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초기' 검색결과 총 9,846개의 기사가 있습니다.
- 관세청, 부부직원 129쌍 관세청의 청내 부부직원이 129쌍, 전체직원의 6%에 달해 화제다. 특히 관세청 부부직원들은 육아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는데다 청장의 ‘가족사랑’ 배려로 수요일 정시퇴근을 의무화하고 근무지역을 신청토록해 대부분 수용되는 인사제도도 한몫했다는 것. 이에 따라 관세청의 정부기관 부패방지 평가에서 수위를 차지하는 등 청 분위기가 좋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맞벌이 부부들이 늘어가는 최근의 사회적 추세를 반영하듯 관세청 공무원부부들은 대부분 30대와 40대 초반이다. 이들 부부에게 가장 걱정되는 것은 당연히 육아. 그러나 관세청은 문제없다. 관세청 공무원부부의 육아문제는 저비용에 잘 갖춰진 정부대전청사내 어린이집에서 쉽게 해결할 수 있어 오랜기간 근무하는데 따르는 고충이 사라졌다. 또 정부대전청사에 근무하는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집에서 걸어서 10분이내면 출퇴근할 수 있어 부부직원들에게는 어느덧 대표적인 희망직장으로 호평 받고 있다. 관세청장의 역할도 한몫했다. 김용덕 관세청장은 매주 수요일을 가정의 날로 지정, 정시퇴근을 유도하고 있으며 전자인사관리시스템(PPSS)을 통해 직원들의 희망근무지를 3순위까지 수렴해 가능하면 원하는 지역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고 있다. 김경호(종합심사과,37세) 김미자(혁신담당관실,36세) 부부는 “결혼초기 서로 떨어져 근무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며 “그러나 요즘은 인사제도도 고쳐 부부공무원들이 같이 근무할 수 있도록 해 어려움이 해소됐다”고 말했다. 부산세관에서 만나서 3년간 사귀다가 결혼에 골인한 김용익(특수통관과,38세) 최미경(국제협력과,37세) 부부는 “결혼 후 직장동료 가족들과 여가문화도 함께 나누는 등 일상적인 교류가 활발하고 부부 서로간에 너무 잘 알고 있어 이혼도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대전 김종필 기자 jpkim8@naeil.com 2004-09-20
- <밥일꿈>A급이 되고픈 B급좌파의 꿈 [A급이 되고픈 B급좌파의 꿈] 얼마전 국회연락관 직책을 가진 국정원 직원이 찾아왔다. 민주노동당과 일정한 연락관계를 가져야 할텐데 외부로 드러나는 일을 하는 사람중에 나를 통해 경로와 방식을 공식적으로 지정받고자 하는 것 같았다. 민주노동당 당원들이라면 국정원에게 모두들 가질만한 거부감과 찜찜함이 나라고 없지는 않았지만 만남 자체에 부담을 갖지 않았다. 원내에 진출한 제3당으로 성장했으니 일정한 관계가 필요할 듯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말 한가지 개인적으로 물어보고 싶은 것도 있었다. 공식적인 관계를 어느 부서를 통해 어떤 절차로 갖는 것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마친 뒤 나는 내가 학생운동을 하던 시절 들었던 이야기 하나를 확인해 보았다. 국정원의 이전 이름인 당시 안기부에는 이른바 ‘(학생)운동권분류법’이라는 게 있었는데 그 등급 기준이 다음과 같다.(그것도 남성기준이었다.) 먼저, 대학에 막 들어와 데모에 휩쓸리는 놈.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경우다. 그저 그런 D급이다.둘째, 군대다녀와서도 데모한다? 이거 쫌 건전시민 될 싹수가 노란놈이다. C급인데 주로 이런 놈은 졸업하고도 데모하러 다니기 일쑤다. 셋째, 장가가서도 운동이랍시고 쏘다니며 데모를 한다... 이건 좀더 심각해진 B급 운동권이다. 그리고 A급. 아이를 낳고 나서도 눈깜짝하지 않고 계속 데모하고 운동하는 놈은 절대 생각을 바꾸지 않을 A급 운동권이기 때문에 유사시에는 반드시 잡아들여야 할 대상이라는 것이다. 국정원 직원은 자지러지게 웃으면서 그런 분류법은 없지만 참 그럴듯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자식처럼 무섭게 사람들의 인생을 바꾸고 결정짓는 것도 없다는 건 거의 모두가 동의하는 상식이기 때문이다. 결혼하고 6개월만에 감옥으로 끌려가서 무려 25개월을 살고 나왔기 때문인지 아니면 너무 바쁜 생활때문인지 나는 결혼하고 만 4년이 되도록 “B급좌파”였다. 조급하지는 않았지만 출퇴근길에 마주치는 아이들이 더 예뻐 보이기 시작할 무렵, 엊그제 아내가 임신사실을 말해주었다. 내가 너무나 기쁘고 고마운 것은 내가 A급 좌파가 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학생운동 시절 이후 서로 공유할 것 없이 지내오던 나와 아내 사이에 함께 공유할 우주만큼 커다란 의미가 생겼기 때문이다. 감옥에서 나온 뒤 늘 바쁘다는 핑계로 함께하는 시간이 없어 미안한 마음뿐이었던 아내와 함께 이야기 할 ‘의미와 그 무엇’이 생긴 것이다. 당과 함께 세상을 바꾸는 일을 평생토록 해 가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사람으로 진짜 A급좌파로 살아가고 싶다. 단지 ‘아이낳고도 정신못차리고 운동한다’는 무책임이 아니라 가정과 사회, 당에 모두 충실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추석 둥근달에 빌어보는 내 꿈이다. 2004-09-20
