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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잭 리처 : 네버 고 백 톰 크루즈가 나오는 영화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리 차일드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잭 리처>의 열여덟 번째 이야기를 영화화한 이번 영화 <잭 리처-네버 고 백>도 그렇다. 액션 범죄 드라마 장르는 큰 감동을 기대하진 않지만 재미는 기대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 꼭 기대한 만큼의 재미를 선사한 영화라 할 수 있다.작가 리 차일드가 만들어낸 ‘잭 리처’라는 캐릭터는 비상한 두뇌와 타고난 직감의 소유자로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본능적인 액션을 구사하는 인물이다. 배우 톰 크루즈에게 그야말로 제격인 캐릭터다.퇴역 장교 잭 리처(톰 크루즈)는 자신의 후임인 수잔 터너(코비 스멀더스) 소령이 군사 스파이 혐의로 체포되자 그녀의 무죄를 확신하고 탈출을 돕는다. 이후 둘은 도망자의 신분으로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추적을 시작한다. 관련자들이 잇따라 살해당하고 잭 리처는 사건 배후를 파헤치기 위해 쫓고 쫓기는 긴박한 상황 속에 놓이게 된다.이 영화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장면들은 역시 잭 리처가 보여주는 액션이다. 특별한 장비 없이 건물 옥상에서 뛰어 내리고, 배수관을 맨손으로 오르고, 유리창을 주먹으로 부수고, 무장한 적을 빠른 몸동작만으로 제압하는 통쾌하고 짜릿한 액션을 선보인다.영화 속에 카메오로 출연하는 리 차일드는 관객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전편 <잭 리처>에서 유치장에서 나오는 잭 리처를 의심스럽게 쳐다보는 경찰 역할을 연기한 그가 이번 영화에서는 어느 장면에서 등장할까. 깜짝 이벤트처럼 등장하는 리 차일드 또한 놓칠 수 없는 장면이다.잭 리처의 딸인지 아닌지 명확하지 않은 상태로 부득이하게 잭 일행과 동행하며 사건을 파헤치게 되는 거침없는 10대 소녀 사만다(다나카 야로쉬). 당돌한 말투와 솔직한 행동으로 통통 튀는 매력을 발산하며 독립적인 잭 리처의 감성을 자극하는 그녀가 과연 잭의 친딸인지 마지막까지 관객들의 궁금증을 유발하는 점도 흥미롭다. 2016-11-18
- 가려진 시간 동화 같은 이야기라는 문구에 내심 기대했던 것들이 있었다. <백설공주>처럼 예쁜 이야기거나 <수면의 과학>처럼 몽환적이거나 아니면 <피터팬>처럼 희망적이거나, 그도 아니면 <반지의 제왕>처럼 아예 비현실적인 이야기일 거라는 기대.하지만 영화 <가려진 시간>은 아름다운 영상을 제외하고는 거의 동화 같지 않은 흐름을 보인다. 유괴를 당한 듯 사라지는 아이들의 이야기지만 그 아이들을 찾으며 울부짖는 부모의 모습은 지극히 현실적이다.또한 성인으로 훌쩍 자라서 나타난 성민을 대하는 어른들의 태도는 얼마나 현실적인지. CG의 도움을 받은 장면들이 많이 보이긴 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느라 날카로워진 감정 때문에 영화 <가려진 시간>은 아름다운 동화로는 느껴지지 않는다.13살 몸으로 들어간 가려진 시간에서 훌쩍 나이를 먹어 20살 넘은 어른의 몸으로 돌아온 성민. 이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설득력을 갖는 건 다 자란 성민을 강동원이 연기했기 때문이다. 동안의 얼굴에 많은 이야기를 품은 눈동자. 여기에 영화 <초능력자>, <전우치>, <검은 사제들> 등 비현실적인 캐릭터를 현실감 있게 표현하는 그만의 독특한 매력이 어김없이 화면을 채운다.하지만 영화 <가려진 시간>을 강동원만의 영화로 생각한다면 영화의 앞부분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강동원은 영화 중반이 다 되어서야 등장하기 때문이다. 강동원이 등장하기 전까지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은 놀라울 정도의 연기력을 보이는 아역배우 군단이다. 주인공 수린 역의 신은수는 물론, 어린 성민역의 이효제, 어린 태식역의 김단율, 재욱 역의 정우진 등 아역들의 수려한 연기가 제법 오래 펼쳐진다.극중 수린이는 아무도 믿지 않는 성민의 가려진 시간을 믿는다. 그래서 겁에 질리고, 두려움에 떠는 성민이 현실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하지만 어른 중 누구도 그런 수린을 이해하지 못한다. 안타까운 사건들이 이어지면서 어느새 수린과 성민을 응원하게 되는 관객들.‘가려진 시간’의 존재를 믿는 만큼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영화 <가려진 시간>이다. 2016-11-12
