고통분담을 감내해야만 했다. 인원감축, 감자에 임금동결까지 당시 채권단은 대규모 인원감축을 요구했으며, 노조는 희망퇴직에 동의했다. 그리고 사업부문을 분사하는 조치도 뒤따라, 7200명 안팎이던 전체 종업원 수는 한때 3600명까지 줄었다. 희망퇴직과 함께 두 차례에 걸쳐 감자가 실시되어, 직원들은 막대한 자사주 투자비용을 날리기까지 했다. 최고 2만4700원까지 나가던 주식을 사들인 직원들이 그야말로 깡통을 찼고, 결혼자금을 날린 여직원도 한둘이 아니었다. 임동진 노조위원장은 “가장 가슴 아픈 것은 감자과정에서 이를 반대하는 소액주주들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회사가 도저히 생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노조는 99년부터 2001년까지 상여금 200%를 반납했으며, 2002년까지 매년 임금을 동결했다. 학자금 폐지 등 각종 후생복지의 후퇴는 고통분담의 일부분에 불과했다. 급속하게 호전되는 경영 여건 노조가 앞장 서 자구 노력을 계속해 온 결과 2002년 들어서면서 회사는 빠른 속도로 정상화하기 시작했다. 2000년말 감자 후 6325억원이던 경상적자는 273억원의 경상이익으로, 2조9805억원에 달하던 천문학적 액수의 당기순손실은 192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전환되었다. 이듬해 들어서자 완연한 흑자경영으로 돌아서, 2003년도에는 영업이익 3016억원, 순이익 79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흑자로 전환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은 역시 빠른 속도로 호전된 건설공사 수주 상황. 2001년 6조 안팎에 머물던 수주액은 2002년 6조9000억원대, 2003년 7조1000억원대를 기록했다. 이자비용도 2001년 3573억원에서 2002년 1608억원, 2003년 1309억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부채비율 역시 2001년 163%에서 2002년 156%, 2003년 117%로 줄어 재무 구조 전반에 걸쳐 건전성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경영상태가 나아지자 노사는 지난해 5.4%의 임금인상에 합의했고, 신규채용도 이뤄져 현재 직원수는 3800여명에 이른다. 회사측 관계자는 ‘이제 남은 것은 잃어버린 건설명가의 자존심을 되찾는 일’이라며 향후의 지속적인 성장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우리 건설업계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98년 4%에서 이듬해 2.3%까지 떨어졌다 조금씩 증가, 최근 3%대를 회복하고 있는데다, 1997년 이래 세계 건설시장이 매년 증가를 거듭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 자신감을 뒷받침한다. 실제로 이 회사는 최근 이란 사우스파 지역에서 총 22억달러짜리 초대형 가스처리시설 공사를 따냈고, 인근 중동국가들에서만 올해 12억달러에 이르는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중동은 현대가 20세기의 대역사라 불리던 사우디 주베일항의 신화를 일군 곳이 아니던가. 역지사지로 노사정(勞社庭) 화합을 그렇다면 이러한 고통분담을 치르면서까지 노조가 양보를 거듭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현 임동진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노조의 독특한 운동노선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에 노사 모두 별 이의가 없다. 노조가 강조하는 ‘경제노동운동’의 핵심은 “대립과 갈등의 관계로는 회사나 노조 누구도 만족할 수 없으며, 노사가 입장을 바꿔서 서로 상대방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하자”는 것이다. 임 위원장은 “경제노동운동은 미래 세대와 노사 모두를 위해 파이를 키우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 노사간 ‘역지사지’ 뿐 아니라 노사와 가족이 함께 하는 노사정(勞社庭) 운동으로 회사의 역량을 총결집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노사는 단체교섭 및 노사협의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함은 물론, 상대가 필요한 경우 수시로 접촉을 갖고 각종 경영정보의 교환과 회사발전을 위해서 허심탄회하게 만나는 구조를 정착시켰다. 아울러 2002년 4월 ‘노사평화 공동선언’, 2003년 2월 ‘노사합동 수련대회’, 2003년 5월 ‘노사합동 산업안전 패트롤 운영’ 등 각종 노사합동 행사를 통해 협력적 노사관계를 더욱 심화시켰다. 이에 힘입어 지난 해 9월에는 ‘신노사문화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선태· 백만호기자 / kst@naeil.com 2004-02-26