- <신문로 칼럼>‘통수권자 대통령님…’(안병찬 2004.09.17) ‘통수권자 대통령님…’ 안 병 찬 경원대학교 초빙교수·언론학 오늘 아침도 뉴스의 주류는 여·야의 불화와 대립, 정치인과 공직자의 부정부패에 관한 것이었다. 이른바 ‘한솔게이트’가 사방에 냄새를 뿌리니 여의도 정가가 또다시 술렁인다는 소식이다. 또 총리실이 중앙부처를 암행 감찰하여 적발한 비위내용이 나왔는데 철도청과 건설교통부가 가장 많았다. 여·야 대표가 국회운영을 놓고 벌인 협상은 시각차가 커서 결렬되었다. 여·야는 서민들이 심각하게 체감하는 경제와 민생을 챙기겠다고 말로만 떠들고 있다. 그늘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은 많다. 그중에도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다가 미제 황색 고엽제의 무서운 중독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고통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달 초에도 베트남 참전자 한 사람이 고엽제 후유증을 견디지 못해 자살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아마도 미국이 베트남에서 작전명 ‘에이전트 오린지’ 이름으로 공중 살포한 악성 고엽제가 인류에 가한 폐해는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던진 원폭과 방사능이 인류에 가한 폐해에 못지않을 것이다. 한국의 고엽제 피해자들은 ‘통수권자 대통령님과 국민대표 의원님들’을 향해 예산타령 그만하고 “차라리 안락사를 시켜 달라”고 절규하는 비참한 고엽제 환자부터 지원하라고 소리친다. 비참한 고엽제 환자부터 지원하라 인터넷 사이트 ‘고엽제의 분노’는 ‘침묵의 살인마’ 고엽제 중독으로 후유증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의 참혹한 삶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에 대전보훈병원에서 찍은 환자들의 모습은 차마 눈으로 보기 힘들다. 썩어가는 피부, 말라비틀어진 육신, 오그라든 발가락과 손가락. 미라인가 사람인가 입이 있어도 말을 못한다. 살아있으나 죽어 있다. 누가 이들을 이렇게 만들었나? 누가 이들의 인생을 보상할 것인가. 사이트 ‘고엽제의 분노’는 미국 자유의 여신상이 에이전트 오린지 피해자의 목을 매달아 올린 그림을 올리고 고엽제로 죽은 전우의 한을 만가(輓歌)처럼 노래하고 있다. ‘오늘 죽은 전우의 슬픈 한을 들어보소. 국가의 명을 받고 얼룩무늬 바꿔 입고 부산항 출항할 땐 환송인파 가득했다. 전투임무 나갈 적엔 하루 전에 유서 쓰고, 전우 시신 수습할 땐 소리 없이 울었단다. 일년 복무 무사하게 금의환향 했을 적엔, 고을의 군수님이 파월용사 집이라고 대문에 문패 달아 전공을 치하해 주었단다. 결혼생활 십여 년에 남자구실 못하면서, 이름모를 피부병에 병든 몸이 썩어가니, 차라리 죽자하고 이 약 저 약 챙겼건만, 어린새끼 눈망울에 자살조차 못했단다. 애달프고 슬프도다, 오늘 너는 죽었구나. 오늘 죽은 너의 한이 우리들의 한이로세. 통수권자 대통령님 국민대표 의원님들, 예산타령 그만하고 환자부터 구하소서. 어느 누가 군대가서 국가위해 복무하며, 나라가 위급할 때 어느 누가 앞장서랴. 15만원 장제비와 관에 덮인 태극기가 한강의 기적이룬 애국자의 보람인가. 군대 안간 잘난 놈은 높은 자리 앉아있고, 군에 갔다 병신 된 놈은 눈 못 감고 죽는구나. 어허 디여 어허 디여 이 세상에 태어났다, 어허 디여 어허 디여 고통 속에 살다가는, 어허 디여 어허 디여 가슴 속에 깊이깊이, 어허 디여 어허 디여 한을 품고 가는 구나….’ 한국고엽제후유의증전우회 소속 피해자는 약 1만7천여 명으로 집계된다. 이들은 5년 전 미국 고엽제 제조회사인 다우케미컬 등 두 곳을 상대로 미국 법정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으나 패소해 항소를 진행 중이다. 지금 베트남에서는 최초로 미국 법정에 낸 고엽제 피해보상 청구소송을 지원하는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3명의 베트남 민간인이 나서서 미국 변호인단의 도움으로 뉴욕 연방법원의 판결을 받게 되어 첫 재판이 10월11일에 열린다. 확산되는 ‘피해보상’ 서명운동 영국-베트남 친선협회장 렌 알디스는 인터넷 청원 사이트(http://www. PetitionOnline.com)를 통해 베트남의 고엽제 피해보상 청구소송을 지원하는 범세계적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렌 알디스는 ‘에이전트 오린지 희생자를 위한 정의(正義)’라는 발문에서 ‘미국대통령과 관련자들에게’ 이렇게 쓰고 있다. “에이전트 오린지는 인간을 죽였고 죽이고 있으며 300만 명 이상의 베트남 사람에게 엄청난 고통을 주고 있다. 우리는 베트남 고엽제희생자협회가 미국 뉴욕법정에 제기한 피해배상 소송의 민간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우리는 미국 대통령, 정부, 제조회사를 피고로 삼아 제조와 생산의 모든 책임을 지고 희생자에게 모든 피해를 보상하도록 촉구한다.” 필자가 일전에 그 취지에 찬동해 서명했을 때 순위는 55만2345번이었다. 미국 법정에 최초로 오른 베트남 측 소송과 미국 법정에 항소하여 계류 중인 한국 측 소송이 합쳐 배타적인 미국 법정에서 어떤 결말을 볼지 관심이 간다. 2004-09-16