- 무한대를 본 남자 인도의 천재 수학자인 ‘라마누잔’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몇 년 전 당시 고등학생이던 아들이 읽고 있던 책 <천재 수학자들의 영광과 좌절>을 통해서였다. 인도의 가난한 브라만 계급의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24세에 인도 수학회지에 ‘베르누이 수의 여러 가지 성질’이라는 제목의 처녀 논문을 발표했고, 이후 영국의 괴짜 수학자 하디 교수에 의해 케임브리지로 초빙된다.케임브리지에서 그는 수리분석, 정수론, 무한급수, 연분수 분야 등 3,900개에 달하는 수학 공식과 이론들을 증명했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제2의 뉴턴이라는 칭송을 받았다. 인도인 최초로 영국왕립학회 회원과 트리니티 칼리지의 펠로우로 선발됐으나 병세가 악화돼 아깝게도 3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영화 <무한대를 본 남자>는 바로 이 비운의 수학 천재 라마누잔과 그의 천재성을 알아준 하디 교수가 함께 한 학문에 대한 열정과 우정을 그리고 있다. 실제로 ‘수의 분할’ 공식을 비롯해 두 사람이 5년간 함께 연구하며 증명한 공식과 이론들은 현재까지 위대한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다.숫자가 유일한 친구였던 수학 천재 라마누잔의 고뇌와 열정을 고스란히 표현한 배우는 <슬럼독 밀리어네어>로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 데브 파텔이 맡았다. 또한 하디 교수 역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던 연기파 배우 제레미 아이언스가 맡아 냉철하면서도 따뜻한 속마음을 지닌 매력적인 멘토 연기를 보여준다.라마누잔의 천재성은 당연히 영화의 몰입 요소지만 천재를 빛낸 스승 하디 교수의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감동 멘토링도 시선을 집중시킨다. 특히 인도인에 대한 부당한 차별과 엄격한 케임브리지 대학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라마누잔의 업적이 인정받을 수 있도록 자신을 낮추고 주변을 설득하는 진정한 멘토의 모습을 보여준다.실제로 하디 교수는 라마누잔 뿐만 아니라 지난해 개봉했던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의 주인공인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을 포함해 최고의 천재들을 빛낸 멘토로 널리 알려져 있다. 2016-11-05
- 위풍당당 질리 홉킨스 미국 뉴베리 명예상, 내셔널 북 어워드 수상에 빛나는 <위풍당당 질리 홉킨스>가 영화로 제작되었다. 원작가 캐서린 패터슨은 린드그렌 문학상, 안데르센 상, 뉴베리 상을 2회나 수상한 작가다. 실제 두 아이를 입양해서 키운 ‘양엄마’이기도 한 캐서린 패터슨은 자신의 딸들에게 바라는 점을 담아낸 것인지 위탁 가정을 전전하며 자라야 했던 11살 소녀 질리를 위풍당당하게 그려냈다. 작품 서두에 “메리에게. 널 사랑하는 양엄마가. 네 진짜 엄마가.”라고 적어놓으며 진짜 엄마가 되고 싶었던 캐서린은 주인공 질리가 위탁모 트로터를 만나면서 진짜 엄마, 진짜 가족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풀어낸다.영화 속에서 친엄마만 찾으면 핑크빛 미래가 펼쳐질 거라고 믿으며 하루하루를 부정하며 지내는 주인공 질리 역은 떠오르는 신예 소피 넬리스가 맡았다. 질리에게는 위탁가정도, 기관 복지사도, 학교 선생님이나 친구들도 잠시 거치는 정거장이라고 생각될 뿐이다. 그래서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지 못하고, 타인에게 마음을 열지 못한 채 최선을 다해 살지 않는다. 하지만 그랬던 질리도 새 위탁모 트로터를 만나면서 조금씩 달라진다.