- 저금리시대, 은행 상품도 ‘퓨전’ 바람 예·적금 등 전통적인 은행상품에 보험과 카드 등을 결합한 이른바 ‘퓨전상품’이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 저금리 추세가 지속되면서 금리를 통한 고객 유치가 어려워지자 은행마다 다양한 서비스를 결합한 퓨전상품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것. 고객들로서도 한번에 여러 혜택을 받을 수 있어 퓨전상품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현재 은행권에서 판매하고 있는 퓨전상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본다. ◆예금과 보험을 결합, 각종 상해 보장=은행 퓨전상품 중 가장 흔한 유형은 전통적인 은행 상품인 예금 적금과 보험을 결합한 것. 국민은행의 ‘캥거루 통장’은 예·적금에 보험서비스를 합쳐 큰 인기를 모은 대표적 상품이다. 만 19세 이하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이 상품은 가입자들에게 학교생활에서 발생하는 각종 상해와 질병, 집단따돌림 등에 대해 보장해주는 상해 보험을 자동 가입해준다. 하나은행의 ‘하나적금 꿈나무형’과 외환은행의 ‘꿈나무 부자적금’도 적금과 상해보험을 결합해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학교생활에서 발생하는 각종 상해 위험을 보장해주고 있다. 신한은행의 ‘라이프 플래닝 적립예금’도 예금 잔액이 60만원 이상 고객에게 자동적으로 상해보험을 가입해주는 상품이다. 여기에 고객들을 19세 미만, 19~58세, 59세 이상 등으로 분류해 각 연령대에 따라 환율 우대, 영어교육 사이트 또는 인터넷 쇼핑몰 할인 등 다양한 혜택도 함께 제공한다. 산업은행이 지난해말부터 판매하고 있는 ‘건강 프레미엄 정기예금’은 건강과 관련된 부가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게 특징. 이 상품에 가입하면 주말교통상해나 여가활동 중 상해 등에 대해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신주말 레저를 위한 상해보험’이나 상해사망이나 후유장애 질병사망 발생시 또는 암진단 확정시 보험금을 지급하는 단체보험 중 하나를 선택해 가입할 수 있다. 제일은행의 ‘행복지킴이 적금’은 적금 불입도중 가입자가 사고로 후유장애를 입거나 사망할 경우 만기에 상관없이 적금 계약금 전액을 보험사가 지급해준다. 또 제대혈 보관서비스 할인,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수강료 30% 할인 서비스 등도 제공한다. ◆주택마련과 보험혜택을 동시에=최근에는 주택청약 예·부금과 보험을 결합시킨 상품들도 출시되고 있다. 외환은행의 ‘베스트 스타트 청약예금·부금’은 가입자가 상해사고를 당할 경우 최고 예금잔액의 30배까지 보험금을 지급한다. 또 최고 500만원까지 의료비가 지급되고, 입원치료시 에는 180만원 내에서 하루에 1만원씩 입원비도 보조를 받을 수 있다. 내집마련을 준비하면서 보험혜택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셈이다. 국민은행의 ‘20대 자립통장’도 이와 유사한 상품이다. 주택청약 예·부금을 근간으로 한 이 상품에 가입하면 상해보험을 통해 군생활 기간 물론, 전역후 학교생활과 직장생활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해를 보장받을 수 있다. 또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주택청약 1순위 자격이 부여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학자금, 주택자금, 결혼자금 등 라이프 사이클에 따라 대출도 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 ◆보험사가 대출금을 대신 상환=대출을 받은 고객이 사망이나 사고로 대출금을 갚지 못하게 될 때 이를 보험사가 대신 갚아주도록 대출과 보험을 결합한 상품도 판매되고 있다. 