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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도 정치다’ 여성 국회의원들의 패션정치(문패) 15대 9명, 16대 16명, 17대 39명. 비교적 최근의 여성의원 수의 변화 추이다. 17대 국회 39명이라는 숫자는 여성 유권자가 절반인 현실을 보면 대표성면에서 그리 높은 것은 아니지만 전체 국회의원 중 두자릿수(13%)의 비율을 차지하게 된 것은 처음이다. 이런 비약적인 여성 의원들의 숫자 증가는 남성성이라는 반쪽 날개로 날던 국회에 여성성이라는 다른 한쪽 날개를 미약하나마 달아주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날개를 달아줬다면 바로 ‘패션의 날개’다. 여성 의원들은 그동안 칙칙한 남색 정장만이 유일한 드레스코드였던 국회에 개성을 섞은 패션코드를 심어주었다. ◆처음엔 ‘남성성’ 강조한 바지패션이 파격 = 가장 최근에 패션으로 눈길을 끈 여성 의원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다. 박 대표는 평상시에 약간 짧은 듯한 단정한 자켓에 품이 넓은 긴 치마를 고수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지난 7일 노 대통령과 단독 회담을 하면서 이른바 ‘전투복’ 차림을 해서 눈길을 끌었다. 우아한 치마정장에서 약간 당찬 느낌의 바지정장으로 갈아입은 것 뿐이었지만 여성 정치인의 패션이 ‘정치 행위’로 인식되는 것 자체가 여성 정치인의 패션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변했음을 보여주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렇듯 여성 정치인의 패션이 일종의 정치행위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굳이 기원을 따지자면 15대 정도부터라고 한다. 이 때 전까지만 해도 여성 의원들은 수수한 치마정장을 입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고 이는 패션이라기보다 ‘교복’의 느낌이 강했다. 그런데 15대 국회 때 국회에 입성한 여성의원들은 국회사무처로부터 여성의원들의 경우 국회 선서를 할 때 치마정장을 권한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그러나 일부 여성의원들은 일부러 바지정장을 골라 입었고 이는 오히려 파격으로 인식됐다. 이 사건은 바지를 입음으로서 역설적으로 ‘여성’이라는 것을 보인 사건으로 회자됐다. 16대 국회에 들어와서는 성별은 여성이어도 ‘중성’의 느낌을 강조하는 것이 오히려 인정받는 풍토여서 여성 의원들의 패션은 그리 꽃을 피우진 못했다. 예를 들어 여성 의원이면서도 여성의원 취급받는 것을 싫어했던 추미애 의원의 경우에는 공개적으로 “여성으로 대하지 말라”고 말했을 정도다. 이 때문에 추 의원은 여성의원들만이 모이는 자리에 별로 열의를 보이지 않는 바람에 본의아니게 여성의원들의 미움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17대 국회 들어와서는 이제 여성 의원들은 자신들이 여성임을 특별히 강조하는 것도 아닌, 자연스러운 여성성으로 승부한다. 임기 내에 결혼하는 여성 국회의원이 생겼다거나 재혼하는 여성의원까지 있다는 보도도 어떤 측면에서는 그런 점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패션이 다양해진 것도 바로 이런 여성 의원들의 마인드 변화에서 기인한 측면이 크다. 결국 브로치 패션으로 유명했던 미국의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나 지적인 패션으로 대통령 영부인의 패션코드의 개념을 바꿔놓았던 힐러리 클린턴 여사처럼 여성 정치인의 패션이 그 자체로 정치로 받아들여지는 때가 된 것이다. ◆개성따라 천차만별 = 오랫동안 국회에서 여성의원들을 봐온 이계경 의원실의 이 건 보좌관은 “16대 때까지만 해도 무채색 정장 위주로만 입던 여성의원들이 이제는 굉장히 칼라풀한 원색의 옷을 입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면서 “패션 그 자체로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려는 시도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15, 16대 때까지는 여성이라는 것만으로도 눈에 띄는 상황이었고, 17대에 와서는 아직도 숫자는 태부족이지만 이제 여성이라는 것만으로는 차별화가 되지 않는 상황이 됐다는 것도 한 요인이다. 그래서인지 의원 성격에 따라 입고 다니는 옷도 다르다. 정당 대표로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여성 정치인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옷 자체가 그를 말해준다고 할 정도로 ‘박근혜식’ 패션이 따로 있다. 특히 박 대표는 실용성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 그는 바지를 주문할 때 보통 다림질로 잡아야만 하는 바지 가운데 주름에 박음질을 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한다. 그 시간도 아끼기 위해서라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실용성을 추구하는 또 한 명의 여성의원은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다. 보통 국회의원 정도 되면 유명 디자이너나 명품을 추구할 수도 있지만 전 의원은 동대문에서 옷감을 끊어서 아는 집에서 옷을 맞춘다. 맞춤 값이 있긴 하지만 워낙 천을 싼 값게 끊기 때문에 왠만한 중년여성 정장 값의 반도 안된다고 한다. 민주당 손봉숙 의원은 17대 여성 의원들 중 패션 리더 중의 한 명이다. 