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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수는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 과거사 재조명 작업이 진행되면서 국가와 정권의 폭력에 침해받았던 인권회복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인권 사각지대가 적지 않다. 가정폭력에 방치된 국제결혼 이주여성, 경제적 고통과 ‘무능력자’라는 편견까지 받아야 하는 실업자 등은 사회 변화에 따라 새롭게 제기된 사회문제이자 인권문제다. 또 ''꿈'' 하나만 믿고 부당한 대우를 견뎌야하는 영화제작 스태프, 어디에도 드러내지 못한채 속앓이를 하고 있는 청소년 동성애자들, 괴물 취급을 받으며 유폐된 생활을 하고 있는 안면화상 장애인들은 인권 개념의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인권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인권에 대한 우리의 감수성이 더욱 넓어지고 깊어져야 한다. 아직까지 인권 관점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사회계층들을 찾아 이들의 현실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온 삶이 깡그리 무시당하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대학을 마치고 5년간 직장생활을 해오다 지난해부터 실직상태에 있다는 김 모(31)씨. 그는 “직장을 잃고 나니 사람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마케팅부터 시작해 기획 업무와 반도체 관련 일을 했다는 김씨는 그때마다 다니던 회사가 잘못돼 일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었다. 본인의 잘못이 아니었지만 백수생활 몇 달이 지나자 주위의 시선이 달라졌고, 어느새 집안에서도 천덕꾸러기 신세가 돼 버렸다. 그를 더욱 힘들게 한 것은 ‘백수’라는 꼬리표였다. 그렇지 않아도 경제가 안 좋아 새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판에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는 그의 백수 ‘경력’은 구직활동을 더욱 어렵게 했다. 그는 결국 새 직장 찾기를 포기하고 요즘은 자그마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김씨처럼 뜻하지 않게 직장을 잃거나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실업자들은 경제적 어려움 뿐 아니라 사회적 편견 속에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 개발경제시대가 끝나고 구조적으로 실업자가 양산되고 있지만 우리사회에서 실업은 여전히 개인의 문제로 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업자는 ‘무능력자’와 등치되면서 때로는 인간답지 못한 대우를 받기도 한다. ◆“낮에는 목욕탕에도 가지마라” = 지난해 대학을 졸업하고 아직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이 모씨(여·26)는 얼마전 어머니에게 “평일 낮에는 목욕탕에 가지 마라”는 소리를 들었다. ‘누구네 둘째 딸은 졸업하고 논다’는 얘기가 동네 아주머니들 입방아에 오르내리는게 싫다는 이유였다. 이씨는 속으론 분하고 야속하기도 했지만 어머니 말을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 그 역시 이상하게 쳐다보는 주위의 시선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백수생활 3년째를 맞는다는 정태영(30)씨는 “행여 이웃들 눈에라도 띌까 낮에는 동네 돌아다니기도 겁난다”고 말했다. 문제는 ‘백수는 능력이 없거나 무슨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는 사회적 편견이 실업자들의 삶을 위축시키고 아예 사회생활의 기반마저 허물어뜨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졸업 후 직장을 구하지 못한 채 1년이 지났다는 박 모(28)씨는 “친구들을 만나는 비용도 부담스럽지만 ‘뭐 하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곤혹스럽다”며 “점점 모임에 안나가게 되고 그러다보면 정보에서도 뒤쳐져 사회에서 밀려나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은행원으로 근무하다 그만두고 8년째 백수생활을 하고 있는 손 모(36)씨는 “은행을 접고 난 직후에는 사람들을 만나 세상 돌아가는 얘기도 듣곤 했는데 지금은 될 수 있으면 사람 만나는 일을 피하고 있다”며 “이런 저런 일을 해서 먹고살 만큼 돈은 모았지만 내세울 직장이 없는 탓에 결혼은 생각도 못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여성 실직은 생존의 문제 = 실제 ‘백수’라는 경력은 일자리를 구하는데 큰 장애요인이 되기도 한다. 사회적 관계가 적은 탓에 일자리를 소개받기도 힘들고, 어렵게 면접을 봐도 백수에 대해서는 푸대접하는 풍토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실업으로 인한 고통은 여성들일수록 더욱 크다. 1년여간 심리치료사를 하다가 자신도 백수가 됐다는 이은주(여·37)씨는 “상담치료를 받는 여성 중 80%는 실직으로 인한 문제 때문”이라며 “여성들의 경우 30대 직장을 잃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부분 죽느냐 사느냐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나이 역시 여성실직자들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얼마 전 회사를 그만 두고 새직장을 알아보고 있는 고 모씨(여·25)는 “겉으로는 나이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서류심사때부터 따지는 회사가 많다”며 “여성일수록 나이의 벽이 높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실업은 개인 문제 아닌 사회적 현상 = 통계청이 집계한 실업자 수는 지난해말 현재 84만명. 