신한은행의 ‘세이프론’은 대출자가 갑작스런 사고로 대출금을 갚지 못하게 될 때 이를 보험사가 대신 갚아줘 다른 가족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조흥은행의 ‘라이프론’도 보험에 가입을 통해 최고 5억원까지 대출을 받은 고객이 사망 또는 후유장애로 대출금을 갚지 못할 경우 상환을 면제해주고 있다. 주식투자와 보험을 결합한 상품도 출시되고 있다. 한미은행이 올초 내놓은 ‘올스타 펀드’는 템플턴 그로스 주식펀드, 미래에셋 인디펜던스 주식펀드, 삼성 밸류 주식펀드 중 고객이 직접 상품을 선정해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적금기간 중 고객이 상해 또는 질병으로 사망할 경우 펀드 금액의 최대 200%까지 보험금을 지급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국민은행이 위탁판매하고 있는 ‘랜드마크 1억 만들기 주식투자신탁’ 역시 장기적립식 투자상품으로 6개월 이상 불입하고 미납회차가 2회 미만인 상태에서 가입자가 사망하거나 장애를 당할 경우 보험사가 잔여 적립금을 대신 부담하게 된다. ◆각종 레포츠 서비스가 다양=최근 주5일제 확산과 웰빙족 확산에 맞춰 각종 스포츠 레저와 은행상품을 결합한 상품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우리은행의 ‘우리사랑 레포츠 예·적금’은 은행상품에 각종 레저관련 서비스를 합친 대표적 상품. 이 상품에 가입하면 레프팅 승마 스쿠버다이빙 등 각종 레포츠 활동시 최고 15%의 요금 할인, 전국 98개 콘도 및 12개 스키장과 250여 곳의 스포츠센터 이용시 요금 할인, 유명 레저용품 및 스포츠용품 구입시 최고 65% 요금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국내외 여행시 항공권과 여행상품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고 레포츠사랑 보험에도 무료로 가입돼 여가활동 중 발생하는 상해에 대해 보장을 받을 수 있다. 산업은행은 고액예금자들을 대상으로 한 종합자산관리 상품인 ‘웰빙 마스터’를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부동산과 유가증권은 물론 예술품에 대한 관리 판매 교환 서비스도 제공해준다. 이밖에 하나은행의 ‘하나 비과세 장기저축’은 기존 장기주택마련저축에 신용카드를 결합시킨 상품. 신용카드 실적이 많을 경우 최고 1%포인트의 보너스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또 기업은행의 오토케어 통장은 예금액별로 자동차 무이자할부, 자동차 상해보험서비스, 소모품 교환 등 자동차와 관련된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 2004-03-03
- “동성결혼금지 헌법에 못박자” 워싱턴=한면택 특파원 han5907@aol.com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24일 최고의 법률인 헌법을 개정해 동성간 결혼을 금지시키자는 지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서 논란을 더욱 가열시키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동성간 결혼금지를 위한 헌법개정 지지는 자신의 지지텃밭인 보수진영의 강한 압력에 따른 것으로 보이지만 선거의 해에 자신의 텃밭을 지키는 한편 악재에 대한 미국민들의 관심을 분산시켜 보려는 선거용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발표를 통해 “나는 오늘 의회에 결혼을 남편과 아내로서 남녀가 결합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는 헌법수정안을 즉각 통과시킬 것을 요청한다”며 동성간 결혼을 금지하는 헌법개정을 지지할 것임을 공표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은 자유로운 사회이며 그것은 시민생활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제한하고 있지만 최근 일부 판사들과 지역당국이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제도의 하나를 재정의하려고 있어 혼란을 주고 있기 때문에 이를 명확히 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선 매사추세츠 주대법원이 