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의 캐시 베이츠가 위탁모 트로터를 연기하고, ‘본’ 시리즈와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등에서 좋은 연기를 펼친 줄리아 스타일스가 매정한 친엄마로 등장한다. 또한, ‘헬프’를 통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세계 유명 영화 시상식을 휩쓴 옥타비아 스펜서가 인상 깊은 학교 선생님 역할을 맡았다. ‘위험한 관계’의 글렌 클로즈는 딸에게 상처받고 손녀딸의 존재도 모른 채 외롭게 지내온 외할머니로 등장한다.믿고 보는 출연진들과 탄탄한 작품성 위에 출발한 영화 ‘위풍당당 질리 홉킨스’. 영화는 원작만큼이나 따뜻한 시선을 유지한 채 주어진 환경과 싸우는 이 시대의 어린 영웅들에게 따뜻한 응원과 격려를 보낸다. 조건 없이 사랑을 주는 영원한 내 편. 그런 사람이 있다는 믿음은 어리고 여린 한 아이를 단단하게 성장시키는 초석이 된다. 영화가 끝나고 참다못한 눈물이 뺨을 타고 흐를 때쯤 한 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과연 나는 내 아이들에게 그런 ‘진짜 엄마’가 되어 주고 있을까? 2016-10-31
- 인페르노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댄 브라운의 소설 <인페르노>(2013)를 원작으로 한 동명 영화 <인페르노>가 19일 개봉했다.<천사와 악마>, <다빈치 코드>, <로스트 심벌>, <인페르노> 등 일명 ‘로버트 랭던’ 시리즈로 불리는 댄 브라운의 작품들은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드는 충격적인 이야기로 전 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았다.영화 <인페르노>는 지속적인 인구증가로 인해 발생하는 미래의 인구종말론과 21세기 흑사병이라고 할 수 있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존재를 제기하고, 인류에게 닥친 재앙을 막기 위해 퍼즐을 풀며 사투를 벌이는 로버트 랭던의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그리고 있다.천재 생물학자 조브리스트(벤 포스터)는 전 세계 인구를 절반으로 줄일 것을 주장하며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한 계획을 세운 후 자살한다. 이후 하버드대 기호학자 로버트 랭던(톰 행크스)은 기억을 잃은 채 피렌체의 한 병원에서 눈을 뜨고 생명을 위협받으며 쫓기는 처지가 된다. 담당의사 시에나(펠리시티 존스)의 도움으로 병원을 탈출한 랭던은 자신이 입고 있던 옷에서 의문의 바이오 튜브를 발견하고 그 안에 암호가 담긴 지옥의 지도가 숨겨져 있음을 발견한다.조브리스트가 설계한 지옥으로부터 인류를 구하는 길은 바로 그 암호를 풀고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것. 반전을 거듭하는 긴박한 스토리 전개가 흥미진진하다.<다빈치 코드>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작품 속 암호를 통해 가톨릭교회의 비밀을 밝혀냈다면, <인페르노>는 단테의 <신곡-지옥편>과 보티첼리의 ‘지옥의 지도’ 속 암호를 통해 인류에게 닥친 재앙을 막기 위한 추적을 시작한다.인구 과잉으로 예견하는 인류의 미래를 ‘지옥의 지도’에 비유한 것도 어쩐지 섬뜩하지만, 인류를 구한다는 명분으로 단시간에 절반의 인구를 없애겠다는 한 천재 과학자의 계획을 수많은 지식인들이 추종하며 함께한다는 것이 더욱 서늘한 느낌을 준다. “역사의 큰 죄악들은 사랑의 이름으로 행해졌다”는 영화 속 대사가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2016-10-20
- 럭키 일본 영화 <열쇠도둑의 방법>(2012)를 원작으로 한 영화 <럭키>. 언뜻 한글 제목만 보면 ‘Lucky’ 같지만 실제 제목은 ‘Luck-Key’다. 행운을 가져다주는 열쇠라는 뜻.이계벽 감독은 영화 <열쇠도둑의 방법>의 기본 설정만 남겨두었을 뿐 대한민국 정서에 맞게 완전히 새로운 영화로 각색했다고 말했다. 원작에서는 유해진과 상대역의 비중이 비슷하다는데 <럭키>는 거의 유해진의 독무대다. 냉혈한 킬러와 순수하게 열정적인 무명배우 두 캐릭터를 동시에 연기하는 유해진. 관객들을 희롱하듯 자유자재로 웃음기를 넣었다 뺐다하며 코믹함을 전달한다.살인 후 피 얼룩을 지우기 위해 목욕탕에 들린 형욱(유해진). 깨끗하게 씻고 자살하기 위해 목욕탕에 들린 재정(이준). 