여성위에서 손 의원의 패션을 가까이서 봐온 한 여성 보좌관은 “어느 때건 항상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때와 상황에 맞으면서 은근히 과감한 패션을 추구하는 것 같다”고 평했다. ◆정당따라 분위기 달라 = 열린우리당 여성 의원들 중에는 편안한 패션을 추구하는 여성 의원들이 더 많이 눈에 띈다. 열린우리당 유승희 의원의 경우 보통 학생을 연상시키는 단정한 정장차림을 하지만, 가끔씩은 핸드백 대신 백팩을 멘 차림으로 출근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다. 열린우리당 김현미 의원은 전담 코디네이터까지 고용하기도 해보고, 협찬도 받아보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의원 중 한명이다. 김 의원은 당직자에서 의원으로 변신하는 과정에서 세련된 패션도 그 변신에 큰 몫 반면에 여성미를 보여주기 보다는 ‘엄숙주의’를 느끼게 하는 의원들도 있다. 열린우리당의 김선미 의원과 한나라당의 나경원 의원은 고급스런 정장차림을 고수하면서 나름대로 패션리더 축에 끼지만 어느 정도 틀에서 절대 벗어나지 않는 단정함을 유지한다.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은 전형적인 커리어우먼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이 의원은 총선 당시 여성정치인으로서 거듭 나기 위햇 코디네이터들의 도움을 받아보기도 했지만 온통 튀는 색깔의 치마정장만 권유하는 통에 포기하고 이전에 입던 옷으로 돌아간 케이스다. 이색패션을 고수하는 의원들도 빼놓을수 없다. 다양한 생활한복 패션을 선보인 바 있는 열린우리당 홍미영 의원, 무용가 출신답게 가끔씩 히피룩을 선보이는 열린우리당 강혜숙 의원 등이 있다. 민노당 여성 의원 중에선 심상정 의원이 패션리더격이다. 모두 평소에 편안한 바지에 자켓 정도로만 생활했던 터라 등원 후에 심 의원이 입고 나온 은색에 가까운 실크치마정장은 민노당 내에서도 꽤나 회자됐다. 심 의원이 갖고 있던 날카로운 이미지를 중화해줬다는 평이다. 최순영 이영순 현애자 의원 등은 모두 차분한 색깔의 바지정장을 주로 입는 편이다. 알록달록 패션은 한나라당 의원들에 많은 편. 김영숙 의원과 안명옥 의원이 주인공이다. 그 중 김 의원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과감한 색상과 디자인을 선택해서 항상 주목받는 의원 중의 한명이기도 하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2005-09-13
- ‘상품권, 받는분에 따라 쓰임새도 달라요’ 어린이 있는 집에 외식 상품권 … 귀성객에게 주유상품권 인기 백화점 상품권에서 건강검진 상품권까지. 추석이 다가오면서 다양한 상품권이 쏟아져, 고객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상품권의 대명사는 백화점 상품권과 구두상품권. 그러나 어떤 상품권이든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자신에게 꼭 필요한 상품권이 요긴한 선물이다. 자가 운전으로 고향에 내려온 귀성객에게는 고속도로상품권과 주유상품권이 인기다. 현재 판매중인 고속도로상품권은 5만원, 10만원 등이 있다. 주유상품권은 주유 이외에도 가맹된 백화점, 할인점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어린이가 있는 집에는 추석 연휴기간에 온 가족이 외식을 할 수 있는 외식상품권이 환영받는다. 수험생이 있는 집이라면 온·오프라인을 통해 대입관련 과목이나 영어를 공부할 수 있는 과외 상품권도 좋다. 결혼 적령기의 남·녀에게는 유명 헤어숍을 이용할 수 있는 헤어 상품권, 데이트 기회를 제공하는 결혼정보업체의 미팅상품권이 이색선물이다. 건강상태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건강검진 상품권도 있다. 평소 병원 가기를 꺼리는 부모님과 어른들에게 명절을 계기로 건강검진 상품권선물하면 부담없이 건강검진을 권유할 수 있다. 인터넷이나 전화 한 통으로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보험상품권도 나와 있다. 외국에 가족이 있거나 유학간 자녀가 있다면 저렴한 가격으로 해외에 전화를 걸 수 있는 국제전화카드 상품권도 유용하다. 임산부나 아기가 있는 집에 출산 유아 용품을 직접 선물할 수도 있지만, 선물이 중복될 수 있으므로 관련 상품권이나 출산 후 빠른 몸 회복을 도울 수 있는 산후조리 상품권 등을 선물하면 받는이가 원하는 시기에 쓸 수 있다. 식품업체 상품권도 이색 선물로 눈길을 끈다. 종가집은 3만원, 5만원, 7만원, 10만원 등의 종가 상품권을 판매하고 있다. 김치 상품권을 통해 김치를 구매하면 김치가 원하는 곳까지 배달된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2005-09-12
- “상품권, 받는분에 따라 쓰임새도 달라요” 백화점 상품권에서 건강검진 상품권까지. 추석이 다가오면서 다양한 상품권이 쏟아져, 고객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상품권의 대명사는 백화점 상품권과 구두상품권. 그러나 어떤 상품권이든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자신에게 꼭 필요한 상품권이 요긴한 선물이다. 자가 운전으로 고향에 내려온 귀성객에게는 고속도로상품권과 주유상품권이 인기다. 현재 판매중인 고속도로상품권은 5만원, 10만원 등이 있다. 주유상품권은 주유 이외에도 가맹된 백화점, 할인점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어린이가 있는 집에는 추석 연휴기간에 온 가족이 외식을 할 수 있는 외식상품권이 환영받는다. 수험생이 있는 집이라면 온·오프라인을 통해 대입관련 과목이나 영어를 공부할 수 있는 과외 상품권도 좋다. 결혼 적령기의 남. 녀에게는 유명 헤어숍을 이용할 수 있는 헤어 상품권, 데이트 기회를 제공하는 결혼정보업체의 미팅상품권이 이색선물이다. 