- “재활훈련 첫 걸음은 쉴 곳을 주는 것입니다 ” 서울시 용산구 서계동 서울 서부역 뒤편. 긴 골목길을 20여분 정도 올라가면 허름한 2층집이 보인다. 여기가 여성노숙자 쉼터인 ‘열린여성센터’. 현재 열린여성센터에는 20대부터 60대까지 거리 노숙생활을 거친 여성들 21명이 함께 살고 있다. 서울지역 노숙자 집결지로는 서울역과 영등포역, 을지로역 주변을 들 수 있다. 여성노숙인들도 이곳 주변을 떠돌다 쉼터를 찾게 됐다. 그 중 세 명은 가정폭력을 피해 자녀를 데리고 무작정 길거리에 나서서 떠돌다 들어온 분들이다. 최근에는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노숙생활을 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아이들은 인근 초등학교에 다닌다. 방과 후에는 공부방에 모여 숙제를 하며 지내고 있다. 열린여성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서정화 소장은 “여성 노숙인 중에는 가난한 가정에 태어나 어린시절부터 길거리에 나서서 정신적, 신체적으로 상처가 많은 분들이 노숙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회복지가 완비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가족의 지지망도 잃고 거리로 밀려난 분들이 바로 여성노숙인”이라고 소개했다. 사무실이 딸려있는 1층 거실에 들어서자 열분 남짓이 둘러앉아 무언가 바삐 손을 놀리고 있다. 부업으로 반지나 귀걸이 등의 포장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서정화 소장은 “직장에 취업한 분도 있으나 대부분 시장에 가서 야채나 다듬어주는 허드렛일 밖에는 일이 없다”며 “자활의 기반을 쌓으려면 전문적 직업교육을 받아야 할텐데…”라고 한숨을 쉬었다. ◆거리의 위험 더 큰 여성노숙인 =열린여성센터는 불과 몇 개월전만 하더라도 거리 노숙자들에게 밤 시간 편의를 봐주는 ‘드롭인센터’역할을 했다. 여성드롭인센터를 1년 동안 운영하는 동안 실내생활에 길이든 여성노숙인들을 모아 만든 쉼터가 열린여성센터가 됐다. 사단법인 노숙인복지회 최성남 사무국장은 “낮에는 거리에 있다가도 밤에 돌아와 쉬거나 빨래를 하는 단기 쉼터 역할을 하는 곳이 드롭인센터”라며 “드롭인센터는 거리와 쉼터를 연결하는 중간다리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여성드롭인센터는 저녁 6시에 들어와 아침 9시까지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서 여성 거리노숙인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다. 여성노숙인들은 성범죄의 대상이 되는 등 남자 노숙자들보다 더 큰 위험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 최성남 사무국장은 “아이큐 80∼90 정도의 정신지체 여성노숙자들은 자체 판단능력이 부족해 거리에서 임신을 한 후 미혼모 출산시설에 보내져 아이를 낳아 입양절차를 밟는 경우가 필수코스”라며 “그 이후에도 다시 역주변 노숙인으로 나서서 똑같은 쳇바퀴를 도는 경우가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드롭인센터는 성범죄로부터 여성노숙인을 보호해주는 역할도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곳은 따뜻하고 안전한 잠자리를 제공해 여성노숙인을 다시 거리에 나가기 싫어하고 공동생활을 익숙하게 하는 학습성과도 내오고 있다. 최 사무국장은 “현장연구와 드롭인센터 운영경험을 통해 여성들이 거리에서 처하는 위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공간이 있는 한 원하는 노숙인은 무조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쉴 수 있는 것이 사회복귀 과정 =1층에 거주하는 김해성(가명·25)씨는 지난 5월 쉼터를 처음 찾았을 때만해도 전혀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았다. 밥만 먹을 뿐 말 한마디 없이 한쪽 구석에 웅크리고 누워있었다. 김씨의 부모는 그가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 이혼했다. 그는 아빠가 재혼한 가정에 적응하지 못하고 중학교 때 가출했다. 그 이후로는 유흥업소를 전전하다 힘이 들면 집을 찾아 돌아가는 생활의 반복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우울증이 심해져 집에서도 외면당하고 있다. 김씨는 길거리를 전전하다가 쉼터를 찾게됐다. 서정화 소장은 “한달 동안 편하게 놔두고 잘잤니, 밥먹어라 외에는 간섭하지 않았다”며 “ 감싸주고 쉴 수 있도록 배려해주니 1개월만에 처음 웃음을 보이고 그 다음부터는 함께 어울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순이(가명·34)씨는 나이보다는 10년은 더 들어보이는 얼굴이다. 그 만큼 삶에 지친 탓이다. 보육원에서 자라 술집카페에서 일하던 중 그 생활을 벗어나기 위해 결혼했지만 사정은 더 나아지지 않았다. 