하지만 구직단념자와 반실업상태에 있는 비정규직, 영세자영업자 등을 포함하면 실업자로 분류할 수 있는 인구가 500만명에 달한다는 추산도 있다. 이은주씨는 “15년 이상 교육을 받고도 직장을 갖지 못한 이들이 넘쳐난다면 이는 사회가 잘못한 탓 아니냐”며 “실업을 개인의 문제로만 보지 말고 사회적 현상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백수를 동정이나 비웃음의 대상으로 삼기전에 안정적인 구직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백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없애야 한다는 게 이들의 요구다. 정태영씨는 “백수 중에는 미래를 준비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데도 단지 일자리가 없단 이유로 무시당하거나 동정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어떤 선입견 없이 동등한 인격체로 봐달라”고 주문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2005-02-14
- 발렌타인데이, 종교행사에서 유래 발렌타인데이(St. Valentine''s Day)는 발렌티노 성인의 기념일과 고대 로마의 풍습이 결합돼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렌타인 성인은 클라우디우스 로마황제의 기독교 박해속에서도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도왔던 인물로, 가톨릭교도들은 그의 정신을 기념해 2월 14일 사랑과 감사의 카드를 교환했다. 따라서 종교인들은 발렌타인 데이를 남녀간의 사랑보다는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희생의 정신을 상징하는 날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발렌타인 성인이 당시 원정 가던 병사의 결혼을 반대하던 풍습에 맞섰으므로, 남녀의 자유로운 사랑을 수호하던 인물이라는 설도 있다. 또 고대로마에서 풍작을 기원하는 2월 중순 제사때 여성이 사랑의 편지를 써 단지에 넣고, 편지를 받는 남성이 그 여성에게 데이트를 청하는 관습에서 현재의 사랑고백의 날이 유래했다는 주장도 있다. 한편 여성들이 사랑하는 남성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풍습은 1960년대 제과업체들의 마케팅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5-02-07
- 성차별 장벽 허무니 대한민국은 ‘여성시대’ 수서에 사는 백정희씨는 한 가지 의문을 갖고 있다. 같은 부모 밑에서 나온 딸(고 2)과 아들(중 2)이 달라도 참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사실 전교 1,2등을 놓치지 않던 딸 지유가 중학교 다닐 때는 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런데 아들이 중학교에 들어가자 달라졌다. 이번 학기에도 아들은 여학생을 또 ‘극복하지’(?) 못했던 거다. “딸은 목표를 세우면 정말 무섭게 집중하거든요. 예를 들어 수행평가 점수도 점수지만 자기가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무슨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해결하려고 노력해요. 자기가 가진 능력을 100% 발휘하는데, 아들은 ‘점수 좀 깎이지 뭐’ 이런 식이에요. 그러니 여학생을 이길 턱이 있나요.(웃음)” 지유가 중학교 다닐 때 전교 10등 안에 들락날락 하던 남학생 2명이 있었는데 이 아이들이 남고에 가더니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더란다. 남녀공학에서 남학생이 1등을 하면 ‘인간승리’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나. 그래서 백씨는 얼마 전 반 엄마모임에서 아들 둔 엄마들끼리 “남녀공학에서는 경쟁이 안 되니 고등학교는 꼭 남고로 보내자”고 약속했다. 학교에서만 이런 현상이 있는 건 아니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여풍이 감지되고 그 바람이 거센 만큼 세상이 변하는 소리가 들린다. 암탉이 울어야 하는 시대, 남성보다 뛰어난 날갯짓으로 새 하늘을 여는 여성들의 움직임을 살펴봤다. 지난 2004년 한해 치러진 주요 국가고시 수석은 모두 여성이 차지했다. 사법·외무·행정·기술고시뿐 아니라 변리사·공인회계사·세무사·감정평가사 등 주요 국가자격시험 8개를 모두 휩쓴 것이다. 여성 합격자 비율도 매우 높아졌다. 외시의 경우 수석은 물론이고 최고령·최연소 합격까지 여성들이 차지하면서 전체 합격자 20명 중 35%(7명)를 기록했다. 전통적으로 남성 영역었던 기술고시에서도 2003년 11.5%보다 무려 9%가 높아진 20%를, 행시는 40%에 육박하는 합격률을 보였다. 공인회계사 여성 합격자 비율도 2002년 17.2%, 2003년 21.6%에 이어 2004년 24.1%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사법시험에서 여성 합격률은 24.4%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1993년 6.3%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가히 격세지감이다. 사법연수원 성적도 여성들이 월등하다. 지난해 초 수료한 33기 사법연수원생 가운데 여성은 17.4%. 그런데 판·검사 임용에서 여성 비율은 44.6%나 됐다. 여성 연수원생 30명이 검사를 신청했는데 전원 다 임용됐을 정도. 성적순으로 결정되는 판·검사 임용 비율은 여성들이 연수원 성적 상위권에 포진해 있음을 반증하는 지표이기도 하다. 법무부의 한 여성 검사는 자신이 88학번으로 90년대 중반에 임관한 여덟 번째 여성 검사인데 벌써 100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10년 새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실제로 20대 검사를 놓고 보면 59명 중 여성이 52.5%(31명)로 남성을 앞질렀다. 성차별 없는 곳에서 ‘실력으로 한판 붙어봐’ 여성들이 이렇게 두각을 나타나게 된 이유는 뭘까.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이 바뀌어 여성들이 공부를 잘하게 된 것도 아닐 테고 말이다. 