이 둘이 목욕탕에서 만난다. 우연히 재정의 손에서 미끄러져 나간 비누를 밟고 쓰러져 기억상실증에 걸리는 형욱. 단 하루라도 부자로 살아보고픈 재정은 형욱이 쓰러진 틈을 타서 목욕탕 열쇠를 바꿔치기 한다. 이준 외에도 조윤희, 임지연, 전혜빈, 이동휘 등이 크고 작은 캐릭터로 출연해 형욱의 새로운 인생을 채워준다.영화 초반 ‘Luck-Key’라는 제목은 이준에게만 해당되는 것처럼 보인다. 무일푼이며 인생의 낙도 뭐도 없는 그에게 유해진의 옷과, 현금 두둑한 지갑, 번쩍거리는 수입차와 펜트하우스는 눈부신 행운으로 보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영화 말미에 가면 왜 그 목욕탕 열쇠가 유해진에게도 행운의 열쇠가 되는지 알 수 있다. 외롭게 냉혈한으로 살았던 그가 사람 사이의 정을 느끼게 되고, 가족을 욕심내게 되고, 사랑을 꿈꾸게 된다.웃기지만 남는 게 없는 팝콘 영화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지 몰라 감독의 한마디를 전한다. “우연한 계기로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되는 인물의 고뇌와 통찰이 담긴 영화입니다. 열쇠를 통해 인생의 반전을 겪으면서 평소에는 미처 몰랐던 인생의 묘미를 맛볼 수 있습니다.” 2016-10-15
- 설리: 허드슨 강의 기적 지난 9월 28일 개봉한 영화 <설리: 허드슨 강의 기적>이 관객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한다. <아메리칸 스나이퍼>, <그랜토리노>, <밀리언 달러 베이비> 등 진정성 있는 작품들을 연출한 세계적인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다시 한 번 <설리: 허드슨 강 기적>으로 관객들을 울린다.이 영화는 2009년 1월 15일, US항공 여객기가 새떼와의 충돌로 양쪽 엔진이 파손돼 허드슨 강에 비상 착수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사고는 당시 큰 재난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지만 비상 상황에 대한 설리 기장의 노련한 직감과 빠른 판단, 출근 보트와 구조대원들의 빠른 대처, 경비대와 잠수부 등의 신속한 구조작업 등으로 단 24분 만에 155명의 모든 탑승객이 생존할 수 있었던 기적과 같은 사건이다.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기도 했지만 감독의 섬세한 연출, 설리 기장 역을 맡은 톰 행크스의 빛나는 연기, 사고의 전말을 낱낱이 파헤친 치밀한 소재 등으로 실화보다 더욱 리얼하게 다가온다. 특히, 비상 착수 후 승객들의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승무원들의 모습, 승객들이 모두 기내에서 탈출한 후에도 기장이 직접 한 명이라도 남은 사람은 없는지 철저히 살피는 장면에서는 저절로 눈시울이 젖는다.‘세월호’ 사고에 대한 아픈 기억이 아직 생생하기 때문일까? 극장 안 여기저기서 관객들이 눈물을 훔친다. 아마도 감동과 부러움이 묘하게 교차한 울먹임이었을 것이다.설리 기장은 분명 ‘영웅’임에 틀림없다. 그는 위기 상황에서 오직 승객들의 생명만을 최우선해 허드슨 강 착수 결정을 내리고 신속하게 승객들을 대피시킨다. 후일의 책임 추궁이나 자신의 안전은 그 이후의 일이다. 그는 “내가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바로 그렇다. ‘허드슨 강의 기적’은 특별한 누군가가 아니라 모두가 자신의 자리에서 제 할 일을 제대로 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는 동안 영화 속 실제 인물들인 설리 기장과 그의 부인, 그리고 당시 사고 비행기에 탑승했던 승무원과 승객들이 나와 다시 한 번 그날의 생존에 대한 감동을 더한다. 2016-10-07
