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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 Talk KBS2 <공항가는 길> 김하늘 주연의 멜로드라마로 말레이시아에 어학연수를 보낸 딸 아이 효은(김환희 분)의 룸메이트였던 애니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남녀의 위로와 부부간의 갈등을 그리고 있다.주인공 수아(김하늘 분)에게 ‘공항’이란 단어 그 자체는 승무원이라는 자신의 직장이기도 하면서 늘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난 낯선 곳이다. 이곳에서 수아는 일상의 고단함에 대한 위로와 새로운 무엇에 대한 설렘, 때로는 일상을 벗어난 잠깐의 휴식을 경험한다. 비단 여주인공 최수아(김하늘 분) 뿐만 아니라 시청자 입장에서도 ‘공항가는 길’이라는 제목에서 떠오르는 이미지는 일상을 벗어난 여행가는 길이기도 하고 드라마를 통해 일상의 고단함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가기 위해 꼭 필요하다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길이라는 이중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도우: “힘들지 않아요?”수아: “괜찮아요. 그쪽은요?”도우: “그러게 힘들지가 않네요.”수아: “이게 선택의 문제인지. 참고 견디는 극복의 문제인지 모르겠어요. 힘들어요. 어떻게 할까요?”도우: “잘 왔어요” 12년차 부사무장 승무원인 수아는 아무도 없는 텅 빈 공항 로비의 의자에 앉은 채로 서도우(이상윤 분)와의 대화를 홀로 되새김질 한다. 그러다 문득 정신을 차린 듯 수아는 서도우 아니 ‘애니 아빠’라는 그의 스마트폰 연락처를 ‘공항’으로 수정한다. 그렇다. 주인공 수아에게 ‘공항가는 길’은 여러 가지 복합적 의미를 상징하고 있다.또한 남자 주인공 서도우에게도 소중한 딸 애니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깊이 벌어진 마음의 상처가 있는데 이를 메우는 유일한 방법은 수아의 위로밖에 없는 듯이 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드라마 <공항가는 길>은 어쩌다 우연히, 혹은 미처 알 수 없는 어떤 인연으로 서로의 깊은 상처를 위로하게 되는 두 남녀의 마음을 애잔하게 묘사하고 있다. 때로는 한 폭의 그림 같은 잔잔한 영상이 화면을 가득 메웠다 싶으면 때로는 현실적인 대사로 가득 찬 장면으로 넘나들면서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사진: KBS2 <공항가는 길> 화면 캡처 2016-10-07
- TV Talk sbs <질투의 화신>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는 기상캐스터, 앵커, 아나운서, 기자 등 방송과 관련된 직업이 대거 등장한다. 사실 지금껏 수많은 인기 드라마에서 로맨스 코미디의 여제라고 할 만큼 명성을 쌓아온 공효진이 주인공이라니 시작 전부터 은근히 재미를 기대했다. 첫 회부터 표나리의 직업인 기상캐스터 세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등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기상캐스터의 이미지가 사실은 시청자들이 모르는 사이에 가공된 이미지였다는 사실도 은근한 재미거리 중의 하나였다.게다가 여자 아나운서와 여자 기상 캐스터들 사이의 팽팽한 알력 싸움과 기 싸움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애환을 대변하는 등 아슬아슬 하게 그려졌고 보도국 내에서의 치열한 방송현장을 조금이나마 리얼하게 그려내 관련 분야에 관심을 가진 시청자에게는 나름 흥미를 주고 있다.이 드라마는 뉴스 보도가 끝날 무렵 등장하는 일기예보 담당 기상캐스터 표나리(공효진)가 여주인공으로 그런 그녀를 사이에 두고 기자 이화신(조정석 분)과 재벌 3세이자 이화신의 친구인 고정원(고경표)이 삼각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로맨스 코미디이다. 하지만 기상캐스터는 어디까지나 여주인공 표나리가 임시로 몸담고 있는 비정규직 직장이고 그녀의 최종 목표는 정규직 아나운서다. 하지만 그들의 직업세계와는 전혀 다른 축으로 돌아가고 있는 에피소드는 지나칠 정도로 이맛살을 찡그리게 만든다. 남자 주인공 이화신 기자를 뜬금없이 남성 유방암 환자로 만들어 놓은 설정이 어딘지 어색했고 이화신의 조카 이빨강을 둘러싼 가족들의 관계가 엄청 복잡한 듯 보인다. 우연이지만 조카 빨강이의 친엄마, 새엄마, 아빠, 작은아버지가 모두 한 직장에 얽혀 있다는 점이 어딘지 어색하기만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질투의 화신>은 나름대로 남자 유방암 환자 이화신이 무사히 유방암 수술을 마치고 치료 받는 과정을 진지하게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세 주인공 사이의 관계를 순조롭게 진전시켰다. 아무튼 무겁고 골치 아픈 이야기보다는 가볍고 적당한 웃음을 주는 로맨스 코미디라는 본질은 잘 살리고 있는 느낌을 줘 적지 않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6-09-23