선원인 남편은 단 한번도 월급봉투를 가져다주지 않고 술만 먹었다하면 폭력을 휘둘렀다. 견디다 못한 이씨는 네 명의 아이를 데리고 무작정 가출했다. 노숙생활과 쉼터를 전전하다가 이곳에 둥지를 틀고 이제 직장까지 얻었다. 서대문 정신병원센터 노정균 박사는 “처음 쉼터를 찾을 때만해도 병원에서도 보기 힘든 중증 정신장애를 가진 분들이 불안과 긴장의 연속인 길거리 노숙생활을 벗어나자 놀라운 속도로 호전되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쉼터에 와서 잘 곳과 먹을 곳이 정해지고 편안히 쉴 수 있게 돌봐주는 안정적 인간관계가 정신장애를 치유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정균 박사는 2주에 한번 열린여성센터를 찾아와서 쉼터 노숙인들을 진료하고 있다. 노 박사는 “노숙자들은 거리에서 정신적 상처와 외상을 반복적으로 받아 체질화되면 사회복귀가 어려워지므로 초기에 지원센터와 연결해 부랑화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숙생활이 습관화된 결과 부랑화하면 노숙쉼터 규율에 적응이 안되고 거리를 계속 떠돌 수 밖에 없어 사회복귀가 더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자활기반 마련이 근본적 대책= 이순이씨는 현재 남편과의 이혼소송을 준비하면서 텔레마케팅 업체에 취직해 시간제로 일하고 있다. 열린여성센터에 거주하는 이들 중 가정을 이루고 있는 세 사람 모두 직장을 구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 미용직업학교를 다니면서 식당 서빙을 하는 등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사람도 있다. 서정화 소장은 “언론보도를 보면 마치 술을 먹고 무위도식하는 것으로 노숙생활을 묘사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노숙자 중에는 직장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자립을 꿈꾸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파출부나 식당에서 일하는 것도 힘에 부치는 4, 50대 중년여성은 용돈이나마 벌겠다고 부업전선에 나서는 상황이라는 것. 서정화 소장은 “이전에는 보건복지부에서 자활프로그램을 마련, 쉼터에 예산지원을 해주었으나 3년 전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해서 폐지됐다”며 “직업훈련에 대한 지원도 없고, 그 외의 자활지원 사업도 없어 쉼터 노숙인들의 미래가 너무나 불안정하다”고 말했다. 최성남 사무국장도 “원래 쉼터는 임시 성격이 강해서 자활기반을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한데 우리들 힘으로는 부족하다”며 “특히 직업교육과 함께 영구임대주택 등의 독립 공간을 확보해주는 것이 다시 길거리 노숙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하는 근본방안”이라고 지적했다. /박정미 기자 pjm@naeil.com 2004-09-16
- 조로아스터교, 소멸 위기 직면 지난 수 세기동안 봄베이는 인류 최고(古) 종교의 하나인 조로아스터교를 지키는 성지이자 견고한 요새였다. 주로 인도와 발생지인 이란에 퍼져있는 조로아스터교는 현재 출생률 저하와 외부인을 배척하는 교리 때문에 사장 위기에 처해있다. 역사 속으로 묻혀버릴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조로아스터 교인사회는 지금 종교신념을 지키면서 동시에 현재를 살아가는 방법을 놓고 격렬한 논쟁에 휘말렸다고 보스턴 글로브가 5일자 기사에서 전했다. 스스로를 개혁파 성직자라고 밝힌 쿠쉬루 마돈 사제는 “조로아스터교가 좀더 개방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마돈 사제는 2020년이면 신자 수가 현재의 6만 명에서 2만 5천 명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부모 중 한 사람 만 신자거나 개종을 원하는 사람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새신도감소를 우려해 마돈을 비롯한 일부 사제들은 조로아스터 교인 어머니와 비신자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조로아스터교 신자로 인정하는 나브조트 의식을 행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보수주의자들은 극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최근 일부 고위층 사제들은 비신자와 결혼한 모든 조로아스터교 신도에 대한 파문을 주장하고 나섰다. 파문의 적법성과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자 한 발 물러서기는 했으나 이는 조로아스터 교인사회의 분열을 극명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글로브는 분석했다. 실제로 일부 보수적인 교인들 사이에서는 아직까지도 비신자와 결혼한 가족과는 연을 끊는 경우가 많다. 