건강상태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건강검진 상품권도 있다. 평소 병원 가기를 꺼리는 부모님과 어른들에게 명절을 계기로 선물하면서 부담없이 건강검진을 권유할 수 있다. 인터넷이나 전화 한 통으로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보험상품권도 나와 있다. 외국에 가족이 있거나 유학간 자식이 있다면 저렴한 가격으로 해외에 전화를 걸 수 있는 국제전화카드 상품권도 유용하다. 임산부나 아기가 있는 집에 출산 유아 용품을 직접 선물할 수도 있지만, 선물이 중복될 수 있으므로 관련 상품권이나 출산 후 빠른 몸 회복을 도울 수 있는 산후조리 상품권 등을 선물하면 받는이가 원하는 시기에 쓸 수 있다. 식품업체 상품권도 이색 선물로 눈길을 끈다. 종가집은 3만원, 5만원, 7만원, 10만원 등의 종가 상품권을 판매하고 있다. 김치 상품권을 통해 김치를 구매하면 김치가 원하는 곳까지 배달된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2005-09-12
- 서초경찰서 이인열 강력범죄수사팀장, 집념과 끈기의 강력범죄 해결 전문가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를 강간한 뒤 살해하고 그 친구를 칼로 찌른 범인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만이 앞섰습니다. 12일간 집에도 못 들어가는 등 힘들었지만 뒤늦게 망인의 넋이라도 위로할 수 있다면 다행입니다.” 서초경찰서 이인열(사진) 강력범죄수사팀장은 지난 8월 12일 발생한 서초동 오피스텔 예비신부 김 모씨 살해사건을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 사건은 피해자가 결혼을 3개월 앞두고 있었고 사건 직전 신혼여행지를 물색하는 등 부푼 꿈을 꾸고 있던 것으로 알려져 주변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범인은 범행현장에서 자신의 흔적을 모두 물로 지우고 체액이 뭍은 침대 시트를 오려내는 등 용의주도함을 보였다. 경찰은 지문도 쉽게 확보할 수 없어 수사는 난항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살해현장인 오피스텔에는 320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출입구에 폐쇄회로(CC)TV에는 2000명 이상이 드나들어 용의자를 쉽게 압축할 수 없었다. 이 팀장은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수사의 기본인 탐문수사에 충실했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바로 옆집에 살던 김 모(28)씨 등 6명으로 용의자를 압축했고 김씨의 DNA와 숨진 피해자 몸에서 발견된 DNA가 일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팀장은 지난 90년대 후반 검찰에 파견돼 국내 대형 조직폭력인 양은이파의 조양은과 범서방파 부두목 이 모씨, 행동대장 정 모씨 등을 검거하는데 일조한 강력통이다. 이밖에도 공기총을 살인 무기로 개조한 배차장파 조직원 등 7개 밀매 조직을 검거하기도 했다. 이 팀장은 지난 8월에는 부산에서 서울로 원정 온 소매치기 일당 ‘수아파’를 검거 했다. 수아파는 쇼핑센터나 대형병원 등 현금인출기에서 일반인들의 비밀번호를 엿본 뒤 지갑을 훔쳐 신용카드와 현금카드 등으로 현금을 인출하는 등 거액의 금품을 챙겼다. 이 팀장의 열정으로 올해에만 팀원중 3명이 특진하기도 했다. 홍콩·마카오에 경찰청 무술사범으로 파견된 경험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무술유단자인 이 팀장은 경제관련 범죄가 늘자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는 등 문무를 겸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2005-09-08
- 우리 사회 내부 차별을 말한다 - 화교·이주노동자 짧게는 15년, 길게는 100년 이상 대한민국 동거인으로 살아온 이들이 있다. 우리 사회의 소수민족처럼 독특한 지위를 구축하고 있는 한국 화교와 이주노동자다. 세월과는 무관하게 그들은 이방인, 주변부만 맴돈다. 경제활동을 하고 각종 세금을 내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의무는 한다. 교육이나 복지 문화 등 의무에 상응하는 권리는 턱없이 부족하다. 법·제도적 지위는 불투명하고 일상은 차별 투성이다. 하소연이라도 할라치면 ‘억울하면 귀화하라’는 비아냥거림을 듣기 일쑤다. 이방인일 수 없는 우리들의 동거인, 한국 화교와 이주노동자를 들여다보았다. -------- 세금은 한국인처럼 권리는 외국인만큼 한국화교 - 영주권은 있다, 교육·복지 혜택은 없다 지난 6월 한성화교중학교(고등부)를 졸업한 우혜연(20·서울 서대문구)씨. 올 가을 치러지는 수시 2학기 외국인 특례전형을 준비 중이다. 고등부 1학년 때부터 입시 준비를 시작한 우씨. 그 첫 단계는 화교인 아빠와 한국인 엄마의 이혼이었다. “엄마 아빠 모두 외국인인 학생만 특례입학이 되도록 규정이 바뀌었대요. 한쪽이 한국인이면 이혼한지 3년이 돼야 완전한 외국인으로 인정한다는 거였어요.” 딸의 진학을 위한 형식적 이혼은 실생활에서 갈등을 낳기도 했다. 화교 학생들 가운데 절반가량은 부모 중 한쪽이 한국인. 다행히 우씨의 부모님은 곧 평소 관계를 회복했지만 상당수 친구들은 가정파탄으로 고통받고 있다. 정작 전공은 고려 대상도 못된다. 취업이나 승진 차별이 없는 자영업 가운데 안정적인 직종은 그리 많지 않다. ▲국방의 의무 빼곤 다 한다 = “대한민국에 살면서 낼 세금 다 내는데 돌아오는 혜택은 하나도 없다.” 한성화교협회 왕문영 부회장에 따르면 화교사회에서 가장 지원이 절실한 분야는 교육. 현재 2800여명이 다니고 있는 4개 중학교와 28개 초등학교 운영비 전액은 학부모 주머니에서 나온다. 대만과 중국 정부와 지역 화교 인사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시설비 등을 일부 보탤 뿐이다. 