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초기' 검색결과 총 9,846개의 기사가 있습니다.
- 인터뷰-의정부교도소 김건휘 소장 “사회가 진심으로 그들을 받아들여주고 일자리를 줘야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습니다.” 의정부교도소 김건휘 소장의 말이다. 김 소장은 사회생활 시작부터 지금까지 줄곧 교정분야에서 잔뼈가 굵어온 베테랑이다. 교정직 공무원들이 농담반 진담반으로 말하는 ‘반죄수’ 생활이 30년이 넘은 것이다. 누구보다 일선 교정현실을 잘 알고 있다.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일제시대에 지은 낡은 건물에 빈대와 이가 득실거리는 열악한 환경을 실제로 겪었다. 또 당시 반찬은 모두 소금으로 절인(염장) 것이었고, 난방까지 형편없었다. 열악한 환경에 보리밥을 주식으로 하면서 영양이 결핍해져 수용자들 얼굴은 대부분 누렇게 떠 보이는 부황현상이 유행했다. 그래서 정부가 나서서 도입한 것이 ‘콩밥’ 공급이다. 제대로 영양을 맞춰줄 수 없으니까 ‘콩밥’을 통해 부족한 영양을 대신 채워준 것이다. 감옥살이 하는 것을 두고 ‘콩밥 먹는다’고 말하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라고 한다.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 교정환경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달라졌다는 것이 김 소장 평가다. 세월만큼이나 사연도 많다. 기억에 남는 일로는 오래전 한 젊은 친구가 옥살이를 하는데 늙으신 노모가 어렵게 옥바라지를 해 안타까운 마음에 잘 돌봐준 적이 있다. 그 인연은 출소한 뒤에도 이어졌다. 나중에는 김 소장이 중매까지 서게 됐고, 다행히 결혼이 성사돼 지금까지 잘 살고 있다고 한다. 또 최근에는 대학입학을 눈앞에 두고 3년형을 받아 들어온 젊은 친구가 의정부교도소에서 영어반을 수료하고 각종 자격증까지 취득한 뒤 지난 2월 가석방을 받아 대학에 다시 입학한 경우를 기억에 남는 일로 꼽았다. 이 학생은 교도소 생활을 하면서 워드 자격증 1급을 땄고, 외부에서 개최하는 외국어 웅변대회에서 3등을 차지했다. 당시 김 소장은 학생의 가석방을 위해 직접 의견서를 작성해 줘 3년형 가운데 2년 6개월을 살고 가석방 되는 행운을 얻었다. 얼마 전에 학생 어머니가 전화를 걸어와 “교도소에 가면 자식 인생이 완전히 망가지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성숙해지고 사람이 달라져서 너무 기쁘고 고맙다”면서 눈물까지 흘리며 감격하던 일을 떠올리면 지금도 뿌듯하다. 김 소장은 “사람을 사람답게 취급하는 것이 바로 교정”이라며 “인간존중의 행형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2005-03-18
- DNA(유전자 정보) 검사 활용 어디까지 왔나 결혼 5년차인 최 모(36)씨. 집안의 장손으로 지난 설 고향을 찾았다가 어른들에게 심각한 이야기를 들었다. 4살박이 큰 아들이 가족 중 닮은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친자확인을 해 보라는 집안 어른들의 권유 때문이었다. 본인도 아들이 닮지 않아 고민 하던 차에 잠이 든 아들의 머리카락을 뽑아 사설 연구 기관에 보내 친자 확인을 의뢰했다. 일주일후 결과는 친자로 판명,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동안 아내를 의심해 온 자신이 부끄럽고 한심스러웠다. 최근 DNA 염색체를 이용한 친자 확인이 간편해 지면서 의뢰인이 늘어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DNA 검사를 해 주는 사설 기관은 20여개 안팎. 2001년도부터 DNA 검사가 대중화 되기 시작해 최근에는 친자확인은 물론 어린이 재능 검사로 발전하고 있다. ◆사설기관 20여개 성업중 = 최근 DNA 검사 경향은 불륜을 의심한 친자 확인이 가장 많다. 보통 각 업체마다 매달 30여건에 달하고 있는데 이중 20%는 친자가 아닌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명절이후 친자 확인 여부를 묻는 의뢰가 많은데 조상을 모시는 ‘피’가 자신의 혈육인지 확인하고 싶은 분위기 때문이다. 친자 확인 사설 연구소인 다우진(www.dowgene. com)의 황춘홍 사장은 “평균 매달 20~30건의 의뢰가 들어 온다”며 “특히 설과 추석이 있는 1~2월과 9~11월 사이 의뢰가 가장 많다”고 말했다. 이렇게 친자 확인이 늘고 있지만 사설기관의 실수로 가정이 파탄나는 경우도 있다. 2001년 안 모(38.서울 성동구)씨는 자신과 닮지 않은 아들과 딸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실시한 결과 친자가 아닌 것으로 나왔다. 이에 실망한 안씨는 1년여간을 술로 보내며 아내를 의심하고 가정을 등안시 했다. 갑자기 변한 남편의 생활 습관에 대해 아내는 따져 물었고 남편은 DNA 검사 결과를 이야기 했다. 아내는 남편의 이야기에 펄쩍 뛰었고 재검사 결과 안 씨의 아들과 딸은 친자로 확인됐다. 안 씨는 검사기관을 상대로 3억원의 손배소를 제기했다. 물론 이 같은 경우는 매우 드물다. DNA 친자 확인 검사의 경우 99.99% 정확하다. 이 경우는 다른 사람의 시료와 뒤 바뀌어 일어난 일이다. MIDNA 심용택 대표도 “친자 확인을 의뢰하는 배경은 배우자에 대한 불륜 의심이 전체의 절반가량 된다”며 “일부 업체에서는 시료만 갖고 오면 그 배경은 묻지도 않고 시험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심 대표는 “결혼을 앞둔 신부가 신랑측의 재산을 노리고 남편과 시어머니 사이의 친자 관계인지를 의뢰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본인 동의가 없어 거절했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최근에는 이런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샘플에 본인의 서명이 필요하고 미성년자는 보호자의 호적등본을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재산 상속, 호적 정정용으로도 활용 = DNA 검사를 이용한 친자확인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배우자의 불륜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 미아를 찾거나 이산가족을 확인하고 유산 분배를 위한 친족을 확인하는 경우도 있다. 2001년 작고한 모 재벌 회장의 친자식임을 주장하며 확인해 달라는 자매 소송은 화제였다. 