조로아스터교 교리학자 코제스테 미스트리씨는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종교적 순수성”이며 “조로아스터교가 민족적 배경과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조로아스터 교인 아버지의 피를 통해서만 이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로아스터교 역사학자 마니 카메르카씨는 이런 충돌은 난민근성에 기이한 바가 크다고 진단했다. 조로아스터교는 2천 년 이상 페르시아지역(현 이란)에서 흥성해 초기 유대교와 기독교, 회교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서기 651년 아랍의 페르시아 침공으로 조로아스터교는 소멸되고 살아남은 신자들은 이란과 인도지역으로 흩어졌다. 새로운 곳에 정착한 조로아스터교 신자들은 종교적 신념강화와 결속을 위해 이교도와의 결혼을 금하게 된다. 카메르카씨는 “조로아스터 교인들은 타인과 떨어져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는 믿음에 과도하게 집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종교적으로 조로아스터교 신자들이 보수적일지라도 사회적으로는 매우 진보적 성향을 보인 것도 사실이다. 조로아스터교의 보편적이고 이성적 성향은 현대화와 잘 맞아떨어졌고 영국의 인도통치기간 조로아스터교 사회는 많은 부분 서구화됐다. 대부분 가정은 사회적으로 진보적 성향을 보이고 많은 경우 여성의 교육수준이 남성보다 높다. 결과적으로 조로아스터교 여성들은 결혼이 늦고 이교도와의 결혼에 개방적이며, 자녀를 적게 낳는 경향이 있다. 또한 많은 조로아스터 교인들이 해외로 진출하면서 종교적 믿음을 지키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현재 2만 5천 명 가량이 북미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인도에 거주하는 조로아스터 교인을 칭하는 파르시스가 봄베이의 경제와 정치, 사교계를 장악했던 적도 있다. 봄베이 지역에서 가장 먼저 지어진 주택과 공장, 대학, 영화사, 공공기관, 병원 대부분이 파르시스에 의해 운영되거나 파르시스의 지원으로 건설됐다. 이제는 지역사회에 많이 융화되 파르시스 고유의 말투나 행동, 사고방식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파르시스는 봄베이의 소중한 일부다. 일부 부유한 파르시스들은 각종 단체에 기부나 무료주택을 비롯한 지역 기반시설건설을 통해 지역사회를 살찌우고 있다. 이들이 기부한 건물과 기부금을 합치면 5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로아스터교의 발상지인 이란에서 개종은 정치적문제와 맞물려있다. 이란의 회교 지도자들은 수세기에 걸쳐 조로아스터교를 탄압해왔다. 일부에서는 개종이 가능하다면 자신의 뿌리를 찾아 조로아스터교로 개종하는 회교도 수가 엄청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 불가능한 일이다. 회교에서는 개종을 금하고 있으며 개종하는 자에게는 사형이 내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개종을 허용하지 않는 회교와 이교도를 받아들이지 않는 조로아스터교 사이에서 많은 이란인들이 비밀리에 조로아스터교를 따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쿠르드 지역에서도 조로아스터교를 통해 자신의 뿌리를 재발견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 지역 전체에 걸쳐 조로아스터교의 새해인 나우루즈를 쇠는 사람이 늘고 있음이 이를 반증한다. 신도가 줄고있는 현실에서 이 같은 소식을 대부분 조로아스터교 신자들은 반기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이란 내 극우 회교주의자들이나 인도의 힌두교도들의 정치적 보복을 두려워하는 눈치다. 하지만 봄베이에서 빵가게를 운영하는 조로아스터교도 젠드 젠드씨는 “오랫동안 조로아스터교에 대한 탄압이 있었지만 우리를 유지시킨 것은 인생에 대한 활력과 삶을 찬양하는 태도였다”고 말하고 “우리가 그런 태도를 가지고 있는 한 조로아스터교는 영원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윤명지 리포터 chocola@naeil.com 2004-09-08
- 남편 고소로 아내들 잇단 법정행 최근 남편이 고소해 간통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는 유부녀들이 잇따르고 있다. 바람을 핀 남편이 부인의 고소로 수사를 받고 기소돼 처벌받던 이전의 간통죄 세태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10단독 이종언 판사는 간통혐의로 기소된 주부 김 모(여· 47)씨와 법률사무소 직원 황 모(43)씨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고 10일 밝혔다. 김씨는 남편 양 모씨와 지난 84년 혼인했으나 지난해 8월부터 황씨와 만나 관악구와 동작구 일대 여관에서 5차례 성관계를 갖은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간통죄는 배우자의 고소가 있어야 성립하는데 남편 양씨가 지난 7일 고소를 취하하면서 법원이 공소기각판결을 내렸다. 