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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의제출과 압수수색 A씨는 지하철에서 휴대폰 카메라로 여성의 치마 속을 몰래 촬영하다가 지하철경찰대에 적발돼 현장에서 붙잡혔다. A씨가 범행을 부인하자 경찰관은 A씨로부터 휴대폰을 제출받아 애플리케이션, 사진폴더 등을 살펴봤고 불법 촬영된 영상을 발견했다. 경찰관은 A씨가 촬영한 영상을 캡쳐해 출력하고 영상파일은 CD에 따로 복사해 증거로 제출했다. 재판에 넘겨진 후 1심에서 A씨는 벌금 700만원 등을 선고받았다. 경찰의 압수수색을 적법하다고 판단한 1심 판결은 정당할까?의정부지법 형사1부(재판장 오원찬 부장판사)는 지하철에서 휴대폰 카메라로 여성의 치마 속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유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2018노2757).재판부는 "영장 없는 압수수색은 현행범 체포현장에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것이 대법원 판례(2015도13726)에 어긋나지만 영장주의 원칙에는 오히려 충실하다"면서 "수사기관은 현행범에게서 증거물을 압수수색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 긴급압수한 후 체포한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사후영장을 발부받으면 되므로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을 불가능하게 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관은 A씨의 휴대폰을 체포 현장에서 제출받아 압수수색하고, 사후 영장을 발부받지 않았다"며 "A씨 휴대폰에 대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나아가 재판부는 경찰관이 A씨가 제출한 휴대폰 자체를 영장 없이 압수수색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휴대폰 속에 저장된 저장정보까지 탐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재판부는 "휴대폰 속 저장된 내용물을 영장 없이 압수수색하는 현재의 수사관행은 개인의 사생활과 비밀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긴급한 경우가 아니라면 휴대폰 저장정보 압수수색에 대한 사전 영장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을 할 경우 피의자 참여를 보장할 것을 적법절차 요건으로 하고 있는데 이는 휴대폰 속 정보저장매체 압수수색에서도 당연히 보장돼야 한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이러한 적법절차를 위반하여 경찰관이 수집한 휴대폰 저장정보는 유죄의 증거가 될 수 없다고 설시하였다. 대법원에서 이 판결이 유지될지 관심거리이다.공증인가 법무법인 누리대표변호사 하만영 2019-10-16
- 공인중개사 책임 범위 A는 2017년 5월 9일경 B의 중개사무소에서 C회사와 서울 송파구에 있는 건물을 매도하는 계약을 맺고 계약금 2억5000만원을 받았다. 계약서에는 “2017년 7월말 전에 A의 배우자 D(김모씨)가 소유하고 있는 일산의 E건물에 대한 매매계약이 해제(해지)될 경우, 이 계약은 계약금만 반환하고 해제한다”는 특약사항을 넣었다. 그런데 E건물에 대한 중도급 지급기일이 2017년 8월말로 변경되자 A측은 중개보조인 F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특약사항을 변경하고 싶다고 요청했다. F는 C회사에 해당 사실을 전달하겠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알리지 않았다. 이후 E건물의 매매계약이 해지되자 A는 C회사와의 매매계약을 해제한다고 통지했다. 그러나 C회사는 "특약사항 변경에 대해 듣지 못했으며, 매매계약은 유효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했고, A는 C회사에 계약금 외 손해배상금 1억원을 추가로 지급했다. 이에 A는 공인중개사 측이 특약사항 변경 요청을 매수인 측에 알리지 않아 손해를 입었다며 B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A씨는 승소할 수 있을까? 서울남부지법(민사13단독)은 매도인 A가 공인중개사 B와 중개보조인 F를 상대로 낸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2018가단220431)에서 "피고들은 연대하여 4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판사는 "중개업자가 고의 또는 과실로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 손해를 발생케 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중개보조원의 업무상 행위는 고용한 공인중개사의 행위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B와 F는 특약사항 변경 요청에 따라 A에게 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C회사 측에 그러한 사정을 전달해 특약사항 변경에 관한 협의를 할 기회를 제공했어야 했다"며 "B와 F는 특약사항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주의의무를 위반해 A씨에게 입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A의 특약사항 변경 요청사항이 C회사에게 전달됐더라도 매매계약의 해제기한이 변경됐을 거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배상책임을 40%로 제한했다. 중개보조인이 매도인으로부터 계약 특약사항의 변경을 요청받고도 이를 매수인에게 전달하지 않아 매도인이 손해를 입었다면 사용자인 공인중개사도 배상책임을 면하지 못한다는 취지의 판결이다.공증인가 법무법인 누리하만영 대표변호사 2019-09-18
- 조부모 면접교섭권 공증인가 법무법인 누리대표변호사 하만영 A씨는 2012년 3월 말 자신의 딸이 손자를 낳다 사망하자 2012년 4월경부터 사위 B씨와 함께 거주하면서 손자를 돌보았다. 그러다가 재혼을 하기로 마음먹은 사위 B씨가 손자를 데리고 따로 살면서 손자를 양육하겠다고 하자 A씨는 2015년 1월경 사위에게 손자를 인도하였고, 그 후 손자를 만나지 못하게 되자 가정법원에 면접교섭허가를 구하는 심판청구서를 제출하였다. A씨의 청구는 인용될 수 있을까? 2016년 2월 16일 서울가정법원은 친자식처럼 손자를 길렀다면 조부모에게도 면접교섭권을 허가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2015느단5586). 하지만 이 판결은 조부모에게 면접교섭권을 인정하는 법적 근거를 밝히지 않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조부모의 면접교섭권은 워킹맘의 증가로 손주를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키우는 조부모 육아 가구가 전체 맞벌이 가정의 절반에 해당하는 250만 가구를 넘어서면서 나타난 새로운 가족법의 쟁점이다. 특히 최근에는 이혼이나 주말부부, 해외체류 등 다양한 이유로 조부모의 손에 크는 아이들이 더욱 늘고 있다. 제837조의2 제1항은 자(子)를 직접 양육하지 아니하는 부모의 일방과 자는 상호 면접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면접교섭을 허용할지 여부는 미성년 자녀의 복리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 할 수 있다. 부모와 자의 면접교섭권은 제837조의 2 제1항에 의하여 인정된다. 그러나 조부모의 면접교섭권을 인정하는 민법상의 명시적 근거는 없지만 이를 인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민법 제837조 제5항은 '가정법원은 자(子)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부·모·자(子) 및 검사의 청구 또는 직권으로 자의 양육에 관한 사항을 변경하거나 다른 적당한 처분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를 유추적용하여 조부모의 면접교섭권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또한 면접교섭이란 부모, 자식 관계에서 보장돼야 하는 권리이지, 실제로 누가 양육했는지에 따라 좌우될 성질의 것은 아니라는 이유로 조부모의 면접교섭권을 부인하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이 민법 제837조를 유추적용하여 조부모의 면접교섭권을 인정하기 보다는 외국처럼 입법을 통하여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것이다. 미국과 독일, 영국 등 외국에서는 손주를 키운 조부모의 면접교섭권을 오래전부터 인정해 오고 있다. 201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