서울 명동에 위치한 한성화교소학교만 해도 1960년대 후반 2200명에 달하던 학생이 지금은 530명에 불과하다. 요즘도 연간 30~40명씩 줄고 있다. 소학교 진사의 교장은 “전학생 10명 중 한두명은 매달 15만원씩 내는 학비가 부담스러운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 수가 더 줄어들면 합반을 해야 할 판이다. 최근 화교중학교를 졸업한 한 학생은 “시설이 옛날 그대로이고 최근 들어서는 과목을 겹치기로 가르치는 교사 수가 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 장애인 등록 안돼서 귀화 = 장애인과 노인에 대한 지원 등 복지 분야도 관심의 대상이다. 화교심신장애복무회 왕애려 회장은 “의료보험은 강제 가입인데 의료보장구 등 장애인 지원이 안된다”며 “심지어 한국에서 태어나 살면서 교통사고 등으로 후천적 장애를 입어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서울지역 화교 가운데 파악된 장애인만 100여명. 대부분 특수교육이 필요한 아동·청소년이지만 특수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왕 회장은 “정신지체인 23세 청년의 부친은 아들이 미성년일 때 한국 국적을 선택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며 “귀화해야만 장애인 등록을 할 수 있다는 건 세계화시대의 복지정책과 걸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젊은 층들에게는 외국인등록번호를 인식하지 못해 별도의 신원확인절차를 거쳐야 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불편을 넘어선 차별. 아예 한국인인 엄마의 주민등록번호로 등록해버린다. 현금영수증센터 등록을 시도했던 한 화교 누리꾼은 “10년간 직장생활하면서 소득세를 납부해왔는데 내 외국인번호가 국세청에 등록돼있지 않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성토했다. 공무원 등 일부 직업에 대한 제한이 아예 논의 대상에도 끼지 못한다. ▲ 중국인과 한국인의 중간 = 한성화교협회 왕문영 부회장은 “화교들은 최소한의 권리주장에도 주저한다”고 말했다. 120년이라는 긴 역사를 갖고 있으면서도 재산권 행사나 영주자격을 얻은 게 최근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외환위기 이후 동남아 화교 자금이 필요해 취해진 조치라는 게 화교권의 시각이다. 왕 부회장은 “(화교들이) 결국은 한국화될 것”이라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실제 소학교의 경우 중국말을 못하는 아이들이 교육상 어려움으로 떠올랐다. 신세대들은 한국 사회와의 교류가 제한적이었던 1,2세대와는 다르다. 30대 이하의 젊은 화교들은 50% 이상이 한국인과 결혼했다. 복지시설에서 독거노인의 도시락을 배달하고 장애인을 돌보는 한성화교중학교 청소년들은 다른 사회 구성원들과의 어울림을 추구한다. 대만 국적을 갖고 있지만 “음식이 입맛에 맞고 문화가 익숙한 한국이 편하다”는 우혜연씨는 “중국인인 동시에 한국인일 수는 없을까” 묻는다. ------- 한국말만 알아듣는 몽골 아이 이주노동자 - 부모 신분 때문에 자녀 기본권도 제한 “김치찌개요.”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뭐냐는 질문에 오카(중1·경기도 고양시)는 망설이지 않는다. 몽골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몽골에서 9년을 살았지만 아이는 스스로를 “60%는 한국인”이라고 말한다. 한국에서 태어난 동생 이웰트(14개월)는 한술 더 뜬다. 울며 보챌 때도 한국말로 ‘엄마’를 찾고 엄마나 누나도 한국말로 이웰트를 달랜다. ▲출생신고도 못한 무국적자 = 엥희진(36) 바기(35)씨 부부는 5년 전 600만원을 빌려 가짜 여권을 만들어 불법체류자 대열에 합류했다. 신분은 불안정하지만 가족이 함께 있으니 그걸로 만족한다. 다만 부모처럼 ‘불법체류자’ 신세인 아이들 앞날이 걱정이다. 오카는 중학생일 될 수 있었던 건 순전히 학교장의 배려 덕분이다. 고등학교나 대학교 진학을 희망하지만 지금으로선 방법이 없다. 그 전에 돌아간다고 해도 문제다. 아이는 벌써 고국의 말과 교육내용을 빠르게 잊어가고 있다. 둘째는 출생신고도 못한 무국적자. 대사관에 신고할 순 있지만 불법체류 사실이 드러날까 싶어 엄두도 못냈다. 몽골에선 부모가 현지에 있어야 가능하단다. 이웰트가 아파 응급실을 찾았을 때는 한국 사회의 비정함을 절감했다. 곧 숨이 넘어갈 것 같은 아이를 두고 병원에선 보증인이 없으니 치료비를 선납하라며 손을 놓아버렸다. 엥희진씨는 “(친척이) 무릎 꿇고 빌어도 안돼요, 몽골에서는 이런 일 없어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향 친구들이 돈을 모금해온 뒤에야 치료가 시작됐다.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의 ‘코시안’ = 엥희진씨네 같은 이주노동자 가족이 얼마나 더 있는지, 정확히 파악된 자료는 없다. 코시안(코리아+아시안)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엥희진씨는 상대적으로 행복한 엄마다. 이주여성인권연대 김민정 간사는 “여성들 다수가 핏덩이를 비행기에 태워 고향의 부모나 친척에게 양육을 위탁한다”고 고발했다. 현행법이 출생신고 기간인 한달 안에 아이를 본국으로 보내면 외국인등록 절차나 범칙금을 면해주기 때문이다. 출입국사무소에 출생신고를 않으면 자녀도 불법체류자가 되어 범칙금 부담이 커진다. 서로 다른 나라 출신인 이주노동자들이 결혼할 경우에는 혼인신고나 출생등록 모두 문제가 된다. ‘불법’체류자는 아이가 아파도 병원에 쉽게 가지 못한다. 치료비를 책임질 ‘합법적’ 보호자가 없어 치료·입원을 거절당하기도 한다. 일산종합사회복지관 정은숙 복지사는 “외국인노동자의료공제회가 있지만 인정하지 않는 병원이 많다”고 말했다. ▲이주노동자 빠져나가면 공동화 우려 = 국내에 체류중인 이주노동자 숫자는 30만~40만명으로 추산된다. 대한민국 1%인 셈이다. 경제활동 인구로만 따지면 그 규모는 더 커진다. 경기도 부천시를 보자. 외국인노동자가 적을 때는 1만~1만5000명, 많을 때는 2만명에 달한다. 80만 부천시민 가운데 절반을 노동인구로 잡는다면 이주노동자 비중은 5%로 껑충 뛴다. 최 사무국장은 “불법체류자라도 그들이 내는 부가가치세는 지자체로 돌아간다”며 “과연 그만한 존재로 인정받고 있 2005-08-12