재벌회장이 74년 탤런트였던 어머니와 만나 자신을 낳았지만 호적에 올려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재벌 회장 유가족도 이 자매를 친자로 인정해 주지 않았다. 하지만 DNA 친자확인 결과 친딸임이 증명됐다. 지난해 10월에는 미국으로 입양된 J양이 친부모를 찾는데도 활용됐다. J양은 어릴 때 부모와 헤어져 고아원에서 생활하다 미국으로 입양된 경우이다. 가족들은 J양을 찾기 위해 수소문 끝에 고아원에서 입양된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J양에게 연락을 했다. 하지만 친자라는 확신이 서지 않아 J양을 국내로 초청하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J양의 머리카락만 국내로 보내 가족들은 사설 친자 확인 연구소인 다우진 도움으로 친자임을 확인했다. 아무런 기억도 단서도 없는 이들에게 DNA 검사는 혈육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단서가 된 것이다. ◆일부에선 자녀 적성 검사로도 = 이런 DNA 검사는 다양한 방면에서 적용되고 있다. 심지어 중국에서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1위 목표로 꿈나무들의 DNA 검사를 통해 운동선수 개개인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있다. 최근에는 강남을 중심으로 자녀의 성격이나 적성을 미리 알아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인성에 관련되어 있는 유전자는 호기심과 집중력이 높은 A 타입과 자기 주장이 강하고 성취도 높은 B 타입, 침착하고 순종적인 C 타입으로 나뉜다. DNA 검사를 통해 파악된 타입에 후천적인 인성 검사를 결합해 아이들의 적성을 유추하는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허 모 주부는 “그동안 아이가 어느 분야에 재능이 있는지 잘 몰랐는데 DNA 검사를 통해 인문계열에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아이의 학습에 적극 반영시키겠다”고 말했다.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DNA 검사는 인기이다. 결혼 정보업체에 배우자 소개를 신청한 박 모(29)씨는 “이력이나 경력은 물론 좋아하는 배우자상을 적어내고, DNA 검사신청서도 써냈다”며 “옛 어른들이 궁합을 보듯이 과학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DNA 테크 경준석 이사는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자신이 좋아 하는 스타와 얼마나 닮았는지를 알아보는 DNA 검사가 인기를 끌 정도로 유전자 검사가 마케팅 차원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DNA검사란 DNA 테스트는 사람이 가진 23쌍의 염색체 가운데 염기서열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부분을 이용하는 것으로 본인은 물론 친족관계까지 확인할 수 있다. 이 반복 염기서열들은 생물학적 부모인 어머니, 아버지로부터 유전되는 것으로 같은 염기서열이 나타날 확률은 3×10-14일만큼 낮아 사실상 지구상에 유일한 자신만의 기록으로 인정된다. 이 기술은 현재 친자확인, 개인 식별뿐만 아니라 절도용의자식별, 살인용의자식별, 강간용의자식별, 무연고 시체의 규명등과 같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개인 DNA를 식별해낼 수 있는 시료로는 혈흔, 유골, 머리카락, 혈액, 휴지 등에 묻은 정액, 담배꽁초에 묻은 구강세포, 피부조직 등이 있다. 검사비가 수백만원을 호가 하던 것이 한 회당 50만~80만원 정도로 저렴해진 것도 DNA 검사를 쉽게 할 수 있는 배경이 되고 있다. /조숭호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2005-02-22
- 안산시 단원보건소 셋째아 이상 출산시 가족 모두에게 의료서비스 제공 안산시 단원보건소가 셋째아기 이상 출산한 가정에 대해 가족모두에게 보건의료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단원보건소는 이들 가정에게 ◆영유아를 위한 조기 난청검사와 성장발달 스크리닝 실시 ◆6개월 건강검진 후 유소견자 빈혈제 지급 ◆수두, 티디, 일본뇌염 등 무료 접종 ◆임신 전ㆍ후 건강검진 ◆모유수유용 전동 유축기 대여료 지원 ◆임산부 영양제 지급 ◆출산 후 여성에게 유방암, 자궁암 무료검진 ◆갑상선기능 검사 ◆정상체중 도달시까지 비만침 무료시술 ◆불임부부 검사료 및 치료비 지원 ◆불임시술(정관, 난관) 복원사업비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최근 여성의 만혼과 결혼기피, 출산연령 지연, 불임부부 증가 등의 이유로 합계 출산율이 1.19명으로 감소추세에 있는 가운데 안산시도 전년도에 비해 출산율이 4.3% 감소했고 셋째아 이상 출산한 자녀수는 772명으로 전체 출생아의 9.1%로 조사됐다. 단원보건소는 셋째이상 출산한 가정에 대한 포괄적인 건강검진과 보건의료서비스 등 인센티브 제공으로 경제적인 부담을 덜고 다자녀 출산에 대한 사회적인 확산 분위기 조성에 기여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산 김장환 기자 polkjh@naeil.com 2005-03-18
