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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박 5일 자유여행 ‘후쿠오카’ 어렵게 휴가를 맞춰 남편, 아들과 함께 후쿠오카로 향했다. 1시간 여 만에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해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지하철역으로 이동했다. 대기하고 있는 택시의 긴 행렬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지하철을 타려했던 계획을 뒤로하고 우리는 빠르고 친절한 일본 택시의 유혹(?)에 못 이겨 택시에 몸을 실었다.후쿠오카 타워와 모모치 해변 숙소는 지하철 나나쿠마선 ‘야쿠인오도리’ 역 바로 옆에 위치해 있었다. 한쪽에는 방과 거실 다른 한쪽에는 주방, 화장실, 욕실, 세탁실이 구분돼있는 전형적인 일본의 소형 아파트였다. 다음날, 시내 관광을 위해 지하철역으로 나가 발권기 앞에서 우왕좌왕하고 있는데 하얀 제복을 입은 직원이 다가와 사용법을 친절하게 일러준다. 화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일본어‧ 한국어‧ 영어‧ 중국어 등 4개국 언어가 가능했고 구간에 따라 가격이 모두 달랐다. 우리는 1일 패스권을 끊고 지하철 여행에 나섰다. 지하철 탑승구나 안내표지판에도 우리말이 적혀 있어 큰 불편함이 없었다. 첫 목적지는 후쿠오카 타워와 그 옆에 자리한 모모치 해변. 타워 앞 광장에서는 때마침 특산물과 먹거리를 판매하는 행사가 한창이었다. 나무그늘에 앉아 장어덮밥으로 점심을 대신한 후 후쿠오카 타워 전망대로 올라갔다. 쾌청한 날씨 덕분에 북쪽으로는 모모치 해변을, 남쪽으로는 후쿠오카 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다음은 모모치 해변공원. 1989년에 후쿠오카에서 개최된 아시아 태평양박람회를 위해 1982년부터 해안가 일대를 매립(흙으로 채움)해 완성한 인공 해변이라고 한다. ‘다자이후’ 찍고 텐진역에서 맛집 탐방 돌아오는 길에 시내에 위치한 ‘오호리 공원’에 들렀다. 공원 대부분이 큰 호수로 이뤄져있고 호수 중앙의 3개 섬이 다리로 연결돼 있다. 공원에는 3,000여 그루의 버드나무와 운치 있는 산책로, 숲, 일본식 정원이 갖춰져 있다. 공원은 휴일을 즐기러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고 공원 호숫가에 자리 잡은 ‘스타벅스’는 데이트를 즐기러 나온 젊은이들로 만석이었다. 이튿날, 텐진역에서 기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관광도시 ‘다자이후’로 향했다. 다자이후역에서 ‘다자이후 천만궁’으로 들어가는 길목은 아기자기한 먹거리와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로 즐비했다. 그런데 즉석에서 만드는 모찌 가게들이 어림잡아 10여 군데나 있음에도 가격은 모두 개당 120엔이다. 단합이라도 한 것일까? 학문의 신 ‘스가와라 미치자네(菅原道眞)’를 모셔 놓은 ‘다자이후 천만궁’은 입시철이면 합격을 기원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고 한다. 입시철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뭔가를 빌고 있었다. 텐진역으로 돌아왔다. 하카타역과 함께 후쿠오카의 가장 큰 복합환승센터 중의 하나인 텐진역은 지하철, 기차, 버스터미널, 백화점, 쇼핑가, 호텔, 오피스 등이 한곳에 몰려있다. 특히, 남북으로 길게 뻗은 360미터의 유럽 풍 지하 쇼핑가는 은은한 조명과 함께 고급스러움의 극치를 보여준다. 강남의 삼성역도 복합환승센터로 개발된다는데 이와 유사한 형태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유후인’ 노천탕에서 힐링을 만끽하다 텐진역 주변을 산책하다가 유명한 라멘집인 ‘이치란’에 들렀다. 먼저 자판기로 주문을 하고 면발의 익힘 정도 등을 체크한 다음 칸막이가 설치된 좌석에 앉아 기다리면 매장 안쪽에서 직원이 라멘을 올려놓고 간다. 생각보다 짠맛이 강해 기껏 줄서서 기다린 보람은 ‘사요나라’였다. 다음은 인근의 하카타역. 이곳 역시 백화점과 대형 쇼핑몰, 식당들이 밀집돼 있어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귀국 전날, 온천마을인 ‘유후인’에 가기 위해 니시테츠 텐진 터미널에서 버스를 탔다. 하카타역과 후쿠오카 국제공항을 거쳐 3시간 가까이 달린 끝에 유후인에 도착했다. 유후인은 고급스러운 료칸들과 그림 같은 긴린코 호수로 유명한 곳이다. 