먼저 국가고시는 성차별적 환경이 개입할 수 없어 여성들이 약진한다는 분석이다. 수석 합격자들은 공통적으로 “일반 기업체보다는 실력으로 평가받을 수 있어 고시를 택했다”고 말한다. 변리사 자격시험에서 수석 합격한 김미정씨(26)는 “일반 기업에 입사해 결혼·출산·육아를 병행하면서 직장 다닐 여건이 못 되는 것 같아 커리어도 쌓을 겸 고시로 눈을 돌렸다”고 한다. 우리 사회가 여전히 여성들에게 진입장벽이 높아 활로를 개척하기가 녹녹치 않음을 반증하는 얘기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정구향 박사는 “사회적으로 여성들이 진출할 수 있는 분야가 많아졌지만 국가고시만큼 공정하게 평가되는 전문직 시험은 없다. 그러니 우수한 여성 인력이 많이 지원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아직도 여성이 1등 하는 것이 화젯거리가 되느냐”고 반문하는 함인희 교수(이화여대 사회학)는 “국가에서 주관하는 다양한 시험이 과거에는 소수만 뽑고 기회도 일부에게만 폐쇄적으로 제공됐다면 이제는 다수를 선발하고 그 기회도 훨씬 개방적으로 달라졌다”고 말한다. 여기에 ‘시험’이 요구하는 집중도와 치밀함 등의 ‘자질’을 갖추었다는 점이 시너지 효과를 낳는다. “여학생들의 약진이 전혀 새로울 것 없는 당연한 결과”라는 김상용 교수(부산대 법대)는 “법대 시험은 사례형 문제기 때문에 책을 외운다고 쓸 수 있는 게 아니다.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여학생들이 훨씬 더 뛰어나다”고 말한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 여성을 억압하는 기제가 상당부분 존재해 그 지표면은 굳어 있지만 좀 덜 굳은 부분을 여성들이 뚫고 나오기 시작했다. 차별을 제거하는 법과 제도가 좀 더 개선된다면 아마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여성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짐작컨대 10년 안에 각종 시험에서 여성 합격자가 반을 넘어가게 되지 않을까.” 그리고 결정적 특질. 남성보다 꼼꼼하고 성실한, 여성의 강력한 ‘무기’를 빼놓을 수 없다. 전통적으로 남성이 강세였던 기술고시에서 여성으로는 최초로 수석 합격의 영예를 안은 박정민씨(30)의 말이다. “고시는 그야말로 누가 ‘은근과 끈기’를 갖고 ‘진득하게’ 공부하느냐에 성패가 갈린다. 남자들은 음주가무 등 유혹이 많아 서너 시간 공부하고 샛길로 빠지는 일이 많다. 반면에 여자들은 새벽별 보고 도서관에 앉아 새벽달 볼 때까지 공부한다. 게다가 꼼꼼하니까 실수도 덜 한다.” 박씨는 “고시에 도전하는 여성이 남성보다 수적으로 적어서 그렇지 지금보다 여성들이 더 많이 응시한다면 여성 합격자 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확신한다. 학습 성취도 높은 여학생 초등학교부터 상위권 국가고시 수석을 할 정도니 좀 특별한 여성이지 않겠나, 너무 일반화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가 있을 수 있겠다. 이 대목에서 잠깐 마포의 한 초등학교 교실로 자리를 옮겨 보겠다. 송정희 교사는 5학년 반 편성 자료로 쓰기 위해 성적을 집계하다가 깜짝 놀랐다. 정원 35명 중 5등까지 남학생이 한 명도 없었기 때문. “국어와 수학을 놓고 비교해 봐도 마찬가지였다. 국어는 발표력이나 독서능력에서 남학생이 여학생을 따라가지 못한다. 예전에는 여학생들이 수학을 못한다고 했지만 지금은 그렇지도 않다. 과학도 남학생들이 실습하는 건 좋아하지만 결과를 분석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걸 보면 여학생들이 훨씬 더 잘한다.” 이 같은 현상은 중학교로 그대로 이어진다. N중학교 현영림 교사는 “여학생이 언어·사회·음악·미술에서 4~5점, 수학에서 1점 더 높게 나타날 정도로 전 과목에서 여학생 성적이 더 우수하다”고 전언. 이 학교의 경우 전교 5등까지 남학생은 1명이었고 전부 여학생이라고 한다. 학년 전체로 보면 전교 20등 안에 여학생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두 교사의 ‘심증’을 좀 더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물증’이 있으니 초·중·고교에서의 여·남학생 학습 성취도와 수학능력시험 결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우리나라 학생의 2002년 학력수준을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초·중·고교 전 교과에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학습 성취도가 높았다. 초·중학교는 국어·사회·영어에서 남녀간 차이가 비교적 크고 수학 과학에서는 차이가 적었으며, 고등학교는 수학을 제외한 전 교과에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높았다. 특히 초등학교 3학년의 학습 성취도를 비교하면 모든 영역에서 여학생이 뛰어났다. 읽기, 쓰기 영역에서는 그 차이가 더 컸다. 그렇다면 전국 단위의 성적 평가 비교를 할 수 있는 대입 수능 성적은 어떨까. 2003년, 2004년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역별 남녀 평균을 비교해 보면, 언어·수리·사회탐구·과학탐구·외국어영역에서 자연계열 여학생들이 강세를 보였다(표 참조). 물론 전체적인 수능 석차 상위권에는 남학생들의 비율이 더 높지만 상위권에 드는 여학생들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2005-01-10