- [집중점검-인권사각지대]④어둠의 자식들, 청소년 동성애자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 하지만 아직도 이들에 대한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특히 자신의 성 정체성으로 고민하는 청소년의 경우 이들과 함께 고민을 풀어줄 수 있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 이상한 시선만이 그들을 옥죄고 있다. 갈수록 자신의 성 정체성을 찾는 시기가 빨라지는 지금, 청소년 동성애자를 ‘환자’로만 보고 방치해둘 것인가. 그들의 고민과 해법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2003년 11월 고등학교 졸업을 2개월 앞둔 고교생이 자살했다. 이 학생은 흔히 게이로 통하는 동성애자였다.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받아 들이고 사회단체 등에 직접 찾아와 열심히 활동하는 쾌활한 성격의 청소년이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가면 늘 아버지와 갈등관계가 지속됐다. 아버지는 이 학생의 손목을 잡고 정신과를 전전했다. 내일여성센터가 서울 경기 지역 청소년 14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는 청소년의 6%가 자신이 동성애자가 아닌가 고민하고 있고, 7%가 동성애자 사이트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들 청소년의 고민을 들어줄 사람도 공간도 찾기는 쉽지 않다. 이들은 스스로 일반인과 다른 ‘이반’이라고 규정하는가 하면 ‘어둠의 자식들’이라고 표현한다. 범죄에 노출돼도 차가운 사회 시선은 이들을 돌 볼만큼 여유롭지 않다. ◆상담 원했다 악마로 몰리기도 = 자신을 ‘어둠(18)’이라고 밝힌 여고생 동성애자 경험은 충격적이다. 어둠은 교회를 열심히 다니는 크리스찬(신앙인)이었다. 어릴 때부터 자신은 남성보다는 여성에 관심이 많았다. 이런 성 취향에 대해 고민을 하다 평소 믿고 따랐던 목사를 찾아가 어렵게 고백을 했다. 하지만 목사는 “이 어둠의 자식아 당장 이곳을 떠나라”며 호통을 쳤고 그녀는 “다시는 교회에 다니지 않았다”고 했다. 어둠은 “동성애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녀는 “초등학교 체육대회에서 피구를 잘 하는 여자애가 있었는데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다”며 “처음에는 그냥 라이벌로 생각했는데 갑자기 사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어둠은 “남학생이 좋아하는 여자아이들에 하듯 괜히 그 여학생을 괴롭혔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동성애자 현아(20)는 “고등학교에 진학했는데 입학한지 이틀 만에 소문이 났다”며 “왜 소문난 지 모르겠지만 3년 내내 아이들의 쑥덕거림 속에서 살아야 했다”고 말했다. 연애 경험에 대해 “상대 어머니가 우연히 우리의 커플 일기장을 봤다”며 “불려가서 따귀도 맞고 상대 아이를 이민 보내겠다는 협박도 들었다”고 했다. 그녀는 “그후 친구동네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현(18)은 “아직 부모님에게 말씀드리지 못했다”며 “언니만 알고 있는데 부모님에게 말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고 심경을 털어 놓았다. 현아도 “어머니는 알고 있는데 ‘30살이 되어도 변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지금은 어떤 판단도 하지 말라’는 말씀만 하실 뿐”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커뮤니티로 외로움만 달랠 뿐 = 예전에 비해 지금은 청소년 동성애자들이 자신의 고민을 풀어 줄 수 있는 공간이 많이 확보돼 있는 편이다. 인터넷 덕분이다. 각종 커뮤니티가 생기고 카페들이 생겼다. 인터넷이 발달하기 전에는 남산에서 음료수 병을 들고 서 있다든지 파고다 극장을 찾았다고 한다. 하지만 청소년 동성애자들이 찾는 인터넷 환경이 좋은 편은 아니다. 각종 성인 동성애 사이트와 혼재되어 있고, 일반 성인물과도 구별이 되지 않는 사이트들로 넘쳐난다. 특히 학교 교육에서 올바른 성교육조차 제대로 실시되지 않는 상황에서 동성애에 대한 교육은 전무한 수준이다. 이런 환경 때문에 청소년 동성애자들은 학교에서 ‘이상한 아이’로 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현은 “고등학교 때 나만 몰랐지 다른 아이들은 모두 내가 레즈비언인줄 알고 있더라”며 “지나가던 아이들이 괜히 부딪치고 심지어는 이유 없이 치고가는 아이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어둠은 “한 친구와 심하게 다툰 일이 있었는데 그 친구가 ‘너 동성애자라는 거 선생님께 이야기해서 학교 다니지 못하게 하겠다’는 말을 들었을 땐 가슴이 미어졌다”고 했다. 이런 어둠의 경험은 대부분의 청소년 동성애자들이 겪는 아픔이다. 곤경에 처해도 거부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한 남성이 인터넷 카페에서 여고생 동성애자 핸드폰 번호를 알아낸 다음 성 관계를 강요하기도 했다. 응하지 않으면 가족들에게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하는 수법을 썼다. 당시 대상이 됐던 청소년들은 한결 같이 “동성애자라는 것이 알려질 경우 돌아올 사회의 차가운 시선이 더 무서웠다”고 말했다. ◆사회합의 없어 법적 보호 전무 = 해외에서도 청소년 동성애자에 대한 배려는 크게 개선돼 있지 못한 편이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조금씩 청소년 동성애자에 대한 인권신장이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레노(Reno)고등학교에선 친구들에게 언어폭력을 상습적으로 당한 동성애자 청소년이 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동성애자에 대한 평등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프랑스에선 이런 사회적 합의가 바탕이 돼 동성애자 동거법이 생겼다. 네덜란드에서도 동성애자 결혼법이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여성차별 등은 법의 보호를 받고 있지만 동성애에 대해선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법의 사각지대에 방치하고 있다. 또한 청소년 보호법 유해매체물 항목 중 동성애는 수간 혼음 근친상간 가학 피·가학성음란증 변태성행위 매춘행위 등과 같이 분류돼 금지됐다가 지난해 2월 동성애 부분만 삭제됐다. 당시에도 이런 결정에 대한 사회적 논란은 있었다. 판단력이 흐린 청소년에게 동성애에 대한 환상을 심어 줄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동성애자인권연대 활동가 정 욜씨는 “최근에는 미디어의 발달로 성 정체성이 확립되는 나이가 어려졌다”며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 불안해 하고 우울해 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동성애에 대한 올바른 교육과 편견을 불식시키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2005-02-17