-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 사랑스럽다. 나이가 들어도 사랑스럽다. 15년 전(1편 때)보다는 훨씬 날씬해졌지만 어느 새 나이가 든 브리짓. 잘나가는 방송국 피디가 되었지만 생일날 혼자 촛불을 꺼야하는 싱글녀의 외로움은 그대로다.1편 때처럼 르네 젤위거가 브리짓 역을 맡아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15년 어치 외로움을 전달받을 수 있다. 브리짓은 초긍정녀답게 ‘all by myself’를 목청껏 부르며 외로움을 극복해보려 하지만 관객들은 어느새 그녀의 외로움에 자신의 외로움을 투영시키게 된다.아름다운 풍광 속에 힐링을 꿈꾸며 찾아간 곳에서는 뜻밖의 록 페스티벌이 열리고 브리짓은 그곳에서 성공한 CEO 잭 퀸트(패트릭 뎀시 분)를 만난다.하지만 행운도 겹쳐서 찾아오면 불행처럼 보이는 법. 하필이면 옛 연인 마크 다시(콜린 퍼스 분)와 재회를 하게 되고 옛 감정을 떠올린 두 사람은 특별한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찾아온 뜻밖의 임신 소식. 이런! 대체 아기 아빠가 누구일까?나이 들수록 멋진 영국 남자 마크 다시와 완벽한 조건을 갖춘 미국인 훈남 잭 퀸트. 긍정녀 브리짓은 주치의 닥터 롤링스(엠마 톰슨 분)의 지원을 얻어 두 남자와 동시에 출산을 준비하고 그 사이 브리짓 주변 인물들은 소소한 일상의 행복과 진정한 사랑의 가치를 찾아 나선다.동거하던 게이 남자친구와 입양을 결정하는 브리짓의 절친, 여성 인권 변호사로 이름을 날리는 마크 다시, 동성애자와 싱글 맘 등 사회 약자를 대변하기로 마음을 굳힌 브리짓의 엄마, 등장인물들은 설사 지금의 모습이 꿈꾸던 인생과 달라도 그래도 행복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브리짓이 로맨틱 코미디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 중에서 현실감 높은 사례임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완벽한 두 남자가 여 주인공을 동시에 좋아한다는 설정이나 누가 애 아빠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두 남자가 모두 브리짓에게 성실하다는 설정은 정말 비현실적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나. 유쾌한 브리짓의 모습과 젠틀한 두 남자의 매력에 이끌려 두 눈을 스크린에서 뗄 수가 없다. 아, 사진으로나마 등장하는 휴 그랜트의 모습 또한 멋지기만 하다. 2016-09-30
- 영화로 배우는 역사 체험학습 2학기가 시작 된지 벌써 한 달이 훌쩍 지났다.주말마다 아이랑 어디를 갈 지 정하는 것도 엄마 아빠에게는 큰 숙제이다.요즘 부쩍 많아진 영화 속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면 어떨까?‘밀정’, ‘고산자 대동여지도’ 등 일제 강점기에서 근ㆍ현대사에 이르기까지역사적 배경을 주제로 한 영화들이 많이 개봉되어 흥행까지 되고 있다.영화 스토리와 연결해서 역사 공부도 하고, 또 직접 영화 속의 배경을 찾아가보자.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각 기관 홈페이지덕혜옹주일본에 볼모로 끌려가 평생 돌아오지 못한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손예진, 박해일 등 최고의 배우들과 섬세한 연출로 잘 알려진 허진호 감독이 연출했다. 실제 덕혜옹주가 독립운동은 하지 않았다는 역사적 평가에도 영화 속에서는 반대로 그려져 역사 왜곡 논란이 있었지만 기울어져 가는 대한제국의 음울한 분위기와 당시의 배경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추천 1 덕수궁덕수궁 함녕전은 실제 고종과 덕혜옹주가 유년시절을 함께 보낸 곳이다. 또 고종이 돌아가신 곳이기도 하다. 함녕전 외에 석조전은 대한제국 시절 지어진 서양식 황궁으로 영화 속에서 고종이 덕혜옹주를 비롯해 영친왕, 순종, 순정효황후와 함께 석조전에서 사진을 찍는 장면은 사료를 바탕으로 똑같이 재현된 부분이라 현실감을 더한다. 덕수궁 내에 있는 중명전은 고종의 집무실이자 외국사절을 맞던 곳이다. 또 이곳에서 을사조약이 체결되기도 했다. 중명전은 내부 리모델링으로 오는 12월 31일까지 임시 폐쇄되어 둘러볼 수는 없고 외관만 볼 수 있다. 석조전에서는 12월까지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오후 7시부터 무료 클래식 공연이 열린다. ●위치 서울 중구 세종대로 99●관람료 개인 1,000원, 단체(10인 이상) 800원●관람시간 오전 9시 ~ 오후 9시(입장 시간은 오후 8시까지)●문의 02-771-9951, www.deoksugung.go.kr추천2 정동길덕수궁 돌담길에서 신문로로 이어지는 정동길에는 우리나라의 구한말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역사를 고스란히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개신교 교회 건물로 구한말 시대의 건축적 양식을 볼 수 있는 정동교회를 비롯해 걷다보면 인근에 아관파천의 무대가 되었던 구 러시아 공사관, 배재학당 역사박물관을 만나볼 수 있다. 