같은 재판부는 지난달 20일 간통혐의로 기소된 보험설계사로 일하던 강 모(여·51)씨와 카센터를 운영하는 김 모(48)씨에 대해 각각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강씨는 남편 이 모씨와 지난 82년 혼인을 맺었으나 보험설계사로 근무하던 97년부터 김씨와 교제를 시작했다. 강씨와 김씨는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69회에 걸쳐 성관계를 맺은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김씨는 강씨를 만나면서 이혼녀인줄 알았다고 진술했지만 재판부는 6년동안 교제하면서 유부녀인줄 몰랐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김씨외에 다른 남성도 강씨와 관계를 맺은 혐의로 기소됐으나 강씨의 남편 이씨가 고소를 취하해 처벌은 받지 않았다. 지난달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최종두 판사는 배우자가 있는 이 모(여·39)씨가 다방종업원으로 일하며 최 모(56·무직)씨와 간통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 각각 징역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이씨는 95년 김 모씨와 혼인했으나 지난해와 올해 최씨를 만나 성관계를 가졌다. 최씨는 지난해에는 이씨가 유부녀라는 사실을 몰랐으나 지난 6월에는 배우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관계를 가졌고 김씨의 남편의 고소로 처벌을 받게 됐다. 또한 같은달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전정훈 판사는 간통 및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모(여·48)씨와 이 모(42)씨에 대해 각각 징역1년6월의 실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같은 재판부는 지난 6월에도 식당종업원으로 일하던 김 모(여·34)씨가 자영업을 하던 서 모(37)씨와의 간통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6월에 집행유예1년을 선고했다. 이들 사건들은 모두 남편이 부인을 고소한 것으로 서울중앙지법에 같은 기간 동안 부인이 남편을 고소해 선고된 사건은 거의 없었다. 사건을 담당한 이종언 판사는 “최근 간통혐의로 처벌받는 부녀자들이 많이 늘었다”며 “여성의 사회적 활동이 증가하면서 더 이상 부인이 남편의 관리하에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말했다. 한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지난 7월 12일자에 미국의 경우를 예로 들며 “결혼생활 상담사들은 고객들 중 혼외정사를 경험한 기혼 여성 비중이 30~40%로, 기혼 남성의 혼외정사 경험률 50%에 육박하고 있다”며 여성의 사회활동 증가로 인한 혼외정사의 급증을 보도한 바 있다. 우리나라도 여성의 사회활동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지난해 전문직이나 관리직에 종사하는 여성이 154만1000명으로 10년 전보다 75.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2004-09-10
- 인티즌 9억원에 팔렸다 중견 커뮤니티 포털 인티즌(www. intizen.com)이 드림위즈(www. dreamwiz.com)에 9억원에 인수된다. 드림위즈와 인티즌은 9일 인티즌의 인터넷 관련 서비스 사업을 드림위즈가 인수하는 영업양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드림위즈는 인티즌의 매니아 커뮤니티, 블로그 등 인터넷 관련 사업과 도메인 등 관련 자산 일체를 인수하며 현금 9억원을 지불했다. 그러나 인티즌은 이 현금을 다시 드림위즈 주식을 인수하는데 사용해 실질적으로는 드림위즈 주식으로 인티즌을 사들인 셈이다. 인티즌은 인터넷사업을 철수하고 온라인게임과 게임웹진 등 사업만 영위할 방침이다. 인티즌의 도메인까지 드림위즈가 사들였기 때문에 인티즌의 사명 변경 가능성도 매우 크다. 드림위즈는 이번 계약으로 각 분야별 국내 1위의 매니아 커뮤니티인 루리웹(콘솔게임분야), DVD프라임(DVD분야), 매니안(MS윈도우분야), 결사모(결혼정보분야) 등과 디카커뮤니티인 디매니아, 자동차관련 모임인 오토스파이넷 등을 운영하게 된다. 특히 드림위즈의 미니홈피인 ‘홈피’서비스와 인티즌의 블로그 ‘미디어’서비스가 서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했다. 드림위즈는 원할한 업무진행과 매니아 커뮤니티의 운영 활성화를 위해 변화의 폭을 최소화해 지원함과 동시에 검색, 색인 등 부족한 서비스들에 대해서 우선적으로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한편 드림위즈의 인티즌 인수와 관련해 포털업계에서는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반응이다. KT 계열사인 KTH의 포털 ‘파란닷컴’이 중견 포털업체들을 인수합병해 포털업계 선두권에 진입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운 이후 끊임없는 M&A설이 나돌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드림위즈의 인티즌 인수는 M&A에 대비하고 본격적인 경쟁을 위한 몸집 키우기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또한 이번 인티즌 매각으로 인해 중견 포털 기업들의 매각과 매입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티즌은 유명 채용정보업체 잡코리아 사장인 김화수씨가 지난해부터 잡코리와와 인티즌의 경영을 겸임했으나 회생하기 어려운 상태가 됨에 따라 헐값매각이라는 조치가 취해졌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2004-09-10