- 김동심 두레방 상담실장_인터뷰 “기지촌, 아직 인권 최말단” ‘양공주’가 필리핀 여성으로 바뀐 것 뿐 ”기지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예전 그대로입니다. 다만 피해여성의 국적이 바뀌고 있을 뿐이죠.” 미군주둔지 인근 유흥가 일대를 일컫는 ‘기지촌’. 한때 이 곳에서 일하는 여성을 일컫던 속칭 ‘양공주’는 여전히 있다. 한국 양공주를 러시아, 필리핀 여성이 자리바꿈하고 있어 눈에 띄지 않을 뿐이다. 기지촌 여성 인권보호 단체인 두레방 상담실장인 김동심씨는 “2004년 11월 현재 기지촌 여성의 87%가 외국 여성”이라며 “이들 대부분은 성매매를 강요당하거나 생계대책 없이 공공근로 등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김 실장은 클럽여성들의 노동형태는 사실상 ‘인신매매’라고 불렀다. 업주들이 △클럽여성의 지속적 관리를 통해 이윤을 얻고 △계약 내용을 속일 목적이 애초에 있었으며 △여성들이 계약에 묶여 있는 한 이탈은 물론 고발 당할 위험도 적기 때문이다. 사법당국에 도움을 요청하는 순간 클럽여성은 불법체류자로 강제출국되게 된다. ◆고용주·미군에게 2중 착취 = 클럽 여성들이 인권 사각 지대에 방치되는 가장 큰 이유 역시 국제결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체류자격’ 때문이다. 주로 연예인 비자(E-6)로 입국하는 이들은 비자갱신을 위해 고용주와의 계약관계를 증명해야만 한다. 계약연장을 위해 업주에게 복종할 수밖에 없다. 아니면 무단이탈로 곧장 ‘불법체류자’ 신분이 된다. 월급을 떼이거나 여권을 빼앗기고 2차 성매매를 강요당해도 변변히 저항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해 성매매특별법이 발효되면서 미군의 강력범죄는 줄었다지만 여전히 클럽여성을 상대로 한 피해는 줄을 잇고 있다. 미군 당국은 클럽여성의 인신매매가 의심되는 업소에 대해 클럽출입금지(zero-tolerance) 조치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김 실장은 “오히려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인권 침해는 동거매춘이나 미군이 가족수당을 받기 위해 벌이는 결혼사기”라고 말했다. 한국 근무 동안 1000달러 안팎의 수당을 받기 위해 클럽여성과 결혼한 후 여성에게는 미국 이민비자를 수속할 수 있는 서류를 준비해 주지 않는 수법이 주로 쓰인다. 심지어 오늘 결혼하고 내일 출국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남편의 정확한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 클럽여성들은 한국에서는 마음대로 이혼마저 할 수도 없다. 한번의 인신매매가 장기적이고 연쇄적인 여성들의 피해사슬을 만든 결과다. 한국에 입국하자마자 여권을 뺏긴 여성은 성매매에 시달려도 탈출하지 못하며 클럽을 탈출해도 강제출국 대상자가 된다. 또 결혼사기라도 당하면 신분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생계까지 막막해져 본국에 돌아갈 수도, 한국에 남아있을 수도 없게 되는 것이다. ◆단 1건도 고발할 수 없는 현실 =김 실장은 클럽여성 인권 침해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주둔군을 위해 사실상 공창인 외국인 전용클럽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연예 흥행사증(E-6)이 본래 목적으로 사용되도록 관리감독하는 일도 필요하다. 현재 E-6비자는 사실상 전적으로 2차 성매매용으로 악용되고 있다. 최소한 피해여성이 자신의 권리를 찾을 때까지만이라도 합법적 체류자격을 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했다. 현재로서는 피해가 생겨도 강제출국 위험 때문에 오히려 피해자가 도망다니는 실정이다. 한국 검찰도 인정하듯 지금까지 클럽 여성 스스로가 업주를 고발한 사례는 단 1건도 없었다. 일단 피해가 발생하면 체계적인 구체책을 마련하는 것도 검토해볼 부분이다. 현재 여성부에서 피해 클럽여성 쉼터인 ‘벗들의 집’을 시범운영하고 있지만 예산부족은 물론 재활 프로그램이 없이 단순 숙식제공 역할에만 머무르고 있다. 조숭호 기자 shcho@naeil.com 2005-02-12
- “범죄 예방 의외로 간단해요” 80년대 화성 연쇄살인 사건처럼 영구미제 사건도 간혹 발생하지만 아무리 어려운 강력범죄가 발생해도 해결하는 경찰관들이 있다. 이들은 대개 일선서 강력계 수사계 등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들이다. 사생활을 포기하고 사건에 올인 하는 이들에게 사건 해결과 이에 따른 특별진급(특진)만이 보람이다. 난제를 해결하고 특진한 형사들의 사례와 이들이 말하는 강력범죄 대처방안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베테랑 경찰들이 말하는 강력 범죄 대처 요령은 의외로 간단하다. 혼자 있지 말고 자신의 위치를 가족이나 주위사람들에게 말하고 범죄자들의 눈에 띄게 행동하지 말 것 등이다. 또 초기에 범죄에 노출됐을 때 경찰에 빨리 신고하기가 추가된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은 이러한 기본적인 사항을 보통 무시하거나 지나치기 마련이다. 경찰은 사람들의 무관심하고 소흘한 태도에서 강력 범죄가 키워진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강력범죄 예방 지름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며 기본에 충실할 것을 조언했다. ◆조폭범죄, 신고만이 예방법 = ‘조폭 잡는 형사’라 불리는 경기도 화성경찰서 정일수 경위는 국민들이 조직폭력배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화나 드라마 등에 나오는 무시무시한 조폭을 떠올려 혹시나 보복을 당할까봐 신고를 꺼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 그는 “실제 사례에서 조폭이 신고자를 보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신고자에 대해서는 경찰이 신변보호를 철저하게 하고 있으니 안심하고 경찰에 신고를 해달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조폭 예방법’은 ‘신고하는 용기’인 것이다. ◆인질 강도, 어두운 주차장은 피할 것 = 서울 양천경찰서 박미옥 마약반장은 강력계 여형사로서의 화려한 경력에 맞게 ‘범인 검거의 추억’도 다양하다. 