동성 결혼을 금지하는것이 주헌법에 배치되는 위헌이라고 결정한후 일부 주당국이 게이나 레즈비언간 결혼을 앞다퉈 인정하고 있으며 샌프란시스코 에선 3200쌍 이상의 동성결혼 커플이 결혼증명서를 발급받아왔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헌법개정 제안은 종교적 보수진영을 제외하고 공화당 의원들을 포함한 워싱턴 정치권에서 냉랭한 반응을 얻고 있어 실현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에서 연방헌법을 개정하려면 연방 상하원에서 각각 재적의원 3분의 2의 찬성을 얻어야 하며 50개주에서도 4분의 3인 38개주 이상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 부시 대통령의 헌법개정 지지입장 표명에 대해 대다수 민주당 의원들은 물론 상당수 영향력 있는 공화당 의원들까지 반대 또는 불필요 입장을 밝혔다. 공화당의회지도부 가운데 보수파인 릭 샌트롬 상원의원은 부시 대통령의 입장표명에 찬사를 보낸 반면 데이비드 드라이어 하원의원은 “개인적으로 동성결혼을 반대하고 있지만 헌법 개정까지 필요하다고 생각치 않는다”면서 헌법개정에는 반대했다. 민주당의원들은 “미국의 헌법은 미 국민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개정해왔을 뿐 권리를 제한하기 위해 수정한바 없다”고 꼬집었다. 미 국민들은 여론조사결과 동성결혼에는 반대하는 입장이 64%대 32%(CNN조사)로 훨씬 많지만 이를 금지하기 위한 헌법개정에는 찬성 45%, 반대 55%(ABC방송 조사)로 반분되고 있다. 이처럼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고 논란만 부추길 것으로 충분히 예견됐음에도 부시 대통령이 동성결혼 금지를 위한 헌법개정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보수표밭을 지키는 동시에 민주당 후보 경선에 쏠린 관심을 빼앗고 나아가 사회적, 정치적 논란을 부채질해 자신의 악재에 대한 유권자 관심을 분산시키려는 선거용 3중포석이라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2004-02-25
- 실종 포천 보험설계사 살해용의자 검거 경기도 포천경찰서는 22일 포천 보험설계사 살해 용의자 심 모(34)씨와 신 모(35)씨를 강도살인·사체유기 혐의로 체포하고 이들에게서 범행일체를 자백 받았다. 경찰은 또 심씨의 진술에 따라 이날 오전 9시께 포천시 이동면 도평리 광덕산 8부 능선 계곡에서 피해자 유씨의 사체를 찾아냈다. 그러나 살해된 보험설계사 유 모(여·47)씨와 마지막으로 휴대폰 통화를 하고 용의선상에 올랐던 공범 오씨는 경찰이 수사망을 좁혀오자 지난 11일 서울 강북구 수유4동 한 모텔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 경찰에 따르면 심씨 등은 자살한 친구 오씨와 함께 지난달 20일 오후 2시께 보험에 가입하겠다며 유씨를 포천시 가산면 금현리 창고로 유인한 다음 신용카드를 빼앗고 비밀번호를 알아내려다 반항하는 유씨를 노끈으로 목 졸라 살해했다. 이들은 유씨의 사체를 유씨 아반테 승용차 뒷좌석에 싣고 다니다 같은 날 오후 6시께 광덕산 계곡에 버렸다. 조사결과 심씨는 결혼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오씨는 빚을 갚기 위해 보험설계사를 하며 억대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유씨를 범행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자살한 오씨의 통화내역을 조회한 결과 포천지역에서 통화한 심씨를 용의자로 보고 추적 중이었다. 그리고 심씨가 경찰과 통화한 뒤 도피한 사실을 확인하고 심씨를 붙잡았다. 공범 신씨는 다음날인 22일 오전 11시쯤 서울 도봉구 자택에서 검거했다. /정원택 기자 2004-02-23
- [부드러운 혁명, 이제는 여성이다] - 2 서울 양천을 민주당 이미애 독립운동하는 기분으로 정치를 시작했다는 민주당 이미애 부대변인. 그도 그럴 것이 이 부대변인은 정치활동을 민주당 기반이 척박한 경상도에서 시작했다. 민족문학 재야운동가 출신인 남편의 영향으로 95년 경남 양산 지구당 위원장으로 정치에 입문한 후 96년 총선 때는 전국 최연소 후보(27세)로 선거를 치르기도 했다. ‘당연히’ 낙선한 후 좌절감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그 상처를 기반으로 더욱 심지가 단단해진 그는 이번에 서울 양천을에 도전한다. 이 부대변인이 하고자 하는 정치는 간단하다. 