- 주택사업 등록요건 대폭 완화 앞으로 지역·직장 주택조합원이 유학이나 결혼 등 부득이한 이유로 세대주 자격을 상실했다 회복한 경우에도 조합원 자격이 유지된다. 또 일반건설업자의 주택사업 등록요건이 대폭완화되고 10년 이상된 주택단지 내 상가가 단독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건설교통부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주택법시행령 개정안이 7일 국무회의에서 통과됐다고 밝혔다. 또 개정안에서는 주택사업자의 보증수수료 부담을 완화시킬 수 있도록 수수료 산정방법을 개선하는 한편 대한주택보증회사가 프로젝트파이낸싱 보증을 할 수 있도록해 후분양에 따른 주택사업장의 사업위험도가 낮아질 전망이다.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한 개정안은 이달 중순부터 시행된다. ◆주택조합원 자격제도 개선 = 개정안에서는 지역·직장 주택조합원이 국외근무나 유학, 질병치료 등으로 세대주자격을 일시 상실했다 회복하는 경우 조합원 자격이 유지되도록 개선했다. 주택조합 설립인가 신청에서부터 실제 입주 때까지 대체로 3~6년까지 걸려 이 기간동안 부득이한 이유로 자격을 상실한 조합원들의 민원이 잇따르는 불합리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다만 악용소지를 없애기 위해 자격이 상실된 조합원은 출국사실증명원 등의 증명서류를 관할 자치단체장에 제출, 승인을 받도록 했다. ◆주택사업 등록요건 완화 = 개정안에서는 일반건설업자가 자본금과 기술자 등 건설업 등록시 갖춘 요건을 주택사업 등록시에도 포함해 산정토록 했다. 이에 따라 일반건설업자는 별도 등록요건을 갖추지 않더라도 주택사업을 할 수 있게 돼 주택건설 관련기업의 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다.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은 일반건설업자 가운데 토목건축공사업자는 자본금 12억원과 기술자 5인, 50㎡ 이상의 사무실을, 건축공사업자는 자본금 5억원과 기술자 5인, 33㎡ 이상의 사무실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 반면 주택법상 주택건설업자는 자본금 3억원과 기술자 1인, 33㎡ 이상의 사무실을 갖추도록 하고 있어 개정안이 시행되면 일반건설업자는 자본금 등 별도 자격을 갖추지 않더라도 주택사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주택보증제도 개선=개정안은 또 주택사업 보증수수료를 산정할 때 보증대상금액(입주금)에서 잔금을 제외하고 수수료를 계산하도록 개선했다. 분양잔금은 대부분 보증기간이 끝나는 준공검사 이후에 지급되기 때문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주택사업자가 세대당 분양가 1억5000만원의 30평형 아파트 500세대를 지을 경우 보증수수료만 약 1억5000만원 절감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이와 함께 프로젝트파이낸싱 방법으로 대출원리금 상환을 보증하는 주택사업금융보증을 신설해 후분양하는 주택사업자의 자금조달이 다소 쉬워질 전망이다. 또 개정안은 준공 10년 이상 지난 주택단지내 상가 등은 공동주택 단지와 공동으로만 리모델링사업을 할 수 있도록 제한한 규정을 상가 단독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고쳤다. 이밖에도 주택건설 관련 비영리공익법인의 국민주택건설사업에 대해서도 국민주택기금에서 주택건설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성홍식 기자 hssung@naeil.com 2004-09-07
- 체니, 케리 저격수 자임 “4년 더” 호소 피날레를 하루 앞둔 공화당 뉴욕 전당대회에선 1일밤(현지시각) 딕 체니 부통령이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저격수로 나서 “4년 더”를 호소했다. 하지만 대통령보다 인기없다는 체니 부통령의 케리 공격과 지지호소가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미지수이고 여전히 부시 재선에는 부담만 주고 있다는 지적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체니는 이날밤 연설에서 부시 대통령과 케리 후보의 차이점을 부각시키면서 결정적인 순간에 분명한 선택을 해줄 것을 유권자들에게 요청했다. 