무엇보다 지금의 건물과는 다른 느낌의 당시 건축양식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마치 과거의 시간 속으로 들어간 듯하다. 그 외에도 서울 시립미술관, 정동공원 등도 인접해 있다. ●위치 서울시 중구 서소문로 11길 19(배재학당 역사박물관)●관람료 무료●관람시간 오전 10시 ~ 오후 5시(월요일, 법정공휴일 휴관)●문의 02-319-5578, appenzeller.pcu.ac.kr고산자, 대동여지도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진짜 지도인 대동여지도를 탄생시킨 지도꾼 김정호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차승원, 유준상, 김인권 등 화려한 캐스팅과 스타감독인 강우석 감독의 연출작이다. 국가 권력이 독점하고 있던 지도를 백성에게 되될려주려고 했던 김정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차승원이라는 배우가 갖고 있는 조금의 가벼움은 거슬리지만 김정호라는 역사적 인물을 스크린에 최초로 옮긴 작품이다.추천 1 지도박물관국토지리원에서 운영하는 지도박물관은 국토지리 정보의 변천 과정과 측량 및 지도 제작에 관한 역사적 유물 및 자료를 수집하여 전시하는 곳이다.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를 비롯한 각종 고지도, 국토지리정보원이 제작한 현대 지도 등 유물과 그래픽 패널 영상을 볼 수 있다. 지도제작 체험장, 지리정보시스템과 생활, 국토지리정보원이 하는 일 등을 시뮬레이션 장비를 통해 체험할 수 있고 홍보 영상물과 항공사진도화기, 측량장비 등을 볼 수도 있다. 야외 전시장에는 영화의 주인공인 김정호의 동상이 있으며 세계의 위치 기준인 그리니치천문대로부터 우리나라 위치의 기준을 설치한 경위도 원점 등을 볼 수도 있다.●위치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월드컵로 92●관람료 무료●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점심시간 정오~오후 1시까지는 휴관/ 신정, 설ㆍ추석 연휴 휴관)●문의 031-210-2600, museum.ngii.go.kr밀정천만 관객을 예상할 만큼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영화. 송강호, 공유, 한지민 등 톱배우와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는 김지운 감독이 힘을 합쳤다. 1920년대 독립운동을 주도했던 의열단과 이중첩자에 관한 이야기다. 무엇보다 독립운동과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했던 영화 ‘암살’과도 비교되면서 실제 역사 속 인물에 대한 스토리를 배울 수 있다. 추천 1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1908년 ‘경성 감옥’이라는 이름으로 개소되어 수많은 독립 운동가들이 투옥되었고, 해방 이후에는 1987년까지 서울구치소로 이용되면서 민주화 운동 관련 인사들이 수감되는 근현대사의 상징적인 곳이다. 투옥되었던 독립 운동가에 대한 자료뿐만 아니라 감옥, 고문시설, 수감 시설 등을 직접 체험할 수도 있다.●위치 서울시 서대문구 통일로 251●관람료 성인 3,000원 어린이 1.000원●관람시간 오전 9시 30분~오후 6시(월요일 신정, 설ㆍ추석 당일)●문의 02-360-8590~1www.sscmc.or.kr추천 2 경교장독립운동가가 등장하는 영화에 빠지지 않고 언급되거나 실제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백범 김구. 가까운 곳에서도 김구 선생님을 배울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경교장(京橋莊)으로 김구 선생이 해방 후 1945년 11월부터 1949년 6월 26일까지 사용했던 개인 사저이다. 2001년 4월 6일 서울유형문화재 제129호로 지정되었다가 2005년 6월 13일에 사적 제465호로 승격되었다. 서울특별시 종구 평동에 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주석을 지낸 백범 김구가 집무실과 숙소로 사용하였던 역사적 장소이다. 이곳은 민족진영 인사들의 집결처로 이용되었고 또 안두희에 의해 서거된 곳이기도 하다.