양산에서 주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방법으로 선택했던 ‘생활 속 정치’를 변함없이 실천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녀는 양산에서 지역운동의 일환으로 방과 후 교실, 동거부부 합동결혼식, 독거노인 돕기 바자회 등의 운동을 펼쳐왔고 자원봉사단의 도움으로 이 모든 것을 꾸려온 깨끗한 정치의 경험이 있다. 이 부대변인은 “내 자식을 정치인으로 만들고 싶을 정도의 정치를 만든다면 그것이 정말 좋은 정치 아니겠느냐”면서 “서민 중산층의 아픔과 때로는 가진 자들의 아픔도 대변할 수 있는 넓은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벽은 많다. 첫 장벽은 당내 경선이다. 여성들이 비례대표에 안주한다는 비판이 듣기 싫어 지역구에 신청을 했지만 사퇴 압력을 받거나 ‘장난으로 신청한 것 아니냐’는 시선을 받을 때는 정치권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가를 느껴 속이 상하기도 한다고. 그래도 그녀는 17대에 국회의원이 된다면 활동하고 싶은 상임위를 벌써부터 정해놨을 만큼 정책포부가 단단하다. 건설교통위에서 대구 지하철 참사같은 사건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여성의 세심한 눈으로 감시하고 싶다는 이 부대변인의 미래가 주목된다. 이대 불문과 출신으로 학생운동을 거쳐 주간지 정치부 기자를 거쳤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2004-02-20
- 인터뷰 | 취임 1주년 맞는 심창구 식품의약품안전청장/ 안전성 입증못하면 신기술도 무용지물 생명과학기술(BT)은 최고의 부가가치를 지닌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목적으로 한 기술로서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돼야만 시장에서 팔릴 수 있다. 신기술 의약품과 치료방법이 팔릴 수 있는지 평가하는 곳이 식약청이다. BT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식약청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는 때다. 3월 3일 에 취임 1주년을 맞은 심창구(55) 식약청장을 만나 BT시대 식약청의 변화 방향을 들어본다. 취임 이후 이룬 성과는 ‘독성연구원’과 ‘의약품평가부’의 업무를 명확하게 정의한 것이 의미있다고 본다. 평가부는 허가를 받기 위해 제출한 서류가 적합한지 ‘심사’(review)하는 곳이다. 독성연구원은 심사기준 즉, 가이드라인을 고안하는 곳이다. 선진국과 그렇지 못한 나라는 가이드라인 유무로 구분이 된다. 우리나라는 기준이 없는 분야가 지금도 많다. ICH(국제조화회의)라는 국제 회의가 있는데 미국 유럽 일본의 의약품 허가부서가 모여서 새로운 평가 기준에 대한 논의를 하는 곳이다. 한국은 참여를 시키지 않는다. 한국은 그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평가 기술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들 국가의 기준을 베껴오는 수준이다. 청장으로 있는 동안 평가기준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식약청으로 변모시키는 것이 목표다. BT 선진국이 되기 위해 정부가 우선적으로 할 일은 무엇인가 ‘BT 선진국’이 되려면 세계 최초 기술에 대해 ‘그것이 효과가 있고 안전한지 평가하는 기준’을 만들어낼 역량이 있어야 한다. 우리의 평가기준을 다른 나라들이 받아 쓸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정부의 생명과학 투자계획을 보면 전부 기초기술에만 집중돼 있다.정부가 BT분야에 10년간 1조를 투자한다고 하는데, 평가부문에 배정이 없다. ‘네이처’나 ‘사이언스’ 같은 세계적인 과학잡지에 100번 난다고 해서 그것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 제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자체적으로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평가를 못내리기 때문에 기껏 개발한 신약이 해외 경쟁사의 손에 넘어가서 사장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식약청이, BT 신기술을 상품화하려는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의료분야의 신기술이 상품화되는데 까지는 크게 세 단계 연구가 필요하다. 