- KBS2 ‘구르미 그린 달빛’ vs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월요일과 화요일 밤, 닮은 듯 다른 두 드라마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판타지 사극이라는 장르에 한창 인기를 달리고 있는 청춘스타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까지, 거기에 흥행이 검증된 웹툰과 중국 드라마를 원작으로 했다는 점도 닮았다.아직 방영 초반이기는 하지만 먼저 승기를 잡은 것은 KBS의 ‘구르미 그린 달빛’이다. 조선시대 세도정치시기를 배경으로 하는 ‘구르미 그린 달빛’은 남장여자 삼놈(김유정)이 내시로 궁궐에 들어가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로 왕세자 이영(박보검)과의 로맨스가 주된 스토리다.한 주 늦게 방영된 SBS의 ‘달의 여인-보보경심 려’는 친구와 애인에게 배신당한 고하진(아이유)이 개기일식을 계기로 시간을 거슬러 고려시대로 들어가게 된다. 태조 왕건의 8황자(강하늘)와 그의 아내 해씨(박시은)의 육촌 동생 ‘해수’의 몸으로 태어난 하진과 그녀를 둘러싼 여덟 명의 황자들과의 로맨스와 갈등이 주된 이야기다.특히 남자 주인공 4황자를 맡은 이준기의 극중 카리스마는 그야말로 ‘믿고 보는 이준기 표 사극’이라는 태그가 달릴 정도로 화면을 꽉 채울 정도였다.지금까지의 시청률은 두 배 이상 격차로 ‘구르미’가 멀찌감치 달아난 상태지만 ‘달의 연인’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의 흥미와 탄탄함, 방영 초기에 보였던 산만함이 정리된다면 따라 잡을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호감형이라는 이미지를 빼고 냉정하게 본다면 조금은 부족해 보이는 이영(박보검)의 표정 연기와 아직은 아역의 이미지가 더 강한 삼놈(김유정)의 한계도 분명 부인할 수는 없는 상황. 4황자(이준기)와 8황자(강하늘) 빼고는 어느 누구 하나 거들지 않는다는 혹독한 초반 평가와 시청자의 반응을 반영할 수 없는 사전 제작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는 ‘달의 연인’이 어떻게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직 두 드라마 모두 초반이고 또 어떤 이야기와 캐릭터에 더 끌릴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만 한다. 같은 시간대 고려와 조선, 어디를 갈 것인지, 아니면 고려 갔다, 조선 갔다 헤매고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사진출처 KBS, SBS 홈페이지 2016-09-09
- KBS2 <구르미 그린 달빛> 최근 새로 시작한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은 동명의 웹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청춘사극이라는 퓨전사극의 또 다른 장르를 내세우고 있다. 배경은 조선시대 후기인 18세기 무렵으로 왕세자 이영(박보검 분)과 내시 홍라온(김유정 분)이 두 주인공이다. 왕세자와 내시의 로맨스를 주축으로 왕을 둘러싼 정치세력의 권력다툼에 대한 이야기가 시대적 배경으로 전개되고 있다.자신이 속한 세계에서 오직 살아남기 위해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남자 행세를 하면서 살고 있는 여인 홍라온(김유정 분). 그래서인지 여자의 마음을 기가 막히게 잘 이해하고 알아차려 연서 대필을 해주던 그녀. 그런 그녀가 이번에는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궁에 들어가서 내시 지망생이 된다. 극 초반부에서 홍라온은 어떻게 해서든 내시 시험에 불합격해서 궁에서 퇴출당하려고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지만 그녀는 결국 내시가 되어 궁에 남는다.남장 여인이 내시 시험에 통과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 때문에 홍라온이 시험에 통과하고 내시가 되는 과정은 이 드라마의 가장 중요한 계기가 되는 사건이다. 하지만 드라마 2회에서는 주인공 홍라온이 내시 시험에 합격하고 내시가 되는 과정이 퓨전사극이라고는 해도 지나치게 우연에 의지해 코믹하게 흘러가 약간 아쉽기도 했다. 그래도 “웃자고 던진 농에 죽자고 바라보십니다”라면서 걸쭉한 말투로 남자 흉내를 내지만 귀여운 눈웃음과 곱상한 생김새를 숨길 수 없는 홍라온으로 분한 김유정과 반듯하면서도 따뜻한 속마음을 지닌 천재 꽃미남 왕세자 이영으로 분한 박보검의 케미가 나름 흥미진진해 눈길을 사로잡는다.사실 조선시대 환관인 내시와 왕세자와의 로맨스라는 설정은 어떻게 보면 약간 껄끄러운 이야기가 될 법도 하지만 시청자는 이미 상대방 내시가 사실은 남장을 한 여인이라는 사실을 다 알고 있기에 둘 사이의 로맨스를 오히려 기대하게 만드는 작용을 하는 것 같다. 그동안 정통 사극에서 볼 수 없었던 내시가 주인공이고 나아가 원래는 여인인 내시와 왕세자의 로맨스라니 앞으로 어떤 에피소드가 이어질지 사뭇 궁금해진다.사진 KBS2 <구르미 그린 달빛> 화면 캡처 2016-09-02