그렇다보니 그가 말하는 범죄 예방법에는 특히 여성들이 주목할 만한 내용이 많다. 우선 소매치기(가방따기)에 대해서는 “범인들 대부분은 피해자의 뒤를 따르면서 스텝을 맞춰 걸음이 엇갈리지 않도록 한 뒤 피해자가 계단을 오르거나 다른 행동을 취하는 순간을 노린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그는 “지하철 등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는 항상 가방을 앞으로 메는 것이 예방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인질강도의 경우는 피해자의 약점을 노리거나 백화점이나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나오는 부녀를 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한적한 곳에 주차하는 것을 피하고 늦은 시간에 주차장에 주차할 경우에도 가급적 어두운 빈자리를 피하는 것이 예방의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결혼 사기 우습게 여기다 큰 피해 = 또 박 경위는 최근 피해자가 늘고 있는 결혼 사기도 우습게 생각하면 큰 피해를 당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결혼 사기범들의 경우 대부분 자금 회전력이 좋은 은행, 보험회사, 증권회사 등에 근무하는 여자를 택하거나 전문직에 종사하는 노처녀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들은 뛰어난 화술과 외모, 화려한 직업으로 속인 뒤 인사문제나 친구간 의리 등을 내세우며 급하게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한다”며 “‘내가 이 사람을 만나지 못하면 언제 이런 조건의 남자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하고 집착하는 순간 이미 사기를 당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결혼 사기범은 한 두번 돈을 갈취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피해 여성의 모든 것을 빼앗고 나서야 놔주기 때문에 다른 강력범죄와 다르면서도 유사하다고 경고했다. ◆고층 아파트라도 반드시 방범창 설치해야 = 특진 경찰관들은 이밖에도 가장 빈번히 일어나는 절도사건의 경우도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일수 경위는 “빈집털이범은 대부분 불이 꺼진 집을 범행 대상으로 삼는다”며 “연휴 등으로 며칠씩 집을 비울 경우에는 반드시 등을 켜놓을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미옥 반장도 “최근에는 방범창도 믿을 만한 것이 못된다”며 “이음새나 나사부분에는 실리콘으로 밀봉해 나사를 풀 수 없도록 해 놓아야 범인들이 들어올 엄두를 못 낸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스배관이 밖으로 설치된 아파트에서는 아무리 고층에 살더라도 반드시 창문을 잠그고 창문이 조금 외지고 어두우면 작은 전구를 달아 켜놓는 것이 좋다”며 “고층아파트라도 방범창 설치는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택시 강도, 늦어도 합승 피해야 = 택시를 이용할 때도 범죄에 쉽게 노출된다. 이때를 대비해 휴대폰 단축기 특정번호에 112를 입력시켜 놓고 긴급상황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형 호루라기를 휴대폰에 부착했다가 위급시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야간·심야시간대에 외출을 삼가고, 불가피할 경우 가족이 마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귀가가 늦더라도 합승은 자제하고, 운전석 옆좌석보다는 뒷좌석에 탑승하는 것이 좋다. 또 전문가들은 “택시 탑승 전 차량번호를 외우고, 탑승 후 부모 등에게 차량번호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학원폭력 조폭 환상 없애야 = 학원 폭력은 상당 부분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폭력 사례를 모방하는 데서 비롯된다. 아이들은 대부분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조폭을 영웅시하며 동경한다는 것. 그러나 실제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멋진 조폭은 없다는 것을 모른다는데 문제가 있다. 정일수 경위는 “실제 조폭은 되기도 어려울뿐더러 되더라도 그 결과가 비참하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교육해야 한다”며 “청소년범죄예방교실 등을 통해 조폭의 실상과 말로를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영등포서 강력반 방진원 경장도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조폭이나 깡패들에 대한 환상을 깨는 것이 학원폭력을 줄일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김장환 기자 polkjh@naeil.com 2005-02-11
- 아이의 미래, 어린이펀드로 가꿔주세요 자녀 교육비 유학자금 결혼자금 등 준비에 적임 월 12만5천원씩 10년간 적립하면 증여세 면세 왕따 위로금 성형 수술비 등 보험 혜택 무궁무진 운용금 주식 편입으로 은행금리 웃도는 수익 가능 “내 아이에게 드는 교육비나 유학비용, 결혼자금 등을 가장 효과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아이에게 생길 수 있는 만일의 사고까지 대비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텐데.” 자녀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 떠올렸을 고민이다. 물론 은행이나 보험사에서 부모들의 이같은 고민을 덜기 위해 어린이 전용상품을 숱하게 쏟아냈지만 수익률 측면에서 결정적인 아쉬움을 남기곤했다. 때문에 수익률에 대한 욕심까지 내는 부모라면 증권사에서 최근 내놓고 있는 어린이전용펀드에 관심을 가져볼만하다. 