- 명동사람들 -밥퍼 우먼 조흥은행 이명신 계장 “억지로라도 한번 봉사해보세요” “남편이 워낙 ‘공유’를 좋아해서 따라하게 됐어요.” 신혼여행을 청량리에서 무료급식해 주는 ‘밥퍼공동체’에서 보낸 주인공인 조흥은행 법조타운지점 이명신 계장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됐냐는 질문에 ‘공유’라는 단어를 강조하며 이렇게 대답했다. 더불어 사는 것에 대한 애착을 설명하고 싶었던 것. 그녀는 지난 2004년 2월 결혼 하자마자 엿새동안 300만원을 기부하고 봉사활동을 한 것에도 “처음엔 물론 망설였다”면서 털어놓았다. “나쁜 생각은 아니잖냐”는 생각에 무작정 따라나섰단다. 이들은 이미 교회 청년부시절부터 사회봉사활동을 해왔고 이 계장은 특히 대학시절 봉사동아리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일단 한번 해보는 게 중요하다”며 같이 하길 독려하던 이 계장은 “이젠 밥퍼 공동체가 매우 친근해졌다”고 말했다. 결혼 1주년인 지난 2월에도 이들은 조금씩 모아놓은 70만원을 들고 다시 ‘밥퍼 공동체’를 찾았다. SK텔레콤에서도 이들을 모델로 한 공익광고 ‘아름다운 기념일’을 내보내고 있다. 사당동에 사는 부부가 첫 결혼기념일에 모금했던 돈을 들고 가 사랑의 점심 자원봉사를 하는 모습이 따뜻하게 묘사되고 있다. 이 계장은 “매년 결혼기념일에는 밥퍼 공동체를 찾으려고 한다”면서 “그러나 다른 곳에서 우릴 원한다면 언제든 달려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께서 제가 언론에서 ‘내년에도 올게요’라고 했는데 내년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렇게 확답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조언을 받았다”면서 현재의 봉사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강조했다. 여전히 언론이 부담스러운 그녀.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기자의 인물촬영까지 기꺼이 응해줬다. 이유는 단지 자신과 같은 봉사활동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퍼졌으면 하는 바람 때문. 김 계장은 “앞으로도 남편과 같이 다른 계획들도 가지고 있는데 아직까진 밝힐 수 없다”면서 “조흥은행 뿐만 아니라 요즘엔 많은 기업들이 이런 사회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어 좋다”며 밝게 웃었다. 2005-09-06
- “미군기지 흔적 지우고 새도시 만들겠다” “처음엔 초콜릿을 줬어. 그리고 달러를 줬지. 이젠 그들이 줄게 없어. 깨끗하게 땅이나 빨리 내놨으면 좋겠어.” 전체 행정구역 면적의 42%가 미군 공여지인 경기도 동두천시 캠프 케이시 앞 상가 주인의 말이다. 그는 미군의 행적에 대해 “공적은 분명하지만 지금은 도움되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60~70년대 전국이 먹고살기 어려웠던 시절. 이곳 동두천은 호황을 누렸다. ‘돈두천’이라고 불리고 ‘지나가던 개도 1달러는 안문다’는 우스개 소리까지 나돌았다. 속칭 ‘양공주’가 등장하고 부대찌개가 날개 달린 듯 팔렸다. ‘양공주’ 중 일부는 미군과 결혼해 미국으로 이민을 가기도 했다. 동두천시 보산동 캠프 케이시는 동아시아 최고의 화력을 자랑하던 미2사단 사령부였다. 지금은 의정부 캠프 레드클라우드로 옮겼지만 미군의 숫자나 군무원들은 여전했다. 캠프 케이시의 군무원으로 있다 퇴직한 김모씨는 “80년대까지만 해도 동두천 미군은 지역에서 환영받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민주화 바람이 불고 미군 관련 사고가 늘어나면서 미군측이 부대원 단속을 하기 시작하면서 외출을 꺼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군 외출이 줄어들더라도 보산동 관광특구의 불은 꺼지지 않았다. 관광특구 상인회 정인근 회장은 “미군에 대한 시각이 바뀌면서 미군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력도 줄어든 것도 사실이지만 동두천 지역은 여전히 미군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밝혔다. ‘미군 특수’가 줄어들기 시작한 것은 미군기지 이전이 가시화되면서부터다. 정 회장은 “미군만 평택으로 이전하고 기지는 그대로 남아있어 골칫덩이”라며 “지금처럼 미군들이 절반 정도 빠진 상태라면 영업도 안되고 규제만 남아있기 때문에 차라리 미군과 기지가 빨리 떠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군의 월급은 130여만원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이 한달 동안 기지 주변 클럽 등에서 쓰는 돈은 60여만원으로 과거처럼 미군 특수가 이어지지 않고 있다. 미군도 징병제였던 60년대 부유층 자녀들이 파견군으로 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 당시에는 한국 물가 등과 비교했을때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봤다. 그러나 70년대부터 모병제로 바뀌면서 ‘돈을 쓰는’ 미군들이 줄어들었다. 