- jtbc‘청춘시대’ 드라마 <청춘시대>는 갓 성년이 된 20대 초반 젊은 청춘남녀들의 삶과 사랑 그리고 그들만의 고민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드라마의 주인공은 ‘벨에포크’라는 셰어하우스에 함께 사는 5명의 여대생들로 이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서로의 민낯을 내보이면서 부딪치기도 하고 때로는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이해하면서 매주 성장하고 있다. 이들이 살고 있는 주 거주지인 ‘벨에포크’의 규칙은 간단하다. 첫째 남자 출입금지, 둘째 남친 출입금지, 셋째 남사친 출입금지다. 규칙을 어길 시에는 당장 퇴출이란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여대생 5명의 최대 관심사는 남자친구인 듯 가장 뜨겁고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 시작된 청춘, 그들에게는 소위 드라마 같은 멜로와 로맨스는 아직은 서툴고 어렵다. “나도 남들처럼 살고 싶어. 누군가를 좋아하고. 그 사람이 날 좋아하길 바래…” 하고 조용히 외치지만 결코 쉽지 않다.드라마 <청춘시대>가 볼 만한 이유는 ‘청춘’ 혹은 ‘젊은’이라는 그 멋진 단어에는 사랑과 로맨스뿐만 아니라 그 시기에 겪는 삶의 고민과 어려움도 함께 내포돼 있다는 사실을 나름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 5명이 지닌 각자의 사연이 가벼운 로맨스에 치중하기 보다는 그들의 고민을 함께 다뤄 내용이 사뭇 진지하고 흥미롭다.그래서 그런지 ‘산다는 것은 오직 버티는 일’이라는 듯 꿋꿋하게 자신만의 힘든 길을 걷고 있는 윤진명(한예리 분)이 유독 눈에 띤다. ‘연애 호구’ 정예은(한승연 분)의 홀로서기. 이와 반대로 모태 솔로를 탈출하기 위해 애를 쓰는 언론정보학 전공의 학보사 기자 송지원(박은빈 분).조심스럽게 선배와 사랑을 키워나가는 유은재(박혜수 분),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을 밀쳐내고 살아남아야 했던 강이나(류화영 분) 등 다채로운 캐릭터가 흥미롭다. 무엇보다도 드라마 <청춘시대>는 “왜들 그렇게 앞으로만 가는지 모르겠다”는 그들의 하찮은 불평마저도 메아리처럼 되돌아와 긴 여운을 느끼게 하는 드라마다.사진jtbc<청춘시대> 화면 캡처 2016-08-26
- SBS ‘끝에서 두 번째 사랑’ 중년이 된 남녀주인공의 사랑과 인생이야기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새 중년의 어른이 되어 버린 40대 중반의 드라마 PD 강민주(김희애 분)와 지방 공무원 고상식(지진희 분). 그들이 하루에 한 번쯤 자신들이 무심코 지내온 삶을 돌아보는 장면이 잠깐이나마 드러나는 가족 드라마다. “내가 생각한 어른은 이런 게 아니었다”라고 두 주인공은 각자의 고단한 하루를 마감하고 잠자리에 들면서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힘들고 지친 삶에 위로를 주고 잠깐이나마 현실을 잊게 만드는 마법이 드라마의 힘이라고 한다면 ‘끝에서 두 번째 사랑’은 이제 반평생을 살아온 중년들에게 지금까지 나의 인생이 무엇이었으며 앞으로 남은 인생은 또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함께 고민하게 만드는 드라마이다.우선 남녀주인공을 대충 뜯어보면 여주인공 민주는 일을 똑 부러지게 하지만 연애는 젬병이라는 데서 모든 것을 다 잘하는 슈퍼우먼이 아니라 현실의 인물처럼 친근하게 느껴지고, 남자 주인공은 깐깐하고 고지식한 고상식의 캐릭터가 역할을 맡은 배우 지진희의 성실한 이미지와 나름 겹치는 느낌이 들어서 재미있다. 두 주인공은 한 지붕에서 주인집과 세입자로 같은 공간을 점유하면서 매사에 티격태격한다. 그러면서도 잠시라도 서로의 찬란했던 젊은 청춘시절의 기억으로 돌아갈 때면 어딘지 궁합이 척척 들어맞는다. 인간이란 애당초 힘들고 어려운 일은 의도적으로 잊어버리고 즐겁고 재미난 일을 기억하는 영물이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두 남녀주인공과 비슷한 시대를 통과했던 중년이라면 여주인공 혹은 남주인공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껴보고 싶게 만드는 드라마다. 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여주인공의 매일 갈아치우는 핸드백과 의상의 소위 ‘깔맞춤’이 눈에 거슬릴 정도로 의도적인 것처럼 보여 지는 장면이 많아 오히려 드라마 스토리의 몰입을 방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잠깐 스치고 지나간다.SBS 화면 캡처 2016-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