- 아이의 미래, 어린이펀드로 가꿔주세요 자녀 교육비 결혼자금 등 준비에 최적임 월 12만5천원 10년 부으면 증여세 면세 왕따 피해위로금 등 보험 혜택 무궁무진 주식 편입으로 금리 웃도는 고수익 가능 “내 아이에게 드는 교육비나 유학비용, 결혼자금 등을 가장 효과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아이에게 생길 수 있는 만일의 사고까지 대비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텐데.” 자녀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 떠올렸을 고민이다. 물론 은행이나 보험사에서 부모들의 고민을 덜기 위해 어린이 전용상품을 숱하게 쏟아냈지만 수익률 측면에서 결정적인 아쉬움을 남기곤했다. 때문에 수익률에 대한 욕심까지 내는 부모라면 증권사에서 최근 내놓고 있는 어린이전용펀드에 관심을 가져볼만하다. 이 펀드들은 자금 적립과 보험혜택, 일정금액에 대한 증여세 면세, 높은 기대수익률 등 부모들의 바람을 한꺼번에 만족시킬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재 증권업계에서 출시됐거나 조만간 출시예정인 어린이전용펀드는 크게 세 종류 정도다. 지난 2003년 4월 업계 최초로 현대증권이 내놓은 ‘사과나무통장’과 지난해 4월에 나온 대우증권의 ‘자녀사랑 메신저’가 판매 중이고 미래에셋증권에서는 이달내로 ‘우리아이 3억만들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들 상품은 최소 매달 10만원 이상씩 불입하면 되는 적립식펀드로, 만 19세 이하 미성년자 명의로 가입가능하다. 어린이전용펀드는 불입액 기준으로 1500만원(10년간 불입기준)까지 증여세가 면제된다. 즉 증여세 부과 시점기준인 10년간 증여세 면제액인 1500만원을 부으려면 매달 12만5000원씩 적립하면된다. 이 경우 부모는 원금 1500만원과 운용수익금을 증여세없이 고스란히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게되는 것이다. 어린이전용펀드는 부가적인 보험서비스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현대증권 ‘사과나무통장’은 연령대별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보험을 자동가입해준다. 만 0세에서 4세까지는 교통사고의료비(보험가입금액 50만원) 소아3대암 진단비(100만원) 유괴 납치 인질 대비(일당 10만원) 응급입원비(1회당 10만원) 얼굴성형비용(1000만원) 등 9가지 보험을 들어준다. 만 5세에서 19세까지는 왕따로 인한 정신피해위로금(200만원) 학생배상책임(1000만원) 학교생활 의료비(100만원) 등 9가지를 가입해준다. 현대증권 상품개발팀 심완엽 대리는 “보험서비스는 개인적으로 상해보험에 가입해있어도 별도로 혜택을 주고 외국에서 사고가 나도 보상이 가능하므로 보험서비스 내용을 면밀히 따져보고 펀드를 선택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대우증권 ‘자녀사랑 메신저’는 불의의 사고에 대비하는 상해보험에 무료 가입해준다. 미래에셋증권의 ‘우리아이 3억만들기’도 다양한 보험서비스를 준비 중이지만 아직 확정되지는 않은 상태다. 운용방식은 회사별로 다양하다. 현대증권은 적립금 전액을 국채와 통화안정채권에 투자, 철저하게 안정성 위주로 운용한다. 때문에 최근 채권 수익이 떨어지면서 누적수익률이 다소 부진한 면이 있지만 자녀를 위한 상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안정성은 무시 못할 대목인 것은 분명해보인다. 대우증권은 고객의 투자취향에 따라 4가지 운용방식 중 한가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인덱스형의 경우 KLCI(대표기업지수. 대우증권이 삼성전자와 POSCO, SK텔레콤 등 한국대표기업 20종목으로 구성한 지수) 편입 종목에 전액투자하는 고수익형이다. 최근 증시 활황 에 힘입어 지난해 4월 이후 누적수익율이 9.81% 수준이다. 최근 6개월전 가입한 고객의 누적수익률은 11.48%나 된다고 회사관계자는 설명했다. 시장중립형은 KLCI펀드와 코스피200선물의 스프레드를 이용한 투자형태로 채권금리 수익 이상을 목표로해 안정형에 가깝다. 이밖에 시스템형(KLCI 구성종목 대상으로 사전 정해진 매매조건따라 운용)과 혼합30형(운용자금의 70%는 채권, 30%는 KLCI에 투자)이 있다. 대우증권 이남주 대리는 “이 상품은 고객이 수시로 운용방식을 바꿀수 있도록 허용하기 때문에 시장상황에 따른 발빠른 대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대리는 “고객이 가입시 목표수익률을 정해놓으면 수익률 달성시 자동적으로 운용을 MMF로 바꿔 안정된 수익을 추구하는 특징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증권 ‘우리아이 3억만들기’는 주식과 채권 투자비율을 각각 60%와 40%로 잡고 있다. 고수익 추구형에 가까운 포트폴리오다. 현대증권 ‘사과나무 통장’은 가입 도중에 일부 교육비 출금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눈에 띈다. 만 5세와 7세, 13세, 16세, 19세, 22세 등 유치원 및 상급학교 진학이나 어학연수, 유학을 갈 시기에 적립액 가운데 일부를 출금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출금가능액은 적립액의 최대 50% 수준이다. 현대증권 이동현 대리는 “교육비 출금서비스는 교육비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는데다 상품을 해지하지 않아도 목돈을 챙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2005-02-05
- 어린 펀드고객 의외로 많아요 미래에셋증권 펀드가입 명의 10%가 미성년자 간접투자상품인 펀드 가입자 중에는 미성년자들이 의외로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부모들이 아이들의 교육비나 결혼자금 마련을 위한 재테크 수단으로 은행예금보다 펀드를 선택하는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음이 나타난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지난해 11월까지 자사가 판매한 ‘적립형 3억만들기 펀드’ 가입고객 가운데 5000명을 분석한 결과 미성년자 가입자는 전체의 10%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30대가입자가 37%로 가장 많았고 30대(27%) 20대(23%) 50대 이상(10%) 순이었다. 장훈준 홍보팀장은 “적립식펀드가 20대부터 40대 고객들의 목돈마련 및 안정적인 노후대비 투자상품으로 각광받고 있을 뿐 아니라 어린 자녀들의 학자금이나 결혼자금 준비를 위한 상품으로도 활용되고 있음이 나타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연령대별 가입금액을 보면 40대가 59만원으로 가장 많고 30대(40만원) 20대(3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가입상품을 유형별로 보면 주식에 60% 이상 투자하는 주식형 상품 가입고객이 전체의 84%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고객들의 평균 가입기간은 5.5년인 것으로 집계됐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2005-02-05