이때부터 미군은 지역에서 ‘원조군’이라는 껍질이 벗겨지기 시작했다. ◆부평·군산도 미군기지 역효과 = 도심 한 가운데 미군기지가 있는 인천 부평도 상황은 마찬가지. “미군부대라고는 하지만 안에 고물 창고, 빵공장 같은 것만 있는 것 같던데 지역에 무슨 도움이 되겠어요. 빨리 이전했으면 좋겠어요.” 부평미군부대(일명 캠프마켓) 옆에서 음식점을 경영하고 있는 조용환(53)씨는 미군부대의 조속한 이전을 희망했다. 대부분 부평시민들이 그렇지만 미군부대가 더 이상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부분이 없고 오히려 걸림돌만 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씨는 “거의 매일 동네를 통해 미군부대내로 커다란 고철을 실은 트럭, 빵 차가 오간다”며 “도심 한가운데 알짜배기 땅에 고물상 빵공장을 운영한다는 게 말이 되냐”고 지적했다. 미군부대를 둘러싸고 있는 현대·우성아파트 주민들은 더욱 미군부대의 이전을 바란다. 미군부대 터였다가 지난 2002년 4월5일 인근 주민들에게 개방된 ‘부영공원’ 때문. 부영공원은 잘 보존된 나무 등으로 인해 주민들에게 더 없는 휴식·운동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미군이 옮겨가면 더 없이 좋은 녹지·공원이 생길 것”이라며 기대에 부풀어있다. 그러나 미군부대가 존재했기에 지금의 부평이란 도시도 생겼다. 조용환씨는 “과거 신촌(지금의 현대쇼핑몰 앞 상권)에는 술집과 양공주가 많았다”며 “부평에서 돈 번 사람들은 미군의 떡고물도 부자된 사람들이 많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먹고 살기조차 어려웠던 30여년전 그는 미군으로부터 초콜렛과 담배 등을 얻었다고 한다. 그나마 미군부대로부터 나오는 갖가지 물자 덕에 주민들은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보다 풍족함을 느낄 수 있었다. 산곡동의 한 상인은 “그때는 미군이 고마운 존재였고 미군부대에 다닌다면 최고의 대우를 받았다”고 말했다. 미 공군이 위치한 전북 군산시. 미성동 아메리카타운의 한 자영업자는 “미 공군기지가 처음 들어설때만 해도 아주 살만했다. 그런데 국내 물가가 오르고 필리핀 여성들이 대거 들어오면서 미군들의 외출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아메리카타운에는 일반상가 65곳, 특수관광유흥음식점 15개 등이 영업하고 있다. 최근들어 미군측이 아메리카타운 출입통제령을 내려 영업이 어려운 실정이다. 적어도 21세기의 한국에서는 미군이 지역경제를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2005-08-10
- [책소개]‘야수 한대수’의 삶 돌아보기 나는 행복의 나라로 갈테야 한대수 지음 아침이슬 /1만원 한대수의 자서전 ‘나는 행복의 나라로 갈 테야’(아침이슬) 개정판이 나왔다. 자서전은 1998년 ‘물 좀 주소 목 마르요’라는 제목으로 처음 나온 뒤 2000년 ‘사는 것도 제기랄 죽는 것도 제기랄’이라는 제목으로 다시 출간됐다. 이번 개정판은 제목과 표지가 바뀌었고 한대수의 10대 시절 사진, 최근 사진 등이 추가됐다. 5부로 구성된 자서전에서 한대수는 풍요로운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미국으로 유학간 아버지가 실종된 뒤 혼란에 빠진 가족사를 자세하게 적었다. 또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사진과 음악 등 예술활동에 몰입했던 모습과 두번의 결혼에 얽힌 이야기도 솔직한 필체로 풀어냈다. 이 책을 통해 ‘이 시대의 기인’, ‘한국 포크록의 대부’ 등의 수식어로 불리는 음악인 한대수의 일생과 그의 예술세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등을 알 수 있다. 장유진 기자 yjchang@naeil.com 2005-09-05
- 당내 ‘대연정’ 이해 분위기 확산 30일 청와대에서 만찬을 하고 나온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대체로 ‘노무현 대통령이 제안한 연정론’의 ‘진정성’에 공감을 표했다. 송영길 의원 등 통영 워크숍에서 대통령의 연정론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던 인사들조차 “대통령의 진정성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만찬장에서 나온 노무현 대통령의 “2선후퇴, 임기단축” 발언에 대해서는 “지역구도 극복을 위한 정치권의 결단을 강조하는 과정에 나온 발언”이라며 ‘2선후퇴나 임기단축’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일정한 선을 그었다. ◆“찡한 감동 받았다”= 장영달 상임중앙위원은 “연정론은 수많은 세월 (대통령) 본인이 겪어온 지역구도 문제에 대한 문제의식이 총정리돼서 표출 된 것으로 하루이틀하다 끝날 문제가 아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한국 정치인 모두 깊이 고민해볼 사안”이라고 공감을 표했다. 배기선 사무총장은 “정서적으로 대통령에게 찡한 감동을 받은 게 사실”이라며 “대통령이 정치는 선택의 예술이다고 말했는데, 아마 결단의 예술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대통령 자신이 결단하고 여당이 결단하고 한나라당이 결단하면 대한민국에 상생의 정치문화가 탄생할 수 있다. 