●위치 서울시 종로구 새문안로 29 강북삼성병원 내●관람료 무료●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6시(월요일, 신정 휴관)●문의 02-735-2038인천상륙작전1950년 9월 15일 오직 하루만 가능했던 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목숨을 건 첩보작전과, 인천상륙작전을 지휘한 맥아더 장군의 실화를 소재로 했다. 이정재, 이범수 등 초호화 국내 배우 캐스팅과 리암 니슨의 출연으로 화제가 되었던 영화. 일각에서는 반공이미지만 내세웠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당시 남과 북으로 나누어진 한국전쟁의 역사적 배경을 배울 수 있다. 추천 1 인천상륙작전기념관한국 전쟁의 전세를 역전시킨 계기가 된 인천상륙작전을 기리기 위해서 1984년에 세워진 기념관. 한국전쟁 당시의 무기류, 군복, 영상, 전망대 등을 전시하고 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팔미도 등대 세트를 야외 전시장에 설치해 영화 속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다. 기념관을 방문한 스탬프 기록이나 영화 관람티켓이 있으면 실제 팔미도 등대로 향하는 유람선을 탈 때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중구 연안부두에서 유람선을 타고 한 시간이면 팔미도 등대를 찾아갈 수 있다.●위치 인천 연수구 청량로 138●관람료 무료●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6시(월요일, 법정 공휴일 휴관)●문의 032-832-0915, www.landing915.com 2016-09-23
- 나홀로 휴가 ‘결혼계약제’를 도입해 10년은 의무적으로 살게 하고, 이후 5년마다 재계약을 하는 형식으로 결혼제도가 바뀐다면 어떻게 될까? 허황된 생각이지만 높은 이혼율의 현실을 보면 궤변만은 아닌 것 같다. 이런 질문과 함께 결혼제도에 대한 다양한 시선과 선택을 이야기하는 영화 <나홀로 휴가>가 개봉했다.배우 조재현이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한 이 영화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가족 영화는 아니다.추석이라는 명절에는 가족이 모여 화목을 다지기도 하지만 바로 그 가족으로 인해 원치 않는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명절 연휴가 끝나고 어디로든 혼자 휴가를 떠나고 싶은 심정과 개봉시기가 잘 맞물린 것 같다.사진 찍는 것이 취미인 주인공 강재(박혁권)는 40대로 중년의 회사원이면서 수험생 딸을 둔 가장이다. 그는 10년 전 첫눈에 반해 사랑했다가 놓친 시연(윤주)의 주변을 10년간 맴돌며 스토커처럼 사진을 찍는다. 특별히 더 다가가 시연에게 피해를 주지도 않는다. 그녀의 모습을 관찰하고 사진을 찍으며 때때로 미소를 지을 뿐이다. 그런데 그녀가 갑자기 눈앞에서 사라지면서 그의 휴식 같은 스토커 일상은 깨지고 만다.결혼계약제를 주장하며 새로운 사랑이 올 때마다 이혼과 결혼을 반복하는 강재의 절친 영찬(이준혁)과 달리 강재는 마음속 깊이 다른 사랑을 간직한 채 겉으로는 모범적인 남편으로 원만한 결혼생활을 유지한다.영화는 결혼과 바람, 사랑과 집착,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관객들에게 끊임없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지난해 초 방송된 SBS 드라마 <펀치>에서 박혁권의 악역을 재미있게 봐서인지 드라마 속의 강재와 영화 속의 강재가 묘하게 오버랩 된다. 강재는 스마트한 것 같으면서도 찌질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다. 배우 박혁권 연기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다.가정과 직장을 오가며 바쁘게 생활하는 가장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영화는 지극히 비현실적인 소재를 다루는 것 같다. 하지만 바쁜 삶 속에서 휴식 같은 작은 일탈을 추구하고 싶은 내밀한 부분을 들여다보는 것 같아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2016-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