- “극단적 폭력남편 살해는 정당방위” 사례1) 20여년간 아내를 구타해온 폭력전과 4범의 남편 김 모씨. 새벽 3시쯤부터 아침까지 아내를 구타해 살해. 사례2) 결혼 13년 동안 남편으로부터 심한 폭력에 시달려오던 아내 최 모씨. 남편이 딸을 성추행하는 것을 목격하고 저지하려다 4시간 동안 폭행을 당함. 폭행하다 지쳐 잠든 남편을 우발적으로 목졸라 살해. 김씨와 최씨 중 누가 더 무거운 형을 받았을까. 두 가지 실제 사례를 보면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사법절차에서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극명하게 드러난다. 이 사례에서 남편 김씨는 ‘폭행치사죄’로 징역 5년을 구형 받아 3년형을 선고받았다. 아내 최씨는 살인죄로 7년을 구형 받아 징역 4년이 확정됐다. ◆청주여자교도소 네 명 중 한 명이 남편살해범 = 최근 들어 가정폭력 피해여성이 남편을 살해하는 사건이 드물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충북대 아동복지학과 김영희 교수가 청주여자교도소를 대상으로 연구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4년 현재 청주여자교도소 여성 수형자 531명 중 133명이 남편을 살해했다. 전체 수형자의 네 명 중 한 명은 남편 살해범인 셈이다. 또 수감자 531명 중 436명(남편 살해 여성 133명 포함)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남편을 살해한 여성들의 4.5%가 남편의 폭력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남편 살해범인 이들은 대부분 ‘살인죄’로 무겁게 다뤄진다는 점이다. 법원에 의해 선고받은 평균형량이 9년이 넘을 정도다. 반면 남편이 아내를 구타해 살해한 경우에는 ‘과실치사’나 ‘폭행치사’로 형이 가벼운 편이다. 김영희 교수는 “남편을 살해한 아내들 중 대부분은 오랫동안 남편으로부터 폭행을 당해온 것으로 나타났다”며 “문제는 지속적인 학대가 주는 고통에 대한 사회적 이해부족으로 인해 남편을 살해한 아내들이 지나치게 과중한 형량을 선고받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의 경우 가정폭력의 특수성을 고려해 피해여성의 입장에서 판결이 내려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아내가 남편을 살해한 사건이라도 남편이 무기를 들고 접근했을 경우 배심원 판결에서 76%가 무죄를 선고하고 있다. 반면 우리 판례 상 정당방위 인정은 매우 인색하다. 현실적인 생명의 위협이나 폭력이 매우 심각한 상태에서 아내가 남편을 살해한 사건에서 아직까지 적당방위를 적용해 무죄를 선고한 판결이 단 한건도 없다. ◆형사절차에 가정폭력 특수성 반영해야 = 가정폭력 피해 여성의 남편살해사건에서는 우선 ‘실제로 살인의 고의를 가지고 있었는지 여부’가 논의돼야 한다는 것이 여성계의 주장이다. 사건 발생 직전까지 계속된 남편의 폭력이나 행패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수단으로 남편에게 대항하다가 순간적으로 살인이라는 결과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가정폭력문제를 15년째 담당해온 이명숙 변호사는 “가정폭력 피해 여성의 남편 살해사건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우발적인 범죄로서 명백한 살인고의가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살인죄로 처벌받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는 폭력피해 여성이 ‘남편을 죽인 내가 죽일년’이라는 의식 때문에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고 형사절차에서 자신을 방어하는 것을 포기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여성계는 형법상 정당방위가 가정폭력에 시달려온 여성들의 경우에는 달리 적용돼야 한다며 법개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여성의전화가 지난 12월 ‘여성에게 생존의 권리는 없는가’라는 제목으로 연 토론회에서도 가정폭력피해여성경우에는 형법상 무죄로 평가되는 정당방위를 달리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졌다. 정당방위가 성립하기 위한 ‘침해의 현재성’‘방위의 상당성’요건은 힘이 대등한 두 남자의 대결상황을 가정하고 성립된 이론이기 때문에 밀접한 가정 공동체 내의 물리적 힘의 차이가 있는 아내와 남편의 관계를 반영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더군다나 상습적인 폭행에 시달려온 여성들은 일상적 폭력에 노출된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등 이상 심리에 시달리게 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정폭력 전담 재판부 마련해야 = 여성계는 또 “가정폭력 피해여성의 이해와 요구에 부합하는 전문적인 법체제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미한 가정폭력사건이 형사사건으로 처리되지 않고 특수성을 인정받아 가정폭력방지법에 의해 보호처분이 내려지는 것처럼 아내의 남편살해사건도 일반 형사범과는 달리 취급돼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대법원은 이혼 등 가정사와 소년사건을 비교적 장기간 전담할 전문법관이 올해 처음으로 선발하는 등 개혁작업을 본격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혼 등 가정문제를 깊이 있고 효과적으로 다루기 위해서는 해당 법률에 대한 전문지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식견과 사회적 경험 등을 갖춘 법관들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아내의 남편 살해사건은 가정법원이 아니라 일반형사법원에서 취급하고 있고 형사법원에는 가정폭력사건만 전담하는 재판부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경찰, 검찰에 가정폭력전담 수사관이 지정되고 가정법원은 물론 일반 형사재판에까지 가정폭력 전담 재판부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가정폭력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형사사법기관의 공조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법 집행과 처벌 그리고 교화프로그램이 하나의 틀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 시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박정미 기자 pjmn@naeil.com 2005-01-06