실천해보자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이화영 의원은 “우리 것을 주지 않고 포기하지 않으면 새로운 정치문화로 변모할 길이 없다는 대통령 제안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송영길 의원도 “(청와대 만찬을 통해) 대통령의 진실한 속내를 알게 된 게 달라진 점”이라며 “대통령의 진정성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공은 이제 여당에게로 =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구체적으로 여당이 지역구도 극복 방안 마련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배기선 사무총장은 “대통령의 큰 꿈을 함께 실현해 낼 수 있는 여당의 실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가 새로운 과제”라며 “대통령에 의존하는 여당이 아니라, 팀 플레이하는 여당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봉주 의원은 “어차피 ‘통’은 굴러가기 시작했고, 통 위에 우리당이 서 있다”며 “가만히 서 있다가 떨어질거냐, 비틀거릴거냐, 스스로 뛰면서 통을 굴릴거냐 선택의 기로에 있다”며 “태스크포스팀 등을 꾸려 당이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화영 의원은 “당이 본격적으로 불합리한 선거구제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며 “정개특위 등을 재가동해서 야당에 협상안을 내야한다”고 강조했다. ◆“보쌈하듯이 해서야”= 그러나 청와대 만찬 이후로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다. 이강래 의원은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를 확인한 자리였다”면서도 “연정은 결혼과 같은 것인데, 보쌈하듯이 할 수는 없는 만큼 야당의 입장에서 좀 더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2선후퇴나 임기단축’ 발언에 무게중심이 실리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서갑원 의원은 “대통령의 말씀은 지역구도를 깨기 위해서는 정치권이 먼저 기득권을 버리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정치권에서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그 과정에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 오면 기꺼이 동참하겠다는 뜻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병두 의원은 사견임을 전제로, “노무현 대통령은 돈 안드는 깨끗한 정치와 당정분리를 통해 1인 보스정치를 극복했다. 마지막 하나 남은 것이 지역구도 극복인데, 이를 위해 대연정 등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는 것”이라며 “‘권력의 반이라도 내놓겠다’ ‘권력을 통째로 내놓겠다’ ‘2선후퇴나 임기단축’ 등으로 이어지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 수위에 비춰볼 때, 내년 지방선거 이후 정치권 새판짜기를 위한 개헌 등 극단적인 상황이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상범 구자홍 기자 jhkoo@naeil.com 2005-08-31
- 우리사회내부 차별을 말한다. - 화교, 이주노동자 한국화교 - 영주권은 있다, 교육·복지 혜택은 없다 지난 6월 한성화교중학교를 졸업한 우혜연(20·서울 서대문구)씨. 올 가을 치러지는 수시 2학기 외국인 특례전형을 준비 중이다. 고등부 1학년 때부터 입시 준비를 시작한 우씨. 그 첫 단계는 화교인 아빠와 한국인 엄마의 이혼이었다. “부모 모두 외국인이어야 특례입학이 된대요. 한쪽이 한국인이면 이혼한지 3년이 돼야 완전한 외국인으로 인정한다는 거였어요.” 형식적 이혼은 실생활에서 갈등을 낳기도 했다. 화교 학생들 가운데 절반가량은 부모 중 한쪽이 한국인. 다행히 우씨의 부모님은 곧 평소 관계를 회복했지만 상당수 친구들은 가정파탄으로 고통받고 있다. ◆국방의무 빼곤 다 한다 = “대한민국에 살면서 낼 세금 다 내는데 돌아오는 혜택은 하나도 없다.” 한성화교협회 왕문영 부회장에 따르면 화교사회에서 가장 절실한 지원은 교육. 2800여명이 다니는 4개 중학교와 28개 초등학교 운영비 전액은 학부모 주머니에서 나온다. 대만과 중국 정부와 지역 화교 인사들이 시설비 등을 일부 보탤 뿐이다. 한성화교소학교만 해도 1960년대 후반 2200명에 달하던 학생이 지금은 530명에 불과하다. 요즘도 연간 30~40명씩 줄고 있다. 소학교 진사의 교장은 “10명 중 한두명은 경제적 이유로 전학한다”고 말했다. 학생이 더 줄어들면 합반을 해야 할 판이다. 최근 화교중학교를 졸업한 한 학생은 “시설이 옛날 그대로이고 최근 들어서는 과목을 겹치기로 가르치는 교사 수가 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장애인 등록 안돼서 귀화 = 장애인과 노인에 대한 지원 등 복지 분야도 관심의 대상이다. 화교심신장애복무회 왕애려 회장은 “의료보험은 강제 가입인데 의료보장구 등 장애인 지원이 안된다”며 “한국에서 태어나 살면서 교통사고로 후천적 장애를 입어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서울지역 화교 가운데 파악된 장애인만 100여명. 대부분 특수교육이 필요한 아동·청소년이지만 특수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왕 회장은 “한 아버지는 정신지체인 아들(23세)이 미성년일 때 한국 국적을 선택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며 “귀화해야만 장애인 등록을 할 수 있다는 건 세계화시대 복지정책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젊은 층에게는 외국인등록번호를 인식하지 못해 별도의 신원확인절차가 필요한 인터넷이 불편을 넘어선 차별. 아예 한국인인 엄마 주민등록번호로 등록해버린다. 현금영수증센터 등록을 시도했던 한 화교 누리꾼은 “10년간 직장생활하며 소득세를 냈는데 내 외국인번호가 국세청에 등록돼있지 않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성토했다. 