온천 이용시간이 오후 3시면 마감된다고 해서 택시를 타고 당일 온천이 가능한 ‘무소엔’으로 갔다. 고즈넉한 산중턱에 자리한 이곳은 여탕, 남탕, 가족탕 등으로 구분돼 있고 무엇보다도 1인 요금(1시간 기준)이 700엔으로 가성비가 좋다. 노천 가족탕은 아담하면서도 깔끔했다. 뜨거운 온천물에 몸을 담그고 때때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하늘을 바라보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다.운하를 연결해 만든 ‘캐널시티 하카타’온천을 마치고 유후인 역으로 돌아와 시내 관광을 했다. 저 멀리 붉은빛의 ‘유후다케’ 산이 웅장한 모습을 뽐내고 있다. 유후다케를 바라보며 길을 걷다 보니 그 유명한 유노추보거리가 나온다. 길 양쪽에 늘어선 기념품 가게와 캐릭터 숍, 그리고 금상고로케, 롤케이크, 아이스크림 등의 맛집들을 여유롭게 둘러보았다. 자유여행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여유였다. 저녁 늦게 텐진역에 도착해 다시 택시를 타고 후쿠오카의 대표 쇼핑몰인 ‘캐널시티 하카타’로 향했다. 운하(캐널)를 중심으로 호텔, 공연장, 영화관, 레스토랑, 전문매장, 쇼룸 등이 모여 있다. 우리가 도착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홀로그램과 분수 쇼가 펼쳐졌다. 화려함의 절정이었다. 아쉽게도 마지막 날은 왔다. 아침마다 마주치던 ‘야쿠인오도리’역 직원과 작별의 눈인사를 나누고 후쿠오카 공항으로 나갔다. 공항으로 가려면 어차피 텐진역에서 환승해야 해서 우리는 그곳에서 2시간 정도 머물기로 했다. 가게마다 물건들이 수북이 쌓여있고 도시락 전문점 앞에는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이 보인다. 우리도 그들 속에 섞여 전통 일본 요리도 맛보고 지인들에게 줄 선물도 골랐다. 꿈같았던 4박 5일 간의 여정이 서서히 끝나가고 있었다.Tip 후쿠오카 주변의 가볼만한 곳▶구루메 : 신칸센으로 17분, 니시테츠 전차로 30분. 옛날부터 ‘구루메가스리(붓으로 살짝 스친 것 같은 무늬가 있는 천)’의 산지로 유명하다. 주변 지역은 농산물의 집산지이며 구루메 성(城)을 비롯한 신사, 사찰 등의 유적이 많다.▶야나가와 : 텐진에서 니시테츠 전차로 48분. 배를 타고 수로를 도는 강 놀이로 유명하다. 배에서 보는 경치는 일상의 피로를 잊게 해줄 만큼 평화롭다. 독자적인 전통과 식문화 등 ‘수향의 도시’만의 깊은 역사와 사계절을 즐길 수 있다. ▶이토시마 : 지하철 텐진역에서 지하철+JR지쿠히선으로 30분. 후쿠오카시에서 차로 30분이면 풍부한 자연과 만날 수 있다. 섬 주변 해변 가에는 석양 명소와 예쁜 카페들이 모여 있어 드라이브 2018-11-15
- 일본 아트 여행_나오시마,다카마츠,고토히라 황금연휴를 앞두고 갑자기 결정된 일본여행.행선지는 도쿄나 오사카처럼 화려하거나 붐비는 대도시가 아닌 일본 남쪽지방 카가와 현의 조용한 소도시인 다카마츠시 주변을 둘러보는 소박한 코스로 딸과 함께2박3일간의 일정으로 다녀왔다.사누키 우동 산지로 유명한 카가와 현은 어디를 가도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오래된 우동가게가 쉽게 눈에 띄었고,다카마츠시 인근에 위치한 나오시마 섬은 자연과 한데 어우러져 그 자체가 예술작품이었다. 다카마츠시,인근 관광 위한 거점 도시 2박3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카가와 현을 즐길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어쩔 수 없이 유명한 곳을 위주로 둘러보는 코스였다.사누키 우동의 산지로 유명한 카가와 현의 중심지는 다카마츠시로 육로로는 고토히라,바닷길로는 인근의 ‘아트 아일랜드’로 불리는 나오시마,데시마,쇼도시마 등의 섬을 둘러볼 수 있는 거점 도시다.인천공항에서 한 시간 반이면 자그마한 다카마츠 공항에 도착한다.다카마츠 공항 입국심사대를 빠져 나오자 우동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정도로 유명한 사누키 우동의 산지답게 다카마츠 공항청사 1층에는 작은 우동가게가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그곳에서 늦은 아침으로 새우튀김을 얹은 가케우동을 시켜 허기를 달랜 후 공항 리무진을 타고 다카마츠 시내로 향했다.시내 주요 지점으로 가는 리무진 버스 무료 티켓이 관광객에게 제공되고 있어 편하게 숙소로 갈 수 있었다.호텔에 짐을 맡긴 후 우리는 곧장 섬 전체가 아트 그 자체라는 나오시마 행 페리를 타기 위해 다카마츠 역 인근의 다카마츠 선착장으로 서둘러 갔다.