좀처럼 전국무대에 서지 않고 잠행해온 체니는 근 4년만에 프라임 타임대 연설대에 올라 “부시 대통령과 나는 4년더 맡을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하고 “우리는 결코 우리시대의 최대 위협을 놓치지 않을 것이며 적으로부터 국가의 자유와 안전을 보존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체니는 특히 “부시 대통령은 검증된 지도력과 결단력을 보여준 대통령인 반면에 케리 후보는 상원의원 20년동안 확신들의 혼동만을 기록으로 보여준 정치인”이라고 비교하며 케리 저격수 역할을 자임했다. 이날 전당대회에선 민주당의 젤 밀러 상원의원이 자당의 대통령 후보를 비판하며 상대당 현직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례적인 무대도 마련됐다. 하지만 체니는 그동안 각종 구설수에 단골로 오르고 대통령보다 인기가 없어 부시의 재선에 부담만 주고 있다는 소리를 들어왔다. CNN, USA투데이, 갤럽의 최신 여론조사에서도 체니에 대한 선호도는 긍정 44%, 부정적 45%로 부정적인 여론이 더 많았으며 NBC, 월스트리트 저널의 조사에선 긍정 38%, 부정 42%로 나타났다. 부시의 선호도 54%대 44%나 맞상대 민주당의 존 에드워즈 부통령후보의 긍정 52%대 부정 28%에 비하면 체니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매우 높은 것이다. 더욱이 체니는 정권핵심부에서 부정확한 이라크 대량살상무기 정보를 들이밀면서 이라크전쟁 강행을 주도한 인물로 규정돼온 데다가 전쟁 후에는 취임직전 최고경영자로 있던 핼리버튼사에 대한 특혜 스캔들을 비롯해 각종 구설수에 올라 왔다. 전당대회 직전에는 레즈비언 딸의 신상문제 때문에 부시나 공화당내 보수파들과는 정반대로 동성간 결혼을 금지시키기 위한 헌법개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 보수파들의 반감까지 사왔다. 때문에 부시가 2일밤 대통령 후보수락연설을 통해 체니대신 존 맥케인 상원의원이나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등을 대타로 내세우겠다는 깜짝쇼를 할지 모른다는 근거없는 소문이 나돌 정도로 체니에겐 불편하고도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돼 왔다. 부시가 부시-체니팀의 실패를 자인할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나 체니의 좌불안석은 대통령 선거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워싱턴=한면택 특파원 han5907@aol.com 2004-09-02
- 한번 조폭은 영원한 조폭? ‘고교 중퇴 후 조직폭력 단체에 가입→ 폭력 등 전과 6범→ 교도소 수감 중 검정고시 합격→ 대학입학, 총학생회장 당선→ 결혼 → 칼부림 사건 연루 교도소행’ 조폭영화 시나리오가 아니라 ‘조직폭력사범전담 서울지역 합동수사부’에 적발된 익산 배차장파 조직원 임 모(32)씨의 행적이다. 지난해 12월 19일 새벽 정읍파 부두목 홍 모씨를 피습하도록 지휘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임씨의 직업은 대학생. 그것도 지방소재 국립대(2년제) 총학생회장이다. 고등학교 1학년을 중퇴한 뒤 배차장파 조직원이 된 임씨는 2000년 교도소 수감 중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해 지난 2003년 3월 모 대학 목재공업과에 만학도 특별전형으로 입학했다. 31살의 나이에 동생보다 어린 동기들 틈바구니에서 상위권(4.5점 만점에 3.98점)에 들 정도로 학업에 열중했다. 수업시작 20분 전에는 출석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해 ‘수업 빠지지 말라’고 다그치는 ‘형’다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9월에는 총학생회 선거에 나서 총학생회장에 당선됐다. 대학 관계자는 임씨에 대해 “통솔력이 있고 대화를 통해 상대를 설득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같은 해 11월 8년 동안 사귄 지금의 부인이 딸을 낳았고, 올 3월에는 늦은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나 임씨의 새로운 삶은 여기까지였다. 임씨는 친구가 경쟁조직으로부터 상해를 입자 보복 차원에서, 상대 조직원을 피습하도록 지휘한 혐의로 합수부의 추적을 받았다. 그는 4월 검찰에 체포돼 조직폭력배 조직원으로 다시 교도소 신세를 지고 말았다. 합수부는 임씨가 학교생활과 함께 조직폭력배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 등 이중생활을 해온 것으로 분석했다. 합수부 분석대로라면 임씨는 ‘한번 조폭은 영원한 조폭’임을보여준 것이다. 청소년기 폭력조직에 가담한 뒤 전과를 쌓는 것이 미화되는 사회적 분위기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차원에서 중형이 구형됐고 1심 재판부 또한 6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임씨가 끔찍한 사건을 주동하고도 태연히 결혼을 준비한 악랄한 ‘조폭’이었는지, 아니면 어두운 과거 탓에 만학도와 학생대표, 아이의 아버지라는 새로운 길을 날려버렸는지는 지켜볼 일이다. /전주 이명환 기자 2004-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