공무원 등 일부 직업에 대한 제한은 아예 논의 대상에도 끼지 못한다. ◆중국인인 한국인 = 한성화교협회 왕문영 부회장은 “화교들은 최소한의 권리주장에도 주저한다”고 말했다. 120년이라는 긴 역사를 갖고 있으면서도 재산권 행사나 영주자격을 얻은 게 최근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외환위기 이후 동남아 화교 자금이 필요해 취해진 조치다. 왕 부회장은 “(화교들이) 결국은 한국화될 것”이라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소학교의 경우 중국말을 못하는 아이들 교육이 어려움으로 떠올랐다. 신세대들은 한국 사회와의 교류가 제한적이었던 1,2세대와는 다르다. 30대 이하는 50% 이상이 한국인과 결혼했다. 복지시설에서 독거노인 도시락을 배달하고 장애인을 돌보는 한성화교중학교 청소년들은 다른 사회 구성원들과의 어울림을 추구한다. 대만 국적을 갖고 있지만 “음식이 입맛에 맞고 문화가 익숙한 한국이 편하다”는 우혜연씨는 “중국인인 동시에 한국인일 수는 없을까” 묻는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외국인 선거권 기초수급권 논의중 지난 7월 27일 치러진 제주도민 투표는 행정구조개편에 대한 주민들의 의사를 직접 확인한 이상의 의미가 있다. 처음으로 114명의 외국인이 투표권을 행사했다. 제주도에선 영주체류자격이 있는 20세 이상의 외국인 도 ‘도민’이다. 외국인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있다. 잠깐 살다가 자기 나라로 돌아갈 사람이 아니라 같은 지역사회를 사는 이웃으로 보기 시작한 것이다. 한나라당 정문헌 의원은 ‘국내 거주 외국인 등에 대한 자치구·시·군의 의회 의원 및 장의 선거권 부여에 관한 특별법안’을 준비했다. 20세 이상 외국인이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외국인 등록을 마치고 90일 이상 거주하면 기자체 선거 투표권을 주자는 것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외국인은 피선거권은 물론 선거권도 없고 정치활동도 할 수 없다. 정 의원측은 이 법안이 △일본 내 한국인 등 재외국민과 재외동포의 권익향상 △국제화시대에 맞는 국가이미지 개선과 맞닿아있다고 보고 있다. 열린우리당 김춘진 의원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기초수급권을 외국인에게 확대해야 한다는 법안을 마련해놓았다. 영주자격을 갖고 있거나 대한미국 국적의 미성년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외국인, 즉 화교와 국제결혼 여성이 그 대상이다. 외국인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저출산과 고령화의 해법 중 하나로 거론되기도 한다. 최근 고령화 및 미래사회위원회는 인구 증가와 노동력 확보 방안 가운데 하나로 이민정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말만 알아듣는 몽골아이 이주노동자 - 부모 신분때문에 자녀 기본권 제한 “김치찌개요.”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뭐냐는 질문에 오카(13·경기도 고양시)는 망설이지 않는다. 몽골인 부모 사이에서 나고 고향에서 9살까지 살았지만 아이는 스스로를 “60%는 한국인”이라고 말한다. 한국에서 태어난 동생 이웰트(2)는 한술 더 뜬다. 울며 보챌 때도 한국말로 ‘엄마’를 찾는가 하면 엄마와 누나도 한국말로 달랜다. ◆출생등록 안된 무국적자 = 엥희진(36) 바기(35)씨 부부는 5년 전 600만원을 빌려 가짜 여권을 만들어 불법체류자 대열에 합류했다. 신분은 불안정하지만 가족이 함께 있으니 만족한다. 다만 부모처럼 ‘불법체류자’ 신세인 아이들 앞날이 걱정이다. 오카가 중학생일 될 수 있었던 건 순전히 학교장의 ‘배려’ 덕분이다. 고등학교나 대학교 진학을 희망하지만 지금으로선 방법이 없다. 몽골에 돌아간다고 해도 문제다. 아이는 벌써 고국의 말과 교육내용을 빠르게 잊어가고 있다. 둘째는 출생등록도 안돼있는 무국적자. 대사관에 신고할 순 있지만 불법체류 사실이 드러날까 싶어 엄두도 못냈다. 몽골에선 부모가 현지에 있어야 가능하단다. 이웰트가 아파 응급실을 찾았을 때는 한국 사회의 비정함을 절감했다. 곧 숨이 넘어갈 것 같은 아이를 두고 병원에서는 보증인이 없으니 치료비를 선납해야 한다며 손을 놓아버렸다. 엥희진씨는 “(친척이) 무릎 꿇고 빌어도 안돼요, 몽골에서는 이런 일 없어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향 친구들이 돈을 모금해온 뒤에야 치료가 시작됐다. 엥희진씨네 같은 가족이 얼마나 더 있는지, 정확히 파악된 자료는 없다. 코시안(코리아+아시안)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무시할 수 없는 규모. 그 가운데 엥희진씨는 상대적으로 행복한 엄마다. 이주여성인권연대 김민정 간사는 “여성들 다수가 핏덩이를 비행기에 태워 고향의 부모나 친척에게 보낸다”고 고발했다. 현행법이 출생신고 기간인 한달 안에 아이를 본국으로 보내면 외국인등록 절차나 범칙금을 면해주어서다. 출입국사무소에 출생신고를 않으면 자녀도 불법체류자가 돼 범칙금 부담이 커진다. 서로 다른 나라 출신인 이주노동자들이 결혼할 경우에는 혼인신고부터 문제가 된다. 아이가 아파도 병원에 쉽게 가지 못한다. 치료비를 책임질 ‘합법적’ 보호자가 없어 치료·입원을 거절당하기도 한다. 일산종합사회복지관 정은숙 복지사는 “외국인노동자의료공제회가 있지만 인정하지 않는 병원이 많다”고 말했다. ◆이주노동자 빠져나가면 공동화 우려 = 국내 체류중인 이주노동자는 30만~40만명으로 추산된다. 대한민국 1%다. 경제활동 인구로만 따지면 규모는 더 커진다. 경기도 부천시. 외국인노 2005-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