섬 자체가 예술인 나오시마의 미술관 순례길예정대로라면 이튿날 아침 일찍 둘러보기로 했던 나오시마.다음 날까지 기다릴 수는 없고 당장 얼마나 아름다운지 기필코 보고 말겠다는 일념으로 나오시마 행 페리에 올라탔다.운 좋게 나오시마 미야노우라항 행 배가 출항을 앞두고 있어 왕복 티켓을 끊고 바로 탈 수 있었다.시원하게 바다 물살을 가르면서 달리는 배 안에서 느긋하게 망망대해인 태평양을 바라보다 보면 한 시간도 채 안 돼 나오시마 섬에 도착한다.나오시마는 섬 전체가 미술관이라고 할 만큼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곳으로 유명하다.아니나 다를까 항구가 보이기 시작하자 익숙한 커다란 땡땡이 무늬가 들어간 호박 작품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우리는 내리자마자 선착장 입구에서 나오시마쵸영 버스와 무료 셔틀 버스를 번갈아 타면서 섬 투어를 시작했다.버스를 타고 섬에 있는 베넷세하우스,이우환미술관,츠즈지소,지중미술관을 순례했다.각 미술관마다 관람료를 받고 입장을 해야 해서 입장료도 만만치 않았지만 아트 여행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그리 두렵지도 않았다.미술관과 미술관 사이는 걸어가기에는 좀 멀고 그렇다고 자전거로 가기에도 생각보다 불편해 당일 마지막 배를 타고 다시 돌아오기에는 순환버스가 차라리 편했다.그중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은 지중미술관으로 자연경관을 해치지 않기 위해 건물을 지하로 구성한 특이한 구조의 미술관이다.지중미술관 입구까지는 ‘모네의 정원’이 재현된 작은 연못이 있는 정원을 오솔길처럼 걸어가야 한다. 아직은 덜 따가운 5월 초의 햇살을 즐길 여유가 있어 사진도 찍고 좋았다.하지만 지중미술관은 그 건물 자체가 예술작품으로 건물 입구부터 사진 촬영 자체가 금지되어 있어 아쉬웠다.섬 내부를 순환버스를 타고 돌다보면 가장 인기가 있는 곳이 지중미술관이다.다른 곳에서는 거의 손님들이 내리지 않는다는 사실이 놀라웠다.해신 있는 고토히라 궁으로 이어지는 끝없는 계단첫날에 현대 예술이 자연과 조화를 이룬 예술의 섬을 구경했다면 둘째 날은 오래된 아름다움과 일본 특유의 아기자기한 전통이 엿보이는 온천마을 고토히라를 방문했다.그곳은 다카마츠역에서 기차를 타고 약 한 시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오래된 마을이다.일본 특유의 이국적인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고토히라역에 도착한 뒤 걸어서 해신을 모시고 있는 신사를 방문했다.‘사누키 곤피라상’이라 불리는 바다의 신을 모시고 있는 고토히라궁을 가기 위해서는 수없이 많은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정상인 오쿠사까지 약1,368개의 계단이 끊임없이 이어져 있다.일본도 역시 골든 위크로 불리는 연휴기간이라 각지에서 몰려든 일본인 관광객들로 올라가는 계단이나 내려가는 계단 모두 혼잡하기 짝이 없었다.게다가 생각보다 가파른 계단길이라 그런지 가벼운 복장에 나무 지팡이까지 동원한 관광객도 자주 눈에 띄었다. 본궁은785계단이 위치한 곳으로 대부분의 관광객이 참배를 마치고 돌아간다. 고토히라역에서 고토히라궁으로 가는 길목에는 오래된 우동가게마다 손님이 줄을 서 있었으며 계단으로 올라가는 길가에는 기념품가게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진풍경도 펼쳐졌다.길목을 벗어나 계단 초입까지 우동학교가 있어 이곳이 우동 산지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었다.자연의 웅장함과 일본정원의 멋 모두 갖춘 리츠린 공원조용하다 못해 한적하게 느껴지는 다카마츠 시내는 순환버스만 타도 금방 한 바퀴 돌고 제자리로 돌아온다.다카마츠시는 그만큼 자그마한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에는 리츠린 공원이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정원이 있다.코토히라시에 다녀온 뒤 다카마츠역에서 택시를 타고 서둘러 도착한 리츠린 공원에는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공원을 한 바퀴 돌면서 옛 귀족의 정취를 느껴볼 수 있는 뱃놀이 접수는 아쉽게도 이미 마감이 됐다.그래도 딸과 함께 천천히 걸어가면서 일본 정원 특유의 아기자기함과 자연의 웅장함이 조화를 이룬 절경은 아쉬운 대로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다. 2017-05-22