- 가정폭력 휘두르면 경찰 48시간 격리 집안일이라는 이유로 가정폭력 대처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던 경찰에게 가해자를 48시간 격리시킬 수 있는 임시조치권을 부여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서울가정법원 산하 가사소년제도개혁위원회(위원장 한명숙)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소년재판 및 가정폭력범죄처벌특례법 개선방안을 마련했다고 1일 밝혔다. 개선방안에는 소년범의 연령을 현행 만12세 이상 ~ 20세 미만에서 만10세 이상 ~ 19세 미만으로 낮추기로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 동안 어리다는 이유로 처벌대상에서 제외됐던 소년범의 범위를 줄인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초등학생도 비행을 저지르면 소년원 등에서 보호관찰 처분을 받게 된다. 위원회는 오는 6월까지 안건을 종합해 대법원에 보고서를 제출하고 법무부나 국회의원을 통한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피해자가 요구할 때 가능, 남용 막아 =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가해자를 48시간 동안 격리 또는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권한이 주어진다.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한 경찰이 48시간 이내에 검찰을 통해 판사로부터 ‘임시조치결정’을 허가받으면 최장 2개월까지 가해자를 격리할 수 있다. 하지만 경찰의 권한이 남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피해자의 요구가 있을 때’로 한정했다. 지금까지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가해자를 체포하지 않는 한 별도의 격리조치가 불가능했다. 경찰은 상황을 지켜보다가 “부부간에 원만히 해결하라”는 정도의 조언밖에 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심지어 불구속된 가해자가 집에 돌아와 가정폭력을 다시 행사하는 경우도 빈번해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가정폭력 피해자에 대한 보호대책 마련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초등학교 4학년 이상이면 처벌 가능 = 소년범의 연령을 만12세에서 만10세 이상으로 두 살 낮췄기 때문에 초등학교 4학년 이상이면 처벌이 가능하다. 현재는 12세 미만의 경우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을 받지 않는다. 최근 초등학교 4∼5학년 가량의 아동들의 범죄가 늘고 있으며 아이들의 성장속도가 빨라지는 점 등이 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위원회는 검찰이 소년범을 가정법원에 송치하면 보호처분을 할 지 기소할지 여부를 법원이 결정하는 ‘법원 선의주의’ 방안을 마련했다. 검찰은 소년범을 가정법원에 송치할지 불기소할지 여부만 결정하고 기소할지 보호처분을 할지 여부는 법원이 결정한다는 의미여서 입법과정의 이견이 예상된다. ◆재산 처분 때 배우자 동의 얻어야 = 이혼시 재산분할은 2분의 1을 원칙으로 하고 재산형성과정에서 양측의 기여정도에 따라 비율이 조정된다. 전업주부의 경우 부부 공동재산의 30%, 맞벌이 주부의 경우 50% 정도 인정받는 현행 재판 실무에 비춰볼 때 여성의 재산권이 강화됐다. 또한 위원회는 본인 명의의 재산이라도 처분할 때는 배우자의 동의를 얻도록 하고 결혼 중에도 재산을 나눌 수 있도록 법규정을 개정한다는 데 합의했다. /이경기 기자 2005-02-01
- 가정폭력 휘두르면 경찰 48시간 격리 집안 일이라는 이유로 가정폭력 대처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던 경찰에게 가해자를 48시간 격리시킬 수 있는 임시조치권을 부여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서울가정법원 산하 가사소년제도개혁위원회(위원장 한명숙)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소년재판 및 가정폭력범죄처벌특례법 개선방안을 마련했다고 1일 밝혔다. 개선방안에는 소년범의 연령을 현행 만12세 이상∼20세 미만에서 만10세 이상∼19세 미만으로 낮추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동안 어리다는 이유로 처벌대상에서 제외됐던 소년범의 범위를 줄인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초등학생도 비행을 저지르면 소년원 등에서 보호관찰 처분을 받게 된다. 위원회는 오는 6월까지 안건을 종합해 대법원에 보고서를 제출하고 법무부나 국회의원을 통해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피해자가 요구할 때 가능, 남용 막아 =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가해자를 48시간 동안 격리 또는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권한이 주어진다.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한 경찰이 48시간 이내에 검찰을 통해 판사로부터 ‘임시조치결정’을 허가받으면 최장 2개월까지 가해자를 격리할 수 있다. 