적립형인 이 펀드들은 자금 저축과 보험혜택, 일정금액에 대한 증여세 면세, 높은 기대수익률 등 부모들의 바람을 한꺼번에 만족시킬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재 증권업계에서 출시됐거나 조만간 출시예정인 어린이전용펀드는 크게 세 종류 정도다. 지난 2003년 4월 업계 최초로 현대증권이 내놓은 ‘사과나무통장’과 지난해 4월에 나온 대우증권의 ‘자녀사랑 메신저’가 판매 중이고 미래에셋증권에서는 이달내로 ‘우리아이 3억만들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들 상품은 최소 매달 10만원 이상씩 불입하면 되는 적립식펀드로, 만 19세 이하 미성년자 명의로 가입가능하다. 어린이전용펀드는 불입액 기준으로 1500만원(10년간 불입기준)까지 증여세가 면제된다. 증여세 부과 시점기준인 10년간 증여세 면제액인 1500만원을 부으려면 매달 12만5000원씩 적립하면된다. 이 경우 부모는 원금 1500만원과 수익금을 증여세없이 고스란히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게되는 것이다. 물론 20년간 3000만원을 부어도 마찬가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여기에 할아버지 또는 할머니가 증여할 수 있는 ‘한도액 10년간 1500만원’은 부모의 증여와는 별도로 계산된다는 점도 고려할만한 절세 포인트다. 미래에셋증권측은 연 20%의 수익률을 올린다고 가정했을 경우 매달 10만원씩 20년간 투자하면 2억4760만원을 모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이가 태어날 때 가입해 성년이 될때까지 10만원씩 붓는다면 2억원대의 몫돈을 증여세없이 물려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는 것이다. 물론 조부모 몫까지 합친다면 액수는 두배로 늘어난다. 어린이전용펀드 부가적인 보험서비스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현대증권 ‘사과나무통장’은 연령대별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보험을 자동가입해준다. 만 0세에서 4세까지는 교통사고의료비(보험가입금액 50만원) 소아3대암 진단비(100만원) 유괴 납치 인질 대비(일당 10만원) 응급입원비(1회당 10만원) 얼굴성형비용(1000만원) 등 9가지 종류의 보험을 들어준다. 만 5세에서 19세까지는 왕따로 인한 정신피해위로금(200만원) 학생배상책임(1000만원) 학교생활 의료비(100만원) 등 9가지를 가입해준다. 현대증권 상품개발팀 심완엽 대리는 “보험서비스는 개인적으로 상해보험에 가입해있어도 별도로 혜택을 주고 외국에서 사고가 나도 보상이 가능하므로 보험서비스 내용을 면밀히 따져보고 펀드를 선택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대우증권 ‘자녀사랑 메신저’는 불의의 사고에 대비하는 상해보험에 무료 가입해준다. 미래에셋증권의 ‘우리아이 3억만들기’도 다양한 보험서비스를 준비 중이지만 아직 확정되지는 않은 상태다. 운용방식은 회사별로 다양하다. 최근까지 3776계좌 33억7700여만원 어치가 팔린 현대증권 ‘사과나무 통장’은 적립금 전액을 국채와 통화안정채권에 투자, 철저하게 안정성 위주로 운용한다. 때문에 최근 채권 수익이 떨어지면서 누적수익률이 다소 부진한 면(누적수익률 4.83%)이 있지만 자녀를 위한 상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안정성은 무시 못할 대목인 것은 분명해보인다. 출시이후 9000여계좌 120억원 어치가 팔린 대우증권 ‘자녀사랑 메신저’는 고객의 투자취향에 따라 4가지 운용방식 중 한가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인덱스형의 경우 KLCI(대표기업지수. 대우증권이 삼성전자와 POSCO, SK텔레콤 등 한국대표기업 20종목으로 구성한 지수) 편입 종목에 전액투자하는 고수익형이다. 최근 증시 활황에 힘입어 지난해 4월 이후 누적수익율이 9.81% 수준이다. 최근 6개월전 가입한 고객의 누적수익률은 11.48%나 된다고 회사관계자는 설명했다. 물론 증시 침체기에는 그만큼 하락위험이 큰 단점이 있다. 시장중립형은 KLCI펀드와 코스피200선물의 스프레드를 이용한 투자형태로 채권금리 수익 이상을 목표로 해 안정형에 가깝다. 이밖에 시스템형(KLCI 구성종목 대상으로 사전 정해진 매매조건따라 운용)과 혼합30형(운용자금의 70%는 채권, 30%는 KLCI에 투자)이 있다. 대우증권 이남주 대리는 “이 상품은 고객이 수시로 운용방식을 바꿀수 있도록 허용하기 때문에 시장상황에 따른 발빠른 대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대리는 “고객이 가입시 목표수익률을 정해놓으면 수익률 달성시 자동적으로 운용을 MMF로 바꿔 안정된 수익을 추구하는 특징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증권 ‘우리아이 3억만들기’는 주식과 채권 투자비율을 각각 60%와 40%로 잡고 있다. 고수익 추구형에 가까운 포트폴리오다. 현대증권 ‘사과나무 통장’은 가입 도중에 일부 교육비 출금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눈에 띈다. 만 5세와 7세, 13세, 16세, 19세, 22세 등 유치원 및 상급학교 진학이나 어학연수, 유학을 갈 시기에 적립액 가운데 일부를 출금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출금가능액은 적립액의 최대 50% 수준이다. 현대증권 이동현 대리는 “교육비 출금서비스는 교육비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는데다 상품을 해지하지 않아도 목돈을 챙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우리아이 3억만들기’는 가입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금융교육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원리와 제도, 자산관리에 대한 교육은 어렸을 때 받을 수록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교육에 드는 비용은 펀드 판매와 운용수수료 가운데 일부를 떼어내서 지출한다는 계획이다. 대우증권 ‘자녀사랑 메신저’는 3년 이상 가입고객에게 생일이나 졸업일 등 특정기념일에 만기를 지정할 수 있게 해 준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2005-02-11