첫 번째는 기초 연구단계다. 다음은 실용화 기술이고 마지막이 안정성·유효성 평가 기술이다. 이중 우리나라가 가장 취약한 것이 평가기술이다. 현재 기초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는데 비해 마지막 평가기술 분야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으니 병목현상이 나타날 수 밖에 없다. 기초기술은 ‘광장’ 실용화 기술은 ‘도로’ 평가 기술은 ‘바늘구멍’에 비유할 수 있다. 개발자들이 상품을 팔려고 해도 평가단계에서 막혀서 전체적인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정체를 해소하려면 마지막 단계의 숨통을 틔워야 하는데도 정부는 광장에만 투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기업들이 신기술로 만든 제품의 허가를 신청하더라도 식약청은 이를 사람에 써도되는지 평가할 기술이 부족하다. 현재 식약청은 유전자 세포 복제 등의 신기술을 평가할 인력이 전무하다시피 하다. 이러니 식약청때문에 되는 일이 없다는 말이 나올 지경이다. 학교에 정답을 모르는 선생님들뿐인데, 어떻게 우수한 학생이 나오겠는가. 식약청 스스로 달라져야할 점은 어떤 것이라고 보는가 식약청의 역할은 ‘소금’에서 ‘등대’로, 그리고 ‘등불’로 발전해야 한다. 소금은 썩지 않게 하는 물질이다. 식약청은 불량 식품·의약품이 유통되지 않도록 규제하는 것이 기본이다. ‘등대’는 사람들에게 어느 쪽으로 가야 하는지 알게 해준다. 그러나 21세기의 식약청은 경쟁력을 키워서 ‘등불’이 돼야 한다. 등불은 이동할 수 있어서 어두운 곳을 찾아다니며 밝게 해준다. 식약청이 적극적으로 기업을 도와야 한다는 얘기다. 제품 개발이 다 된 다음에 평가만 하는 곳이 아니라 먼저 돕는 기관이 돼야한다. 식약청은 가이드라인 즉 ‘구명줄’역할을 해줘야 한다. 미국 FDA 는 민원상담인 후견인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허가에 대한 민원이 들어오면 팀을 구성해서 필요한 실험은 무엇인지, 어떤 것을 더 제출해야하는지 상담을 해준다. 개발 초기 단계부터 필요한 자료가 어떤 것인지 알려주는 것이 기업이 경쟁에서 이기도록 돕는 길이다. 식약청이 먹거리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대 ‘다(多)소비 식품’과 엽경채소류의 안전성은 놀랄만큼 개선됐다. 현재 수거검사를 해보면 부적합 비율이 1.3%에 불과하다. 98.7%의 확률로 안전하다는 뜻이다. 채소류 잔류농약은 200가지 성분을 검사하고 있다. 처음 식약청이 독립한 98년 당시 부적격 비율이5.4%였다. 그러나 국민들은 유통되는 식품이 대체로 농약·방부제 ‘투성이’라고 생각한다. 식약청의 데이터와 신뢰도 사이에 너무 큰 괴리가 있는 것 같다. 식약청의 각종 식품 기준은 세계 식품규격 ‘코덱스’나 선진국 기준에 비해 절대로 느슨하지 않다. 이번 대통령 방문때도 이런 보고를 받으시고는 듣던 것과 달리 안심이 된다고 하셨다. 데이터와 신뢰도간에 이렇게 큰 차이가 있는 이유는 적발된 1%가 ‘악질적’이기 때문이다. 가짜 고춧가루나 냉면가루 등이 대표적인 예다. 또 다른 이유는 소위 몸에 좋다는 건강 관련 식품들이 불량한 것이 많기 때문이다. 나는 강연에서 “뭐에 좋다는 식품만 피하면 건강에 좋다”고 말할 정도다. 특히 문제는 학교주변 식품이다. 식품 전체 부적합 비율이 1%가 약간 넘는 데 비해 학교주변 식품은 2%가 넘는다. 올해 학교주변 식품의 부적합도를 낮추는데 힘을 쏟겠다. 최근 결혼식 축의금 문제로 의약품안전국장이 퇴진하는 등 식약청의 도덕성 문제가 여러번 도마위에 올랐는데 식약청의 브랜드이미지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 하지만 실제보다 다소 과장돼서 알려진 것도 사실이다.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와 똑같은 감시의 수준으로 바라보면 ,다른 조직에 비해 식약청이 더 부패한 기관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감시의 눈이 많기 때문에 잘 드러나기도 한다. 앞으로 절차를 더 투명화해서 규제·단속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구명줄을 던져주는 기관이라는 이미지를 얻기위해 힘쓰겠다. /정리 하채림 기자 chaerim@naeil.com 2004-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