하지만 경찰의 권한이 남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피해자의 요구가 있을 때’로 한정했다. 지금까지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가해자를 체포하지 않는 한 별도의 격리조치가 불가능했다. 경찰은 상황을 지켜보다가 “부부간에 원만히 해결하라”는 정도의 조언밖에 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심지어 불구속된 가해자가 집에 돌아와 폭력을 다시 행사하는 경우도 빈번해 사각지대에 놓인 가정폭력 피해자에 대한 보호대책 마련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초등학교 4학년 이상이면 처벌 가능 = 소년범의 연령을 만12세에서 만10세 이상으로 두 살 낮췄기 때문에 초등학교 4학년 이상이면 처벌이 가능하다. 현재는 12세 미만의 경우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을 받지 않는다. 최근 초등학교 4∼5학년 가량의 아동들의 범죄가 늘고 있으며 아이들의 성장속도가 빨라지는 점 등이 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위원회는 검찰이 소년범을 가정법원에 송치하면 보호처분을 할 지 기소할지 여부를 법원이 결정하는 ‘법원 선의주의’ 방안을 마련했다. 검찰은 소년범을 가정법원에 송치할지 불기소할지 여부만 결정하고 기소할지 보호처분을 할지 여부는 법원이 결정한다는 의미여서 입법과정의 이견이 예상된다. ◆재산 처분 때 배우자 동의 얻어야 = 이혼시 재산분할은 2분의 1을 원칙으로 하고 재산형성과정에서 양측의 기여정도에 따라 비율이 조정된다. 전업주부의 경우 부부 공동재산의 30%, 맞벌이주부의 경우 50% 정도 인정받는 현행 재판 실무에 비춰볼 때 여성의 재산권이 강화됐다. 또한 위원회는 본인 명의의 재산이라도 처분할 때는 배우자의 동의를 얻도록 하고 결혼 중에도 재산을 나눌 수 있도록 법규정을 개정한다는 데 합의했다. 이경기 기자 2005-02-01
- <네티즌 hot 이슈> 동남아 거액 원조 찬성·청년실업난 해소 기대 새해를 맞아 네티즌은 경제, 사회, 국제 관계 등에서 지난해보다 긍정적인 뉴스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 실시하고 있는 다양한 새해 맞이 설문조사에서 ‘동남아 원조 찬성’ ‘청년 실업난 해소’ ‘로또 당첨’’건강’ 등 활기찬 일들이 많이 일어나기를 바랬다. 새해에 가장 듣고 싶은 뉴스를 묻는 질문에는 참여 인원 1만 5000명 가운데 ‘주가 사상 최고치 경신’(15% 2285명) ‘청년실업난 해소’(39% 5851명 )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극심했던 경기 침체를 반영한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또 모 포털 사이트가 ‘새해에 가장 듣기 싫은 말’이라는 주제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각종 욕설’ ‘살쪘다’ ‘취업했니’ 등이 순서대로 나왔다. ◆지진피해 지원 적극적 = 여러 포털에서 동시에 실시하고 있는 동서남아시아 지진 해일 페해와 관련 5000만 달러의 지원규모를 더욱 늘이는 것에 대해 찬성이 많았다. 정부는 지난해 말 이 일대 지진으로 20만명 이상의 인명피해가 예상되자 당초 500만 달러 지원에서 지원금 규모를 대폭 확대할 것을 검토 중이다. 이는 일본이 재해 지원금을 5억달러로 늘린 것을 비롯, 미국은 3억5000억 달러, 영국은 9600만달러 등 각국이 지원금액을 확대하고, 지원의 손길을 적극적으로 뻗치고 있어 우리나라도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어왔다. 포털 사이트 다음이 조사한 결과 ‘찬성 적당하다’ ‘찬성 더 늘려야’라는 의견이 전체 가운데 66%에 달했다. 반면 당초 지원하기로 했던 500만달러로 충분하다는 의견은 29%에 불과했다. ‘야후’에서 실시하고 있는 설문조사에서도 ‘적절하다’ ‘적다’는 의견이 65%였다. 찬성하는 네티즌은 “우리도 과거에 국제사회 도움을 받았다” “그 정도 도움은 우리 경제력에 많지 않다” 등의 의견을 보였다. ‘Ridns’ 이라는 네티즌은 “광대한 이 지역 시장에서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금 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반대하는 네티즌은 “우리 청년 실업도 문제인데 돈을 너무 많이 준다” “일본과 미국이 한다고 우리도 따라가냐”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온리가’ 라는 네티즌은 “국민소득에 맞게 하면 되지 쓸데없이 호기 부리지 말자”고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다. ◆경제 회복 뉴스 기대 =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경제회복에 대한 바람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네티즌들은 새해에 경제가 잘 돌아간다는 뉴스를 듣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네티즌 ‘choms0818’은 “이 나라의 모든 젊은이들이 기펴고 활보할 수 있도록 경제가 살아났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말했다. ‘simonzang’이라는 네티즌도 “새해에는 상생 하는 정치가 이루어졌으면 좋겠고 서민 경제가 너무 어려운데도 서민 생활과 관련 없는 문제로 싸움박질만 하는 정치가 한심하다”고 주장했다. 네티즌 ‘ecwa35’도 “4대입법이니 하는 말보다 남북통일보다더 국가경제가 잘되어 서민, 영세민 등 전국민이 반목 안하고 잘살게 정부에서 거시적이고 시장경제적으로 나라운영을 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욕’ 듣기 싫어 =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는 새해를 맞아 이색적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새해에 가장 듣기 싫은 소리가 무엇이냐는 것. 이에 대해 네티즌 28%가 ‘욕설’을 가장 듣기 싫어했고 이에 버금가는 단어로 ‘짜증난다’(5.8), ‘재수없다’(5.3), ‘싫다’(3.9), ‘나쁘다’(3.2), ‘미워한다’(2.5), ‘너는 안돼’(2.1), ‘바보’(2), ‘꺼져’(1.9), ‘싸가지’(1.9%)로 정리로 나타났다. 이는 일상이 각박해지면서 욕설이나 이에 비슷한 말들이 그만큼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또한 ‘살쪘다’ ‘나이 들어 보인다’ ‘결혼해라’ 등의 말도 듣기 싫어하는 말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남성 기자 kns1992@naeil.com 2005-01-04