- <미즈엔 뷰>우리는 어떤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가 얼마 전 연구실에 들른 학생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요즘 남자들은 마마보이 아니면 반항아, 둘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지난주엔 남자친구랑 아빠 차 빌려 타고 양평에 다녀왔는데요, 오는 길에 구리시를 지나던 중 자동차 타이어에 펑크가 났어요. 남자친구가 휴대폰을 꺼내더니 ‘엄마 자동차 펑크 났는데 어떻게 하지?’ 묻는 거예요. 그 정도로 마마보이인 줄은 몰랐거든요. 즉시 헤어졌죠.” “주위에 마마보이도 흔하지만 엄마의 ‘엄’자만 들어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남자들도 많아요. 엄마가 의대 가라고 주문을 외우는데 그것이 싫어 수학 공부 일부러 안 했다는 친구도 있고요, 엄마 같은 여자랑은 절대로 연애도 결혼도 안 하겠다 다짐하는 친구들도 심심치 않게 봤어요. 엄마와 아들이 너무 친한 것 같아도 겁이 나고 너무 소원한 것 같아도 편치 않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에요.” 제자들 하소연을 듣자니, 우리가 지금 어떤 아이들을 키워내고 있느냐 하는 문제야말로 사회 전체가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 그 어떤 이슈 못지않게 중요하고도 시급한 사안이란 생각이 들었다. 실은 사안이 너무도 중요하기에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좋을지 감히 이야기조차 꺼내지 못해온 건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우리네 엄마들은 자녀들을 키우는 데 열과 성을 다해왔다. 이 열과 성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높은 교육열로 나타났고 ‘치맛바람’에서부터 ‘원정 출산’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사회적 낙인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기실 과잉 교육열은 학벌이 사회적 특권으로 직결되는 ‘학벌주의 사회’ 속에서의 현실적 적응 양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엄마의 ‘일류대 병’은 곧바로 사회적 비난의 표적이 되었음을 그 누가 부인하랴. 문제는 과잉 교육열을 가족 공리주의의 울타리로부터 끄집어내 보다 생산적인 에너지로 전환시키지 못한다면, 우리 모두는 미래를 책임질 후손을 길러냄에 ‘실패한 세대’로 기록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는 사실이다. 이제부터는 교육열이 지향해온 방향과 내용을 향해 가차 없는 비판을 더 이상 미루어선 안 될 것 같다. 오로지 자녀의 일류대 진학이 목표인 한은 우리에게 너무 희망이 없지 않은가. 내 아이의 능력과 잠재력이 내신 등급으로 재단되고 수능시험 성적으로 줄 세워지는 것은 진정 부당하지 않은가. 사교육비 부담은 계속 상승곡선을 타고 있는데, 우리 아이들 학력은 계속 추락하고 있다 하니 이 또한 이해하기 어려운 수수께끼 아닌가. 와중에 우리 아이들이 무오류(無誤謬)의 전범으로 삼고 있는 교과서 속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한 번이라도 관심을 보인 적은 있는지 깊이 반성할 일이다. 더더욱 우리 아이들로 하여금 역사를 바라보는 눈을 키우고 세상을 인식하는 가치관을 함양하고 더불어 품성을 연마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내용으로 구성된 교과서였다면, 최소한 그 내용의 옳고 그름에는 너나없이 모두가 책임 있는 시선을 기울여야 했다. 교육열을 엄마 아빠가 함께 나누어 가짐도 필수적 과제다. 여성의 사회활동이 보편화했음에도 학교 시스템이 여전히 전업엄마를 중심으로 짜여지는 것은 불합리하다. 자녀교육은 엄마 아빠 공동의 책임인 만큼, 명실 공히 ‘학부모’의 참여를 현실화할 수 있도록 기존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일이 시급하다. 무한경쟁 시대, 교육이야말로 최선의 경쟁력이라 외치면서 교육에 대한 철학도 비전도 양보한 채 오로지 대학입시 정책에 일희일비해오는 동안, 엄마의 무한책임 하에 “공부해라, 공부해라” 다그치기만 했지 어떤 품성, 어떤 인격을 갖춘 사람이 되라는 요구는 외면해온 동안, 우리 아이들은 마마보이에 안주하거나 반항아로 표류하고 있는 건 아닌가? 2005-02-02
- [자녀들과 함께 하는 박철의 금융교실] 인생의 나침반, ‘재무설계’ 요즘 TV만 켜면 눈에 들어오는 익숙한 풍경이 하나있다. 바로 ‘당락(當落)’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수험생들의 표정이다. 연일 계속되고 있는 각 대학의 합격자 발표가 뉴스의 단골메뉴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합격의 영예를 거머진 수험생들의 얼굴은 입시지옥을 뚫고나온 자랑스러움과 기쁨으로 가득차 있다. 그러나 사실 합격의 기쁨은 오히려 부모들의 ‘몫’인지 모른다. 입시 뒷바라지 때문에 하루 하루를 기도와 한숨으로 보내야 했던 부모들은 합격소식에 세상 모든 것을 다 얻은 듯한 기분이 된다. 우리 부모들에게 ‘자녀’와 ‘교육문제’를 빼고나면 ‘쭉정이’만 남는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자녀교육은 우리 부모의 삶 그 자체인지 모른다. 그러나 대학에 보내는 것이 자녀교육의 종착역이 될 수는 없다. 세상살이에 필요한 것이 학위나 졸업장만은 아니다. 복잡다단한 세상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부모로서 알려줘야 할 것이 얼마나 많은가! 진짜 ‘교육’은 이제부터 시작인지 모른다. 어엿한 대학생이라지만 지금까지 입시만을 보고 줄달음 쳐오느라 너무나 세상물정에 어두운 아이들이다. 특히 요즘 대학생을 비롯한 젊은 세대의 ‘돈 쓰는 지혜’는 너무도 부족하다. 지난해 국민은행연구소가 조사한『한미일 대학생의 소비·금융의식과 금융이용 행태』결과를 보면 한마디로 충격적이다. 용돈을 포함한 국내 대학생의 월평균 소득대비 소비비중은 86.4%로 3개국 중 최고의 소비성향을 자랑한다. 대학생 신용카드 이용자 중 26%가 결제 부족을 경험한 적이 있다. 카드로 돌려 막았다는 대학생이 미국의 2배에 달하는 16%이다. 앞 뒤 없이 자녀를 챙기려만 드는 부모들의 넘치는 애정도 문제다. 신용카드 결제 부족 시 부모가 해결해 준다는 응답이 47.4%로 3개국 중 최고이다. 