- 중소기업, 노사화합에 생산성 증가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달리 조직이 작기 때문에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가 많다. 중소기업의 사장과 직원간 불협화음은 기업의 생존을 위태롭게 할 가능성도 높다. 사장과 직원은 한배를 탄 공동체지만 사장이 기업을 사유화한다거나 직원들의 애사심이 부족할 경우 기업의 수명이 짧아질 수밖에 없다. 대부분 중소기업의 경우 사장과 마찰을 겪은 임직원이 경쟁업체로 이직하거나 경쟁업체를 창업해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직원들의 기를 살리고 노사화합에서 모범을 보이는 업체들은 직원의 이직률이 낮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특히 임직원들의 기업에 대한 로열티와 단결력이 강화돼 생산성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이다. 성장하는 중소기업이나 장수 중소기업에는 이러한 노사화합을 이끌어내는 비결이 있다. ◆사장과 직원들이 결혼식 올려줘 = 인천의 휴대폰 부품 및 금형제작업체 ‘도움’의 박영호 사장은 지난해 40대 가장인 직원의 결혼식을 돕는데 애를 섰다. 도움의 A차장은 47살 나이에 두 아이까지 있지만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사연을 가지고 있던 것. 박 사장은 A차장이 빠듯한 살림 때문에 결혼식을 엄두도 못 내는 것을 듣고 설득하기 시작했다. 박 사장과 도움 직원들은 이때부터 A차장이 부담없이 저렴한 비용으로 내실있는 결혼식을 치룰 수 있도록 각종 노력을 기울였다. 박 대표는 회사 강당에서 결혼식을 치르고 사원식당에서 피로연을 열기로 했다. 총무과 직원들은 결혼식 이벤트 준비팀을 만들었고 사진촬영, 뷔페음식, 무대 장식 등을 준비했다. 사내 사이버팀은 영상물 제작에 들어갔고 아홉명으로 구성된 여성중창단이 결성돼 축가를 연습했다. 결혼식에 들어간 비용은 300만원. 그러나 동료들이 내놓은 축의금으로 비용이 해결됐다. A차장과 그 가족들이 느꼈던 기쁨과 직원들의 보람은 이루 표현할 수 없었다. ◆직원사기 증대 위해 복지제도 운영 = 인천 남동공단의 국내 소형 기어드 모터 제조기업인 ‘SPG’ 현창수 사장은 전문경영인으로 영입된 케이스. 현 사장은 직원들과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점심시간마다 틈이 생기면 직원들과 족구경기를 한다. 경기에 패할 경우 사장도 음료수를 사는 벌칙에 빠질 수 없다. SPG는 또 매주 수요일을 ‘가정의 날’로 정하고 어느 누구도 야근을 하지 못하게 한다. 가정에 충실해야 생산성이 오르기 때문이다. 현 사장은 피치 못할 경우 관련 부서만 부분특근하게 하고 직원들에게 가정으로 돌아갈 것을 ‘명령’할 정도다. 부산의 반도체 관련 부품 제조업체 리노공업은 학력, 연령, 성 차별이 없이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기회를 주고 있다. 직원들에게 최상의 조건을 부여해야 생산성도 최상이 될 수 있다는 방침하에 회사 정원을 미니골프장으로 꾸몄다. 화장실에는 전 직원의 캐리커처를 걸어놓았고 사내식당은 고급 레스토랑을 뺨칠 정도다. 네트워크 보안업체인 인젠은 카이스트 출신인 해커 동아리가 주축이 돼 출발한 회사다. 이 회사는 동종업계에서는 자유롭고 인간관계가 두터운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회사의 신입사원이 축구를 하다 임병동 사장의 코뼈를 부러뜨렸지만 오히려 직원을 불러 마음을 편안하게 다독여 줬다. 이 같은 조직 분위기로 경기침체 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매출이 예상된다. ◆코스닥 등록 이익은 직원 우선 = MP3플레이어로 세계적인 컴퓨터업체 애플과 경쟁을 하고 있는 ‘레인콤’의 성공 비결에도 나름대로 화합방법이 있다. 이 회사 양덕준 사장은 직원들에게 먹고 즐기는 데는 인색하지 않다. ‘복리후생포인트제도’를 도입해 1인당 연평균 140만원 가량을 의료비·문화비·여행비 등을 자기발전에 쓸 수 있도록 장려해주고 있다. 또 직원들에게 식사비용과 헬스비용을 지원해주고 있다. 특히 양 사장은 코스닥시장 등록 이후 등록기업으로서의 이익을 임원과 직원들에게 돌려 눈길을 끌었다. 과거 일부 코스닥기업은 대주주가 등록 이후 주식을 팔아 부를 독식, 사회적인 지탄을 받아왔다. 그러나 양 사장은 코스닥 등록 이후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공시했다. 양 사장은 자신이 보유한 지분을 팔지 않는 대신 우리사주를 보유한 직원들이 일정기간 이후 필요에 따라 주식을 팔도록 했다. 코스닥 등록으로 인한 이익 우선권을 임직원에게 돌린 것이다. 또 자칫 직원들이 주식을 대량 매도할 경우 주가하락으로 주주들이 동요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모두 예방했다. 레인콤 관계자는 “CEO가 모범을 보이자 직원들의 주식 매도도 일부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조복기 중소기업진흥공단 기획이사는 “노와 사가 한데 어우러지는 민주적이고 열린 노사관계로 기업의 경쟁력도 높이고 나아가 어려움에 처한 회사까지 살리는 것을 자주 찾아 볼 수 있다”며 “대립적인 노사관계가 회사 경영에 특히 나쁜 영향을 끼치는 중소기업일수록 원활한 노사관계가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말했다. 조 이사는 이어 “최근 들어서 이성적 집단보다는 감성에너지가 높은 집단이 훨씬 생산성이 높은 점을 착안해 감성경영, 독특한 기업문화로 노사관계까지 슬기롭게 풀어나가려는 중소기업 CEO들의 노력들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2005-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