그러나 이 수치가 자녀에 대한 애정의 척도가 될 수 있을까? 아니 그렇다 쳐도 언제까지 자녀를 챙길 수 있을까? 어차피 자녀들은 언젠가는 부모없는 세상을 혼자 힘으로 헤치며 살아가야 한다. 진정 자녀를 사랑한다면 인생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돈 쓰는 지혜’를 가르치자. 특히 대학생 정도의 연령이면 인생계획에 따른 ‘재무설계(Financial Planning)’를 준비하기 시작할 시기이다. 재무설계는 ‘돈의 흐름(Cash Flow)’을 파악하여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돈을 쓸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재무설계의 핵심은 진학, 유학, 취업, 결혼, 내집마련 등 연령에 따른 목표를 정해놓고 그에 필요한 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짜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재무설계는 인생 전체를 목표로 달리는 장거리 경주와 같다. 재무설계는 우리가 인생의 목표를 성취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필수적인 과정이다. 돈은 많고 적고간에 꿈을 이루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대인들은 불규칙한 소득의 흐름속에서 살고 있다. ‘평생직장’이나 ‘연공서열’이 흘러간 옛노래가 돼버리면서 직장을 계속 다닌다는 보장도 없으며 시간이 흐른다고 소득이 반드시 늘어나지도 않는다. 소득의 흐름은 점점 더 불규칙해져 가고 예상하기도 어려워지고 있다. 이제 계획적인 생활을 하지 않으면 삶 자체가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앞으로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래서 자녀가 일찍부터 재무설계의 필요성을 알고 이를 실천해 나간다면 적어도 돈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한결 안정된 삶을 살아갈 가능성이 클 것이다. 그리고 부모들이 이러한 생활설계에 길잡이 역할을 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자녀가 부모에게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키워주는 일이다. 학교를 졸업한 이후의 삶은 스스로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얘기해주고 미래설계에 필요한 최소한의 금융상품 가입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예를 들면 대학 입학을 계기로 자녀에게 미래에 대비한 적립식통장을 만들도록 하거나 단독세대주를 만들어서 청약통장을 가입해 주는 것이다. 우리는 삶을 흔히 ‘항해’에 비유한다. 항해를 준비하는데 빠뜨려선 안될 것이 바로 나갈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다. 자녀의 인생에서 ‘재무설계’가 바로 그렇다. 자녀의 미래는 돈을 어떻게 쓰고, 관리하는 가에 따라 전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무설계를 ‘인생의 나침반’이라고 하는 것이다. /국민은행 연구소 금융교육 TF팀 박철 전문연구원 2005-02-02
- 인물초대석-법률사이트 로마켓 최이교 대표 “우리나라 법률시장은 엄밀히 말해 ‘시장’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서비스의 차이와 가격, 그리고 심지어 장소까지 공급자 정보가 거의 차단돼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법률사이트 로마켓(www.lawmarket.co.kr)의 최이교 (41·사진)대표이사가 보는 우리 법률시장의 현실이다. 그는 이러한 구조가 2007년 법률시장 개방에 의해 깨질 것으로 보고 인터넷 법률시장 수요의 폭발적 증가를 전망했다. 최 대표는 “인터넷 법률시장 수요는 2003년 450억원에서 올해 2000억원, 2007년에는 8000억원으로 급성장 할 것”이라며 “법률시장의 개념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말했다. 2001년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한 로마켓이 지난해 1억원의 흑자를 내면서 최 대표는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다. 처음 법률사이트를 시작할 때만해도 기득권 시장이 너무 견고해 뚫기가 어려웠다. 서울변호사회와의 갈등도 불가피했다. 서울변호사회는 로마켓의 서비스 중 일부가 변호사법을 위반했다고 검찰에 고소까지 했다. 그는 “기득권 시장을 뚫기 위해 모든 것을 걸었다”며 “고소를 당했을 때 징역 1년까지 각오를 했고 위법사실이 없다는 것을 입증할 자료를 충분히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힘든 여건이지만 올해 또 다른 도전을 준비 중이다. 법조인들을 체계적으로 검색할 수 있는 인물정보 시스템을 계획하고 있다. 일반인들에게 차단돼 있는 공급자(법조인) 정보를 알려주는 일이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법률시장 유통구조에 제한이 없어지면 사건브로커와 기존 법조인들이 갖고 있던 원시적인 이점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법률시장에 혁명적인 변화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법대를 나온 최 대표는 10년 이상을 학생·사회 운동에 매진했다. 지난 95년에는 2년 동안 지리산에 은둔하며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그 후 정보통신과 관련된 일을 하게 됐고 2001년 로마켓을 맡아 3년만에 가입자 45만명의 성공적인 법률사이트를 만들었다. 하루 방문자가 3만~5만명이다. 아직 미혼인 그는 로마켓이 완전히 자리잡을 때까지 결혼을 유보한 상태다. 최 대표는 “할일이 많아 결혼은 2년쯤 후로 고려하고 있다”며 “이일이 일반인들의 법률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공익측면도 강해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2005-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